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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9장 엘프가 되다(3)
데네브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엘프가 된 이후 레오나르도가 정령으로 만든 새 방이었다.
‘단 10분 만에 만든 방인데, 부실 공사는 없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잠든 데네브였다.
[일당백 님으로부터 귓속말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응하시겠습니까?]
“우씨! 이 자식, 졸린데 뭐냐? 네.”
“뭐냐? 왜 불러?”
“현이냐? 나, 현동이.”
“그건 아니까, 말해. 나 졸려.”
“너, 이틀 뒤에 개학식인 거 알지?”
“어.”
“개학식 날 오후 6시쯤에 에르메키아 월드에 접속할 수 있냐?”
“가능하지. 근데 왜?”
“무슨 이유인지, 그날로 길드전 패치가 앞당겨졌어.”
“그러냐? 설마 벌써 길드전 하자고 연락한 길드가 있어?”
“어, 이터널 솔져 길드라고. 생긴 지 3일 정도 됐나? 아마도 그 이하인데, 그쪽 길드장이 전화로 길드전을 신청했어. 옛날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나? 그래서 그날에 시르벤 시티 외각 남쪽 갈대숲에서 길드전을 하기로 했어.”
“헤에…… 미X놈이군. 가만, 이터널 솔져 길드라면…….”
“그래, 인터넷에서 하루 정도 뜨겁게 이야깃거리가 된 뉴스잖아. 유명 남자 가수 유승주가 길드장으로 있는 길드잖아. 넌, 인터넷이나 TV 안 보냐?”
“음……. 요즘 에르메키아 월드만 하느라고.”
“훗, 원시인 녀석. 너도 거의 폐인이 되었구나.”
“이게 죽으려고.”
“아무튼, 너 우리 길드전 참가해 줄 거지?”
“돈은 얼마나? 두둑하게 줘야지? 15골드 어때?”
“꺼져.”
‘에휴, 역시나…….’
아주 강한 S급 용병이 아무리 많이 받아도 10골드였다. 10골드면 현금으로 10만 원이라는 거금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칫, 10골드. 내 실력은 네가 잘 알잖아.”
“10골드가 얼마나 비싼데……. 8골드 50실링.”
“좋다. 9골드 50실링.”
“음……. 좋아, 근데 너 그동안 레벨 올렸냐?”
“응? 잠시만.”
“캐릭터 창.”
[이름:데네브
호칭:무
직업:연금술사
국가:무
레벨:62(2.689%)
공격력:625, 정신력:90
방어력:2,000, 회피력:670
마법 방어력:3,000, 공복도:70%
마법력:2,695
상태:엘프
특징:한 가지 속성을 제외한 다른 속성의 마법 사용 불가(선택, 1서클 제외)
캐릭터 옵션:정령 친화력 30, 정령을 볼 수 있습니다.
명성:6,750]
“62라…….”
“야, 요즘 잘나간다는 유저들 평균 레벨 몇이냐?”
“음……. 90에서 110?”
“쩝. 난 뭐 한 거지?”
“그럭저럭 많이 올렸다.”
“그래? 잘됐군. 그럼 그때 보자고.”
[일당백 님과의 귓속말을 끝내셨습니다.]
“휴우, 길드전이라……. 재미있겠네. 하는 김에 왕국에 등용될까? 사실 공권력을 휘두르면서 유저들을 괴롭히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데네브는 알비레오 왕자를 생각하면서 다시 잠을 청했다.
“데! 네! 브!”
“으아악! 뭐…… 뭐야?”
데네브는 자신을 깨우는 시끄러운 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긴, 데네브의 사랑스러운 애인 엘레나지. 일어나, 아침이야.”
‘내 애인은 아영이인데…….’
데네브의 목덜미에 매달린 채 엘레나가 달콤한(?) 목소리로 귀에 속삭였다.
“근데, 그 총이라는 거 언제 쏘는 거야?”
“나중에. 우선 나 좀 씻고 보자.”
“응, 알았어. 깔깔깔.”
좋아 죽으며 웃고 떠나는 엘레나를 뒤로하고, 데네브는 욕실로 가서 수도꼭지에 봉인되어 있는 물의 정령에게 부탁했다.
“안녕, 나이아스? 물 좀 줄 수 있어?”
뒤적뒤적.
“어라? 납이 없네?”
흔히 총알의 재료로는 납을 쓴다. 데네브는 아이템 창을 뒤졌지만 납이 없었다.
“아공간 오픈.”
연금술에 필요한 재료가 전부 있는 아공간에도 손을 넣어서 뒤져 봤지만, 납 같은 건 없었다.
“이런, 내가 납을 너무 많이 썼나? 시르벤 시티로 내려갈 때 사야겠군. 대신에 총알로 만들 만한 게 철밖에 없는데……. 철갑탄은 철로 만든다지?”
부글부글.
치이이익!
“음, 이제 식히면 되는 건가? 그럭저럭 완성이군.”
마을의 대장간을 빌려 철 덩어리로 총알을 만든 후 데네브가 자신의 만든 총알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참으로 신기하네……. 꼭 내가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틀만 있단 말이야.”
깡깡!
모양은 울퉁불퉁했지만 총 구멍에는 쏙 들어갈 크기였다.
“에휴, 덥다. 이제 가을이 오는구만. 대충 300발이면 되겠지? 엘레나! 과녁판 준비해!”
“알았어!”
마을 아래의 공터에서 사격 연습을 하기로 했다.
준비를 마치고 가 보니 미리 엘레나가 과녁판을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 보면, 제일 먼저 이 화약 덩어리를 넣고.”
“넣고.”
“총알을 총구 위에다 넣고.”
“넣고.”
데네브는 엘레나의 눈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배우려는 욕망과 호기심으로 가득해 보였다.
‘누가 보면, 기특한 학생 같네.’
“이 가는 꽂을대로 화약과 총알을 다져서…….”
푹푹!
“여기 있는 부싯돌을 당기고…….”
끼릭!
“밑에 있는 노리쇠를 당기면 발사돼. 조준은 여기 좁쌀만 한 조준계 점이 보이지? 그걸 보고 조준해. 옳지, 잘한다. 개머리판은 어깨에 두고. 그렇지.”
“이…… 이렇게?”
엘레나가 어색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이 노리쇠를 당기는 거다. 내가 하는 거 봐.”
타앙!
“우와!”
데네브가 먼저 시범적으로 표적에 화승총을 쏘았다. 총알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과녁으로 날아갔지만, 중앙에 맞추지는 못하고 다른 곳에 박혔다.
“빠르다! 근데, 에이…… 진짜 못 맞춘다.”
“칫, 처음에는 다 그런 거야. 너도 쏴 봐.”
“좋아, 요정의 눈.”
엘레나의 오른쪽 눈이 보라색 빛을 뿜었다.
“어라?”
타앙!
엘레나가 쏜 총알은 과녁판의 정중앙에 박혔다.
“헹, 봤지? 내 실력을.”
“…….”
‘아까 그 눈.’
“엘레나, 아까 사격하기 전에 뭐라고 중얼거리지 않았어?”
“아, 스킬 요정의 눈?”
“요정의 눈?”
데네브의 귀가 쫑긋거렸다.
“스킬 창에 없어?”
“잠시만, 스킬 창.”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X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X
안티 그래비티 실드(6서클):반중력의 실드가 나온다. 실드에 닿는 그 어떤 것이라도 반중력에 의해 튕겨 나간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100, 딜레이:없음
주문:X
그래비티 볼(5서클):중력을 가진 구를 생성한다. 볼의 크기와 중력의 힘은 임의로 조절이 가능하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90, 딜레이:없음
주문:X
제로 그래비티(6서클):무중력 마법으로 자신에게만 중력의 제약을 무시한다(마스터를 해야 완전한 무중력을 쓸 수 있다).
최대:1/2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200, 딜레이:5분
주문:X
요정의 눈(1서클):엘프만의 마법으로 한쪽 눈에 마나를 집중시켜서, 반경 10km 이내의 모든 것을 확대한다. 마스터 시 투시할 수 있다.
최대:1km, 숙련도:1/10, 소모 마나:10(지속 시 10초당 1마나씩 소모), 딜레이:없음
주문:X
스탯:66]
스킬 창 맨 아래쪽에 요정의 눈 스킬이 보였다.
“남아도는 게 스탯이네. 마법사 유저들은 스탯이 없어서 마법을 제대로 못 배운다는데, 나는……. 우선 이걸 마스터시켜야지.”
데네브는 요정의 눈 스킬에 스킬을 전부 찍었다. 그럼에도 아직 56이 남았다.
“좋아, 요정의 눈.”
데네브는 다시 화승총을 장전하고, 왼쪽 눈을 감으면서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 순간 데네브가 보는 모든 사물이 확대되어 과녁판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데네브가 조준하는 조준계는 그대로였다.
‘참으로 편리하군. 이래서 엘프가 활을 잘 쏘는 건가?’
타앙!
이번에는 데네브의 총알이 과녁판의 중앙에 박혔다.
짝짝짝!
“잘하는데? 계속 해 볼까?”
엘레나가 박수를 쳐 주었다.
쿠웅!
“흐켁!”
갑자기 뭔가 커다란 것이 데네브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데네브는 그것을 맞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데네브!”
엘레나가 쓰러진 데네브를 부축해 주었다.
“이……이건 뭐?”
데네브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데네브의 머리를 강타한 물체는 두께 5cm 정도 돼 보이고 가죽 표지에 모서리가 철로 덮인 딱딱한 책이었다.
“야! 시끄러워! 시끄러워서 책을 읽을 수 없잖아!”
“죄…… 죄송합니다.”
총소리 때문에 따지려고 나온 엘프에게 비굴하게 고개 숙여 비는 엘레나와 데네브였다.
10장 부하 N, I(1)
“네? 인간들의 도시로 가신다구요?”
“예, 오늘 저녁 중에 갈까 합니다. 제 친구가 길드전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점심시간, 데네브는 기름기가 좔좔 흐르면서 살짝 탄 커다란 소시지를 빵에 끼운 다음에 구운 마늘과 겨자 소스, 치커리, 양배추, 양파를 넣고, 까망베르 치즈를 끼워서 먹는 레오나르도에게 시르벤 시티로 간다고 말을 꺼냈다.
“으음……. 그렇지만 데네브 님은 이제 엘프이십니다. 인간들은 우리 엘프를 노예로 팔지 않습니까? 엘레나도 위험했는데, 데네브 님도 위험하지 않을까요?”
9장 엘프가 되다(3)
데네브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 잠을 청했다. 엘프가 된 이후 레오나르도가 정령으로 만든 새 방이었다.
‘단 10분 만에 만든 방인데, 부실 공사는 없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잠든 데네브였다.
[일당백 님으로부터 귓속말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응하시겠습니까?]
“우씨! 이 자식, 졸린데 뭐냐? 네.”
“뭐냐? 왜 불러?”
“현이냐? 나, 현동이.”
“그건 아니까, 말해. 나 졸려.”
“너, 이틀 뒤에 개학식인 거 알지?”
“어.”
“개학식 날 오후 6시쯤에 에르메키아 월드에 접속할 수 있냐?”
“가능하지. 근데 왜?”
“무슨 이유인지, 그날로 길드전 패치가 앞당겨졌어.”
“그러냐? 설마 벌써 길드전 하자고 연락한 길드가 있어?”
“어, 이터널 솔져 길드라고. 생긴 지 3일 정도 됐나? 아마도 그 이하인데, 그쪽 길드장이 전화로 길드전을 신청했어. 옛날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나? 그래서 그날에 시르벤 시티 외각 남쪽 갈대숲에서 길드전을 하기로 했어.”
“헤에…… 미X놈이군. 가만, 이터널 솔져 길드라면…….”
“그래, 인터넷에서 하루 정도 뜨겁게 이야깃거리가 된 뉴스잖아. 유명 남자 가수 유승주가 길드장으로 있는 길드잖아. 넌, 인터넷이나 TV 안 보냐?”
“음……. 요즘 에르메키아 월드만 하느라고.”
“훗, 원시인 녀석. 너도 거의 폐인이 되었구나.”
“이게 죽으려고.”
“아무튼, 너 우리 길드전 참가해 줄 거지?”
“돈은 얼마나? 두둑하게 줘야지? 15골드 어때?”
“꺼져.”
‘에휴, 역시나…….’
아주 강한 S급 용병이 아무리 많이 받아도 10골드였다. 10골드면 현금으로 10만 원이라는 거금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칫, 10골드. 내 실력은 네가 잘 알잖아.”
“10골드가 얼마나 비싼데……. 8골드 50실링.”
“좋다. 9골드 50실링.”
“음……. 좋아, 근데 너 그동안 레벨 올렸냐?”
“응? 잠시만.”
“캐릭터 창.”
[이름:데네브
호칭:무
직업:연금술사
국가:무
레벨:62(2.689%)
공격력:625, 정신력:90
방어력:2,000, 회피력:670
마법 방어력:3,000, 공복도:70%
마법력:2,695
상태:엘프
특징:한 가지 속성을 제외한 다른 속성의 마법 사용 불가(선택, 1서클 제외)
캐릭터 옵션:정령 친화력 30, 정령을 볼 수 있습니다.
명성:6,750]
“62라…….”
“야, 요즘 잘나간다는 유저들 평균 레벨 몇이냐?”
“음……. 90에서 110?”
“쩝. 난 뭐 한 거지?”
“그럭저럭 많이 올렸다.”
“그래? 잘됐군. 그럼 그때 보자고.”
[일당백 님과의 귓속말을 끝내셨습니다.]
“휴우, 길드전이라……. 재미있겠네. 하는 김에 왕국에 등용될까? 사실 공권력을 휘두르면서 유저들을 괴롭히는 게 재미있을 것 같은데…….”
데네브는 알비레오 왕자를 생각하면서 다시 잠을 청했다.
“데! 네! 브!”
“으아악! 뭐…… 뭐야?”
데네브는 자신을 깨우는 시끄러운 소리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뭐긴, 데네브의 사랑스러운 애인 엘레나지. 일어나, 아침이야.”
‘내 애인은 아영이인데…….’
데네브의 목덜미에 매달린 채 엘레나가 달콤한(?) 목소리로 귀에 속삭였다.
“근데, 그 총이라는 거 언제 쏘는 거야?”
“나중에. 우선 나 좀 씻고 보자.”
“응, 알았어. 깔깔깔.”
좋아 죽으며 웃고 떠나는 엘레나를 뒤로하고, 데네브는 욕실로 가서 수도꼭지에 봉인되어 있는 물의 정령에게 부탁했다.
“안녕, 나이아스? 물 좀 줄 수 있어?”
뒤적뒤적.
“어라? 납이 없네?”
흔히 총알의 재료로는 납을 쓴다. 데네브는 아이템 창을 뒤졌지만 납이 없었다.
“아공간 오픈.”
연금술에 필요한 재료가 전부 있는 아공간에도 손을 넣어서 뒤져 봤지만, 납 같은 건 없었다.
“이런, 내가 납을 너무 많이 썼나? 시르벤 시티로 내려갈 때 사야겠군. 대신에 총알로 만들 만한 게 철밖에 없는데……. 철갑탄은 철로 만든다지?”
부글부글.
치이이익!
“음, 이제 식히면 되는 건가? 그럭저럭 완성이군.”
마을의 대장간을 빌려 철 덩어리로 총알을 만든 후 데네브가 자신의 만든 총알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참으로 신기하네……. 꼭 내가 원하는 모양을 만드는 틀만 있단 말이야.”
깡깡!
모양은 울퉁불퉁했지만 총 구멍에는 쏙 들어갈 크기였다.
“에휴, 덥다. 이제 가을이 오는구만. 대충 300발이면 되겠지? 엘레나! 과녁판 준비해!”
“알았어!”
마을 아래의 공터에서 사격 연습을 하기로 했다.
준비를 마치고 가 보니 미리 엘레나가 과녁판을 두고 기다리고 있었다.
“책에서 보면, 제일 먼저 이 화약 덩어리를 넣고.”
“넣고.”
“총알을 총구 위에다 넣고.”
“넣고.”
데네브는 엘레나의 눈을 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배우려는 욕망과 호기심으로 가득해 보였다.
‘누가 보면, 기특한 학생 같네.’
“이 가는 꽂을대로 화약과 총알을 다져서…….”
푹푹!
“여기 있는 부싯돌을 당기고…….”
끼릭!
“밑에 있는 노리쇠를 당기면 발사돼. 조준은 여기 좁쌀만 한 조준계 점이 보이지? 그걸 보고 조준해. 옳지, 잘한다. 개머리판은 어깨에 두고. 그렇지.”
“이…… 이렇게?”
엘레나가 어색하게 자세를 잡았다.
“그리고 이 노리쇠를 당기는 거다. 내가 하는 거 봐.”
타앙!
“우와!”
데네브가 먼저 시범적으로 표적에 화승총을 쏘았다. 총알은 커다란 소리를 내며 과녁으로 날아갔지만, 중앙에 맞추지는 못하고 다른 곳에 박혔다.
“빠르다! 근데, 에이…… 진짜 못 맞춘다.”
“칫, 처음에는 다 그런 거야. 너도 쏴 봐.”
“좋아, 요정의 눈.”
엘레나의 오른쪽 눈이 보라색 빛을 뿜었다.
“어라?”
타앙!
엘레나가 쏜 총알은 과녁판의 정중앙에 박혔다.
“헹, 봤지? 내 실력을.”
“…….”
‘아까 그 눈.’
“엘레나, 아까 사격하기 전에 뭐라고 중얼거리지 않았어?”
“아, 스킬 요정의 눈?”
“요정의 눈?”
데네브의 귀가 쫑긋거렸다.
“스킬 창에 없어?”
“잠시만, 스킬 창.”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X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X
안티 그래비티 실드(6서클):반중력의 실드가 나온다. 실드에 닿는 그 어떤 것이라도 반중력에 의해 튕겨 나간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100, 딜레이:없음
주문:X
그래비티 볼(5서클):중력을 가진 구를 생성한다. 볼의 크기와 중력의 힘은 임의로 조절이 가능하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90, 딜레이:없음
주문:X
제로 그래비티(6서클):무중력 마법으로 자신에게만 중력의 제약을 무시한다(마스터를 해야 완전한 무중력을 쓸 수 있다).
최대:1/2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200, 딜레이:5분
주문:X
요정의 눈(1서클):엘프만의 마법으로 한쪽 눈에 마나를 집중시켜서, 반경 10km 이내의 모든 것을 확대한다. 마스터 시 투시할 수 있다.
최대:1km, 숙련도:1/10, 소모 마나:10(지속 시 10초당 1마나씩 소모), 딜레이:없음
주문:X
스탯:66]
스킬 창 맨 아래쪽에 요정의 눈 스킬이 보였다.
“남아도는 게 스탯이네. 마법사 유저들은 스탯이 없어서 마법을 제대로 못 배운다는데, 나는……. 우선 이걸 마스터시켜야지.”
데네브는 요정의 눈 스킬에 스킬을 전부 찍었다. 그럼에도 아직 56이 남았다.
“좋아, 요정의 눈.”
데네브는 다시 화승총을 장전하고, 왼쪽 눈을 감으면서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 순간 데네브가 보는 모든 사물이 확대되어 과녁판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데네브가 조준하는 조준계는 그대로였다.
‘참으로 편리하군. 이래서 엘프가 활을 잘 쏘는 건가?’
타앙!
이번에는 데네브의 총알이 과녁판의 중앙에 박혔다.
짝짝짝!
“잘하는데? 계속 해 볼까?”
엘레나가 박수를 쳐 주었다.
쿠웅!
“흐켁!”
갑자기 뭔가 커다란 것이 데네브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데네브는 그것을 맞고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데네브!”
엘레나가 쓰러진 데네브를 부축해 주었다.
“이……이건 뭐?”
데네브는 엄청난 고통을 느끼면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했다. 데네브의 머리를 강타한 물체는 두께 5cm 정도 돼 보이고 가죽 표지에 모서리가 철로 덮인 딱딱한 책이었다.
“야! 시끄러워! 시끄러워서 책을 읽을 수 없잖아!”
“죄…… 죄송합니다.”
총소리 때문에 따지려고 나온 엘프에게 비굴하게 고개 숙여 비는 엘레나와 데네브였다.
10장 부하 N, I(1)
“네? 인간들의 도시로 가신다구요?”
“예, 오늘 저녁 중에 갈까 합니다. 제 친구가 길드전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점심시간, 데네브는 기름기가 좔좔 흐르면서 살짝 탄 커다란 소시지를 빵에 끼운 다음에 구운 마늘과 겨자 소스, 치커리, 양배추, 양파를 넣고, 까망베르 치즈를 끼워서 먹는 레오나르도에게 시르벤 시티로 간다고 말을 꺼냈다.
“으음……. 그렇지만 데네브 님은 이제 엘프이십니다. 인간들은 우리 엘프를 노예로 팔지 않습니까? 엘레나도 위험했는데, 데네브 님도 위험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