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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연금술사 리덴 1권(25화)
7. 만드라고라 농지를 확보하기 위해서―상(4)
어둠의 길드가 타로스를 중심으로 세력 확장을 꾀한 지 약 1달.
길드 마스터를 중심으로 한 주력은 영역의 확장을 위해 타로스를 떠나 있었다. 약탈, 방화, 협박, 기습 등을 통해 웨이랜더 제국에 충성을 다하는 영지와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그들로부터 재물을 빼앗았다.
그렇게 해서 거두어들인 재물은 타로스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이송되었다.
타로스는 어둠의 길드에서 생각하기에도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포기하고 싶었지만 타로스에는 아직 털지 못한 곳이 잔뜩 있었다. 귀족의 저택은 물론이고 연금술사나 마법사가 운영하는 상점이나 부유한 상인의 집까지. 하나같이 보물창고였다. 따라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길드원 중에서도 전투에 미숙한 자들 혹은 먼 곳에서 길드 마스터의 지령을 받고 달려와 아직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는 자들, 충성심이나 행동에 문제가 있는 자들을 모아 놓고 그들을 교육시키는 장소로 활용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의 매일매일 처형을 행하고 있었다. 어둠의 길드에 저항하면 귀족이건, 기사건, 병사건, 평민이건 상관없이 잔혹하게 죽임당한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효과는 탁월했다. 하루가 다르게 길드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보름간 1만이 넘는 길드원들이 타로스를 떠났다. 그리고 남은 숫자가 5천이었다. 며칠 있으면 5천 명이 추가되기로 되어 있었다. 어둠의 길드는 세력을 확장한 곳에서 적극적으로 길드원 포섭 작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길드원을 늘려 힘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웨이랜더 제국에 속해 있는 세력들은 물론이고 하루가 다르게 강해지고 있는 흑마법사들의 세력을 의식해 내려진 결정이었다.
그리고 지금.
정체불명의 적이 나타났다. 처음 어둠의 길드 길드원들은 적이 흑마법사라고 생각했다. 길드원 세 명이 그런 이야기를 하고는 길드원들을 데리고 제2내성 쪽으로 이동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막상 공격을 받아 보니 흑마법사는 아니었다. 흑마법사는 하늘에서 커다란 대형 우박이나 초대형 얼음덩어리를 내리게 하는 일은 할 수 없었다. 고위 냉기 마법사만이 그런 일이 가능했다. 때문에 어둠의 길드에 속해 있는 마법사에게 마법 방어 장벽을 펼치도록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통하지 않았다. 마법이 아니기에 마법 방어 장벽으로 막아 낼 수 없었던 것이다.
대체 뭘까? 타로스를 관리하는 어둠의 길드 1급 길드원 마드로스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적을 찾아라! 하고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그것이 그의 최후 명령이었다.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돌풍이 그를 비롯하여 그 주변에 있던 자들의 몸을 찢어 버린 것이다.
타로스 남쪽에는 엑토퍼 백작의 영지가 있었다. 외적으로부터 타로스를 보호하기 위해 튼튼한 성벽과 많은 수성 병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타로스에서 발생하는 공격에는 취약했다. 타로스와 인접하고 있는 엑토퍼 백작 영지 북쪽에는 튼튼한 성벽도 주둔하고 있는 군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타로스를 거점으로 활동을 시작한 어둠의 길드에 10개가 넘는 마을과 1개의 도시를 빼앗기고 말았다.
엑토퍼 백작이 이를 알아차리고 1천 기사와 2만 병사를 차출하여 반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는 실책이었다. 1천의 기사와 2만 병사가 빠져나가 경비가 소홀해진 엑토퍼 백작 저택이 기습을 받은 것이다.
저택은 불타고 엑토퍼 백작은 죽었다. 장남 카이 엑토퍼와 장녀 루이 엑토퍼는 생포되어 여러 가지 고문과 모욕을 당한 뒤 타로스로 끌려왔다. 처형당하기 위해서였다. 카이 엑토퍼나 루이 엑토퍼로서는 그만 괴롭히고 죽여 주었으면 했지만 그들에게는 그들 자신의 생사를 관리할 권한이 없었다.
처형만을 기다리는 수용소.
지하 2층, 지상 2층 건물로 수감되어 있는 자들은 크게 2종류였다. 자의든 타의든 어둠의 길드 길드원을 죽이거나 상처 입히거나 저항한 부류이고, 다른 하나는 웨이랜더 제국 귀족이나 마을을 관리하는 촌장 혹은 기사, 병사 같은 부류였다.
하루에 수용소로 끌려오는 자는 약 500여 명.
하루에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자는 약 300여 명.
200명 가운데 100명 정도는 고문을 당하거나 하면서 남아 있었고 다른 100명은 돈에 팔렸다.
얼마에 팔리는지, 어디로 팔리는지는 어둠의 길드 상층부만이 알고 있을 터였다. 루이 엑토퍼도 그랬다.
그렇게 혼자가 된 카이 엑토퍼는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양손을 결박하고 있는 수갑이 없고 손에 검이 쥐어진다면 저항하다 죽든지 하겠지만 그건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그런데 굉음이 울리며 커다란 얼음 기둥이 벽을 부수었다.
“……!”
카이 엑토퍼는 놀랐다. 급히 정신을 수습하여 걸음을 옮겨 부서진 벽 너머를 보니 어둠의 길드 길드원들이 우왕좌왕하며 어쩔 줄을 모르고 있었다.
“틀림없이 그다!”
누군가가 말했다.
‘그? 설마.’
카이 엑토퍼는 반사적으로 수용소 안을 떠도는 어떤 이야기를 떠올렸다.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였다.
타로스가 흑마법사들의 공격을 받아 좀비로 넘쳐 나기 시작했을 때,
홀연히 1명의 사내와 그를 따르는 2명의 소녀가 나타났고,
그들은 암흑과 죽음으로 가득 찬 타로스에 빛을 뿌리며 좀비들을 궤멸시키고,
사람들을 규합하여 황궁을 공격 중인 흑마법사를 물리치고,
사람들이 기뻐 날뛰는 동안 그들은 홀연히 자취를 감추었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뿐만 아니라 그에게는 ‘빛의 연금술사’라는 거창한 별명도 붙어 있었다.
누가 이야기를 시작하였고 언제부터 그런 이야기가 퍼지게 되었는지는 지금 수용소에 있는 자들 가운데는 아는 자가 한 명도 없었지만 희망을 잃고 절망에 허덕이는 사람들은 그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작은 희망을 걸고 있었다.
홀연히 사라졌으니까, 홀연히 나타나 어둠의 길드 길드원들을 물리칠 거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 희망은 여러 가지 오해와 착오가 만들어 낸 것이었지만 실현되려고 하고 있었다. 빛의 연금술사라는 별명을 얻은 그 본인에 의해서.
<『빛의 연금술사 리덴』 제2권에서 계속>
설정 소개
들어가기 전에.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분들, 또 뵙는 분들 모두모두 반갑습니다.
이렇게 지면을 통해 다시 여러분들을 찾아뵐 수 있어서 기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습니까? 읽고 계십니까?
그랬으면 저로서는 기쁠 따름입니다.
1권이 끝났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알고 읽으면 더욱 재미있을지도 모르는 ‘빛의 연금술사 리덴’을 위해 설정란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백야의 기사’, ‘검은 현자 핀 그리스토반’을 읽으신 독자 여러분은 넘어가셔도 좋은 공간입니다.
―세계관:모든 세계는 거짓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빛의 연금술사 리덴은 평행 우주 이론을 기반으로 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간의 소소한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현실(세상 혹은 우주)이 존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고 모르시는 분도 계시리라 믿습니다.
평행 우주 이론을 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A라는 인간이 선택지 갑과 을을 놓고 갑을 선택한 현실과 을을 선택한 현실이 함께 존재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갑을 선택한 A에게 현실은, 갑을 선택한 현실일 뿐이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가? 하는 의문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세계의 군집’, ‘대세계 시스템’이라는 것입니다.
―세계의 군집.
앞서 언급한, 갑이란 선택지를 선택한 A라는 인간의 현실과 을이라는 선택지를 선택한 A라는 인간의 현실은 A라는 인물의 상황 혹은 A와 관계된 사람의 상황 말고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편의상 A라는 인간의 갑 세계, A라는 인간의 을 세계로 표현할 경우 이 두 개의 세계는 같은 세계의 군집에 속해 있다고 말해집니다.
즉, 세계의 군집이란 소소한 상황 말고는 대개의 것이 같은 세계들이 모여 있는 집단이라는 뜻입니다.
―대세계 시스템.
앞서 언급한 세계의 군집이라는 것이 모여서 이루어진 거대 군집을 ‘대세계’라고 합니다. 이러한 대세계는 ‘본질들의 약속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요. 그것이 바로 대세계 시스템입니다.
―본질.
만약 세계가 그렇게 잔뜩 있다면 그 세계를 걷고 있는 모든 우리들, 즉 인간은 진짜라고 할 수 없습니다. 하나의 현상일 뿐이지요. 그렇다고 했을 때 우리들과 연결되어 있는 진짜인 무언가를 본질이라고 합니다. 이 본질은 인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명확히 설명하자면 태초 그 이전에는 물질과 본질들이 있었고 본질들이 물질과 만나 세계를 이루게 되는데 말입니다. 그렇다고 했을 때 본질과 연결된 것이 반드시 인간만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본질은 인간 혹은 인간과 유사한(다른 판단을 가지는 우주를 만들 수 있는) 존재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본질을 가진 자의 선택에 따라 유사한 세계가 탄생하고.
그러한 탄생을 조작하고 돕는 것이 대세계 시스템입니다.
이 대세계 시스템이란 세계를 걷는 모든 거짓된 존재의 본체인 본질들의 약속으로 인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검은 현자 핀 그리스토반의 본질이 그 토대를 마련했죠.
―하나의 세계에 하나의 본질은 하나의 개체만을 가진다.
대세계 시스템이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룰 중에 하나입니다. 이외에도 본질은 세계를 걷는 거짓된 자신에게 적극적인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룰도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은 꿈을 꾸고 직감이나 예감을 느낍니다.
―온니 원(Only One).
본질이 오직 하나의 거짓된 개체만을 가졌을 때, 오직 하나인 거짓된 개체는 다른 거짓된 개체들과는 달리 본질의 힘을 마음대로 사용하게 됩니다. 본질은 세계보다 강합니다. 따라서 그 본질의 힘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자를 온니 원(Only One)이라 칭하며 세계의 존중을 받습니다. 9써클 흑마법사 카이롯트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더 원(The One).
온니 원(Only One)이 된 자가 본질과 하나가 되었을 때 부여 받는 칭호입니다. 단순히 본질의 힘을 이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자신이 본질을 받아들이게 되죠. 이는 본질이 세계를 걷기 위해서 필요한 단계입니다. 본질은 세계보다 무겁고 강하기에 그 자체로는 세계를 걸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육신을 입는 것입니다.
즉, 더 원은 온니 원의 상위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테고리 초인.
잠깐 등장했던 단어죠. 네, 클라만더스가 카테고리 초인에 해당합니다. 카테고리 초인은 온니 원 혹은 더 원인 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종 진화로 대세계 시스템을 의지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독자적인 세계를 만들 수 있고 세계 간 이동이 가능한 공간을 창조할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이에 해당하는 자들은 세계의 룰과 대세계 시스템을 존중하죠. 원한다면 새로운 대세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트윈 스타, 트리플 스타, 텐 스타.
대개의 본질은 무수한 그림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셀 수가 없지요. 삶이란 본질들의 입장에서 보면 꿈이나 다를 바 없는 것이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어떤 본질들은 소수의 개체만을 가집니다. 그렇게 해서 본질이 하나의 개체만을 가진 것을 온니 원(Only One)이라고 했을 때 두 개의 개체를 가진 자를 트윈 스타(Twin Star), 세 개의 본질을 가진 자를 트리플 스타(Trifle Star)라고 합니다. 텐 스타(Ten Star)는 열 개의 본질을 가진 자를 뜻합니다.
―주인공 시스템.
대세계 시스템의 기능 중 하나로 세계의 보정을 받는 자를 뜻합니다. 본질들은 누구나 자신의 그림자가 우대 받길 원합니다. 멋진 삶을 말입니다. 그래서 탄생한 시스템으로 본질은 무수한 많은 세계 중 하나를 선택하여 주인공으로 활약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습니다. 그 권리를 보장하고 돕는 서포트 시스템이 바로 주인공 시스템입니다. 네티바논에 등장하였죠.
본질들은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위해 다른 본질의 그림자가 주인공인 삶의 엑스트라로 활약합니다. 단순 엑스트라가 될 수도 있고 히로인일 수도 있으며 히어로일 수도 있고 악역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것은 전부 세계가 결정합니다. 그것을 운명이라고 합니다.
어쨌든.
모든 본질들은 자신이 주인공인 삶을 위해 기꺼이 다른 세계에 엑스트라로 출현합니다. 그렇기에 언제나 본질은 무수한 그림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 1권 설정란을 마칩니다.
독자 여러분,
2권도 사랑해 주세요.
p.s 2권에도 설정란이 등장할 예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