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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영주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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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영주 1권(1화)
Chapter Zero 잊어버린 기억(1)
0
절대적인 무력을 과시하던 악마가 있었다.
그 어떤 이보다 현명한 현자가 있었다.
모든 영혼을 지배하는 술사가 있었다.
세상을 공포로 물들였던 살인귀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두와 맞서 싸우던 영웅이 있었다.
1
루멘은 검의 명가 타밀론 후작가의 장남이다.
그는 그의 친모를 잡아먹고 태어난 ‘저주받은 자식’이었다.
하지만 가문의 그 누구도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모두들 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주 귀엽고, 총명하며 착한 아이니까.
어쨌든 간에 아직 네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뛰어난 기사가 되어야 할 ‘의무’가 있는 루멘은 목검을 말아 쥐었다.
휙! 휙! 휙! 휙!
엉성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검을 휘둘렀다. 사실 루멘은 목검을 들어서는 안 되었다.
가문의 가법에 따라 검을 배우는 것은 정확하게 일곱 살 때부터다. 그때부터 검을 쥐게 해야 효율적이면서도 늦지도, 빠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멘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큰일 날 일이다. 가법을 어긴 것은 물론이거니와, 잘못해서 이상한 버릇이라도 든다면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해야 할 것이다.
사실 가문의 사람들 대부분이 루멘이 몰래몰래 검술 연습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네 살배기 어린아이가 조심한다고 해도 얼마나 조심하겠는가?
애초에 루멘의 아버지도, 루멘의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다들 일곱 살이 되기 전에 목검을 들었다. 물론 가법을 어기는 일이니 루멘과 마찬가지로 몰래 했다.
똑같이 가문의 사람들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이 때문인지 모두들 몰래 검을 연습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저 핏줄이겠거니…… 하고.
오히려 몰래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아이가 바뀐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으니 말 다하지 않았는가!
“헤엑! 헤엑!”
열심히 검을 휘두르던 루멘은 수십 번도 채 휘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힘들다…….”
그냥 이 상태로 누워서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빠…… 아니, 할아버지보다 더 강한 기사가 될 거야.”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큰 꿈을 가져야지!
루멘은 사기적인 강함을 보여 주던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곤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연약한 유년의 루멘으로선 지금보다 더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꽈악!
루멘이 목검을 강하게 잡으며 검을 휘둘렀다.
휘익! 휘익!
“하아! 하아!”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루멘이 거친 숨을 토해 냈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하지만…… 난 최고의 기사가 될 거야!
딱히 지금 노력하지 않아도 미래는 거의 변함이 없겠지만, 루멘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오늘 목표는 백 번!
근데…… 백까지 어떻게 세더라?
손가락 숫자를 넘어서면…… 우우…….
백까지 세는 법도 모르지만, 루멘은 일단 죽도록 검을 휘둘렀다.
“에이…… 아홉, 열. 허억. 열, 열, 열, 배액!”
기어코 백 번을 채운(?) 루멘이 바닥에 엎어졌다.
그 순간, 루멘의 손이 미끄러져 목검이 휘리릭 날아가 루멘의 키보다 살짝 큰 석탑에 부딪쳤다.
파악!
석탑과 부딪친 목검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것을 본 루멘은 엄마한테 혼날 것을 생각하자 눈물이 찔끔 났다.
루멘이 목검을 구했던 것은 순전히 엄마인 레이나에게 땡깡(?)을 부린 결과였기 때문이다.
“히잉…….”
울먹울먹거리는 것이, 지금 당장이라도 울음보를 터트릴 듯했다.
콰자작!
그런데 갑자기 석탑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겨우 목검에 한 번 부딪쳤다고 무너져 내리는 석탑이라니! 부실 공사의 대표적 표본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루멘으로선 더 죽을 맛이었다.
“저, 저건 아빠가 아끼는 건데…….”
방금 전부터 부서지기 시작한 석탑은 이상한 날개를 가진 새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멋져 그의 아버지가 상당히 아끼는 물건이었다.
“어? 저게 뭐지?”
루멘은 석탑에서 붉은색의 구슬이 데구르르 자신에게 굴러오자 눈을 반짝였다.
“예쁘다…….”
이 말이 절로 나오는 물건이었다.
아직 네 살인 루멘으로서도 이 물건이 대단히 예쁘고 귀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엄마한테 가져다주면…… 안 혼내겠지?”
그리고 아마 아빠도 막아 줄 거야. 암암.
“히히.”
루멘이 해맑게 웃으며 붉은색의 구슬에 손을 가져다 댄 순간.
쉬아아아아악!
주변에서 강렬한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붉은색의 구슬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하더니 액체 상태가 되었고, 그 액체는 루멘의 손끝에서부터 흡수되었다.
“거, 거, 그으…….”
루멘이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라서?
아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루멘은 속으로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너무 아팠다. 전신을 누군가가 칼로 후비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고, 갑자기 불에 지진 것처럼 온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너무 아파서, 진짜 입으로는 비명을 지르지 못할 정도였다.
‘으아아아악! 아파아! 아파아!’
아빠를 부르는 것인지, 아프다고 소리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그랬다. 루멘은 쉴 새 없이 마음속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으, 가, 가, 가……!”
딱! 딱! 딱!
루멘의 이가 서로 부딪쳤다. 턱이 맛이 갔는지 계속해서 상하 운동을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루멘은 차츰 고통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꼈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를 힘이 났다. 동시에 바닥을 구를 힘도 났다. 루멘이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루멘이 지랄 발광을 하기를 한참.
힘이 빠진 걸까? 아니면 이제 기절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루멘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2
그 후 루멘이 눈을 뜬 것은 이십여 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다.
눈을 뜬 루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으윽……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지?”
루멘이 머리를 긁적였다.
“허억! 뭐, 뭐야?”
그때 루멘의 눈에 부서진 석탑이 보였다.
“아빠가 아끼는 석탑인데…… 왜 부서진 거지?”
루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개를 움직이자, 시야에 다른 물건도 잡혔다.
“으앙! 뭐야? 내 목검은 또 왜?”
루멘이 눈물을 찔끔 흘렸다.
엄마한테 혼나겠다!
Chapter One 검의 귀공자와 빛의 검사(1)
0
탁! 탁! 탁!
목검 두 개가 쉴 새 없이 격돌했다.
두 목검에 실린 힘은 강했으며 속도 또한 빨랐다. 휘둘러지는 궤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아! 그만하자.”
목검을 휘두르던 두 소년 중 체구가 살짝 더 작은 소년이 검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소년의 말에 다른 소년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요즘 실력 많이 늘었는데?”
“정말? 헤헤. 이것 봐.”
체구가 작은 소년이 자랑스럽게 양손을 폈다. 소년의 손 가득 물집이 잡혀 있었다. 그중 몇 개는 터지기까지 했다.
“물집이 터졌네…… 많이 안 아팠어?”
“응! 하나도.”
체구가 큰 소년의 걱정 어린 말투에, 체구가 작은 소년이 밝게 웃으며 대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체구가 큰 소년이 흐뭇하게 웃었다.
“아, 형! 밥 먹으러 가자. 나 배고파.”
다른 소년을 형이라 부른 소년이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녀석, 벌써 배고프냐?”
“응.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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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영주 1권(1화)
Chapter Zero 잊어버린 기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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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인 무력을 과시하던 악마가 있었다.
그 어떤 이보다 현명한 현자가 있었다.
모든 영혼을 지배하는 술사가 있었다.
세상을 공포로 물들였던 살인귀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두와 맞서 싸우던 영웅이 있었다.
1
루멘은 검의 명가 타밀론 후작가의 장남이다.
그는 그의 친모를 잡아먹고 태어난 ‘저주받은 자식’이었다.
하지만 가문의 그 누구도 그를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모두들 그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아주 귀엽고, 총명하며 착한 아이니까.
어쨌든 간에 아직 네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앞으로 뛰어난 기사가 되어야 할 ‘의무’가 있는 루멘은 목검을 말아 쥐었다.
휙! 휙! 휙! 휙!
엉성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검을 휘둘렀다. 사실 루멘은 목검을 들어서는 안 되었다.
가문의 가법에 따라 검을 배우는 것은 정확하게 일곱 살 때부터다. 그때부터 검을 쥐게 해야 효율적이면서도 늦지도, 빠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루멘은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큰일 날 일이다. 가법을 어긴 것은 물론이거니와, 잘못해서 이상한 버릇이라도 든다면 쓸데없는 시간을 허비해야 할 것이다.
사실 가문의 사람들 대부분이 루멘이 몰래몰래 검술 연습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네 살배기 어린아이가 조심한다고 해도 얼마나 조심하겠는가?
애초에 루멘의 아버지도, 루멘의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다들 일곱 살이 되기 전에 목검을 들었다. 물론 가법을 어기는 일이니 루멘과 마찬가지로 몰래 했다.
똑같이 가문의 사람들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지만.
아무튼 이 때문인지 모두들 몰래 검을 연습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저 핏줄이겠거니…… 하고.
오히려 몰래 연습을 하지 않으면 ‘아이가 바뀐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돌 정도였으니 말 다하지 않았는가!
“헤엑! 헤엑!”
열심히 검을 휘두르던 루멘은 수십 번도 채 휘두르지 못하고 제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버렸다.
“힘들다…….”
그냥 이 상태로 누워서 한숨 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아빠…… 아니, 할아버지보다 더 강한 기사가 될 거야.”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큰 꿈을 가져야지!
루멘은 사기적인 강함을 보여 주던 자신의 할아버지를 떠올리곤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연약한 유년의 루멘으로선 지금보다 더 무리하게 움직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꽈악!
루멘이 목검을 강하게 잡으며 검을 휘둘렀다.
휘익! 휘익!
“하아! 하아!”
검이 한 번 휘둘러질 때마다 루멘이 거친 숨을 토해 냈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쉬고 싶다…….
하지만…… 난 최고의 기사가 될 거야!
딱히 지금 노력하지 않아도 미래는 거의 변함이 없겠지만, 루멘은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오늘 목표는 백 번!
근데…… 백까지 어떻게 세더라?
손가락 숫자를 넘어서면…… 우우…….
백까지 세는 법도 모르지만, 루멘은 일단 죽도록 검을 휘둘렀다.
“에이…… 아홉, 열. 허억. 열, 열, 열, 배액!”
기어코 백 번을 채운(?) 루멘이 바닥에 엎어졌다.
그 순간, 루멘의 손이 미끄러져 목검이 휘리릭 날아가 루멘의 키보다 살짝 큰 석탑에 부딪쳤다.
파악!
석탑과 부딪친 목검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것을 본 루멘은 엄마한테 혼날 것을 생각하자 눈물이 찔끔 났다.
루멘이 목검을 구했던 것은 순전히 엄마인 레이나에게 땡깡(?)을 부린 결과였기 때문이다.
“히잉…….”
울먹울먹거리는 것이, 지금 당장이라도 울음보를 터트릴 듯했다.
콰자작!
그런데 갑자기 석탑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겨우 목검에 한 번 부딪쳤다고 무너져 내리는 석탑이라니! 부실 공사의 대표적 표본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루멘으로선 더 죽을 맛이었다.
“저, 저건 아빠가 아끼는 건데…….”
방금 전부터 부서지기 시작한 석탑은 이상한 날개를 가진 새의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 모습이 상당히 멋져 그의 아버지가 상당히 아끼는 물건이었다.
“어? 저게 뭐지?”
루멘은 석탑에서 붉은색의 구슬이 데구르르 자신에게 굴러오자 눈을 반짝였다.
“예쁘다…….”
이 말이 절로 나오는 물건이었다.
아직 네 살인 루멘으로서도 이 물건이 대단히 예쁘고 귀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엄마한테 가져다주면…… 안 혼내겠지?”
그리고 아마 아빠도 막아 줄 거야. 암암.
“히히.”
루멘이 해맑게 웃으며 붉은색의 구슬에 손을 가져다 댄 순간.
쉬아아아아악!
주변에서 강렬한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붉은색의 구슬이 흐물흐물 녹아내리기 시작하더니 액체 상태가 되었고, 그 액체는 루멘의 손끝에서부터 흡수되었다.
“거, 거, 그으…….”
루멘이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놀라운 일이라서?
아니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루멘은 속으로 계속해서 비명을 질렀다.
갑자기 너무 아팠다. 전신을 누군가가 칼로 후비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고, 갑자기 불에 지진 것처럼 온몸이 뜨거워지기도 했다.
너무 아파서, 진짜 입으로는 비명을 지르지 못할 정도였다.
‘으아아아악! 아파아! 아파아!’
아빠를 부르는 것인지, 아프다고 소리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본인 스스로도 그랬다. 루멘은 쉴 새 없이 마음속으로 고통을 호소했다.
“으, 가, 가, 가……!”
딱! 딱! 딱!
루멘의 이가 서로 부딪쳤다. 턱이 맛이 갔는지 계속해서 상하 운동을 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루멘은 차츰 고통이 사그라지는 것을 느꼈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를 힘이 났다. 동시에 바닥을 구를 힘도 났다. 루멘이 고통을 호소하며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루멘이 지랄 발광을 하기를 한참.
힘이 빠진 걸까? 아니면 이제 기절할 수 있게 된 것일까?
루멘의 눈이 서서히 감겼다.
2
그 후 루멘이 눈을 뜬 것은 이십여 분도 채 지나지 않아서다.
눈을 뜬 루멘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으윽…… 내가 왜 여기서 자고 있지?”
루멘이 머리를 긁적였다.
“허억! 뭐, 뭐야?”
그때 루멘의 눈에 부서진 석탑이 보였다.
“아빠가 아끼는 석탑인데…… 왜 부서진 거지?”
루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개를 움직이자, 시야에 다른 물건도 잡혔다.
“으앙! 뭐야? 내 목검은 또 왜?”
루멘이 눈물을 찔끔 흘렸다.
엄마한테 혼나겠다!
Chapter One 검의 귀공자와 빛의 검사(1)
0
탁! 탁! 탁!
목검 두 개가 쉴 새 없이 격돌했다.
두 목검에 실린 힘은 강했으며 속도 또한 빨랐다. 휘둘러지는 궤적 또한 나쁘지 않았다.
“하아! 그만하자.”
목검을 휘두르던 두 소년 중 체구가 살짝 더 작은 소년이 검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소년의 말에 다른 소년이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요즘 실력 많이 늘었는데?”
“정말? 헤헤. 이것 봐.”
체구가 작은 소년이 자랑스럽게 양손을 폈다. 소년의 손 가득 물집이 잡혀 있었다. 그중 몇 개는 터지기까지 했다.
“물집이 터졌네…… 많이 안 아팠어?”
“응! 하나도.”
체구가 큰 소년의 걱정 어린 말투에, 체구가 작은 소년이 밝게 웃으며 대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체구가 큰 소년이 흐뭇하게 웃었다.
“아, 형! 밥 먹으러 가자. 나 배고파.”
다른 소년을 형이라 부른 소년이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녀석, 벌써 배고프냐?”
“응.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