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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녀의 안을 잔뜩 휘젓고 쑥 손을 빼낸 페인이 끈적한 액으로 범벅된 손가락을 감탄하듯 바라보았다. 얇은 막이 생겨날 정도로 액이 흥건히 발라져 있는 걸 보더니 제 입으로 가져가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빨아 삼켰다.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부끄러운 액을 삼키면서도 페인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더러울 법도 한데 그가 향긋한 뭔가를 마시는 것처럼 손등까지 핥아 올리자 그 괴리감에 등이 쭈뼛 서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페인이 그녀의 둔부에 하체를 더 바짝 붙이자 화기가 일듯 뜨거운 무언가가 레니아의 허벅지 사이를 쿡쿡 찔렀다. 내리깐 시선 끝에 흉물스러울 정도로 부풀어 오른 살덩어리가 보였다.
처음부터 거대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은 이제 인간의 것이라 믿을 수 없는 크기로 변해 있었다. 저 육중한 것이 곧 자신의 몸에 들어올 거라 생각하니 심장이 요동치는 듯 두근거리고 꼴깍 마른침이 넘어갔다. 찢어질 것이 뻔했다. 분명 자신이 받아들이기엔…… 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큼지막한 손에도 다 잡히지도 않는 물건을 페인이 느릿하게 쓸어 올리자 주름진 살들이 잔뜩 말려 나갔다.
페인이 빳빳하게 곤두선 제 기둥을 쥐고 뭉툭한 귀두를 그녀의 좁은 구멍에 밀착시킨 채 위아래로 치덕하니 문질렀다. 찔꺽거리는 야릇한 소리와 함께 애액이 귀두를 잔뜩 적셨다.
“아……. 안 돼요, 오라버니! 아니, 공자님. 저희는, 흐읍.”
레니아의 다급한 외침이 무색하게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페인이 그녀의 질구를 꿰뚫었다. 다물려진 균열을 벌리고 뜨거운 기둥이 안쪽을 강하게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좁은 생살을 억지로 벌리며 삽입되는 부피감에 턱밑까지 숨이 차올랐다. 전신에 퍼지는 생경한 통증에 불그스름했던 레니아의 낯이 창백해질 정도였다.
배배 꼬듯 상체를 비틀며 잡힌 손을 빼기 위해 힘을 줄 때였다. 간신히 형태만 유지한 채 걸려 있던 속옷이 툭 끊어지고 엉덩이 쪽이 화끈거렸다. 뽀얀 엉덩이에 붉게 새겨진 손자국을 응시하던 페인이 나른하게 입술을 뗐다.
“자꾸 움직이면 거칠게 박을 수밖에 없어, 누이.”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서늘한 어투로 작게 경고했다. 감미로운 음성이지만 이 순간 솜털이 일 정도로 겁에 질린 그녀에게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제 말을 알아들은 거라 여긴 페인이 다시 느긋하게 좆을 푹 박아 넣었다. 그리고 페인의 아래에서 레니아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도대체 왜.’
레니아는 자신을 보며 웃어 주던 다정다감한 페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을 구원해 준 그에게 항상 감사함을 가지며 살아왔기에 누구보다도 노력했고, 벨로디어스 부부의 사랑스러운 딸이 되기 위해 애써 왔다.
3년 동안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페인은 지금 짓누르듯 저를 안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의 좁은 구멍 안으로 페인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숨이 턱 막혔다. 굵은 것이 드나들 때마다 붉은 속살이 욱여 들어왔다 딸려 나갔다.
페인이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걸 알 턱이 없는 레니아는 딱딱하게 굳은 채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려 댔다. 아래쪽 음부를 가득 채운 물건 때문인지 아랫배가 묵직하니 뻐근했다. 단단한 존재감의 저릿저릿한 느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큭……. 너무 좁군.”
기껏 손으로 공을 들였음에도 빡빡한 안쪽에 반듯한 페인의 이마에 실이 생겼다. 느리게 몸을 뒤로 빼 들던 페인이 더 깊숙이 제 좆을 찔러 넣었다. 아직 반도 집어넣지 못했기에 강하게 욱여넣자 제 아래 깔린 여린 여체가 자지러졌다.
“아읏, 흐으으읏.”
좁다란 내벽을 긁어 들어오는 굵직한 것을 느낀 레니아가 불안정한 호흡을 뱉었다. 그가 하체를 강하게 쳐 올릴 때마다 명치가 위로 솟고 엉덩이가 떠올랐다 바닥에 털썩 떨어졌다. 레니아의 손에 움켜쥔 시트가 엉망으로 구겨졌다.
“흑……. 흡……. 하아, 오라버니…….”
페인이 움직이자 아직도 묶여 있는 레니아의 두 손에 잔뜩 버티려는 힘이 들어갔다.
페인이 레니아의 연보랏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다시 불러 봐.”
몸을 숙인 페인이 레니아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붙이며 그녀의 턱을 그러쥐었다. 그 바람에 그의 짙은 금빛 머리칼이 그녀의 옅은 벌꿀색 머리칼과 엉키듯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황금빛 눈동자가 집요하게 레니아의 시선을 쫓았다. 마치 자신에게만 고정하라는 것처럼.
“나를 봐.”
“하아……. 오라버니……. 아…… 아파요.”
짜낸 목소리로 흐느끼며 페인을 부르자 순간 그가 느리게 잡아 뺀 제 것을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박아 넣었다. 그의 강한 허릿짓에 놀란 레니아가 숨을 크게 들이켰다. 막힌 벽을 꿰뚫는 격렬한 몸짓으로 온몸에 통각이 새겨지는 것만 같았다. 눈 앞에 깜깜해지며 아찔해 졌다.
붉은 입술을 반쯤 벌리고 파르르 떠는 핏기 없는 얼굴을 페인이 큰 손으로 고정했다. 그리고 발갛게 물들어 가는 눈동자를 응시하며 말했다.
“다시!”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은 진득한 욕정이 그득 담긴 동공과 달리 육성에서는 한겨울 서리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심장을 얼릴 정도로 낯선 음성에 레니아가 의도를 겨우 파악하고 입술을 뗐다.
“공……. 공자님.”
“그렇지. 착하구나…….”
흡족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모습에 이상하게 심장이 죄어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 다른 이 같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그는 언제나 자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혹시 공자님도 나를?’
하지만 말도 안 된다는 듯 레니아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자신과 똑같은 마음을 품었을 리가 없었다. 고위 귀족가의 자제가 한낱 시녀인 자신에게 애정을 품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그는 제국의 영웅이 아닌가.
잠깐의 상념은 굵은 것이 제 안쪽을 쿵, 하고 들이받는 탓에 가루처럼 사라져 버렸다.
“레니아 보지는 역시 최고구나.”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참을 수 없는 감각이 페인의 전신을 감쌌다.
긴장으로 굳어 있던 레니아의 몸이 열기로 인해 차차 유연해지고 빼곡한 내부도 처음보다는 다소 부드럽게 그를 받아들인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페인이 강하게 허리를 쳐올리는 동시에 엄지로 한껏 부풀어 오른 음핵을 짓누르자 주름진 점막들이 더 꽉 달라붙었다. 미끈한 액이 접합부를 흥건히 적셔 삽입이 수월해지자 페인의 조각 같은 얼굴에 서서히 미미한 미소가 번져 나갔다.
“레니아 구멍이 내 자지를 꽉 물고 있어…….”
꾸역꾸역 저를 받아 내는 안쪽을 응시하는 페인의 눈동자가 무서우리만큼 짙어졌다.
그녀의 다리 사이를 강하게 쳐올릴 때마다 봉긋하니 솟아 있는 뽀얀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원을 그렸다. 돌출된 꼭지도 더 도톰하니 솟아올랐다.
그 모습을 보던 페인은 고개 숙여 유두를 집어 삼켰다. 말캉한 살을 아프게 그러쥐고 혓바닥으로 구르자 레니아의 몸이 심하게 뒤틀렸다. 몸부림치며 벗어나려는 듯 상체를 꼬는 행동이 페인의 눈에 그저 유혹하는 모양새로 보였다.
“하으읏.”
거칠게 몸이 흔들리자 현기증이 올라올 것만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온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거기에 더 당황스러운 것은 알알이 뿌려 대는 아픔 사이에 무언가 다른 흐릿한 감각이 끼어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옅어서 이게 무엇인지 레니아는 깨닫지 못했다.
혹여 방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참으려 했지만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감각에 제대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페인의 아래에서 난폭하게 흔들리는 사이 돌연 그녀의 음부를 탐하던 성기가 쑥 빠져나갔다.
레니아는 안도감에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끝난 건가?’
레니아의 얼굴은 어느새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로 온통 젖어 있었고, 땀으로 머리카락이 얼굴과 가슴에 죄다 달라붙어 있었다.
페인은 그녀의 눈물이 훑고 지나간 곳에 다시 입을 맞추며 연신 흡입하듯 탐색했다. 그리고 레니아의 머리를 한 손으로 받치며 자신을 보게 했다.
“레니아. 나를 봐야지?”
페인은 그녀를 탐하면서도 집요하게 그녀와 시선을 맞추려 했다. 사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끈질긴 눈빛이었다.
“이렇게 맛있는데 급하게 먹을 순 없잖아?”
그는 바로 절정에 도달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만 탐하던 몸을 올라타고 있는 그였다.
두툼한 손가락이 레니아의 가슴골에서 아래로 섬세하게 쓸어내렸다. 그리고 하나하나 각인하듯 새겼다.
미끄러지던 손가락이 레니아의 배꼽에서 멈췄다. 조금 전까지의 열기로 인해 배꼽에는 작은 물기가 몽글 맺혀 있었다.
촉촉해진 새하얀 피부에 페인의 뜨거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페인은 레니아의 배꼽에 얼굴을 묻은 채 고여 있는 물을 할짝 핥기 시작했다.
“흐읍.”
방금 전의 열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며 한기가 레니아의 몸을 감쌌다.
“달콤해.”
“하…… 하지 마세요, 공자님.”
조금 전 거칠게 당하던 것과 별개로 땀이 분명할 더러운 액체를 핥는 페인의 모습에 레니아의 얼굴이 수치심에 휩싸였다. 마치 길거리에서 적선을 하던 시절의 더럽던 자신을 떠올리듯이.
그녀의 안을 잔뜩 휘젓고 쑥 손을 빼낸 페인이 끈적한 액으로 범벅된 손가락을 감탄하듯 바라보았다. 얇은 막이 생겨날 정도로 액이 흥건히 발라져 있는 걸 보더니 제 입으로 가져가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빨아 삼켰다.
“이렇게 달콤할 줄이야.”
부끄러운 액을 삼키면서도 페인의 이목구비는 여전히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더러울 법도 한데 그가 향긋한 뭔가를 마시는 것처럼 손등까지 핥아 올리자 그 괴리감에 등이 쭈뼛 서며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페인이 그녀의 둔부에 하체를 더 바짝 붙이자 화기가 일듯 뜨거운 무언가가 레니아의 허벅지 사이를 쿡쿡 찔렀다. 내리깐 시선 끝에 흉물스러울 정도로 부풀어 오른 살덩어리가 보였다.
처음부터 거대하다고 생각했던 물건은 이제 인간의 것이라 믿을 수 없는 크기로 변해 있었다. 저 육중한 것이 곧 자신의 몸에 들어올 거라 생각하니 심장이 요동치는 듯 두근거리고 꼴깍 마른침이 넘어갔다. 찢어질 것이 뻔했다. 분명 자신이 받아들이기엔…… 말도 안 될 정도로 컸다.
큼지막한 손에도 다 잡히지도 않는 물건을 페인이 느릿하게 쓸어 올리자 주름진 살들이 잔뜩 말려 나갔다.
페인이 빳빳하게 곤두선 제 기둥을 쥐고 뭉툭한 귀두를 그녀의 좁은 구멍에 밀착시킨 채 위아래로 치덕하니 문질렀다. 찔꺽거리는 야릇한 소리와 함께 애액이 귀두를 잔뜩 적셨다.
“아……. 안 돼요, 오라버니! 아니, 공자님. 저희는, 흐읍.”
레니아의 다급한 외침이 무색하게 푸욱 하는 소리와 함께 페인이 그녀의 질구를 꿰뚫었다. 다물려진 균열을 벌리고 뜨거운 기둥이 안쪽을 강하게 밀고 들어오고 있었다. 좁은 생살을 억지로 벌리며 삽입되는 부피감에 턱밑까지 숨이 차올랐다. 전신에 퍼지는 생경한 통증에 불그스름했던 레니아의 낯이 창백해질 정도였다.
배배 꼬듯 상체를 비틀며 잡힌 손을 빼기 위해 힘을 줄 때였다. 간신히 형태만 유지한 채 걸려 있던 속옷이 툭 끊어지고 엉덩이 쪽이 화끈거렸다. 뽀얀 엉덩이에 붉게 새겨진 손자국을 응시하던 페인이 나른하게 입술을 뗐다.
“자꾸 움직이면 거칠게 박을 수밖에 없어, 누이.”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서늘한 어투로 작게 경고했다. 감미로운 음성이지만 이 순간 솜털이 일 정도로 겁에 질린 그녀에게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제 말을 알아들은 거라 여긴 페인이 다시 느긋하게 좆을 푹 박아 넣었다. 그리고 페인의 아래에서 레니아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도대체 왜.’
레니아는 자신을 보며 웃어 주던 다정다감한 페인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신을 구원해 준 그에게 항상 감사함을 가지며 살아왔기에 누구보다도 노력했고, 벨로디어스 부부의 사랑스러운 딸이 되기 위해 애써 왔다.
3년 동안 그렇게도 보고 싶었던 페인은 지금 짓누르듯 저를 안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녀의 좁은 구멍 안으로 페인이 밀고 들어올 때마다 숨이 턱 막혔다. 굵은 것이 드나들 때마다 붉은 속살이 욱여 들어왔다 딸려 나갔다.
페인이 아직 본격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걸 알 턱이 없는 레니아는 딱딱하게 굳은 채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려 댔다. 아래쪽 음부를 가득 채운 물건 때문인지 아랫배가 묵직하니 뻐근했다. 단단한 존재감의 저릿저릿한 느낌에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였다.
“큭……. 너무 좁군.”
기껏 손으로 공을 들였음에도 빡빡한 안쪽에 반듯한 페인의 이마에 실이 생겼다. 느리게 몸을 뒤로 빼 들던 페인이 더 깊숙이 제 좆을 찔러 넣었다. 아직 반도 집어넣지 못했기에 강하게 욱여넣자 제 아래 깔린 여린 여체가 자지러졌다.
“아읏, 흐으으읏.”
좁다란 내벽을 긁어 들어오는 굵직한 것을 느낀 레니아가 불안정한 호흡을 뱉었다. 그가 하체를 강하게 쳐 올릴 때마다 명치가 위로 솟고 엉덩이가 떠올랐다 바닥에 털썩 떨어졌다. 레니아의 손에 움켜쥔 시트가 엉망으로 구겨졌다.
“흑……. 흡……. 하아, 오라버니…….”
페인이 움직이자 아직도 묶여 있는 레니아의 두 손에 잔뜩 버티려는 힘이 들어갔다.
페인이 레니아의 연보랏빛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다시 불러 봐.”
몸을 숙인 페인이 레니아의 얼굴에 제 얼굴을 가까이 붙이며 그녀의 턱을 그러쥐었다. 그 바람에 그의 짙은 금빛 머리칼이 그녀의 옅은 벌꿀색 머리칼과 엉키듯이 뒤섞여 흘러내렸다. 황금빛 눈동자가 집요하게 레니아의 시선을 쫓았다. 마치 자신에게만 고정하라는 것처럼.
“나를 봐.”
“하아……. 오라버니……. 아…… 아파요.”
짜낸 목소리로 흐느끼며 페인을 부르자 순간 그가 느리게 잡아 뺀 제 것을 뿌리 끝까지 한 번에 박아 넣었다. 그의 강한 허릿짓에 놀란 레니아가 숨을 크게 들이켰다. 막힌 벽을 꿰뚫는 격렬한 몸짓으로 온몸에 통각이 새겨지는 것만 같았다. 눈 앞에 깜깜해지며 아찔해 졌다.
붉은 입술을 반쯤 벌리고 파르르 떠는 핏기 없는 얼굴을 페인이 큰 손으로 고정했다. 그리고 발갛게 물들어 가는 눈동자를 응시하며 말했다.
“다시!”
불꽃이 타오르는 것 같은 진득한 욕정이 그득 담긴 동공과 달리 육성에서는 한겨울 서리가 뚝뚝 떨어져 내렸다. 그녀의 심장을 얼릴 정도로 낯선 음성에 레니아가 의도를 겨우 파악하고 입술을 뗐다.
“공……. 공자님.”
“그렇지. 착하구나…….”
흡족하다는 듯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그의 모습에 이상하게 심장이 죄어 들어왔다. 조금 전까지 다른 이 같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의 그는 언제나 자상했던 모습 그대로였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혹시 공자님도 나를?’
하지만 말도 안 된다는 듯 레니아가 고개를 내저었다. 그가 자신과 똑같은 마음을 품었을 리가 없었다. 고위 귀족가의 자제가 한낱 시녀인 자신에게 애정을 품었을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그는 제국의 영웅이 아닌가.
잠깐의 상념은 굵은 것이 제 안쪽을 쿵, 하고 들이받는 탓에 가루처럼 사라져 버렸다.
“레니아 보지는 역시 최고구나.”
상상했던 그 이상으로 참을 수 없는 감각이 페인의 전신을 감쌌다.
긴장으로 굳어 있던 레니아의 몸이 열기로 인해 차차 유연해지고 빼곡한 내부도 처음보다는 다소 부드럽게 그를 받아들인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페인이 강하게 허리를 쳐올리는 동시에 엄지로 한껏 부풀어 오른 음핵을 짓누르자 주름진 점막들이 더 꽉 달라붙었다. 미끈한 액이 접합부를 흥건히 적셔 삽입이 수월해지자 페인의 조각 같은 얼굴에 서서히 미미한 미소가 번져 나갔다.
“레니아 구멍이 내 자지를 꽉 물고 있어…….”
꾸역꾸역 저를 받아 내는 안쪽을 응시하는 페인의 눈동자가 무서우리만큼 짙어졌다.
그녀의 다리 사이를 강하게 쳐올릴 때마다 봉긋하니 솟아 있는 뽀얀 젖가슴이 출렁거리며 원을 그렸다. 돌출된 꼭지도 더 도톰하니 솟아올랐다.
그 모습을 보던 페인은 고개 숙여 유두를 집어 삼켰다. 말캉한 살을 아프게 그러쥐고 혓바닥으로 구르자 레니아의 몸이 심하게 뒤틀렸다. 몸부림치며 벗어나려는 듯 상체를 꼬는 행동이 페인의 눈에 그저 유혹하는 모양새로 보였다.
“하으읏.”
거칠게 몸이 흔들리자 현기증이 올라올 것만 같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저 온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거기에 더 당황스러운 것은 알알이 뿌려 대는 아픔 사이에 무언가 다른 흐릿한 감각이 끼어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옅어서 이게 무엇인지 레니아는 깨닫지 못했다.
혹여 방 밖으로 소리가 새어 나갈까 봐 입술을 깨물며 소리를 참으려 했지만 가슴속에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감각에 제대로 몸을 가누기가 힘들었다.
페인의 아래에서 난폭하게 흔들리는 사이 돌연 그녀의 음부를 탐하던 성기가 쑥 빠져나갔다.
레니아는 안도감에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끝난 건가?’
레니아의 얼굴은 어느새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로 온통 젖어 있었고, 땀으로 머리카락이 얼굴과 가슴에 죄다 달라붙어 있었다.
페인은 그녀의 눈물이 훑고 지나간 곳에 다시 입을 맞추며 연신 흡입하듯 탐색했다. 그리고 레니아의 머리를 한 손으로 받치며 자신을 보게 했다.
“레니아. 나를 봐야지?”
페인은 그녀를 탐하면서도 집요하게 그녀와 시선을 맞추려 했다. 사냥감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끈질긴 눈빛이었다.
“이렇게 맛있는데 급하게 먹을 순 없잖아?”
그는 바로 절정에 도달할 생각이 없었다. 지금까지 몇 번이나 머릿속에서만 탐하던 몸을 올라타고 있는 그였다.
두툼한 손가락이 레니아의 가슴골에서 아래로 섬세하게 쓸어내렸다. 그리고 하나하나 각인하듯 새겼다.
미끄러지던 손가락이 레니아의 배꼽에서 멈췄다. 조금 전까지의 열기로 인해 배꼽에는 작은 물기가 몽글 맺혀 있었다.
촉촉해진 새하얀 피부에 페인의 뜨거운 입술이 내려앉았다. 페인은 레니아의 배꼽에 얼굴을 묻은 채 고여 있는 물을 할짝 핥기 시작했다.
“흐읍.”
방금 전의 열기가 거짓말처럼 사라지며 한기가 레니아의 몸을 감쌌다.
“달콤해.”
“하…… 하지 마세요, 공자님.”
조금 전 거칠게 당하던 것과 별개로 땀이 분명할 더러운 액체를 핥는 페인의 모습에 레니아의 얼굴이 수치심에 휩싸였다. 마치 길거리에서 적선을 하던 시절의 더럽던 자신을 떠올리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