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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라이더 1권 (25화)
8. 담배 없이 담배를 피우는 입속 (3)
“가까이 가보자!”
용탄자는 하강해서 전투를 자세히 살폈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
쏜살같이 피하며 강력한 브레스를 뿜어대는 드래곤 라이더 때문에 성질이 잔뜩 난 언데드 골렘은 2층집만 한 주먹을 드래곤 라이더에게 뻗었다.
하지만 그 주먹은 드래곤 라이더에게 닿기 전에 드래곤 라이더를 태우고 있는 드래곤에게 막혔다.
드래곤은 언데드 골램의 주먹을 앞발로 잡아 멈춰 세웠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괴력을 뿜어내는 드래곤이었다.
“트래퍼스 어서! 더 이상은 못 버텨!”
괴력의 드래곤은 자신의 드래곤 라이더의 이름을 불렀다.
“후우우우우우웁!”
트래퍼스라고 보기에는 상당히 호리호리한 드래곤 라이더는 숨을 최대한 들이마셨다.얼마나 들이마셨던지 가슴이 풍선처럼 커졌다.
화르르르르르륵!
곧 숨을 있는 힘껏 들이마신 드래곤 라이더는 어마어마한 화염을 뱉어냈다. 그 화염에 괴력의 드래곤이 겨우겨우 밀어내고 있는 언데드 골렘의 주먹이 녹아내렸다.
후두두둑! 후두둑!
언데드 골렘의 주먹을 구성하고 있던 시체들이 엄청난 화염에 녹아 땅으로 떨어졌다.
“어이, 애송이. 어떡할까? 계속 이렇게 지켜볼 거야?”
데쓰무쓰는 괴력의 드래곤을 보니 몸이 근질거리는지 으르렁거리듯 용탄자에게 물었다.
“당연히 가만히 있으면 안 되지! 제대로 한번 놀아볼까?”
“좋지!”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광속으로 돌진해 언데드 골렘의 머리를 들이받았다.
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언데드 골렘의 머리를 구성하고 있던 시체들이 폭발을 일으키듯 사방으로 튀어 나갔다.
크아아아아앙∼
언데드 골렘의 머리를 박살낸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언데드 골렘의 어깨를 물어뜯어 브레스에 타고 있는 팔을 땅에 떨어트렸다.
쿵!
팔이 땅에 떨어지자 언데드 골렘은 더욱더 거세게 날뛰었다.
“탄자야!”
용탄자는 다급한 목소리에 위를 보았는데 언데드 골렘의 또 다른 팔이 거대한 파도처럼 다가오고 있었다.
용탄자는 얼른 데쓰무쓰를 몰아 날아올랐다.
“괜찮아?”
엄청난 브레스로 언데드 골렘의 팔 한 짝을 녹인 드래곤 라이더가 용탄자에게 말했다.
“니 정말 트래퍼스 맞나?”
용탄자는 트래퍼스라고 하기에는 너무 호리호리한 드래곤 라이더에게 물었다.
“응. 맞아……. 브레스를 좀 뿜었더니 살이 조금 많이 빠졌지?”
“말도 안 더듬네.”
“응? 어? 정말 그러네?”
“얼빵한 거 보니까 트래퍼스가 맞는 것도 같고…….”
“그러는 넌 정말 용탄자 맞아? 용탄자 손은 그렇게 안 검은데……. 그리고 팔 힘줄도 그렇게 안 검어…….”
“데쓰무쓰한테 물들어서 그렇다 왜?”
“퉁명, 무뚝뚝하게 말하는 거 보니까 용탄자가 맞네!”
용탄자와 트래퍼스는 갑작스레 달라진 서로를 보고 웃었다.
“어이! 지금 그럴 때가 아니야. 저 시체짬뽕 아직 안 죽었어!”
“트래퍼스, 용탄자! 인사는 나중에 해! 지옥 가서 인사하고 싶지 않으면!”
데쓰무쓰와 그렁키는 화가 잔뜩 난 언데드 골렘을 앞에 두고 한가하게 인사나 나누고 있는 드래곤 라이더들에게 소리쳤다.
“탄자야. 어떡하지?”
“니 아까 브레스 엄청 잘하던데. 아까 거보다 더 크고 강한 브레스 만들 수 있나?”
“응. 그런데 시간이 조금 오래 걸려.”
“얼마나?”
“많이?!”
“오케이!”
용탄자는 데쓰무쓰와 언데드 골렘에게 다가가 언데드 골렘에게 꽝! 하고 부딪쳤다가 잽싸게 도망가는 식으로 언데드 골렘의 주의를 끌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용탄자가 데쓰무쓰와 언데드 골렘의 주의를 끄는 사이 트래퍼스는 그렁키 위에서 거대한 화염 브레스를 만들기 위해 이 공간의 공기를 모두 먹어 치워 버릴 기세로 숨을 들이마셨다.
꽝!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언데드 골렘의 복부에 세게 돌진해서 언데드 골렘을 주춤하게 만들었다.
우워어어어어∼
언데드 골렘은 때리고 도망치고 때리고 도망치는 용탄자와 데쓰무쓰 때문에 화가 없는 머리 끝까지 치솟았는지 점점 격하게 남은 한쪽 팔을 사방으로 휘두르며 용탄자와 데쓰무쓰를 잡으려 들었다.
흡사 그 모습이 짜증나게 웽웽거리며 피를 쪽쪽 빨아먹고 도망치고 쪽쪽 빨아먹고 도망치는 모기를 잡으려는 아이 같았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용탄자와 데쓰무쓰가 언데드 골렘을 상대로 위태위태한 곡예 비행을 하는 동안 트래퍼스는 숨을 아직도 들이마시고 있었다.
정말 공기란 공기는 죄다 먹어 치울 모양이었다.
“야, 트래퍼스! 니 내 죽일려고 작정했나?”
용탄자는 어깨동무하고 있는 시체를 떨어트리며 소리쳤다.
“퉤! 너희들 죽고 싶어!”
데쓰무쓰는 입안에 들어간 시체를 침 뱉듯이 뱉어내고는 소리쳤다.
시체 덩어리인 언데드 골렘과 때리고 도망치며 싸우느라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트래퍼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숨을 들이마셨다.
“저것들이 우리 골탕 먹일라고 작정했는갑다!”
“응징은 나중에 하고 집중해, 집중!”
언데드 골렘의 분노의 주먹이 계속해서 날아오는 통에 트래퍼스와 그렁키에게 소리칠 시간도 없었다.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다시 곡예 비행을 하면서 언데드 골렘의 주먹을 피해야 했다.
“우우우우우웁!”
트래퍼스가 드디어 숨을 멈췄다.
“용탄자! 데쓰무쓰! 어서 피해!”
그렁키는 트래퍼스가 숨을 멈추자 얼른 용탄자와 데쓰무쓰에게 신호를 보냈고 그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던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얼른 언데드 골렘에게서 떨어졌다.
“설마 또 브레스 수업 시간 때처럼 트림하는 건 아니겠제?”
“설마…….”
언데드 골렘에게서 멀찍이 떨어진 용탄자와 데쓰무쓰는 트래퍼스를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봤다.
화르르르르르륵!
트래퍼스가 용탄자와 데쓰무쓰의 의심을 한번에 녹여 버리는 엄청난 양의 화염을 언데드 골렘에게 토해냈다.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펄펄 끊는 용암을 토해내는 듯했고 또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 작은 시골 마을 하나는 족히 태우고도 남을 만한 화염이었다.
우워어어어어어어∼
트래퍼스의 엄청난 화염을 그대로 맞은 언데드 골렘은 화형당하는 마녀처럼 괴로워했고 언데드 골렘의 몸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올라 비구름처럼 하늘을 가렸다.
“꺼억!”
언데드 골렘을 녹여 버리고 있는 강력한 화염을 뱉어낸 트래퍼스는 트림을 하며 폐 속에 남아 있는 브레스 찌꺼기를 뱉어냈다.
“잘했어, 트래퍼스!”
그렁키는 자신의 드래곤 라이더가 자랑스러워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요오∼ 트래퍼스. 이제 스컹커라고 부르면 안 되겠는데∼”
어느새 곁으로 날아온 용탄자는 트래퍼스를 아래위로 훑어보며 다시 봤다는 듯 말했다.
트래퍼스는 용탄자에게서 처음 듣는 칭찬에 엄한 뒤통수만 긁적였다.
“잠깐…… 지금 저놈 조금 이상한데?”
데쓰무쓰는 불타고 있는 언데드 골렘을 가리키며 말했다.
정말 데쓰무쓰 말대로 불타 죽어가고 있는 놈이라고 하기에는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어느새 거대한 불덩이가 된 언데드 골렘의 배에 블랙홀 같은 구멍이 생겨나더니 그 구멍은 점점 커지며 몸에서 떨어져 나간 불타 버린 시체들과 매연, 불은 물론이고 땅과 하늘까지 빨아당기고 있었다.
언데드 골렘을 쓰러트린 사인방은 언데드 골렘의 배에 생겨난 구멍 속으로 안 빨려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같은 시각 미스트베일의 시장은 이제 가게문을 열고 가게 앞을 빗자루로 깨끗하게 청소하며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스트베일 시장은 다른 날과 다르지 않게 평범한 하루를 준비하고 있었다.
쿨럭쿨럭!
미란다 과일 가게의 문에 달린 연기를 내뿜는 입 역시 여느때와 다름없이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사람 두 명과 드래곤 두 마리를 꿀꺽한 티를 조금도 내지 않고 여전히 담배 피는 할아버지마냥 연기를 뿜어냈다.
그런데……
쿨럭쿨럭? 쿨럭?
갑자기 기침 소리가 물음형 기침 소리로 변했다.
쿨럭? 쿨럭…… 쿨럭…….
기침 소리가 점점 더 이상해졌다.
마치 맛있는 요리라고 입에 넣고 씹었는데 그 맛이 이상해서 조심스럽게 씹는 것 같은 아주 조심스러운 기침이었다.
쿨럭! 컥! 우웨에에에엑! 쿨럭!
조심스러운 기침 뒤에는 사레들린 기침 소리가 이어졌다.
우웨에에에에에에에에엑∼
사레들린 기침 소리 뒤에는 구토 소리가 이어졌다.
퉤퉤! 퉤! 퉤!
구토 소리 뒤에는 침 뱉는 소리가 이어졌는데 안개를 뱉어내는 입이 뱉은 것은 침이 아니라 용탄자, 데쓰무쓰, 트래퍼스, 그렁키였다.
“여긴 또 어디고?”
“미스트베일 같은데?”
안개를 뱉어내는 입속에 들어갔다 나온 용탄자와 트래퍼스는 일어날 힘도 없어 벌렁 누운 채로 주위를 살폈다.
다행히도 악령, 시체, 언데드 골렘은 어디에도 없는 미란다 과일 가게였다.
데쓰무쓰와 그렁키는 싸우느라 많이 지쳤는지 미스트베일로 다시 나오자마자 잠들었다.
퉤!
용탄자와 트래퍼스를 삼켰다가 뱉어낸 입은 무언가 하나를 더 뱉어냈는데
“야, 저 입 뭐 하나 또 뱉었다. 한번 봐봐라.”
“탄자야, 네가 보면 안 될까…… 나 지금 죽을 맛이야.”
“야! 니가 브레스 준비하는 동안 완전 큰 시체 덩어리랑 싸운 놈이 누군지 기억 안 나나?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나 죽을 뻔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말싸움에서 이긴 용탄자는 그대로 벌렁 누워 손가락으로 승리의 브이를 그렸고 트래퍼스는 겨우겨우 몸을 일으켜 안개를 뱉어내는 입이 뱉어낸 물건을 집었다.
“이이이이이이건!”
트래퍼스는 안개를 뱉어내는 입이 뱉어낸 물건을 보고 전처럼 말을 더듬었다.
“뭔데?”
용탄자는 트래퍼스가 다시 말을 더듬자 일어나 트래퍼스의 손을 보았다.
트래퍼스의 손에는 나이팅게일의 단검열쇠 조각 중 하나가 들려 있었다.
“이게 나이팅게일의 단검열쇠 세 조각 중 하나란 말이제?”
“그그그그런가 봐!”
이번에 찾은 조각은 뱀 혓바닥처럼 두 갈래로 갈라진 날 모양인 것은 보니 아마도 나이팅게일의 단검열쇠 부위 중 칼날 부위인 모양이었다.
“여기 뭐라고 적혀 있는데?”
용탄자는 찾은 조각에 무언가가 적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트래퍼스가 조각에 적여 있는 문구를 읽어보았다.
“나의 형제 중 하나는 인육을 금은보화보다 귀하게 여기는 미치광이 드래곤의 목에 걸려 있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 수수께끼의 재등장에 용탄자와 트래퍼스는 벌렁 넉다운이 되었다.
“나이팅게일의 단검열쇠 조각 중 하나를 찾아낸 거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컨그레츄레이션∼ 컨그레츄레이션∼ 컨그레츄레이션, 레이션, 컨그레츄레이션! 빰빠밤빠밤…… 빰!”
용탄자와 트래퍼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안개를 뱉어내는 입은 눈치없이 축하 노래를 불렀다.
“시끄러!”
“시끄러!”
<『드래곤 라이더』 제2권에서 계속>
드래곤 라이더 1
1판 1쇄 찍음 2013년 2월 20일
1판 1쇄 펴냄 2013년 2월 25일
지은이|이정규
펴낸이|정필
펴낸곳|도서출판뿔미디어
편집장|이재권
기획·편집|심재영
편집디자인|이진선
관리, 영업|김기환, 임순옥
출판등록|2002년 9월 11일 (제1081-1-132호)
주소|부천시 원미구 상3동 533-3 아트프라자 503호 (우)420-861
전화|032)651-6513 / 팩스 032)651-6094
E-mail|bbulmedia@hanmail.net
값8,000원
ISBN 978-89-6775-188-3 04810
ISBN 978-89-6775-187-6 04810(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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