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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라이프 1권(25화)
chapter 9(2)


“끄극!”
인터넷에 연결되어도 고통과 스트레스는 그대로인지 소녀는 계속해서 몸을 떨고 입에선 게거품을 물고 있었다. 거기다가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실금을 한 것인지 바닥은 온통 노란색 액체로 가득했다.
하지만 그러든지 말든지 연구소장은 컴퓨터들에 집중했다.
“이제 제정신을 차리게 하면 돼!”
연구소장은 크게 소리 지르며 노트북을 조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이변이 일어났다.
아니 이변이라기엔 너무나 거대한.
초능력 개발 연구소와 관계된 모든 인물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일이 찾아오고 말았다.
―치직……. 레이나시스……. 박지민…….
박지민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고, 박지민 때문에 심한 타격을 입어 반쯤 파괴된 상태로 인터넷을 떠돌던 바이러스가 바로 그때 소녀와 연결되어 있는 컴퓨터로 들어온 것이다.
―아파! 아파! 아파!
―레이나시스……. 치지직…….
그리고 연구소장이 노트북 자판에 손을 가져다 대는 그 순간, 바이러스가 비명을 지르고 있는 소녀의 정신을 발견했다.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자신이 발견한 메시지가 인간의 정신체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그 정신체가 거의 부서져 버렸다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싫…….
바이러스는 박지민과 컴퓨터가 연결되어 있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방식이지만, 소녀와 컴퓨터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마력친화력을 가진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감염시키라는 명령은 이미 지워진 상태이지만, 바이러스는 본능적으로 자신이 가진 정보들을 들고 정신이 부서진 소녀의 몸으로 들어갔다.
파지직!
쾅! 쾅! 쾅!
바이러스가 소녀의 몸으로 들어가자마자 소녀의 몸에 연결되어 있던 기계들은 마력에 의해 터지거나 망가졌고, 소녀의 몸에 연결되어 있던 전선 역시 순식간에 몸에서 빠져나갔다.
―정보……치직……. 레이나시스…….
바이러스는 박지민에게 그러했듯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소녀의 뇌에 쑤셔 박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이 우연하게 가지게 되었던 특별한 힘을 이용해서 마력을 온몸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콰드득!
파지지직!
―판타지라이프, 레이나시스…… 레벨…… 300…… 스킬…….
엄청난 속도로 뇌에 들어오는 정보들!
판타지라이프에 대한 정보들과 레이나시스의 일부 정보들!
전기를 마력으로 바꾸는 힘에 의해 생성된 마력들은 소녀의 몸에 끊임없이 공급되며 소녀의 몸을 바꾸기 시작했다.
콰드득!
소녀의 몸은 비틀리면서 보기 흉한 꼴이 되었다.
“어어어…….”
연구소장과 연구원들은 그 기괴한 모습에 입을 떡 벌린 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뼈가 저절로 뒤틀리고, 머리카락이 저절로 자라나는 기묘한 상황.
그 어떤 초능력으로도 불가능한, 저주나 마법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그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들기 충분했다.
“마마마마, 마마맙소사…….”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면에 침을 질질 흘렸다.
붉은색을 띠고 있던 머리카락이 금색으로 변했다.
160cm에 불과하던 소녀의 키가 순식간에 180cm까지 커졌다.
주근깨 가득했던 평범한 얼굴은 세상에 다시없을 미녀로 변했고, 남자의 가슴이나 다름없던 가슴은 수박과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거대한 가슴으로 변했다.
“이, 이건 대체!”
변화가 끝나고 완벽하게 바뀐 모습의 소녀를 보며 연구원들은 비명을 질렀다.
아까는 미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녀였는데, 이제는 세상에 다시없을 미모를 가진 늘씬한 몸매의 미녀로 변해 버린 것이다.
“으음…….”
꿀꺽.
연구원들과 연구소장은 방금 전까지 T67821이었던 미녀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아까는 헐렁한 실험복을 입고 있었지만 몸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실험복은 이미 옷이라고 부르기엔 조금 민망한 형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급속도로 성장한 가슴에 의해 단추는 다 터져 버린 상태였고, 키가 큰 것 때문에 허리의 맨살을 그대로 다 드러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엉덩이와 허벅지 역시 커졌기에 헐렁한 실험복은 그녀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그녀는 눈앞에서 얼굴을 붉히고 있는 연구소장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꿀꺽.
연구원들과 연구소장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응시하며 무슨 말을 할지 기대하고 있었다.
‘인사를 하려나?’
‘비명을 지를까?’
하지만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그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
“능력치 창, 스킬 창, 인벤토리.”
그 말과 동시에 그녀의 눈앞에 떠오르는 반투명한 창 두 개. 거기까진 박지민과 똑같았다.
하지만 박지민과는 달리 공간이 일그러지며 인벤토리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레벨 : 300
타이틀 : ―
생명력 : ―
마나 : ―
스태미나 : ―
힘 : ―
지력 : ―
손재주 : ―
의지 : ―

그녀의 눈앞에 뜬 능력치 창은 박지민과는 달리 레벨을 제외하곤 온통 빈칸 투성이였다. 레벨만 빈칸이었던 박지민과는 완벽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전투 계열 스킬
― 근접
― 마법

소녀는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액티브] 발차기 Lv 42
발로 적을 찬다.
발로 적을 차서 날리거나 밀어낸다.

[패시브] 각투술 Lv 36
발로 공격하는 근접 계열 스킬에 보너스를 준다.
발로 적을 공격하는 스킬의 데미지를 증가시키고 밀어내기, 날리기 효과에 보너스를 준다.

[액티브] 화염구 Lv 42
불로 머리만 한 크기의 구체를 만들어 날린다.
불로 머리만 한 크기의 구체를 만들어 날려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화상을 일으킨다.

[액티브] 화염 창 Lv 45
불로 길쭉한 창을 만들어 날린다.
불로 길쭉한 창을 만들어 날려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화상을 일으킨다.

[패시브] 거대한 분노 Lv 39
불 계열 마법에 보너스를 준다.
불 계열 마법의 데미지를 증가시키고 상태 이상 화상을 일으킬 확률을 증가시킨다.

[액티브] 화염 폭풍 Lv 24
화염을 퍼트려 넓은 범위의 적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화염을 퍼트려 넓은 범위의 적에게 상태 이상 화상, 기절, 혼란을 일으키고 데미지를 입힌다.

[액티브] 뇌전 탄환 Lv 40
번개로 손가락 크기의 탄환을 만들어 날린다.
번개로 손가락 크기의 탄환을 만들어 날려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감전을 일으킨다.

[패시브] 신속한 판단 Lv 35
번개 계열 마법에 보너스를 준다.
번개 계열 마법의 데미지를 증가시키고 시전 속도와 공격 속도,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감전을 일으킬 확률을 증가시킨다.

[액티브] 낙뢰 Lv 39
번개를 하늘에서 소환해 적에게 내리꽂는다.
번개를 하늘에서 소환해 최대 셋까지 적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감전을 일으킨다.

[액티브] 번개 그물 Lv 26
번개를 대지에 퍼트려 데미지를 입힌다.
번개를 대지에 퍼트려 넓은 범위의 적에게 상태 이상 감전, 기절, 약한 화상을 입히고 데미지를 입힌다. 데미지의 일부는 근접, 원거리, 마법 공격 내성을 무시하고 데미지를 입힌다.

[액티브] 공기 탄 Lv 38
바람을 압축해서 날려 적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바람을 압축해서 날려 적에게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기절을 일으킨다. 높은 확률로 적을 밀어내거나 날린다.

[액티브] 회오리 창 Lv 40
바람을 회전시켜 창의 형태로 만들어 날려 데미지를 입힌다.
바람을 회전시켜 창의 형태로 만들어 날려 데미지를 입힌다. 낮은 확률로 상태 이상 출혈을 일으킨다.

[패시브] 자유로운 감정 Lv 34
바람 계열 마법에 보너스를 준다.
바람 계열 마법의 데미지를 증가시키고 시전 속도와 공격 속도를 증가시킨다.

[액티브] 공기 폭발 Lv 30
바람을 터트려 적을 밀어낸다.
바람을 터트려 적을 밀어내거나 날리고 상태 이상 기절을 일으키고 데미지를 입힌다.

[스킬이 확인되었습니다. 스킬에 맞게 능력치가 분배됩니다.]
[스킬과 레벨에 맞게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가 분배됩니다.]
[레벨 300 최소 능력치 숫자 합계에 미달됩니다.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의 합이 1,500 미만입니다.]
[부족한 숫자만큼 마나에 분배되었습니다.]
[레벨 300 최소 능력치 숫자 합계에 미달됩니다. 힘, 지력, 손재주, 의지의 합이 600 미만입니다.]
[부족한 숫자만큼 지력에 분배되었습니다.]
[레벨 300 최소 능력치에 도달하셨습니다. 능력치 분배가 종료되었습니다.]
[지력에 특화된 능력치는 동 레벨의 어떤 유저도 따라올 수 없는 수치입니다.]
[타이틀이 생성되었습니다.]
[마법에 특화된 능력치와 스킬은 당신이 진정한 마법사임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타이틀이 생성되었습니다.]
[생활 계열 스킬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다운 삶마저 포기한 채 마법에 파고드는 당신은 미쳤다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타이틀이 생성되었습니다.]
소녀는 능력치가 분배되었다는 소리가 들리자 능력치 창에 눈을 돌려보았다.

레벨 : 300
타이틀 : ―
생명력 : 210/210
마나 : 1,110/1,110
스태미나 : 180/180

힘 : 18
지력 : 562
손재주 : 10
의지 : 10

괴물 같은 수치였다.
전 서버의 유저들과 비교해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박지민이 본다고 해도 입을 떡 벌리고 말 수치!
판타지라이프에는 숨겨진 요소가 하나 있었다.
스킬들을 주구장창 수련하면서 능력치를 증가시킨 박지민은 전혀 모르는 요소였는데, 그것은 각 레벨마다 최소 하한선이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레벨 X 5 = 생명력 + 마나 + 스태미나.
레벨 X 2 = 힘 + 지력 + 손재주 + 의지.

레벨 300의 최소 능력치는 생명력, 마나, 스태미나를 합한 것이 1,500. 힘, 지력, 손재주, 의지를 더한 것이 600이 나와야만 했다.
그것에 모자랄 경우 가장 부족한 수치만큼 가장 높은 것에 더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한쪽에 편중되었지만 괴물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능력치를 만든 요소였다.
지력 562.
박지민이 가진 지력의 2배를 넘는 괴물 같은 수치!
소녀는 연구소장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 레이나시스. 박지민의 것.”
“응?”
소녀의 외모에 정신이 팔려 있던 연구소장은 소녀의 말을 듣고 의아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
‘T67821. 원래 이름은 줄리 베이커 아니었나? 레이나시스? 다른 인격인가?’
그는 소녀가 뇌에 이상이 생겼거나 고통과 스트레스에 못 이겨 다른 인격이 나타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생각은 반만 맞았다.
지금 그의 앞에 있는 소녀는 T67821과는 다른 인격인 것은 맞았다.
하지만 이중인격이나 다중인격 같은 정신병으로 인해 생겨난 인격이 아닌, 이지승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며 슈베르트 스미스의 홈페이지를 거치며 특별한 힘을 얻었고, 박지민의 캐릭터 정보를 얻어 하나의 자아를 가지게 된 바이러스의 인격이었다.
바이러스는 박지민의 캐릭터에 대한 정보와 박지민을 죽이려다가 받은 타격으로 인해 자신을 레이나시스로 생각하고 있었고, 레이나시스 캐릭터가 박지민의 소유였다는 정보 때문에 자신은 박지민의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인격이든 뭐든 상관없다. 대단한 미모로군!’
연구소장은 그녀를 보며 군침을 흘렸다.
“흐흐!”
연구소장은 레이나시스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팔을 붙들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실수였다.
박지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혼란스러워하기라도 했지만, 레이나시스는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이었다. 거기다가 박지민에게 마력의 작용으로 인해 게임 캐릭터의 능력이 실제로 적용되는 것까지 본 상태였다.
즉, 스킬을 사용한다면 시전 될 것이라고 추호도 의심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실제로 깨어나자마자 능력치 창, 스킬 창을 사용했지 않는가?
그런 그녀에게 있어서 스킬을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연구소장이 그녀를 자신의 방으로 끌고 가기 위해 팔에 힘을 주는 그 순간, 레이나시스의 입에서 작은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공기 탄.”
펑!
쾅!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공기 탄이 시전 되어 연구소장의 몸을 후려치고 벽으로 그를 날려 보냈다.
“으헉!”
“뭐야, 저거!”
“염동력인가?”
밖에서 방 안을 보고 있던 연구원들은 연구소장이 피떡이 되어 벽에 처박혀 죽음을 맞이하자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곧 엄청난 강도의 유리가 자신을 지켜 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안도의 한숨이 절망의 비명으로 바뀌는 데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회오리 창.”
콰아앙!
“화염 창.”
콰앙!
“화염구.”
콰아앙!
연신 터지는 굉음.
유리는 회오리 창은 끄떡 없이 막아 냈으나, 계속해서 자신을 두들기는 화염 계열 마법에는 버티지 못했다.
모든 속성 마법 중 데미지 하나는 판타지라이프 최강이라는 화염 계열 마법.
거기에 괴물 같은 지력의 수치와 고레벨의 화염 계열 마법과 다른 속성 마법 패시브와는 달리 시전 속도, 공격 속도에 영향을 주지 않고 데미지만 대폭 상승시키는 거대한 분노의 영향까지 더해졌다.
그것들이 현실로 옮겨지자 그녀가 쓰는 고레벨의 화염 계열 마법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높은 온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높은 온도의 불이 쉴 새 없이 자신을 감싸자 유리는 결국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마력으로 인해 강력한 열기를 가진 불꽃에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으아아악!”
연구원들은 믿고 있던 유리가 녹아내리자 비명을 지르며 방 밖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뇌전 탄환.”
“아아아악!”
하지만 인간이 아무리 뛰어 봐야 빛보다 빠를 수 있을까?
그녀가 뇌전 탄환을 사용하자마자 수십 개의 탄환이 생겨나더니 말 그대로 번개 같은 속도로 도망치고 있는 연구원들의 등에 꽂혔다.
“박지민……. 나의 주인. 주인에게 가야 한다.”
그녀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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