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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크 1권(25화)
9. 남부 침공(5)


오랜만에 시빌 부인을 보니 더욱 아름다워진 것 같다. 아마 근심 걱정이 없어서라고 생각된다. 이 기회에 고든에 대해 물어 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호호, 탑주님은 날이 갈수록 멋있어 지는군요! 제가 보고 싶지 않았나요?”
“하하, 그럴 리가 있소. 노예들은 어떻소?”
“탑주님의 말씀대로 노천 광산과 항구를 건설하는 곳에 노역을 시키고 있어요. 아참! 대패1께서, 배를 만들 기술자가 필요하니, 사 오던지 노예로 잡아 오던지 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해 달랍니다.”
그래도 자신의 땅이라고, 아시아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니 기분이 좋아지는 세스크다.
배를 만들 기술자라면 프라산에 제법 있다. 그들과 협의해서 데려가면 될 것이다.
배를 만들면 마법포를 만들어 장착할 것이다. 프라산, 하버릭, 노스톤 등의 주요 항구와 아시아를 잇는 해상권을 장악하면,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이즈 공작의 움직임이 잡혔다. 공작령의 군사가 출병했다는 소식이다. 이만의 공작군 중에서 일만 오천과 지지영주의 병력이 호난 영지를 향하고 있었다. 호난 영지에 도착할 즈음이면, 삼만의 병력은 되리라는 예상이다.
아시아군 수뇌부의 의견은 각개 격파를 기본으로, 최후의 결전은 코아즈 성에서의 수성전을 생각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전쟁은 무조건 남의 땅에서 해야 된다.
거기다 아시아는 기동력과 원거리 공격에 능하다. 은폐, 엄폐물이 적은 평야에서 기동력과 원거리 공격의 우위라면, 무조건 아시아가 이긴다.
그렇다면 영지에서 멀리 떨어져 치고 빠지며, 기습과 원거리 공격으로 수를 줄인 후, 결전을 벌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코아즈의 방어는 3천이면 충분할 것이고,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이 7천이라면 아시아가 승리할 수 있다.
세스크는 결정하자 바로 명령을 내렸다.
“에스터와 다비드는 3천의 골든 애로우와 코아즈를 방어한다. 고든과 하인즈의 블랙 나이트는, 각기 두 개의 골든 애로우와 지원병의 요격에 나선다.”
“충!”
“마법병단은 고든과 하인즈를 지원한다. 릴리아 부단장은 30명의 마법사와 코아즈를 방어한다.”
“예! 탑주님.”
“소령은 이곳에 남아 이곳을 지켜 줘.”
“예, 오라버니!”
세스크는 모두를 둘러보며 말한다.
“모두들 7일 후에는, 타냐 평원에서 집결하는 것을 잊지 말고 시간을 잘 맞추도록!”
그 길로 고든과 하인즈는 각각 25명의 마법사와 삼천오백의 병력을 이끌고 요격에 나섰다.
세스크는 호위대와 함께 타냐 평원으로 향했다. 타냐 평원에 도착해, 호위 대원들과 공작군이 이동할 경로를 예상하며, ‘크레모아’를 설치했다.
‘크레모아’는 폭발력을 이용해서, 철구를 쏘아 내는 대인 지뢰의 일종이다. 이것을 응용하여 화약 대신 ‘익스풀로션’을 인챈트하여, 철 구슬을 채워 넣었다.
전방으로 60도 정도의 각도로 쏘아지게 하였다. 약 50미터의 거리에서 살상력을 갖고, 위험지역은 200미터 정도로 만들었다.
세스크는 ‘크레모아’를 사용하기 싫었으나,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을 것 같아 결국 사용하기로 했다. ‘크레모아’ 한 개면 최소한 50여 명 정도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를 강요할 수 있을 것이다.
방호구가 별로 없는 현대전에서라면, 더욱 많은 살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플레이트 메일이나 체인 메일, 실드 등의 방어구가 존재하는 이곳은 아무래도 효과는 덜할 것이다.
밀집 대형에서 ‘크레모아’는 저들의 방호구나 실드로 인해 관통력의 상실로 위력이 반감되리라 생각했다. 제일 바람직한 형태는 2, 3열의 일자 형태로, ‘크레모아’의 위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아스트라 대륙에서의 마법은 직접적인 물리적 형태의 공격을 한다. 마법의 응용을 통해 새로운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발상의 전환은 무기 체계의 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비용대비 효과 면에서는 당장은 효용적이지 못하지만, 마법사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 될 것이다.
마법병단과 골든 애로루의 공격으로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위장하여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호위대원들과 노숙을 하며, 3만 명이 전투를 벌이는 상상을 해 보았다.
5천만이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도 삼만 명이 모이는 것은 흔치않다.
더군다나 무기를 들고 서로 죽이기 위해서 모이는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방관자적 입장에서 그걸 본다면 정말 흥미로울 것이다. CG합성이나 카메라 앵글 조작이 아닌, 박진감 넘치는 스펙터클한 영상을 말이다.
방관자가 아닌 주인공이 되어야 하니까 문제다. 고든과 하인즈가 합류했다. 각기 두 개 영지의 지원 부대와 조우하여 7천을 격파했다고 한다.
앞으로 아시아가 상대할 병력이 2만이 조금 넘는다는 얘기다. 조금 더 줄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지금 다이즈 공작군은 하루거리까지 와 있었다.
서너 개의 영지군이 합류 해 2만 정도 병력으로, 하루 30키로 미터정도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기습과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적군의 수를 줄이며, 준비 된 전쟁터인 이곳으로 끌어 들이기로 했다.
부대를 2개로 나누었다. 고든이 블랙 나이트 1개 여단으로, 정면에서 기습을 한 후 도주한다.
추격하는 적을, 매복하고 있던 하인즈와 블랙 나이트가 후미에서부터 습격하고, 고든의 부대와 협공하여 섬멸 후, 적의 본진으로 향한다.
세스크와 마법병단은 에스터와 함께, 4천의 골든 애로우와 본진의 후미로 돌아간다. 마법병단이 기습하고 후퇴하면, 매복한 골든 애로우가 공격하여 섬멸하기로 했다.
이른바, ‘성동격서’에 이은 ‘양동작전’의 연환계이다. 자신의 맡은 바 임무에 따라 신속하게 이동하였다.
공작군은 넓은 평원의 한곳에 숙영지를 세웠다. 아직 자신들의 세력권이라 안심하고, 수면을 취하는지 진지도 구축하지 않았다.
경계병만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본진의 후미에 도착하고 나니, 곧 고든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시간은 새벽 2시경, 경계병의 집중력이 가장 떨어지고 숙면에 들어가는 시간을 택했다. 고든과 블랙 나이트의 불화살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블랙 나이트는 경계병을 처치하고, 숙영지로 진입하며 막사와 보급품을 우선 공격하였다.
“으악!”
“불을 꺼라!”
“적은 소수다. 당황하지 마라!”
쉬이익―
“적은 소……으악!”
화광이 충천하여 시야가 확보 된 명궁들은, 소리치는 적의 지휘관을 저격했다.
“히히힝!”
“마사에 불이 붙었다. 불을……으악!”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당황 했던 공작군이 전열을 정비했다.
“적은 소수다. 일부는 적을 막고 일부는 불을 꺼라!”
공작군의 지휘관들의 목소리가 살아나더니 반격에 나섰다.
“전원 퇴각하라. 블랙 나이트는 퇴각하라!”
고든의 신호로 적진 속으로 들어왔던 단원부터 퇴각하기 시작했다.
“적이 도망간다. 적을 잡아라!”
“추격하라.”
퇴각하는 블랙 나이트를 향해, 일단의 병력이 추격을 시작했다. 추격하는 병력을 바라보던, 세스크와 마법병단은 본진으로 향했다.
혼란을 틈타 사정거리까지 소리 없이 다가간 마법병단은, 막사를 향해 일제히 화염계 마법을 시전했다.
펑!
화르륵!
꽝! 화르륵.
곧이어 터져 오르는 폭음과 불길, 적의 기습으로 당황해 하던 공작군은, 본진에서도 불길이 치솟자 우왕좌왕한다.
“적이다! 이곳에도 적이 있다!”
“마법사다! 궁병은 화살을 쏴라!”
공작군의 외침에 화살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마법병단은 마지막으로 그들을 향해 마법을 시전하고 후퇴하기 시작했다.
세스크는 가장 후미에 서서, 가벼운 마법으로 쫓아오는 적들을 방해하고, 마법병단을 보호했다.
“파이어 볼!”
“매직 애로우!”
콰쾅!
“으악!”
8서클의 대마도사에게서 나오는 ‘파이어 볼’이나 ‘매직 애로우’라면, 그 위력은 현저히 다르다.
마법 병단이 골든 애로우가 매복해 있는 곳까지 빠져나왔다. 추격하는 적병들이 매복지를 지나치자, 골든 애로우의 화살이 날았다.
사천 발의 화살이 일제히 적병에게 날아들고, 상황은 곧 정리되었다. 추격을 해 오던 이천 가량의 적병이, 순식간에 섬멸 된 것이다.
상상 이상의 수확을 올린 세스크는, 고든과 하인즈에게 본진 쪽에서 공격을 시작하면, 다시 후방을 공격하여 적을 주살하라고 지시하였다.
기습 공격으로 적의 3할 가량을 섬멸하였기에, 끝장을 볼 생각인 것이다. 어차피 전부 죽일 생각도 필요도 없었기에, 조금 과한 마법을 써서 도망가게 할 생각이다.
본진의 막사를 향해, 마법을 시전했다.
“어스퀘이크!”
영창이 끝나자 땅거죽이 뒤집히며 막사를 집어삼켰다.
쿠르르―
“으―아악!”
“아―악!”
마법을 시전한 세스크는 깜짝 놀랐다. ‘어스퀘이크’라는 마법이, 진도 5, 6정도 될 줄 알았는데, 이건 진도 8 이상이다.
일본의 한신대지진이 진도 7이 조금 넘어, 수천 명이 죽고 수십만이 피해를 본 일이 있었다. 그때 갈라진 땅거죽을 본 일이 있었다.
‘어스퀘이크’는 그 이상이었다. 겁을 주는 수준이 아니라 대량 학살이었다. 이 어이없는 마법 한 방으로, 전투는 어처구니없이 끝났다.
블랙 나이트도, 골든 애로우도, 마법병단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승리의 함성도 없고, 고통의 비명도 멎었다.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고든이었다.
“포로들의 무장을 해제하라! 전장을 정리하라!”
그제야 모두들 정신을 차리고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법병단의 노처녀 군단이 접근 해 와, 세스크는 자리를 피했다.
세스크는 타냐 평원으로 텔레포트 하여 ‘크레모아’를 해체했다. 어쩐지 그 자리에 있기 싫어서였다.
일순간에 2, 3천의 사람들이 사라졌다. 땅거죽이 뒤집히고 갈라지며, 사람들을 삼켜 버렸다.
‘이거 이러다가 대마왕이 되어 버리겠군!’
쓴웃음이 나왔다. 사람을 많이 죽여서 씁쓸한 게 아니었다. 저런 식으로 피도 나지 않고 비명도 없이, 한 순간에 사라져 버리는 건, 왠지 현실감이 없었다.
특별한 감흥이 없었다.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겠고, 그저 예상 밖의 엄청난 일에 당황했을 뿐이었다.
그런나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더 당혹스럽다.
뭐랄까? 괴물을 바라보는 자의 공포, 두려움이라고 할까! 같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에게는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자들의 눈빛에서도, 공포와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자신은 무엇일까? 괜히 우울해지니까 술 생각이 났다. 숙영지로 돌아가 보니 대충 전장의 정리가 끝났는지,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까게에게 전용 막사를 설치하게 하고, 시빌 부인과 릴리아를 불렀다. 울적하고 우울해서 술 한 잔하고 싶을 때는 친구가 제일이다.
친구가 없는 세스크는 가장 가까운 상대가 시빌 부인이다. 고든은 과거의 한 면을 보는 것 같아 싫었다.
에스터는 전쟁에 회의를 느끼고 있다. 같이 술을 마시면, 위로를 받는 것이 아니고 거꾸로 위로를 해야 할 것 같았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도, 사실은 여자와 술을 마시는 게 좋았다.
시빌 부인과 릴리아가 왔다.
“호호, 웬일일까요? 탑주님이 먼저 우릴 불러 주시고?”
“하하, 그저 술이나 한잔할까 해서요.”
세스크는 쓴 웃음을 지었다.
“어머! 그럼 탑주님의 눈에 우리가 여자로 보이긴 한다는 거군요. 호호호. 기분 좋은데요!”
“하하! 두 분 같은 미인을 외면할 만큼, 몰지각한 놈은 아닙니다.”
세스크의 말에 릴리아가 눈을 흘긴다.
“호오! 유리아나 소령이 있는 자리에서도 그랬으면 좋겠군요.”
“하하하, 그런…… 자 한 잔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쓸데없이 떠들지 말고 술이나 마시라는 건가요, 호호호.”
세스크는 화제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두 분 요사이 성과가 있었다지요?”
“정말 무관심하군요! 탑주님, 저와 릴리아가 5서클에 이른 것은 한참 전의 일이랍니다.”
이런 자충수를 두다니! 이럴 땐 선물공세.
“그래서 두 분께 뭔가 필요한 것을 선물하고 싶은데…….”
“정말이에요! 탑주님!”
“그렇다면 용서해 드리죠!”
“필요하신 게 있습니까?”
릴리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한다.
“소령이 아공간을 가지고 있더군요.”
“하하! 아공간입니까! 필요하면 쓰셔야죠, 일찍 말씀하시지 그러셨습니까?”
그렇게 쓸데없는 농담을 하며 밤새 술을 마셨다.
고든이 중간 중간 끼어들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밤새워 일을 하는지 중간 중간 보고하러 들러, 분위기를 망쳐 놓았다.
술을 마시며 생각한 것인데 아무래도 소설을 너무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의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이세계에 왔으니 당연이 세계 정복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냥 혼자서 왕궁이나 황실로 쳐들어가, ‘헬 파이어’ 몇 방 쏟아붓고, 항복을 받아 내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한 일이다.
지금 이대로는 이리저리 인간관계에 얽혀들어, 귀찮고 피곤한 일만이 생겨날 것이다. 조금 더 고민 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늘 그렇듯이 아침 햇살은 눈부시다. 특히, 전날 밤새워 술을 마시고 몽롱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아침 햇살은 더욱 눈이 부시다.
막사 안에는 두 아줌마가 널브러져 있다. 무얼 믿고 저렇게 완벽한 무방비 상태로, 사내의 방에서 쓰러질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 세계에도 역시 아줌마는 대단한 것 같다.
세스크는 쓰린 속을 부여잡고 산책하고 있었다. 한국이라면 해장국집을 찾아 산책하겠지만, 불행하게도 이곳에는 해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두 아줌마에게서 위로를 받아서인지, 속이 쓰리고 머리가 아파서인지, 어제의 우울한 감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지금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꼭 어려운 길을 가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고, 하나하나 이루는 것도 좋겠지만, 역시 조급증이 문제이다.
지금까지의 부드러운 방법도 좋겠지만, 때에 따라서는 과격한 방법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릴 필요가 있을까? 지금 내가 뭐하는 짓이지? 말은 아니라고 하지만, 영웅 흉내를 내고 있는 거잖아! 처음 생각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 무얼 망설이지? 어린애 손모가지 비트는 것보다 쉬운 일을, 왜 그렇게 복잡하게 하려는 거야? 도대체 뭐가 되고 싶은 거지? 왜? 여자들이 싫어할까 봐? 이봐! 나쁜 남자가 대세야! 그렇지 않더라도 힘으로 취하면 되는 거야. 사랑이 없다구? 소설을 너무 읽었군! 이봐? 한 명 이상의 여자를 똑같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하고 싶은 대로 해! 세상은 이미 네 거야! 그냥 주워 담으면 되는 거라고! 갖고 싶으면 가지면 되고, 하고 싶으면 하면 되는 거야?’
그랬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어설픈 영웅 흉내를 내고 있었던 것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었으니, 거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언제나 자신에게 관대한 세스크는 그렇게 생각했다. 마음을 먹고 나니 머리의 두통도 사라졌다. 역시 절제와 인내는 정신 건강만이 아니라, 육체적인 건강에도 지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타인의 행복쯤이야 희생되어도 상관없는 것이다. 세스크는 힘을 가졌고, 그들은 힘이 없었으니까. 만일 반대의 경우라면, 세스크 역시 당하고 살았을 것이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호흡이 가빠지는 것이, 이제야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아―악!”
숙영지가 떠나가라 고함을 쳤다.
이것으로 된 거다. 커다란 고함에, 지금까지의 번민을 모두 실어 날려 버렸다.


『세스크』 제2권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