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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문 1권 1화
서장
불사문(不死門) 초대 문주 적일산.
마황성의 기운을 타고난 천골지체(天骨之體)이자 불사지체(不死之體). 당시 천마라 불린 천하제일인. 현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영생불사의 길을 위한 첫 시작점. 마황성의 축복받은 불사지체로 불사심공의 기반을 마련. 고강한 무공을 통한 미시세계에 대한 통찰, 인간의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견. 그것을 토대로 수많은 신체부위를 재생시킬 수 있는 불사심공을 완성, 그러나 심장 재생에 실패하고 사망.
불사문 이대 문주 곽수관.
고금제일신의(古今第一神醫), 당시 남녀 교합을 통한 생명 탄생에 깊이 있는 연구. 인간의 생명은 결국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 그것을 토대로 신체 재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드디어 적일산이 달성하지 못했던 심장 재생에 성공. 그러나 목 재생에는 실패. 결국 목이 잘린 채 사망.
불사문 삼대 문주 사궁후.
당대 천하제일거부(天下第一巨富), 신체의 재생에는 막대한 기가 소모된다는 것을 발견.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당시 강호에 존재하는 수많은 영약들을 구입. 영약의 기운을 이용해 신체 재생의 속도를 극도로 끌어올렸음. 신체 재생은 결국 엄청난 양의 기와 등가교환(等價交換)된다는 원리를 알아냄. 그러나 사궁후는 희대의 영약이라는 만년삼왕과 함께 목 재생에 시도하지만 실패.
불사문 사대 문주 신우기.
당대 천하제일내공의 소유자. 삼대 문주 사궁후의 등가교환의 원리에 착안하여 막대한 내공을 순식간에 모으는 것에 대해 연구. 결국 단천무극심법(斷天無極心法)을 창안, 당시 신우기는 신체 재생을 위해서는 결국 어느 정도의 내공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했음. 내기가 아닌 진원지기를 이용한 신체 재생에 대한 연구진행. 이러한 연구는 단천무극심법이라는 희대의 심법과 함께 영약의 도움 없이 빠른 재생을 가능하게 했음. 그러나 신우기 역시 마지막 전신내력을 건 목 재생에 실패.
불사문 오대 문주 패우국.
고금제일색마(古今第一色魔) 당시 패우국은 대에 걸쳐 숙원이던 목 재생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장과는 달리 목은 잘리는 순간 신경체제가 이미 마비되기 때문이라고 당시 설명. 결국 패우국은 무의미한 목 재생에 매달리기 보다는 남녀 간의 음양화합을 통해 영생불사를 추구. 당시 패우국은 음양무원심법(陰陽無原心法)을 창안 평생 젊음을 유지했다고 함. 그러나 결국 그러한 영생불사의 꿈도 세포의 노화를 견디지 못하고 세수 이백팔십오 살에 사망함. 비록 그렇게 죽었지만 당시 패우국으로 인해 불사문은 평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젊음에 대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함.
불사문 육대 문주 마동익.
사황성의 기운을 이어받은 천골지체. 고금제일사황(古今第一邪皇)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당시 마동익은 시점을 돌려 더 이상 세포의 재생이 아닌 영적인 부분으로 생각을 돌렸음. 목 재생에 실패하는 이유를 신경체제의 마비와 함께 오는 영적 기능 상실로 판단. 영체(靈體)에 대한 활발한 연구 시작. 그러나 마동익의 목 영체 재생은 결국 실패로 끝남. 마동익 사망.
불사문 칠대 문주 이현빈.
당대천하제일인. 정종무공을 극한으로 익혔음. 당시 이현빈은 마동익의 실패를 분석 그리고 그 해답은 상단전(上丹田)에 있음을 결론 내림. 그 이후로 이현빈은 상단전에 대한 연구를 시작. 무극양천심법(無極兩天心法)이라는 상단기공을 개발. 이 무극양천심법을 토대로 상단전을 강화시키고 아울러 영체를 강화시킴. 이것에 힘입어 처음으로 목 재생에 성공. 그러나 육체를 벗어났던 영체가 다시 육체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 줌의 내공도 없는 시체. 결국 그 시체에 영체를 담은 후에는 섭리에 따라 사망.
불사문 팔대 문주 지연화.
고금제일여고수.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이현빈의 실패 원인을 분석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 하단기공이 아닌 상단기공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그 결과 영체를 통해 기를 지배하는 무극양천영체심법(無極兩天靈體心法)을 개발. 드디어 목 재생에 완벽히 성공. 전신이 토막 나도 재생에 성공. 진정한 불사심공의 완성.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용암에 온몸을 던진 후 사망.
불사문 구대 문주 독구환.
고금제일기인(古今第一奇人)……중략……
태고로 영생불사를 꿈꾸지 않은 자가 누가 있겠느냐. 아무리 부와 명예를 가져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자연의 섭리. 천하를 가진 진시황이 얼마나 이 영생불사를 위해 노력했던가. 그러나 수많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영생불사를 이룬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영생불사(永生不死) 그것은 역천(逆天)의 꽃이었다.
1장. 삼성지체(三星之體) (1)
불사문의 십대 문주.
흔히 천기를 읽는다고 한다. 우주는 오묘해서 하나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그 조화라는 질서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수많은 인간들의 삶을 대변하고 저 멀리 있는 별 하나하나가 지상에 있는 인간의 흥망성세와 함께한다는 것이 바로 천기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무릇 현인이라는 자는 수시로 하늘을 우러렀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했다. 그리고 강호에는 그러한 천기 중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별이 세 개가 있었다.
자미성(紫微星).
사황성(邪皇星).
마황성(魔皇星).
이 세 별은 말 그대로 강호의 흥망성세를 나타내는 별이었다. 과거 마황성이 출연했을 때는 천마라는 이름 아래 천하가 마도인의 손아귀로 들어갔고, 사황성이 빛났을 때는 사도인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반대로 자미성이 빛났을 때는 수많은 영웅협객들이 나타나며 무림은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때를 보냈다. 그렇기에 강호의 선인들은 항상 이 세 별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자미성이 밝게 빛날 때면 마교와 사파는 시끄러워진다. 어떻게든 자미성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는 아이를 찾아서 죽여야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황성과 마황성이 빛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가 지금 무림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고금 이래 놀라운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도, 마도, 사도로 구분되던 세력의 균형 속에 평화롭던 강호는 순식간에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금 하늘에는 자미성, 사황성, 마황성 세 개의 별이 모두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별을 걸고 일어나는 싸움에 따라 향후 강호의 판도가 변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것이기에 지금 강호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복마전을 치루고 있었다.
“부인. 힘내시오.”
그리고 그 복마전의 중심지인 무장현에서는 마침 한 남성이 부인의 손을 잡으며 애탄 표정으로 격려하고 있었다. 중년이라는 나이에 사랑에 빠져 얻은 여인이었다. 비록 자신은 늙고 여인은 젊었지만 늘그막에 찾아온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커다란 행복이었다. 그러나 이런 두 부부의 행복을 하늘이 시샘해서인가 그가 사랑하는 부인의 몸은 태생부터 너무 허약했다.
그렇기에 막 산출을 시작하는 부인을 바라보는 그는 기쁨과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행여나 아이를 낳다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여, 여보.”
여인도 그런 남편의 걱정을 느꼈는지 신음성을 흘리며 대답했다.
“힘내시오. 부디.”
만주홍의 손은 부인인 애연화의 손을 꽉 쥐었다. 애연화 역시 그런 만주홍의 손을 꽉 쥐고는 고통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아아아악.”
“조, 좀만 더.”
옆에서 산출을 도와주는 산파가 그런 애연화를 격려했다. 조금씩 아이의 머리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느꼈는지 애연화 역시 그녀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아이를 향해 힘을 쏟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쿵. 쾅쾅쾅!
거대한 번개와 함께 하늘에서 커다란 천둥소리가 내리쳤다. 그리고 그 천둥 번개와 함께 찬란한 세 줄기의 광채가 애연화의 몸으로 떨어졌다.
“응애. 응애.”
순간 한 줄기의 핏줄과 함께 그녀의 몸으로부터 노력의 결실이 태어났다. 온몸은 알 수 없는 광채에 휩싸인 채 작은 울음을 토하는 아이였다.
좌중은 그 기현상에 대해 순간 놀라고 말았다. 특히 그중 만주홍의 놀라움은 더욱 커서 아예 눈을 부릅뜨고 말았다.
아이의 몸에는 흑색, 녹색, 금색의 세 줄기 광채가 온몸에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세 줄기의 광채를 만주홍은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삼성지체(三星之體)라니.’
마황성을 상징하는 흑광.
사황성을 상징하는 녹광.
자미성을 상징하는 금광.
이 세 가지의 기운이 지금 자신이 낳은 아이의 몸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절무신검(絶武神劍)이라는 별호로 무림에 이름을 날리던 만주홍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자신의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 어떤 일인지 모를 리 없었다. 만주홍은 순간 마음이 다급해졌다.
재물은 화를 부르는 법, 뛰어난 자식을 잉태했다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는 분명 기쁜 일이지만 그것이 과하면 어찌 되는지 만주홍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내아이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파는 얼른 아이를 받아들고는 부부를 향해 말했다. 그 말에 애연화가 이내 환한 얼굴을 지으며 아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이야.”
애연화는 힘들었는지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래서인가 산파는 아이를 그녀의 품으로 가져갔다.
“응애. 응애.”
아이는 태어난 것이 기쁜지 울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니 울음이라고 하기보다는 약간 흐느낀다고 할까.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애연화는 순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미 기력을 많이 상실했는지 너무나 힘겨운 미소였다.
“우리 유정. 만유정.”
딸이 태어나면 만소화, 아들이 태어나면 만유정으로 짓기로 이미 합의를 보았다. 애연화는 자신의 아이 이름을 살며시 불렀다.
“상공. 우리 아기를 잘 부탁…… 해.”
그리고 곧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눈이 감기고 말았다.
“여…… 여보.”
만주홍은 순간 놀라 그녀의 코에 손을 가져 댔다.
“이럴 수가.”
그녀의 코에서는 어떠한 호흡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주홍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그녀의 심장은 이미 박동을 멈춘 상태였다. 설마 하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허약한 몸은 삼성지체를 타고난 아이를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기력이 약했던 것이다. 만주홍은 순간 말을 잃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았던 것이다.
“응애. 응애.”
이제 막 태어난 어린아이도 자신을 낳아 준 어미의 죽음을 느꼈는지 슬픈 울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쾅.
커다란 굉음과 문이 박살났다. 그리고 그 문 사이로 세 명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주홍의 집에 떨어진 세 줄기의 광채를 보고 찾아온 것이다.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
만주홍은 그 세 명의 노인을 보는 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만 깨달았을 뿐, 만주홍은 아내를 잃은 충격에 어떠한 정신도 차릴 수 없었다.
물론 애초에 세 노인은 만주홍이 그런 상태인지 알지도 못했거니와 관심도 없었다. 속전속결이었다.
세 노인도 지금 무장현 주위에 수많은 고수들이 언제 닥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먹음과 동시에 세 노인의 손에서는 흑빛 기류가 일어나며 만주홍을 향해 날아갔다.
비록 강호를 떠났지만 그렇다고 그 감각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만주홍은 순간 날아오는 흑빛 기류에 정신을 차리고는 이리저리 손을 휘저으며 방어했다.
콰가가가강!
만주홍의 손에서 나오는 수많은 장력과 함께 흑빛 기류가 충돌하며 세 노인과 만주홍 사이에는 커다란 기파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기파와 함께 잠시 만주홍과 세 노인의 탐색전이 시작됐다.
“고루마공.”
만주홍은 자신의 양팔에 저려 오는 통증에 인상을 찡그리며 세 노인을 바라보았다. 흑빛 기류와 함께 날아오는 음산한 기운, 그것은 분명 강호의 금지마공인 고루마공이었기 때문이다.
사대 금지마공에 비하면 그 악명이야 세 발의 피라지만 대개 금지마공이 그렇듯 고루마공 역시 연성법이 괴이하고 악랄하기에 이미 강호에서 금지된 마공이었다.
고루마공의 입문은 죽은 지 채 사 일이 되지 않은 숫처녀의 간을 백 일간 매일 한 개씩 먹음으로 시작되는데, 그 악랄함 때문에 고루마공을 익힌 흔적이 발견되면 즉시 정파에서 추적에 나선 후, 고루마공을 익힌 자를 공적으로 임명 척살에 나섰다.
과거 이십 년 전에도 고루마공을 익힌 세 명의 형제를 정파에서 추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오히려 세 노인에 의해 추적대가 몰살당하면서 강호에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
서장
불사문(不死門) 초대 문주 적일산.
마황성의 기운을 타고난 천골지체(天骨之體)이자 불사지체(不死之體). 당시 천마라 불린 천하제일인. 현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영생불사의 길을 위한 첫 시작점. 마황성의 축복받은 불사지체로 불사심공의 기반을 마련. 고강한 무공을 통한 미시세계에 대한 통찰, 인간의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발견. 그것을 토대로 수많은 신체부위를 재생시킬 수 있는 불사심공을 완성, 그러나 심장 재생에 실패하고 사망.
불사문 이대 문주 곽수관.
고금제일신의(古今第一神醫), 당시 남녀 교합을 통한 생명 탄생에 깊이 있는 연구. 인간의 생명은 결국 단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 그것을 토대로 신체 재생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 드디어 적일산이 달성하지 못했던 심장 재생에 성공. 그러나 목 재생에는 실패. 결국 목이 잘린 채 사망.
불사문 삼대 문주 사궁후.
당대 천하제일거부(天下第一巨富), 신체의 재생에는 막대한 기가 소모된다는 것을 발견. 자신의 전재산을 털어 당시 강호에 존재하는 수많은 영약들을 구입. 영약의 기운을 이용해 신체 재생의 속도를 극도로 끌어올렸음. 신체 재생은 결국 엄청난 양의 기와 등가교환(等價交換)된다는 원리를 알아냄. 그러나 사궁후는 희대의 영약이라는 만년삼왕과 함께 목 재생에 시도하지만 실패.
불사문 사대 문주 신우기.
당대 천하제일내공의 소유자. 삼대 문주 사궁후의 등가교환의 원리에 착안하여 막대한 내공을 순식간에 모으는 것에 대해 연구. 결국 단천무극심법(斷天無極心法)을 창안, 당시 신우기는 신체 재생을 위해서는 결국 어느 정도의 내공은 감내해야 된다고 생각했음. 내기가 아닌 진원지기를 이용한 신체 재생에 대한 연구진행. 이러한 연구는 단천무극심법이라는 희대의 심법과 함께 영약의 도움 없이 빠른 재생을 가능하게 했음. 그러나 신우기 역시 마지막 전신내력을 건 목 재생에 실패.
불사문 오대 문주 패우국.
고금제일색마(古今第一色魔) 당시 패우국은 대에 걸쳐 숙원이던 목 재생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심장과는 달리 목은 잘리는 순간 신경체제가 이미 마비되기 때문이라고 당시 설명. 결국 패우국은 무의미한 목 재생에 매달리기 보다는 남녀 간의 음양화합을 통해 영생불사를 추구. 당시 패우국은 음양무원심법(陰陽無原心法)을 창안 평생 젊음을 유지했다고 함. 그러나 결국 그러한 영생불사의 꿈도 세포의 노화를 견디지 못하고 세수 이백팔십오 살에 사망함. 비록 그렇게 죽었지만 당시 패우국으로 인해 불사문은 평생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젊음에 대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함.
불사문 육대 문주 마동익.
사황성의 기운을 이어받은 천골지체. 고금제일사황(古今第一邪皇)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당시 마동익은 시점을 돌려 더 이상 세포의 재생이 아닌 영적인 부분으로 생각을 돌렸음. 목 재생에 실패하는 이유를 신경체제의 마비와 함께 오는 영적 기능 상실로 판단. 영체(靈體)에 대한 활발한 연구 시작. 그러나 마동익의 목 영체 재생은 결국 실패로 끝남. 마동익 사망.
불사문 칠대 문주 이현빈.
당대천하제일인. 정종무공을 극한으로 익혔음. 당시 이현빈은 마동익의 실패를 분석 그리고 그 해답은 상단전(上丹田)에 있음을 결론 내림. 그 이후로 이현빈은 상단전에 대한 연구를 시작. 무극양천심법(無極兩天心法)이라는 상단기공을 개발. 이 무극양천심법을 토대로 상단전을 강화시키고 아울러 영체를 강화시킴. 이것에 힘입어 처음으로 목 재생에 성공. 그러나 육체를 벗어났던 영체가 다시 육체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한 줌의 내공도 없는 시체. 결국 그 시체에 영체를 담은 후에는 섭리에 따라 사망.
불사문 팔대 문주 지연화.
고금제일여고수. 고금사대고수 중 일인. 이현빈의 실패 원인을 분석 그리고 그에 대한 해답으로 하단기공이 아닌 상단기공에 대해 활발한 연구를 진행. 그 결과 영체를 통해 기를 지배하는 무극양천영체심법(無極兩天靈體心法)을 개발. 드디어 목 재생에 완벽히 성공. 전신이 토막 나도 재생에 성공. 진정한 불사심공의 완성. 그러나 아쉽게도 마지막 용암에 온몸을 던진 후 사망.
불사문 구대 문주 독구환.
고금제일기인(古今第一奇人)……중략……
태고로 영생불사를 꿈꾸지 않은 자가 누가 있겠느냐. 아무리 부와 명예를 가져도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죽음이라는 자연의 섭리. 천하를 가진 진시황이 얼마나 이 영생불사를 위해 노력했던가. 그러나 수많은 노력에도 아직까지 어느 누구도 영생불사를 이룬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영생불사(永生不死) 그것은 역천(逆天)의 꽃이었다.
1장. 삼성지체(三星之體) (1)
불사문의 십대 문주.
흔히 천기를 읽는다고 한다. 우주는 오묘해서 하나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지고 그 조화라는 질서는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고 한다. 그렇기에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들은 수많은 인간들의 삶을 대변하고 저 멀리 있는 별 하나하나가 지상에 있는 인간의 흥망성세와 함께한다는 것이 바로 천기라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무릇 현인이라는 자는 수시로 하늘을 우러렀고 그것을 통해 미래를 예측했다. 그리고 강호에는 그러한 천기 중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별이 세 개가 있었다.
자미성(紫微星).
사황성(邪皇星).
마황성(魔皇星).
이 세 별은 말 그대로 강호의 흥망성세를 나타내는 별이었다. 과거 마황성이 출연했을 때는 천마라는 이름 아래 천하가 마도인의 손아귀로 들어갔고, 사황성이 빛났을 때는 사도인의 손아귀로 들어갔다.
반대로 자미성이 빛났을 때는 수많은 영웅협객들이 나타나며 무림은 어느 때보다 평화로운 때를 보냈다. 그렇기에 강호의 선인들은 항상 이 세 별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자미성이 밝게 빛날 때면 마교와 사파는 시끄러워진다. 어떻게든 자미성의 기운을 받고 태어나는 아이를 찾아서 죽여야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사황성과 마황성이 빛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가 지금 무림은 그 어느 때보다 시끄러웠다. 고금 이래 놀라운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도, 마도, 사도로 구분되던 세력의 균형 속에 평화롭던 강호는 순식간에 요동치기 시작했다.
지금 하늘에는 자미성, 사황성, 마황성 세 개의 별이 모두 빛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별을 걸고 일어나는 싸움에 따라 향후 강호의 판도가 변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것이기에 지금 강호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복마전을 치루고 있었다.
“부인. 힘내시오.”
그리고 그 복마전의 중심지인 무장현에서는 마침 한 남성이 부인의 손을 잡으며 애탄 표정으로 격려하고 있었다. 중년이라는 나이에 사랑에 빠져 얻은 여인이었다. 비록 자신은 늙고 여인은 젊었지만 늘그막에 찾아온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커다란 행복이었다. 그러나 이런 두 부부의 행복을 하늘이 시샘해서인가 그가 사랑하는 부인의 몸은 태생부터 너무 허약했다.
그렇기에 막 산출을 시작하는 부인을 바라보는 그는 기쁨과 걱정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행여나 아이를 낳다가 잘못되기라도 할까 봐 걱정되었던 것이다.
“여, 여보.”
여인도 그런 남편의 걱정을 느꼈는지 신음성을 흘리며 대답했다.
“힘내시오. 부디.”
만주홍의 손은 부인인 애연화의 손을 꽉 쥐었다. 애연화 역시 그런 만주홍의 손을 꽉 쥐고는 고통에 가득 찬 표정을 지었다.
“아아아악.”
“조, 좀만 더.”
옆에서 산출을 도와주는 산파가 그런 애연화를 격려했다. 조금씩 아이의 머리가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느꼈는지 애연화 역시 그녀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 아이를 향해 힘을 쏟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쿵. 쾅쾅쾅!
거대한 번개와 함께 하늘에서 커다란 천둥소리가 내리쳤다. 그리고 그 천둥 번개와 함께 찬란한 세 줄기의 광채가 애연화의 몸으로 떨어졌다.
“응애. 응애.”
순간 한 줄기의 핏줄과 함께 그녀의 몸으로부터 노력의 결실이 태어났다. 온몸은 알 수 없는 광채에 휩싸인 채 작은 울음을 토하는 아이였다.
좌중은 그 기현상에 대해 순간 놀라고 말았다. 특히 그중 만주홍의 놀라움은 더욱 커서 아예 눈을 부릅뜨고 말았다.
아이의 몸에는 흑색, 녹색, 금색의 세 줄기 광채가 온몸에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세 줄기의 광채를 만주홍은 잘 알고 있었다.
‘설마 삼성지체(三星之體)라니.’
마황성을 상징하는 흑광.
사황성을 상징하는 녹광.
자미성을 상징하는 금광.
이 세 가지의 기운이 지금 자신이 낳은 아이의 몸에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한때 절무신검(絶武神劍)이라는 별호로 무림에 이름을 날리던 만주홍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 자신의 아이에게 일어난 일이 어떤 일인지 모를 리 없었다. 만주홍은 순간 마음이 다급해졌다.
재물은 화를 부르는 법, 뛰어난 자식을 잉태했다는 것은 부모 입장에서는 분명 기쁜 일이지만 그것이 과하면 어찌 되는지 만주홍은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사내아이네.”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산파는 얼른 아이를 받아들고는 부부를 향해 말했다. 그 말에 애연화가 이내 환한 얼굴을 지으며 아이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이야.”
애연화는 힘들었는지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그래서인가 산파는 아이를 그녀의 품으로 가져갔다.
“응애. 응애.”
아이는 태어난 것이 기쁜지 울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니 울음이라고 하기보다는 약간 흐느낀다고 할까.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애연화는 순간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이미 기력을 많이 상실했는지 너무나 힘겨운 미소였다.
“우리 유정. 만유정.”
딸이 태어나면 만소화, 아들이 태어나면 만유정으로 짓기로 이미 합의를 보았다. 애연화는 자신의 아이 이름을 살며시 불렀다.
“상공. 우리 아기를 잘 부탁…… 해.”
그리고 곧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눈이 감기고 말았다.
“여…… 여보.”
만주홍은 순간 놀라 그녀의 코에 손을 가져 댔다.
“이럴 수가.”
그녀의 코에서는 어떠한 호흡도 일어나지 않았다. 만주홍은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으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그녀의 심장은 이미 박동을 멈춘 상태였다. 설마 하던 걱정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녀의 허약한 몸은 삼성지체를 타고난 아이를 받아들이기에 너무나 기력이 약했던 것이다. 만주홍은 순간 말을 잃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았던 것이다.
“응애. 응애.”
이제 막 태어난 어린아이도 자신을 낳아 준 어미의 죽음을 느꼈는지 슬픈 울음을 토해 내고 있었다. 그 순간이었다.
쾅.
커다란 굉음과 문이 박살났다. 그리고 그 문 사이로 세 명의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주홍의 집에 떨어진 세 줄기의 광채를 보고 찾아온 것이다.
선자불래 내자불선(善者不來 來者不善).
만주홍은 그 세 명의 노인을 보는 순간 자신이 처한 상황을 금세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상황만 깨달았을 뿐, 만주홍은 아내를 잃은 충격에 어떠한 정신도 차릴 수 없었다.
물론 애초에 세 노인은 만주홍이 그런 상태인지 알지도 못했거니와 관심도 없었다. 속전속결이었다.
세 노인도 지금 무장현 주위에 수많은 고수들이 언제 닥칠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음먹음과 동시에 세 노인의 손에서는 흑빛 기류가 일어나며 만주홍을 향해 날아갔다.
비록 강호를 떠났지만 그렇다고 그 감각이 어디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만주홍은 순간 날아오는 흑빛 기류에 정신을 차리고는 이리저리 손을 휘저으며 방어했다.
콰가가가강!
만주홍의 손에서 나오는 수많은 장력과 함께 흑빛 기류가 충돌하며 세 노인과 만주홍 사이에는 커다란 기파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그 기파와 함께 잠시 만주홍과 세 노인의 탐색전이 시작됐다.
“고루마공.”
만주홍은 자신의 양팔에 저려 오는 통증에 인상을 찡그리며 세 노인을 바라보았다. 흑빛 기류와 함께 날아오는 음산한 기운, 그것은 분명 강호의 금지마공인 고루마공이었기 때문이다.
사대 금지마공에 비하면 그 악명이야 세 발의 피라지만 대개 금지마공이 그렇듯 고루마공 역시 연성법이 괴이하고 악랄하기에 이미 강호에서 금지된 마공이었다.
고루마공의 입문은 죽은 지 채 사 일이 되지 않은 숫처녀의 간을 백 일간 매일 한 개씩 먹음으로 시작되는데, 그 악랄함 때문에 고루마공을 익힌 흔적이 발견되면 즉시 정파에서 추적에 나선 후, 고루마공을 익힌 자를 공적으로 임명 척살에 나섰다.
과거 이십 년 전에도 고루마공을 익힌 세 명의 형제를 정파에서 추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오히려 세 노인에 의해 추적대가 몰살당하면서 강호에 파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