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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법사 1권(25화)
제8장 주은 건 주은 사람이 임자 (1)(2)


두근!
“……!”
이번에도 역시 번개를 맞은 듯한 섬뜩한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틸러는 자신의 손보다 진을 구성하고 있는 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 개똥?”
뒤에서 은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틸러는 대답 대신 다시 왼손을 벽에 가져다 대었다.
두근! 두근!
찌릿한 느낌이 몸에 퍼져 나감에도 틸러는 벽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주위 돌들이 찌릿한 느낌에 맞추어 흔들리지 않는가!
“어째서?”
틸러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왼손 약지에 끼워진 붉은색의 반지가 물결치듯 빛나고 있었다. 혹시 이 반지 때문인가!
두근! 두근!
틸러는 설마 하는 마음에 다시 벽으로 손을 가져다 대었다. 역시나 벽에 손을 가져다 대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반지는 더욱 붉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게다가 이제는 돌벽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흔들거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한 거야, 개똥?”
은유는 진법이 파훼되려 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 도대체 어떻게? 그저 벽에 손을 얹어 놓는 것만으로도 진법이 파훼된다는 건 무엇인가 이상하지 않는가.
‘이 반지……?’
틸러는 고통을 즐기려 노력하며 벽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약간의 고통이 지나자, 이제는 몸 안으로 무엇인가가 빨려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자연의 기운? 내기? 어째서?’
틸러는 이내 그 기운들이 자연의 기운, 즉 내공이라 불리는 것임을 깨달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붉은 반지는 진법의 운용에 들어가는 마력을 급속도로 빨아들이고 있었다.
콰르릉! 콰릉!
그리고 이내 돌들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무너져 내린 돌들은 먼지처럼 증발해 사라졌다.
“어?”
틸러는 자신들이 고작 스무 걸음 안팎인 작은 공간에 갇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멀리 떨어진 줄로만 알았던 휘령과 연랑도 고작 다섯 걸음 옆에 서 있었다.
“어, 어떻게……?”
휘령은 연랑을 업은 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틸러는 그런 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진은 파훼되었네, 가세나.”
나오지 못할 줄로만 알았던 천존이 진을 파훼하고, 그것도 내공으로 파훼하고 나오자 구천도장은 기절할 지경이었다. 사술이나 속임수로 화산을 멸문시킨 것이 아니란 말인가!
“당신이 공동파 장문인이오?”
틸러는 구천도장을 똑바로 노려보았다. 그의 시선은 마치 영혼 속까지 속속들이 꿰뚫어 보는 것 같아 구천도장은 뒤로 움찔 물러섰다. 그리고 이내 더는 안 되겠는지 다급하게 소리쳤다.
“삼절검진을 펼치게!”
척! 척!
틸러 일행의 앞에 열을 지켜 서 있던 도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 개의 원을 그리며 틸러 일행의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한 도사들. 휘령과 은유, 연랑은 긴장한 듯 자세를 다잡았다.
삼절검진은 다수가 소수를 공략할 때에 절대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검진이었다. 세 겹으로 둘러싼 도사들 중 첫 줄은 목표물들의 시야를 혼란시키며 파상적인 공격을, 둘째 줄의 도사들은 첫째 줄의 도사들과 반대 방향으로 돌다가 갑자기 난입해 공격을, 셋째 줄의 도사들은 둘째와 첫째 줄의 도사들이 다치거나 죽을 시 그 빈자리를 메우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게다가 첫째 줄과 둘째 줄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돈다는 것은 시각적으로 대단히 혼란을 주는 것이었다.
‘어쩌지? 황금잔을 사용할까?’
하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위험했다. 앞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방에 있는 것이기에 잘못하다간 자신이 찔릴 수도, 혹은 은유, 연랑, 휘령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제일격!”
어디선가 소리가 들려오자 사방에서 검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휘령과 은유가 재빨리 검을 뽑아 들고 나섰다. 은유가 등을 박차고 뛰어오르는 바람에 넘어질 뻔한 틸러는 재빨리 휘령과 은유의 사이로 달려갔다.
채채채챙! 채앵!
호선을 그리며 날아드는 수십 개의 검들. 하지만 휘령은 당황치 않고 도를 횡으로 그으며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 사이로 은유가 달려들며 검들을 쳐냈다. 미처 쳐내지 못한 검들은 이내 파마적룡도의 불길에 삼켜졌다.
“조심하시오. 어디서 공격이 올지 예측 불가능이니까.”
“걱정 말게.”
휘령은 긴장한 표정으로 틸러의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은유는 검을 역방향으로 고쳐 쥐고 그런 휘령의 뒤를 쫓는다. 거리를 벌리고, 빠른 속도로 일부 검들을 막아 내고, 막지 못한 것들은 다시 휘령이 쳐낸다. 어찌 보면 효과적인 방어법이었다. 하나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제이격!”
채채챙! 채애앵!
이번에도 수십 개의 호선이 사방에서 그려진다. 휘령은 불길을 일으켜 검들의 속도를 떨어뜨렸고, 이내 은유의 사일검이 검들을 빠른 속도로 막아 갔다. 무한대의 궤도를 그리며 팔을 움직이는 은유의 모습이 상당히 믿음직스럽다. 하지만 그뿐이다. 막기만 할 뿐 반격을 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이대로라면…….
‘죽는다.’
둘의 머릿속에 공통적으로 떠오른 생각이리라. 하지만 그들은 틸러를 간과하고 있었다. 틸러는 침착하게 계획을 짜고 있었다. 어떻게든 저들의 무기를 빼앗고 시선을 잠시라도 끈다면 굉장한 도움이 되리라. 게다가 자신의 무위도 보일 수 있고 말이다.
“휘령, 내가 소리를 치면 은유 소저와 함께 엎드리게. 그녀에게도 전하게.”
“알았소.”
휘령은 틸러의 속삭임에 대답하고 재빨리 은유의 귀에 무어라 속삭였다. 은유도 납득하지는 못하는 눈치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틸러가 하자는 대로 해서 지금까지 손해 본 적은 없지 않은가.
틸러는 은유가 자신에게 눈짓을 하는 것을 보자마자 몸에 흐르는 황금잔의 마력을 극도로 뒤흔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마력을 이리저리로 뒤흔들면서 급속도로 휘몰아치게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제야 황금잔에서 흘러나오는 마력이 틸러의 의지대로 흐르기 시작했다. 곧 온몸이 뜨겁고 심장이 터질 듯 쿵쾅대기 시작했다. 이내 몸속을 흐르는 황금잔의 마력이 엄청난 속도로 틸러의 몸을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 느껴졌다. 몸 위로 흐르는 공기의 감촉이. 천천히 눈을 뜨자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얼어 버린 듯 굳어 있었다. 몸을 날리며 검을 휘두르는 도사들도, 도를 휘두르려 하는 휘령도, 몸을 숙이고 있는 은유도, 휘령의 등에 업혀 있는 연랑도. 느린 정도가 아니라 거의 멈춰 있는 수준이다.
“……”
틸러는 금세 숨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고는 재빨리 몸을 날렸다. 이 상태에서는 몸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 게다가 공기의 흐름도 느려지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으면 호흡하기도 곤란하다. 틸러는 무인들의 사이를 지나 진의 밖으로 빠져나온 후 마력을 다시 잠재웠다. 순식간에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엎드리게!”
틸러는 소리치며 재빨리 팔을 들어 올렸다. 그의 황금잔에 푸른빛 마력이 모여들었다.
채채채챙!!
“크어억!”
“크악!”
수십 개의 검이 틸러에게 쏟아졌다. 틸러의 반대편에 있는 자들은 부상이 없었지만, 틸러에게 등을 보이고 있는 자들은 처참했다. 검이 옆구리나 팔을 스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복부를 정확히 꿰뚫어 버렸거나 팔을 깊이 베인 이들도 있다. 이들은 모두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털썩 쓰러졌다. 분명 방금 전까지 옆에 있었는데, 어느새 저기까지 가 있는 것인가. 놀란 것은 틸러와 은유도 마찬가지였다. 방금 전의 신위는 마치…….
“이형환위……!”
경공술의 극상승의 경지. 눈으로 보았지만 믿을 수 없을 정도이다. 도대체 천존의 무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놀라기는 구천도장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검진 안에 있었건만, 눈 한 번 깜짝할 사이에 검진 밖으로 나가 있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문도들의 검을 단번에 자신에게로 가져오지 않았는가.
‘주, 죽을지도 몰라.’
구천도장의 머릿속에 스친 불길한 느낌. 그리고 그 불길한 느낌은 대개 맞아 들었었다.
“공동파 장문인, 그대들의 문도들이 피를 흘리며 죽어 가고 있소. 이래도 두고 볼 것이오?”
틸러는 구천도장을 올려다보았다. 이럴 때 부하를 구하는 우두머리는 흔치 않다. 대개는 자신의 목숨을 먼저 챙기는 것이다. 그리고 싸움이 끝났을 때 그런 우두머리 곁에 남아 있는 부하의 숫자는 매우 적어진다. 구천도장도 그런 우두머리들의 부류에 들어가는 인물이었다.
“이익! 속가제자들은 어찌 이겨 냈다 하나 도사들은 이겨 내지 못할 것이다! 가시오, 용화도장!”
“하지만…….”
용화도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구천도장을 올려다보았다. 진정 제자들을 버린단 말인가! 그러나 구천도장의 눈은 이미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용화도장은 할 수 없다는 듯 단 아래로 몸을 날렸다. 이내 단 위에 서 있던 다른 도사들도 그의 뒤를 따랐다. 어느새 다가온 휘령은 다시 자세를 다잡고 있었다. 은유도 검을 고쳐 쥐고는 긴장한 듯 도사들을 둘러보고 있다.
“탕마검진(蕩魔劍陣) 제일격!”
용화도장은 재빨리 소리치며 도사들의 무리에 합류했다. 이내 도사들은 세 명씩 짝을 지어 작은 원을 그리며 틸러들의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그들이 몸을 원형으로 움직일 때마다 그들의 손에 든 검이 번뜩이는 빛을 발한다. 마치 웅대한 춤을 추는 듯하다. 하나 그 속에 감추어진 살기는 휘령과 은유를 긴장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한편 틸러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힘이 빠져 움직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황금잔의 마력을 폭주시키듯 빠르게 순환시키는 것은 단시간에 그의 체력을 엄청나게 앗아갔다. 만약 여기서 자신의 마력을 더 사용하면 정말 기절해 버릴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 이제는 정말 휘령과 은유에게 모든 것을 걸 수밖에 없었다.
휘령은 긴장된 표정으로 도를 들어 올렸다. 가뜩이나 수적으로 불리한데 등에 연랑까지 업고 있으려니 움직임이 상당히 불편했다.
채앵! 채앵!
빙글빙글 돌던 도사들이 거의 동시에 검을 찔러 들어왔다. 앞으로 날아들 듯 달려들며 찌르는 검에 시퍼런 예기가 솟구친다. 휘령은 도를 든 몸을 휘익 돌려 검을 흘려 냈다. 하지만 도사들은 검이 도에 밀려나도 물 흐르듯 부드럽게 흘러가 반대편에 있는 도사들의 무리에 마치 원래부터 있던 것처럼 합류했다. 그리고 다시 주위를 돌기 시작했다. 이 검진의 무서운 점이라면 빙글빙글 도는 것으로도 모자라 또 하나씩의 작은 원을 그리며 돌기에 빈틈이 없다는 것이었다. 전후좌우 모두 공격과 수비가 가능하다. 게다가 반복된 훈련으로 한 명이 달려드는 동안에도 그 회전은 멈추지 않았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수련하면 엄청난 속도의 연속된 공격이 가능했다. 원은 두 명만 있어도 유지되기에 공격하고 회수하는 사이의 시간 간격이 엄청나게 짧았던 것이다.
이내 검진은 엄청난 속도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우아한 자세로 날아드는 도사들의 검 끝에는 서슬 퍼런 예기가 흐르고 있었기에 휘령은 한 폭의 춤 같은 그 검진을 감상할 새도 없었다. 팔에 진기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막아 내는 것만으로도 역부족이다. 심장으로, 머리로, 복부로, 팔로 연속적으로 날아드는 검은 쳐내고 튕겨 내도 끝없이 날아들었다.
“헉… 헉……!”
휘령의 호흡은 상당히 거칠어져 있었다. 그의 옆에서 그를 보조하는 은유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한 번 연속되는 공격들을 막아 잠시간의 시간은 벌었지만, 또다시 공격이 쏟아지듯 들어오면 이번에도 막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틸러도 막막하긴 마찬가지였다. 정신은 또렷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게다가 아까 진을 파훼한 이후, 왼손에 낀 반지가 후끈후끈 달아올라 뜨거울 지경이었다. 그 뜨거움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마치 고인 기운이 폭풍우를 이루고 있는 듯했다.
“제이격!”
채앵! 쒜에엑! 채애앵!
다시 공격이 시작되었다. 사뿐히 발걸음을 옮기던 도사들이 다시 날아들자 마치 차륜이 도는 듯 연속적인 공격이 시작되었다. 사방팔방에서 검이 날아들었다. 게다가 검을 쳐내도 곧장 또 다른 검이 몸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휘령은 천존의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음을 깨닫고는 필사적으로 도를 고쳐 쥐었다. 파마적룡도의 용 문양이 그런 그의 투기에 반응하기라도 하듯 붉게 빛났다.
채애앵! 콰르륵!
일격을 막아 낸 파마적룡도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도사들은 얼굴로 끼얹어지는 화기에 움찔하면서도 날아드는 검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검 끝은 상당히 흐트러져 있었다.
“하아앗!”
은유가 재빨리 날아들어 검을 위로 쳐냈다. 그리고 탄력을 이용해 재빨리 몸을 돌려 도사에게로 검을 찔러 들어갔다. 도사는 기겁을 하며 옆의 차륜으로 몸을 날렸다. 은유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도사들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한 듯했다. 달려들던 다른 도사들까지 몸의 방향을 틀지 않는가. 도사들은 지금 커다란 진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일정 시간 동안 끊임없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진기 덩어리. 일단 공격이 발동된 이상, 이 한 번의 차륜이 완전히 돌아가기 전까지 멈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은유는 회심의 일격이 허무하게 실패로 돌아가자 망연자실한 듯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다. 하여튼 저 멍청한 개똥 녀석은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이 되질 않는다니까!
다시 숨 쉴 틈 없는 공격이 계속되었다. 도리어 도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손발이 더 착착 맞아 가고, 공격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단순히 유(柔)하고 부드럽게 흘러가던 것이 시간이 지나서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점차 강(剛)의 기운으로 변해 가고 있던 것이다. 아까는 막는 데 까다로웠다면 지금은 도리어 힘겹다.
채앵! 채챙!
휘령이 도를 휘둘러 검을 쳐내고 다시 도를 회수하는 동안, 은유가 앞을 지나며 다른 한 도사의 검을 쳐냈다. 이런 식으로 이들은 버텨 내고 있었다. 가만히 서서 세 방향을 막는 휘령도 지쳐 가고 있지만 네 방향을 뛰어다니며 종횡무진 검을 막아 내는 은유의 온몸은 땀으로 흥건할 정도였다. 게다가 내기도 서서히 떨어져 가고 있었다. 또렷하던 시야도 조금 흐려진 듯했다. 휘령과 은유는 지금 죽음이란 것이 다가오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있었다. 둘 다 이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있었다. 휘령은 검존을 암살할 때, 은유는 아주 어렸을 적 점창이 멸문될 때, 그때의 기분과 흡사하다. 죽음이란 것은 어디에서 어느 때에 다가와도 똑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었다.
한편, 그런 그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틸러는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왼손이 타는 듯 뜨겁다. 마치 왼손만 불덩어리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크윽! 젠장, 장난 아니잖아!’
반지에서 퍼져 나가 이미 왼손 전체에 퍼져 버린 그 기운은 터져 버릴 듯 끓어오르고 있었다. 천천히 뜨거워지던 손은 이윽고 점점 가속을 붙였고, 지금은 거의 견디기 힘들 정도가 되어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다. 틸러는 폭발하려는 왼손을 들어 올렸다.
간신히 팔을 들어 올리자 힘이 풀려 더 이상 화기의 폭주를 막을 수 없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2권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