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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무 제국의 황궁은 담이 낮은 것으로 유명했는데, 웬만한 귀족들의 저택 외벽보다도 낮았고, 소수의 병사들만이 지키고 있었다. 이것은 제국민들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무 제국 황실의 의지의 상징이며, 성벽과 같은 물리적인 장치가 아니어도 어떤 침입에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힘의 과시였다.
황궁의 건물들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것은 정중앙에 자리한 대궁전으로, 국정에 관계된 모든 업무가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대궁전 주변으로 황제궁과 황후궁을 비롯한 다른 궁전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황궁의 모든 건물들은 갈데아 산에서 캐낸 진귀한 흰 돌들을 쌓아 만들었는데, 낮에는 햇살 아래 눈이 부시게 빛을 뿜었고, 밤에는 스스로 은은한 빛을 발했다. 달들이 뜨지 않은 깜깜한 밤에도 멀리서 빛나는 황궁의 둥근 지붕들을 볼 수 있었다.
황궁의 외벽에는 동서남북으로 네 개의 문이 있었고, 그 앞에서 시작된 넓은 대로는 사방으로 곧게 뻗어 나가, 수도 지안의 경계를 넘어 제국의 구석구석으로 통하는 여러 도로들과 연결되었다. 대로 주변에는 주로 상점들과 공공건물들이 늘어서 있었고, 그 뒤로 크고 작은 주택들이 빽빽이 자리하고 있었다.
무덥던 여름의 열기도 한풀 꺾이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어느 날이었다. 지안을 비롯한 제국 곳곳에서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하나둘 도로와 주변 건물들로 향했다. 사람들이 늘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웅성거리는 소리들이 조금씩 커져 갔다.
하늘 한가운데 걸렸던 태양이 조금씩 기울기 시작할 무렵, 동쪽으로 뻗은 도로가 조금씩 진동하더니 병사들의 진군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잘 닦여진 길 위로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아침부터 모여든 사람들 사이로 들뜬 흥분의 기색이 한여름 열기처럼 뜨겁게 번져 갔다.
저벅저벅. 따각따각.
사람의 발자국과 말발굽이 만들어 내는 진동이 조금씩 강해지고, 넓은 대로 저 끝에서 엄청난 수의 병사들과 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무 제국 만세!”
누군가 내지른 고함 소리를 시작으로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무 제국이 승리했다! 제국 만세!”
“황제 폐하 만세!”
“와! 와!”
니센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수도 지안으로 개선하는 무 제국군의 위세는 당당했다.
니센국의 국왕은 몇 해 전부터 대륙의 평화를 바라는 무 제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주변의 작은 나라들을 무력으로 침략해 영토를 넓혀 갔다.
무 제국은 전쟁을 원치 않았다. 하지만 올해 초, 니센국의 무력 확장과 주변국들의 구원 요청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게 된 무 제국은 무력 대응을 의논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불안해진 니센국 국왕이 선수를 쳤다. 그는 대군을 일으켜 무 제국 동쪽 국경에 위치한 군사 요충지를 공격해 왔다. 전쟁은 그리 길지 않았다. 대륙 최대의 영토와 인구를 자랑하는 무 제국은 오랜 평화에도 불구하고 어떤 무력 도발에도 맞서 승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었다.
단 한 달 만에 니센국의 대군를 모두 물리치고 전쟁에서 승리한 무 제국군이 지금 수도 지안으로 개선하고 있었다.
대로변에 늘어서거나 창으로 몸을 내민 사람들은 검은색과 황금색의 천들을 흔들어 대며 엄청난 함성으로 개선 행렬을 맞았다. 승리하고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는 병사들 또한 기쁨의 함성으로 국민들의 열렬한 환영에 답했다.
거대한 군대의 가장 앞에 선 일행은 무 제국 황실의 상징인 거대한 깃발을 호위하고 있었다. 황금색 불꽃이 수놓아진 검은색 천이 바람에 펄럭였다. 그 깃발 뒤로 제국의 황제인 지무칸이 검은 복장을 하고 칠흑같이 검은 말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땅과 대기를 뒤흔드는 함성 소리와 사방에서 휘날리는 검은색과 황금색의 물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앞만 보며 환호하는 국민들 사이를 지나갔다.
신분을 알려 주는 것 하나 없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보통 사람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크고 단단한 몸과 얼음으로 조각한 듯 서늘한 기운이 흐르는 얼굴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주위로는 다른 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차갑고 위압적인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흘러내려 어깨에 살짝 닿는 검은 머리카락은 말이 움직일 때마다 얼굴 주위에서 흔들리면서 유일하게 그가 살아 숨 쉬는 사람임을 알려 주는 듯했다.
“……앤, 어떻게 됐어?”
“……닐, 전쟁 때문에 약 값이…… 도저히…… 어떻게든 해야…….”
무표정하던 지무칸의 눈가가 미세하게 꿈틀거렸다. 주위를 떠도는 어지러운 소리들 가운데서 작은 말소리가 마치 날카로운 화살처럼 불쑥 튀어나와 그의 귀를 파고들었다. 지무칸은 자신도 모르는 새 말을 멈춰 세우고 말소리의 주인을 찾아 늘어선 사람들을 재빨리 훑었다. 짧은 찰나, 그의 시선의 끄트머리에 옅은 금발의 머리 하나가 선명하게 잡혔다 인파에 묻혀 사라졌다.
“폐하, 무슨 일입니까?”
친위대장인 나이만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지무칸은 다시 한 번 주변을 훑어보았다. 묘하게 신경을 건드리던 말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한순간 시선을 붙들었던 금발 머리도 찾을 수 없었다. 지무칸은 말을 재촉했고, 잠시 멈췄던 행군도 다시 시작되었다.
‘달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축제는 일 년 중 단 한 번 푸른 달 루네와 붉은 달 루아가 나란히 만월이 되는 사흘 동안 계속되었다. 낮은 밤하늘에 두 개의 달이 커다랗게 걸리는 이때를 사람들은 신이 거하는 하늘이 인간 세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성스러운 기간이라 여겼고, 대륙 곳곳에서 축제를 열었다. 특히 올해 무 제국에서는 한 달 전 니센국과의 전쟁이 승리로 끝난 기쁨이 더해져서 그 어느 해보다도 더 축제의 열기가 뜨거웠다.
황궁의 하늘 위로 가득 들어찬 두 개의 달은 잔뜩 부풀어 당장이라도 비대한 몸을 터트리고 땅 위로 떨어져 내릴 것 같았다. 만월의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지무칸의 두 눈 속으로 강렬하고 요요한 달빛이 쏘아 들었다. 무심한 검은 눈동자도 달빛을 머금자 미세하게 출렁거렸다. 달빛을 타고 흘러 들어오기라도 한 듯 근원을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그의 내부를 흔들었다.
‘만월은 가끔 죽은 심장도 꿈틀거리게 하나 보군.’
굳게 다물어진 입매가 미세하게 비틀렸다. 딱히 어떤 감정이나 느낌이라고 일컫기에는 너무 작은 흔들림. 하지만 그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떨림이었다.
지무칸은 소리 없는 휘파람을 불었다. 주인의 부름을 듣고 검은 말 한 마리가 어두운 정원 한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무칸은 말 위에 훌쩍 올라타고 달려 나갔다.
황제의 느닷없는 행동에 곁을 지키던 황제친위대의 움직임이 다급해졌다. 친위대장인 나이만은 부대장인 슐과 키엘에게 신호를 보냈다. 급히 말을 잡아탄 세 사람은 황제의 뒤를 쫓아 달렸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지안의 거리는 ‘달의 축제’를 알리는 희고 붉은 등들로 가득했다. 대낮같이 환하게 밝혀진 거리에는 사람들이 넘쳐났다. 처마마다 내걸린 보름달을 닮은 등들은 늦여름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고, 사람들로 가득한 거리를 빛의 물결로 씻어 내리고 있었다. 향긋한 술 냄새와 기분 좋은 음식 냄새들로 거리의 공기는 터질 듯 잔뜩 부풀어 올랐다. 술집들과 식당들에서는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술에 취한 취객들의 들뜬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 소음들이 등에서 흘러나오는 불빛과 섞여 이 거리에서 저 거리로 넘실넘실 물결쳐 다녔다.
“허, 올해는 축제가 더 장관입니다. 축제 등불에 가려 달들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요.”
뒤에 선 슐의 말에 지무칸 황제는 고개를 들어 하늘 양편에 걸린 두 달을 올려다봤다. 동쪽 끝에 걸린 붉은 달 루아도, 서쪽 한 편에 뜬 푸른 달 루네도 잔뜩 부풀어 올라 빛을 발하고 있었지만 대낮같이 밝혀진 도시의 하늘 위에서는 희미하게만 보였다. 사흘이 지나면 루아는 점점 빛을 잃고 이지러지고, 루네는 점점 빛을 더해 갈 것이다. 그것을 신호로 무 제국에서는 뜨거운 절기가 끝나고 차가운 절기가 시작된다.
눈앞에 펼쳐진 축제를 묵묵히 내려다보던 지무칸이 천천히 말을 움직였다. 그는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언덕 아래로 말을 몰아갔다. 축제로 들뜬 번화가를 빙 둘러 인적이 드문 도시의 외곽에 이르자 말에 박차를 가했다. 점점 달리는 속도가 빨라졌다. 축제의 불빛과 소음이 점점 멀어졌다.
처음 말을 달리기 시작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지무칸은 갑자기 멈춰 섰다. 왜일까. 문득 어제 스치듯 들었던 목소리가 그의 뇌리에 또다시 떠올랐다 사라졌다. 말소리라고 하기에는 분명하지 않은 어떤 느낌과도 같은 미세한 자극.
그것은 본능이었다. 태고 때부터 핏속에 녹아 내려온 깊고 아득한 본능의 움직임.
지무칸은 갑자기 서늘한 검은 눈을 들어 북쪽 한곳을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말 머리를 돌려 달려갔다.
“폐하!”
친위대 세 사람도 급히 그의 뒤를 따라 말을 달렸다.
“헉…… 헉…….”
턱까지 차오른 숨을 거칠게 내쉬며 마미앤은 무거운 걸음을 떼어 놓았다. 다리는 감각을 잃은 지 오래였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이대로 잡히면 무슨 꼴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점점 가까워지는 발자국 소리에 온몸이 떨려 왔다. 두려움과 절망에 찬 울음이 막 터져 나올 때쯤 드디어 익숙한 골목이 눈앞에 나타났다. 저 골목 끝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녀의 집이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집으로 갔다가는 분명 아이들까지 말려들게 될 것이다.
마미앤은 골목 어귀에서 잠시 멈춰 서서 두리번거렸다. 골목 건너편 어두운 공터가 그녀의 다급한 시선에 잡혔다.
타닥타닥.
발자국 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마미앤은 다리를 질질 끌며 공터로 향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철퍼덕, 땅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발딱 몸을 일으켜 빛이 들지 않는 구석을 찾아 몸을 웅크렸다. 잠시 멈췄던 울음이 목울대를 뚫고 다시 삐죽이 올라왔다. 주먹을 꼭 쥐고 입을 막았다. 길을 잃은 울음이 그녀의 온몸으로 퍼져 갔다. 마미앤은 어둠 속에서 떨면서 소리 없이 울었다.
‘할아버지…… 제발 도와주세요.’
“아, 씹…… 퉤! 놓쳤잖아. 이년은 도대체 어디로 숨은 거야! 감히 날 물어뜯어! 씹…… 내 손에 잡히기만 해 봐라. 윽…… 아파.”
마미앤은 두 눈을 꼭 감고 숨소리조차 죽였다. 험악한 욕설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잠시 후, 한참 동안 서성거리던 발자국 소리가 조금씩 멀어졌다.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은 지 한참이 지나서야 마미앤은 감았던 눈을 뜨고 무릎을 끌어안고 있던 팔을 조심스럽게 풀었다.
“할아버지…… 제발 도와주세요.”
지무칸의 귓가로 울음 섞인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근…….
그리고 그의 심장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듯 커다랗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훌쩍…….’
두근…….
‘훌쩍…….’
두근두근…….
울음소리가 점점 그의 머릿속에서 커져 갔다. 그리고 그 소리에 응답하듯 그의 심장도 점점 더 힘차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알 수 없는 기운에 이끌려 지무칸은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 말을 몰아갔다. 그가 한참을 달려가 멈춘 곳은 지안의 변두리에 위치한 빈민가였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작은 판잣집들 사이로 좁은 골목길들이 구불구불 나 있었다. 축제의 화려한 불빛과 소음도 삶의 고단함에 막혀서 이곳까지는 비집고 들어올 수 없었는지 골목들은 어둠에 싸여 있었고 인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들쑥날쑥 늘어선 허름한 가옥들 사이로 쓰레기가 가득했다. 지무칸은 어두운 골목길을 따라 천천히 말을 몰았다. 골목길이 다른 길과 교차하는 곳에 작은 공터가 하나 있었다. 잠시 멈춰 섰다가 깨어진 집기들이 널브러져 있는 공터의 한 끝으로 다가갔다. 그는 빛 한 자락 들지 않는 구석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낮게 소리쳤다. 훌쩍이던 소리가 뚝 그쳤다.
“거기 누구냐! 모습을 보여라!”
조금씩 긴장을 풀고 있던 마미앤은 한겨울 모진 바람같이 싸늘하고 삭막한 목소리에 그대로 얼어붙었다. 살아 있는 사람의 목소리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고저가 없는 목소리가 암울하게 들렸다.
‘누, 누구지? 분명 마길, 그자의 목소리는 아닌데.’
낯선 목소리였다. 들은 적이 있다면 잊을 리가 없었다.
마미앤은 어두운 구석으로 더 깊이 몸을 밀어 넣었다. 누군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저런 목소리를 가진 사람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조금 후 그녀가 숨어 있는 쪽으로 누군가 다가오는 것 같았다.
달을 휘감고 있던 구름이 물러가고 눈물 젖은 작은 얼굴이 희미한 달빛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어둠 속에서 초록색 눈 한 쌍이 지무칸을 올려다봤다. 순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격이 그의 온몸을 뚫고 지나갔다.
초록색 눈동자에 담긴 슬픔과 절망의 감정들이 마치 날카로운 파편처럼 날아와 박혔다. 가슴으로, 심장으로 파고드는 낯선 감정들은 그의 영혼을 뿌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계속 느리게 그 명맥만 유지하고 있던 지무칸의 심장이 뜨거운 피를 뿜어냈다. 순식간에 손끝과 발끝으로 뜨거운 열기가 퍼져 갔다. 그 낯선 감각이 고통스럽도록 강렬하게 그의 온몸을 휘감았다.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말 위에 앉은 그의 몸이 흔들렸다.
그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란 듯 초록색 눈동자가 커다랗게 떠지고, 살짝 벌어진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지저분하게 얼룩진 얼굴에는 눈물 자국이 선명했고, 주저앉아 웅크린 작은 몸은 너무 작고 여려 보였다.
마미앤은 눈앞에 불쑥 나타난 커다란 남자를 두려움에 찬 눈으로 올려다봤다. 그리고 목소리만큼이나 냉랭하고 무시무시한 검은 눈과 마주쳤다.
‘위험해! 도망가야 해!’
그녀 안에 무언가가 소리쳤다. 마미앤은 멈췄던 숨을 급히 들이쉬고 벌떡 일어나 전력을 다해 뛰었다.
낯선 감각들에 사로잡혀 꼼짝하지 못하고 있던 지무칸은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이미 그의 심장을 깨운 눈동자의 주인은 기울어져 가는 판잣집들 사이를 뛰어가고 있었다. 지무칸은 그 뒤를 쫓아가기 위해 한 발 내디뎠다. 갑자기 눈앞이 정신없이 소용돌이치며 땅이 그를 덮쳐 왔다. 휘청거리며 겨우 땅에 곤두박치길 면하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나 그는 다음 순간 격한 고통에 가슴을 움켜잡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