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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1. 마주하다(2)


그의 뜻밖의 행동에 놀란 여은이 주춤거렸다.
“손이 얼었어.”
“장갑을 잃어버렸어요. 올해만 해도 벌써 몇 개째인지…….”
여은은 그의 손아래에 갇힌 자신의 손을 빼내기 위해 꼼지락거렸다. 마크는 자신도 모르게 도망치려는 작은 손을 힘주어 붙들었다. 여은이 당황한 눈빛으로 그의 눈치를 살폈다. 그제야 마크는 그녀의 손을 놓아주고 우산을 넘겨받았다. 여은은 어색하게 웃어 보이고 등을 돌렸다.
“잠깐만.”
“네?”
그의 부름에 돌아보자 여은의 눈앞으로 무언가가 불쑥 내밀어졌다. 얼떨결에 받아들고서야 그녀는 그것이 검은 가죽 장갑인 것을 알았다.
“우산을 빌려 줬으니 대신 이걸 끼고 가.”
“아니, 난…….”
“빌려 주는 거야.”
정신을 차린 여은이 입을 떼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가 등을 돌리고 멀어졌다. 그의 머리 위로 쓰인 보라색 우산이 무채색으로 뒤덮인 세상 가운데 유독 도드라졌다.
잠시 머뭇거린 여은도 등을 돌려 다시 걸음을 옮겼다. 조심스럽게 손을 밀어 넣은 장갑이 아직도 그의 체온으로 따뜻했다. 그 온기가 반가워 손을 꼭 쥐었다.

마크는 발걸음 소리를 듣고야 뒤돌아보았다. 거센 바람에 휘청이는 작은 몸이 위태로워 보였다. 그가 지켜보는 사이 걸음이 조금씩 빨라지더니 여자는 뛰기 시작했다. 마크는 새하얀 파카가 휘날리는 눈 사이로 사라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꼼짝도 않은 채 지켜보았다.

결국 이틀째 계속되는 폭설에 도시 전체가 마비되었다.
마크는 유리 너머로 보이는 파크 에비뉴를 내려다보았다. 보통 때면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과 차들로 붐비는 거리가 지금은 텅 비어 있었다. 조용한 거리가 낯설었다. 간간이 오가는 제설차의 소리만이 요란했다.
쨍.
그의 손에 들린 술잔 속 얼음이 깨어지면서 실내의 정적을 깨뜨렸다. 술잔을 들어 쭉 들이켜자 뜨거운 기운이 식도를 타고 안으로 흘러들었다. 담배를 찾다가 문간에 세워진 보라색 우산에 눈길이 갔다. 뒤이어 그 우산을 치켜 들고 자신을 올려다보던 한 쌍의 말간 눈동자가 떠올랐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갈증이 그의 몸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렸다.
마크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손끝에 잡히는 손수건을 끄집어냈다. 아무 무늬도 없는 새하얀 손수건.
이틀 전 센트럴 파크에서 돌아온 후 코트에서 꺼낸 이 손수건을 내내 몸에 지니고 있었다. 그 사이 이렇게 꺼내어 물끄러미 쳐다본 것이 몇 번인지 모른다.
언 손에 자신의 장갑을 들려 주고 꼭 돌려 달라고 한 것은 아마도 그 작은 여자를 다시 만나고 싶은 자신의 속내였을 것이다. 오다가다 한 번 스친 사이. 그 인연이 다시 한 번 반복되길 바라는 마음. 하지만…….
탁!
빈 술잔을 유리 탁자 위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술병을 들어 다시 한 번 잔을 채웠다. 그의 내면의 동요를 보여주듯 갈색 술 표면이 흔들렸다.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라. 당신을 위해서도. 또 나를 위해서도.’
사나운 기세로 들어 올린 술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불같이 뜨거운 기운이 그의 몸속으로 퍼져 나갔다. 그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에취.]
한 시간 넘게 눈을 맞고 서 있었던 여은은 결국 감기에 걸리고 말았다. 폭설 때문에 일을 못 나가게 된 이틀 동안 내내 고열과 기침에 시달렸다.
가라앉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고 출근을 한 그녀는 건물의 정문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뒤편에 마련된 직원용 입구를 사용했지만, 직원용 입구 앞 상수도관이 터져서 사용할 수 없으니 정문을 이용하라는 연락을 아침에 받았다. 정문 앞에 선 여은은 고개를 젖히고 눈앞의 십이 층짜리 석조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뉴욕 맨해튼 중심지에 위치한 이 건물의 정식 이름은 소유주의 이름을 딴 ‘라일리 빌딩’이었지만 뉴욕 사람들은 이곳을 ‘야수의 성’이라 불렀다.
벌써 이곳에서 일한 지도 이 년이 넘었지만 볼 때마다 매번 감탄이 흘러나왔다. 겉모습은 이십 세기 초에 지어진 석조 건물의 외양 그대로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그 안은 뉴욕의 그 어떤 건물보다도 현대적인 모습으로 개축되어 있었다.
이전부터 신기해하던 건물의 겉과 안의 극적인 대조가 요 며칠은 조금 다른 의미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마치 그 사람 같아.’
이 건물의 주인인 마크 라일리. 얼마 전까지는 그저 크고 단단하게만 보이던 사람. 그러나 뜻밖에도 외롭고 쓸쓸한 뒷모습을 가진 남자.
여은의 뇌리로 휘날리는 눈발 속에 홀로 서 있던 그의 뒷모습이 그린 듯 떠올랐다. 그리고 뭐라 이름 할 수 없는 흐릿한 감정의 그림자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여은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건 뭘까? 동질감? 말도 안 돼.’
스스로의 어이없는 생각에 피식 웃고 말았다.
마크 라일리는 모 유명 시사 잡지에서 선정하는 미국을 움직이는 십대 기업인 중 하나로 지난 몇 년간 매해 거론되었다. 그는 엄청난 부와 권력의 정점에 서 있었다. 그런 남자에게 동질감이라니…….
케네디가가 미국의 정치 귀족 집안이라면 라일리가는 미국 재계의 귀족 집안이었다.
영국의 귀족이었다는 그의 선조는 신대륙으로 건너와 서부 개척시대 때 철도 회사를 시작으로 가업을 일으켰다. 이후 여러 사업을 통해서 어마어마한 부를 축적한 라일리가는 근대에 들어와서는 소유하고 있던 텍사스 땅에서 유전이 발견되면서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어마어마한 부를 일구었다. 그의 조부 대부터는 그 재력을 바탕으로 전산, 전자 등을 주력으로 하는 다국적 기업인 라일리 인더스트리(Riley Industry)를 발전시켜 왔다.
그런 사람이 왜 궂은 날이면 인적 없는 호숫가를 찾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몇 해 전에 있었던 불행한 사건이 그를 여전히 힘들게 하는 걸까. 어떻게 해도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이 그를 괴롭히는 것일까.
여은은 건물을 올려다보던 시선을 거두고 아침부터 뜬금없이 찾아든 잡념을 떨쳐 버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었다.
정문 앞으로 다가간 여은은 전자인식기에 신분증을 가져다 댔다.
삐.
“굿모닝, 레나.”
어제 당직을 선 경호팀의 막내, 팀이 카메라를 통해 그녀를 확인하고 문을 열어 주었다.
“굿모닝, 팀.”
레나 킴. 그녀의 새로운 이름.
삼 년 전 여은은 이곳 미국에서 그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레나, 오늘도 정시 출근이군요. 이런 날씨에는 조금 늦어도 되는데.”
여은이 로비로 들어서자, 붉은 머리에 주근깨 가득한 얼굴을 한 팀이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방금 전까지 팀은 밤새 보안 모니터를 들여다보느라 핏발 선 눈을 똑바로 뜨고 있기도 힘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해 환하게 웃어 주는 작은 얼굴을 보자 피로가 싹 가시는 것 같았다. 이 작은 동양 여자는 눈이 마주치는 모든 사람을 웃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놀라운 재능을 가지고 있었다. 이 귀여운 아가씨에게 접근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이들이 꽤 되었다. 그리고 그도 그들 중 하나였다.
“레나, 이번 금요일 밤에 특별한 계획 있어요?”
“훗, 그건 왜 물어요, 팀?”
“특별한 일 없으면 나랑 데이트해요.”
“푸하하하.”
“아, 왜 웃어요?”
“아무리 내가 어려 보여도 여섯 살 연하는 싫어요. 어쨌든 물어봐 줘서 고마워요.”
“레나, 저 포기 안 해요. 이번이 두 번째니까 다음에는 꼭 ‘예스’라고 해 줘요.”
열렬하게 소리치는 팀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여은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섰다. 하지만 그녀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한 쌍의 싸늘한 회색 눈동자와 마주치자 그대로 얼어 버렸다. 언제부터 그곳에 있었는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마크 라일리, 그가 여은을 뚫어질 듯 노려보고 있었다. 사흘 만에 예고 없이 그와 다시 마주치게 되자 여은은 깜짝 놀랐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무색하게 그의 시선은 당장 그녀를 벨 듯 날카롭고 차가웠다. 그의 냉랭한 시선 아래 여은이 얼어붙어 꼼짝을 못 하자, 그는 기분이 언짢은 사람처럼 미간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속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 예리하고 날선 눈빛이었다.
여은은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작은 사냥감처럼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왠지 적대적인 그의 태도에 인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접었다. 여은은 직원 전용 문을 향해 긴장으로 굳어진 몸을 틀었다. 그녀가 걸음을 떼어 놓기도 전에 그가 자신을 둘러싼 경호원과 비서를 제치고 그녀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왔다.
희미한 담배 냄새가 뒤섞인 무스크 향이 여은을 덮쳐 왔다.
“내게 돌려 줄 게 있을 텐데. 잊진 않았겠지?”
그가 닿을 듯 곁을 스쳐 지나가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엄마야!]
귓바퀴를 스치는 뜨거운 입김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그 야릇하고 아찔한 감각에 여은은 놀라 펄쩍 뛰며 손으로 자신의 귀를 감쌌다.
뒤이어 밀려드는 거리의 소음과 찬 공기에 여은은 뒤를 돌아보았다. 이제는 눈에 익은 등 뒤로 커다란 유리문이 닫히고 있었다. 그의 수행원들이 급히 여은의 곁을 스쳐 그의 뒤를 쫓아갔다.
“레나?”
여은은 놀란 팀이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고 직원 전용 문을 열고 뛰어 들어갔다. 사람이 없는 여직원 탈의실에 들어서자 긴장이 풀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너무 놀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가슴이 쿵쾅거리며 뛰었다.
시간이 지나 조금 진정되자 방금 전 있었던 일련의 일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자신을 향해 번득이던 회색 눈동자. 그리고 귓가를 스치던 뜨거운 숨결. 얼굴로 열기가 몰렸다.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훔쳐보았다.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이 낯설었다.
[어떻게 해…….]
그와 이렇게 마주칠 줄은 몰랐다. 당황스러웠다. 앞으로 다시 부딪히게 되면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모른 척해야 하는 걸까.
[설마…… 다시 부딪힐 일이야 있겠어.]
지난 이 년간 단 한 번도 없었던 일이다. 오늘 어쩌다 우연히 마주쳤지만 또다시 이런 일이 있을 확률은 극히 적었다. 하지만…….

“내게 돌려줄 게 있을 텐데. 잊진 않았겠지?”

그가 했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불안한 예감을 여은은 애써 외면했다.
그녀는 깊게 심호흡을 하고 자리를 털고 있어났다. 사물함을 열고 직원복을 꺼내 들던 여은은 문득 떠오른 어떤 생각에 모든 동작을 멈췄다.
방금 전 마주쳤던 그는 목과 턱 아랫부분을 검은 터틀넥으로 감싸고 있었다. 오늘은 공기가 유달리 차고 매서운데…… 다행이었다. 여은은 옅게 미소 지었다.
주말이면 간호보조사로 일하는 그녀는 한동안 화상 병동에서 일을 했었다. 화상은 고통스러운 상처였다. 치료가 끝나서 아물어도 건조하거나 뜨거운 공기에 노출되면 당기고 아픈 것이 화상이었다.
이윽고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소리에 여은은 깊은 상념에서 깨어나 서둘러 손에 들고 있던 직원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녀는 거울 앞으로 다가가 긴 머리카락을 틀어 올려 깔끔하게 정리하고 출근 보고를 위해 서둘러 탈의실을 나섰다.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서자 예리한 찬바람이 일시에 덮쳐 왔다.
마크는 길게 심호흡을 했다.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이 가슴 속에 가득 들어찼다가 하얀 입김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와 함께 속에서 들끓고 있던 분노도 조금 가라앉았다. 걸음을 멈추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대기 중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짙은 담배 연기를 바라보며 방금 전 있었던 일을 되새겼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자 들려온 웃음소리에 무심히 고개를 돌린 그의 시선 끝에 그 여자가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을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곧이어 들려온 소리는 분명 지난 사흘간 그의 의식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던 그녀의 목소리였다.
느닷없는 재회에 놀란 것도 한순간, 처음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외부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곳이니 이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화가 났다. 하지만 곧 그녀와 마주 보고 웃고 있는 젊은 남자의 얼굴과 두 사람의 다정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때까지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분노가 그를 삼켰다.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친 그녀도. 어린 애송이와 희희낙락하고 있는 모습도. 그걸 보고 화가 난 자신도.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처음에는 철저히 무시하고 지나칠 작정이었다. 하지만 가까이 갈수록 더욱 선명하게 와 박히는 까만 눈동자에 그는 어느새 약속인지 협박인지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 있었다. 이해할 수도 없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결국 그는 그녀와 다시 만날 근거를 마련해 두고 싶었던 것이다.
“후우.”
대기 중에 토해 낸 짙은 담배 연기가 꿈틀거리며 서서히 흩어졌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여자를 다시 보게 되어 기쁜 마음은 부정하기 힘들었다.
“의도가 뭔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한석이 의아함과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그를 살펴보고 있었다.
“자네와 같은 한국인이야. 그렇지, 한석?”
꼬집어 말하지 않았지만 한석은 마크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여자가 엉겁결에 한국말로 뭐라 하는 것을 들은 것 같았다.
“네, 아마도…….”
답을 하면서도 한석은 자신의 보스가 낯선 여자에게 보이는 뜻밖의 관심에 의아했다. 마크가 여전히 꼼짝도 않고 아무 말이 없자 한석이 말을 보탰다.
“래리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라일리 빌딩에서 일하는 한국계 직원은 모두 세 명이고 그중 한 명만이 여자입니다.”
마크가 돌아보자, 한석은 보고서의 내용을 기억해 내며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레나 킴. 객실 청소 담당입니다.”
건물에서 일하는 모든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은 집사 래리 한슨의 일이었다. 모든 직원들의 신상을 파악하고 신원을 조사하는 것은 필수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주기적으로 한석을 거쳐 마크에게 보고되었다.
“레나 킴.”
나지막한 목소리에 돌아본 한석은 마크의 얼굴에서 희미한 미소를 본 듯해서 놀랐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본 것이 미소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의 왼쪽 얼굴의 반을 뒤덮은 상처가 꿈틀거린 것이 과연 미소라고 할 수 있을까.
“한석, 타이 기억나?”
“네?”
“닮았어.”
마크는 그 말만 남기고 차를 향해 걸어갔다.
한석은 입을 벌린 채 멀어지는 마크의 등을 멀뚱히 쳐다봤다.
“하지만 보스, 타이는…….”
한석은 다급하게 외치며 뒤를 쫓아갔다. 왜 거기서 느닷없이 어린 시절 애완용으로 키우던 토끼를 들먹이는 것일까. 한석은 고개를 갸웃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