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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lic&Ginger


1화


저기 봐, 하는 작은 속삭임에 유통기한이 더 남은 우유를 찾아 뻗어 가던 손가락이 일순 멈칫했다.
“저거 블러택(blur-tag) 아냐?”
누군가의 물음을 필두로 여기저기서 소곤대는 목소리가 하나둘씩 더해졌다. 보지 않아도 느껴지는 사람들의 시선 너머로 누군가의 한마디가 또렷하게 귓전을 파고들었다.
“히어로인가 봐.”
붉게 물들인 머리칼 아래, 블러택의 도움으로 흐릿하게 뭉개진 남자의 눈매가 움찔 찌푸려지는가 싶더니 이내 시무룩한 곡선을 그렸다.
히어로면 뭐해. 우유 하나도 마음대로 못 사먹는데.
입 밖으로는 내지 못할 푸념을 삼킨 남자가 서둘러 우유를 집어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자못 비장하기까지 한 걸음걸이에 아무도 그를 불러 세우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주변에 멈춰 선 군중의 시선은 남자의 앞에 자리한 무인계산대의 모니터로 향했다. 어떠한 제지도 없이 남자가 페이라인을 넘어서는 순간 모니터에 자동으로 인식된 계좌 칩의 정보가 떠올랐다.

[GINGE*]
계좌번호 : 310-297472-99294
계좌명의 : EYES 21 dpt.
결제금액 : 4,100E
품목 : 대광우유 1.5L (1)

“진저?”
“진저다!”
정말 진저야? 싸인 좀 해 주세요, 진저 씨! 자못 수줍은 양, 하지만 몹시도 저돌적으로 다가드는 사람들의 눈에는 흥미에서 동경에 이르는 다양한 감정들이 어려 있었다. 내 이럴 줄 알았어. 진저라 불린 남자가 울 것 같은 눈을 했다. 애석하게도, 얼굴의 상을 흐릿하게 만드는 블러택 탓에 좌중은 그의 곤란함을 알아주지 못했다. 일견 뻣뻣한 태도로 보일 정도로 약간만 고개를 숙여 목례한 진저가 사람들을 전부 뿌리치고 그 자리를 벗어나자 주위에 있던 이들이 전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보세요? 나 방금 진저 봤다!”
인간관계의 소통에 유달리 충실한 누군가가 통화를 시작하자 쇼핑마트 1층은 삽시간에 자신의 이례적인 경험을 떠들어 대는 목소리들로 가득 찼다.

그리고 같은 시각, 우유팩을 꼭 부여잡은 채 부랴부랴 달려가던 진저는 인적이 드문 한낮의 아파트단지에 이르러서야 발을 멈추고 거칠어진 숨을 몰아쉬었다.
‘피곤해 죽겠어.’
워낙 말수가 없는 그답게 혼잣말조차 속으로만 되뇐 진저가 귓바퀴에 꽂힌 손톱만 한 금속을 꾹 눌렀다. 연신 어른거리던 녹색 빛이 픽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블러택의 안면인식방지기능이 해제되고 그의 얼굴이 또렷하게 드러났다. 제법 건장한 체구와 달리 소금간 안 된 설렁탕처럼 밍밍하고 허여멀건 얼굴 위로 땀이 뚝뚝 흘렀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씨 탓만은 아니었다.
진저는 휴대기를 꺼내어 뭔가를 꾹꾹 써넣고는 다시금 걸음을 옮겼다.
[40293 완료.]
이번엔 아까보다 한층 느긋하고 기운 빠진 모양새였다.

―문이 잠겼습니다.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쓰러지듯 주저앉은 진저, 아니 주열이 무릎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이제야 겨우 숨통이 트였다.
언제나 그랬듯, 그는 제집 안에서만 온전히 진주열일 수 있었다. 귀에 블러택을 달고 있는 이상 그는 어딜 가나 히어로 ‘진저’가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했으니까. 물론 히어로 일에 불만을 가진 것은 결코 아니었으나 제 신상을 감추는 것은 상당히 피곤한 일이었다. 그나마 제 이름이 유명세를 타면서 붉은 머리가 유행하게 되지 않았더라면 더 어려웠을 터였다.
아냐, 근데 그건 그거대로 쪽팔린데. 아무나 소화할 수 없는 빨간 머리통을 보란 듯이 하고 다니는 ‘진저’에 대한 세간의 이미지가 어떤지 익히 아는 주열이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내가 어쩌다가. 대체 어쩌다가.
―어이, 중통령!
무슨 죄를 지었기에 쿨워터가 잘 어울리는 중2감성의 선구자이자 허세의 아이콘이 된 걸까. 타이밍 좋게 이어피스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주열이 시무룩하게 대꾸했다.
“그렇게 부르지 마.”
―포기하라니까. 넌 이미 성공한 중2병의 전설이라고.
“…….”
그러니까 내가 왜.
마음 깊이 상처받은 주열이 입을 꾹 다물자 목소리의 주인, 도원이 웃음기를 감추려는 기색도 없이 낄낄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도원이 아는 진주열은 세간에 알려진 ‘진저’와는 거리가 먼 녀석이었다. 저게 쿨하다 못해 뼛속까지 시린 도시남자라고? 아니면 안티들이 말하는 대로 그냥 관심병 중2병 연예인병 삼종세트 확진인 허세종자? 어느 쪽이든 개소리지. 도원이 웃음을 거두지 않은 채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 순해 빠진 놈이 어딜 봐서.
도원은 그리 생각했으나, 굳이 그것을 입 밖으로 내어 주열을 위로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만사에 무던한 놈인데 그럴 필요까지야. 병을 주면 주고 약을 주면 줬지 저 혼자 병 주고 약 주는 비생산적인 일을 할 마음이 요만큼도 없던 도원은 막힘없이 본론을 끄집어냈다.
―너 호출 들어왔다.
“왜 이제 말해? 어딘데.”
―아니, 출동 말고. 본부에서 너한테 장기임무 맡을 생각 없냐고 물어보라는데 어때?
“장기?”
주열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눈썹을 비스듬히 휘었다. 괴물 나타나면 잡아 죽이는 게 일인데 웬 장기임무? 딱 두 음절만으로도 의아한 기색을 읽어 낸 도원이 눈치 빠르게 부연설명을 해 왔다.
―전속경호래. 영화제작진에서 의뢰 들어왔는데 워낙 인원이 많으니까 어느 정도 랭킹 아니면 안 된다더라고. 생각 없어?
“나 다음 달부터 책 작업 들어가려고 했는데.”
―글 다듬는 시간 더 갖는다고 생각해. 어차피 휴학생인데 시간도 많잖아?
그리고 책 파는 것보단 이게 더 시간 대비 보수가 좋지 않냐? 이죽이듯 덧붙인 도원의 말에 주열이 특유의 한 박자 늦은 대답을 되돌렸다.
“……내 책 잘 팔리거든.”
―그래그래. 일주일 빌리는 데 천이백인가?
한마디도 지지 않는 도원 때문에 불만스럽게 뺨을 긁적인 주열이 잠시 뜸을 들이다 한숨을 푹 쉬었다. 착하다, 진주열이. 도원은 그 무언의 허락을 알아채고는 한층 밝은 목소리를 냈다. 어쩐지 희희낙락하는 그의 얼굴이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아서 주열은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영화촬영지 경호임무라. 이번에는 또 어떤 입방아들을 찧어 댈지 주열은 내심 걱정이 되었다. 기실 장비도 비싸고 세트장 제작에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영화촬영지에서 아이즈에 히어로 차출을 의뢰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다. 당장 와일러 한 마리만 출몰해도 인명피해는 고사하고 날아가는 투자비용이 어마어마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조치다.
다만 본인의 의도와 달리 사소한 일로도 화젯거리가 되곤 하는 주열, 아니 진저로서는 충분히 불안한 의뢰였다. 처음엔 언론의 흔한 찌라시 기사려니 하고 넘어간 이미지메이킹이 나중에는 공식처럼 굳어져서 졸지에 과묵하고 쿨한 히어로 진저가 되어 버리지 않았나. 이젠 하다하다 바닥을 내려다보며 대중교통 칩을 언제 충전했는지 고민이라도 할라치면 ‘차가운 남자 진저, 사실은 고독한 히어로?’ 같은 되도 않는 추측성 기사까지 떴으니 말 다한 셈이다.
그리고 그런 싸구려 기사가 메이저 언론사에도 올랐을 정도로 대중들은 진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원래대로라면 히어로들 모두에게 공평히 돌아갔을 관심이었다. 하지만 다른 유명 히어로들과 달리 신분을 철저히 감추고 작은 단서 하나 흘리지 않는 진저의 조심성은 되려 그에게 대중의 이목을 끌어왔고, 진저가 정신을 차렸을 때쯤 그는 이미 신비주의의 결정체로 낙인찍힌 후였다.
“인터뷰, 할 걸 그랬나.”
―진짜로 할 생각도 없으면서 또 그 소리냐.
주열의 군말 없는 승낙으로 수월하게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게 되어서일까. 이어피스에서는 도원답지 않게 물렁한 핀잔이 흘러나왔다.
“…….”
―됐어, 괜한 생각 집어치워. 어차피 너네 팬들한테는 죽어도 들키기 싫다며. 그럼 잘된 거지 뭐. 진저는 너랑은 완전 딴판인 놈인 줄 아니까 걱정 말고 너 좋아하는 소설이나 쓰면 되겠네.
말하는 투가 영 곱지 않긴 했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꼭 신분을 드러내라는 것도 아니니 다른 히어로들처럼 인터뷰도 좀 하고 팬서비스 차원에서 적당히 거리도 활보해 주는 게 어떻겠냐는 도원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주열 자신이었으니까.
하지만 주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에게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던 것이다.
주열에게 일코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그는 아마 ‘목숨줄’이라 대답했을 것이다. 그를 좀 더 풀어 서술하라면 ‘현재의 평화로운 생활의 필수요소’라는 답이 나왔을 터였고, 보다 더 자세히 캐묻는다면 주열은 ‘아버지한테 다리몽둥이 부러지지 않을 유일한 신상보호책’이라 고백했을 것이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 일코는 소중하고 또 절실한 존재였다.
그와 일코와의 인연은 이로부터 약 3년 전, 주열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했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수시로 당당히 명문대학에 합격한 후 밀려오는 무료함에 밤잠을 설치다 못해 급기야 거들떠도 본 일이 없던 판타지 소설에 손을 대었고, 2년 연속 아슬아슬하게 학고를 면하는 학점을 받아간 끝에 어엿한 한 사람의 작가로 거듭났다.
‘처녀작을 출판한 것만도 놀라운데 장르소설로서는 상당한 판매고를 달성하며 단시간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해 내는 기염을 토한 판타지소설 작가.’
이 장황한 찬사가 주열, 아니 신예작가 진새강에 대한 출판계의 평이었다.
차마 필명으로 별명인 생강을 그대로 쓸 수 없어서 ‘ㅇ’ 하나를 떼고 소설 연재를 시작했을 때만 해도, 그 이름이 그토록 커질 줄은 주열 자신도 예상치 못했다. 그래, 소설을 쓰다가 대학 학점을 통으로 말아먹고 전업 작가로 눌러앉을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다만 그를 괴롭히는 한 가지 문제는 자식새끼의 찬란한 미래를 바라며 시골에서 과수원을 일구는 부모님이 그 사실을 알았다간 펜대로 살해당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점이었다. ‘공부하라고 보내 놨더니 허무맹랑한 거나 쓰고 앉았어!’ 뻔한 레퍼토리를 반복하며 사흘 밤낮은 이어질 불호령 겸 잔소리도 무서웠지만, 그 뒤에 따라올 매타작을 떠올리면 주열은 맞지도 않은 등짝이 다 화끈거렸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취업은 고사하고 졸업도 간당간당한 학점을 언제까지 숨길 자신도 없었다. 그렇게 전전긍긍해하던 어느 날 하늘의 은총이 내려왔다.
때는 그가 만 20세가 되던 작년 겨울방학.
국가보안법에 따라 20번째 생일이 지나자마자 와일러계물질수용가능자판별시험, 속칭 ‘히어로테스트’에 응시한 주열은 당당히 히어로 판정을 받았다. 살면서 와일러 그림자도 본 일이 없는 그였기에 전혀 기대치 않은 결과였다.
[위 사진에 보이는 와일러의 개체수를 적으시오.]
[위 사진에 나열된 와일러의 색상을 순서대로 적으시오.]
겨우 이 두 물음에 대한 답을 적고 엔터를 눌렀을 뿐인데 히어로라니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더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당장 히어로 일을 하게 된다면 취직 걱정도 안녕이요, 그 보수만 있으면 형편없는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다 해도 아들내미가 아이즈에 취직하여 이만큼 돈을 번다며 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릴 수 있었다. 취직 루트가 다르다 뿐이지, 따지고 보면 히어로도 아이즈 소속이니 그리 양심에 찔릴 거짓부렁도 아니었다. 그런 주열의 완벽한 청사진에 요구되는 조건은 단 하나, 일코뿐이었다.
진새강은 진주열이 아니다.
진저는 진주열이 아니다.
전 그런 놈들 몰라요.
매일 아침 주열이 집을 나서기 전 읊는 마법의 주문이었다.

⟢⟡⟣

[와일러(Y-ler)]

2013년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필두로 세계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출몰하기 시작한 정체불명의 괴생물체. 실체를 육안으로 보거나 그에 물리적인 접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1] 지구의 원소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물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개체의 종류는 알려진 것만 수백 종에 이른다. [2] 생식방법 및 서식행태 역시 알려져 있지 않고 사람을 공격하거나 먹는 종도 다수 있어 취급 시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1] 단, 아이즈(EYES)의 검증을 통해 판별된 와일러계물질수용가능자(통칭 히어로)는 와일러를 보거나 만지는 것이 가능하다.
[2] 본 수치는 자료사진과 그에 대한 와일러계물질수용가능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추산된 것임.

⟢⟡⟣

EYES 목격담(30281)

[서울] 나 방금 진저봄!!!(+사진有)

방금 강서구 n모마트에서 일어난 따끈따끈한 경험담임!
일케 시작하는 거 맞음? 아이즈에 글 써 보는 거 첨이라ㅜㅜ 여튼 해 보겠음 ㅇㅇ

n마트 가본사람은 알겠지만 거기 지하1층에 보면 우유랑 요거트 이런 거 쫙 늘어놓고 파는 진열대 있잖음? 거기에 웬 등빨 훈훈한 남정네가 서 있는 거임. 낮시간이라 퇴직한 어르신들이나 애기 데리고 나온 부부 아니면 사람 거의 없는데 웬일인가 싶었음.

사실 그것만 있었음 가보려는 생각 안 했을 텐데 그 남정네 뒤통수가 활활 불타는 거임. 요새 빨간머리가 유행이니까 그러려니 하기엔 너무 노골적으로 빨갰음. 솔직히 그 머리 어울리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음? 마느님급 얼굴이 아니면...하 상상만 해도 설렌다ㅜㅜㅜ 마느님 절 가져요 학학

욕망미안 ㅈㅅㅈㅅ

어쨌든 그래서 앞태도 확인할 겸 그쪽으로 가는데 남정네 귀에서 뭐가 반짝반짝 하는거임. 자세히 봤더니 초록색이길래 설마 그 유명한 히어로 코스프레인가 ㄷㄷㄷ 내 항마력 게이지 다이죠부?;;;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얼굴을 못 보는게 아까워서 옆에 있는 우유 사는 척을 하면서 옆을 쓱 돌아봤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왜 웃는지 알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 엄마, 얼굴이 없어요

나 블러택 블러택 말만 들어봤지 직접 눈앞에서 본건 첨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짱신기함 그 목욕탕에서 거울에 뿌옇게 김끼면 얼굴 흐릿해지는거 다들 알거임 딱 그렇게 얼굴만 뿌옇게 돼있었음!! 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걸 귀신같이 알아보고 헐 히어로인가 봐;; 하면서 막 다들 쳐다봤음.

근데 사실 그럼 좀 민망민망할만도 하지 않음? 막 괜히 걸을 때 신경 쓰이고 쭈뼛쭈뼛하게되고... 나만 그럼? 어쨌든 근데 그 총각은 완전 니들은 봐라 난 우유 살거다 이런 투로 아무렇지도 않게 우유 집어서(그와중에도 유통기한 긴거 골라갔음ㅋㅋㅋㅋㅋ 제일 안에 든거 꺼내가는거 내가 봄ㅋㅋㅋ) 계산대로 가는 거임. 이때부터 촉이 좀 오긴 했음 ㅇㅇ 원래 마이페이스가 진저 타이틀 아니겠음?

근데 아니나다를까 그 청년이 돈줄 지나가니까 삑 하면서 모니터에 뜨는 이름이

OH OH

GINGER

OH OH

나 히어로는 히어로네임으로 신분인증해주는거 첨알았음
히어로가 계산하면 아이즈에서 내주는 것도 첨알았음 (밑에 계좌명의 뜬게 아이즈 어쩌고였음)
진저가 대광우유 일점오리터를 쟁여 놓고 마신다는 것도 첨알았음ㅋㅋㅋㅋㅋㅋㅋㅋ 깨알돋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물대신 맥주를 드링킹할거 같은 오빠야가 우유 사가니까 존나 귀여워서 아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빵 터질 거 같았는데 꾹꾹 참았음 왜냐면 난 당장 사인을 받아야 했으니까!

근데 그래서 받았을 거 같음?
그랬음 내가 이러고 있겠냐-- 좋아서 칠렐레팔렐레 미친년 널뛰고 있겠지ㅜㅜㅜ
모두들 예상했겠지만 진저느님은 존나 쿨하셨음

안됩니다, 바빠서요, 죄송하지만 실례하겠습니다 뭐 이딴 말 하나도 안함 걍 혼자 사람들 쓱 둘러보더니 휙휙 뿌리치고 지 갈길 감ㅇㅇ 근데 그게 또 간지가 쩔어줌!! 심지어 한손에 우ㅋㅋㅋ유ㅋㅋㅋㅋ들고 가는데도 무슨 주유소에 석유 뿌리러 가는 포스임...

하여간 글케 진저느님은 사라지셨음 발은 또 짱빨라서 아무도 못 쫓아감 누가 히어로 아니랄까봐'///'

아 근데 이거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모르겠음
나 추천해주면 사진 올려드림
근데 진짜 어케 끝내지


+사진추가 ㅍㅍㅍㅍㅍ
뒷태 쩔어주지 않음? 사실 앞태사진도 있었는데 얼굴만 흐리니까 심령사진 같아서 무서워서 지움ㅜㅜ

이제 진짜끗임 추천해준 미남미녀님들 땡큐


“네가 웬일이냐? 진저 얘기를 다 찾아보고.”
‘너 걔 싫어하잖아’라는 뒷말은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기에 서윤이 대답 대신 미간을 찡그려 보였다. 노골적으로 못마땅한 티를 드러내는 얼굴을 묵묵히 응시하던 그의 매니저 영재가 떨떠름하게 감탄했다.
“어떻게 된 게 인상을 써도 잘생겼네.”
서윤도 부정하지 않았다. 어차피 하도 많이 들었던 소리라 새삼 부인하기도 우스웠거니와 그 말은 주관적인 칭찬이라기보다 기정사실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맞는 말인데 뭐 하러 아니라고 입 아픈 소리를 하겠나. 아무리 사람이 겸손해야 한다지만, 서윤에게도 눈과 보편적인 미의식, 그리고 거울을 살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이상 그도 제 얼굴이 출중한 미형임은 알고 있었다.
그저 픽 웃고 마는 서윤을 밉지 않게 흘긴 영재가 쥐고 있던 잡지 표지를 슬그머니 내려다보았다. 저렇게 대충 휴대기나 들여다보고 있어도 잘생겼고, 이렇게 각 잡고 찍으면 더 잘생겼다. 재수 없어. 너무 잘난 얼굴에 심통이 난 영재가 괜히 입을 삐죽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