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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 팀장님 2화


티타임을 갖자는 팀장의 제안에 직원들 모두 미팅 룸으로 이동했다.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대략적으로 들은 뒤 건설업계 자재 수급에 대한 포괄적인 난점들을 위주로 대화가 오갔다. 짬밥이 안 되는 대리급, 사원 급은 경청하는 분위기로 미팅이 진행되었다.
석영은 옆구리를 건드리는 기척에 다이어리에 끄적이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모두의 시선이 자신을 향해 있었고, 특히 차우진 팀장의 시선이 직선으로 날아와 꽂혔다.
“죄송합니다. 잘 듣지 못했습니다.”
“미뤄지는 자재 단가 협상에 속도 낼 수 있는 대안을 물으시잖아. 실무자로서의 의견.”
거들긴 하지만 성격 좋은 유 과장조차 석영의 멍한 태도에 당황한 기색이었다. 평소답지 않았으니까.
“저로서는…….”
차우진 팀장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다이어리에 머물고 있음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낯설지 않다. 기시감. 어디서?

스스로 적어 놓고도 뺨이 확 달아오른 석영이 슬그머니 다이어리를 덮었다. 하지만 마냥 그러고 있을 순 없어 목청을 가다듬어 시간을 벌었다.
“크흠. 철근을 예로 들었을 때, 매년 첫 단가 협상 시기에 가격 인하 폭 중 일정 부분을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매듭짓는 게 가장 현실적이고 상호 윈 윈하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먼 데 정신 팔려 있던 것치곤 제법 일리 있는 해법이네요. 야단치려 했는데 그럴 수 없게 만드는 현실적인 답.”
당사자가 환하게 웃어 주니 칭찬인가, 경고인가 헷갈리던 직원들도 슬금슬금 따라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지석만이 신임 팀장에게 석영이 무안당했다 생각하고 그를 향해 레이저를 쏘아 댔지만 그것도 잠시. 팀장의 시선이 자연스레 본인에게로 향하자 머쓱한 얼굴로 딴청을 피우는 지석이었다.
차우진 팀장은 직원들을 찬찬히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방금 간략하게 듣긴 했지만 업무, 직원 파악부터 신속하게 끝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죠? 외주 구매 팀 일원으로 진행했던 주요 프로젝트 간단히,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리스트 업해서 면담 신청하세요. 아무래도 김주희 사원과 가장 빨리 독대할 것 같은데. 직책이 높을수록 정리할 게 많을 테니까.”
작은 웃음의 소요가 일었고 지명된 이유만으로 뺨이 붉어진 김주희 사원에게 시선이 모아졌지만 석영은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며 팀장을 보았다. 그녀는 지금 사원 증을 패용하지 않고 있었다. 벌써 직원의 이름과 얼굴을 정확히 매치시킬 줄 아는 스마트한 기억력을 가진 그가 엘리베이터에서의 문란한 행동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시 직원들과의 대화가 이어지고 장급을 제외한 대리와 사원들은 미팅 룸에서 나가도 된다는 허락이 떨어졌다.
자리에 앉기 바쁘게 메신저가 점멸했다.

뭐야, 팀장이란 작자. 안 그런 척하면서 아래 직원 무안이나 주고 잘난 척은.

회의에 집중하지 못한 건 석영의 잘못이라 객관적으론 전혀 감정 없는데 지석은 팀장이 단단히 맘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오늘 새벽에 아버지 출장 떠나셨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성분 조사하고 압력 좀 넣으라고 할 걸.

이용 가치가 크니 몸과 마음 아끼지 말고 잘해 주라는 혜자의 당부만 아니면 상대하고 싶지 않을 만큼 지석의 사람됨은 바닥이었다.

하긴 요즘 아버지 용파 3구역 입찰 건으로 머리 아파하셔서 그럴 경황도 없으시긴 해.

부친을 끌어들여 제 장점으로 부합시키는 게 습관인 지석은 묻지도 않은 말을 술술 써 내려갔다.
등허리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용파 3구역의 신뢰할 만한 입찰가를 혜자는 간절히 원했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치고 들어가야 했지만 석영은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메신저를 타고 한지석의 귀로 스며들까 두렵기만 했다. 혜자는 그녀를 더 이상 가르칠 게 없는 완벽한 제자로 알고 있었지만 이게 실제 자신의 모습이고 한계였다.

조합장 그 노인네가 얻어먹을 궁리로 이리저리 요구하는 게 많아졌다더라. 하여튼 순진한 것 같으면서도 요즘은 없는 것들이 갈수록 영악해져 큰일이야. 기득권을 밟고 오르려고 한다니까.

왜, 그럼 안 되니?
석영은 저도 모르게 적어 나간 글자를 지워 내고 대신 조악한 이모티콘 몇 개를 성의 없이 날려 보냈다.

아버지 말로는 큰 거 네 장으로 입찰가 확정했다고 했으니 통 밥 굴려 봤자 그쪽도 선진 건설을 선택하게 돼 있어. 메이저 브랜드에 옵션 훌륭하겠다, 그 이상 바라면 강도지.

화면을 뚫어져라 응시하는 석영의 눈에는 더 이상 한지석이 찍어 내는 문자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큰 거 네 장.
제발 안 본 걸로 해.
두 가지 버전이 석영의 뇌리에서 각축을 벌였다.

왜 반응이 없어? 윤석영, 바쁘구나? 그럼 점심 때 보자.

덜덜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집어 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양심의 가책? 발각됐을 경우 뒤따를 위험 부담? 그보단 하늘같은 은인이자 절대적 스승인 혜자의 미션이 먼저여야 했다.
복도를 향해 나아가다 용기가 사라지기 전 혜자에게 보낼 메시지를 입력했다.

<용파 3구역 입찰가…….>

“윤 대리!”
뛸 듯이 놀라 돌아선 석영은 자신의 손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휴대폰을 망연하게 바라보았다. 안구와 심장이 동시에 튀어나올 듯 놀라는 그녀를 유 과장과 차우진 팀장이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다.
“푸훕. 어머, 윤 대리. 인간의 눈이 그렇게까지 커질 수 있는 거였어? 내가 불러서 그렇게 놀란 거야?”
평소답지 않은 석영의 어수선함을 재밌어하는 유 과장과 달리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으로 시선을 고정한 차우진 팀장의 표정은 파악이 불가했다.
아차, 싶은 석영이 재빨리 움직였지만 유연한 허리와 빌어먹을 긴 팔의 신임 팀장은 민첩함까지 갖추고 있었다.
“여기.”
바닥에서부터 차우진 팀장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액정의 방향은 줄곧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내용을 봤을까?
그의 표정을 필사적으로 살피며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받아 들었다. 봤더라도 흘려 넘길 문구이기를, 염두에 두지 않기를. 석영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초조한 나머지 타들어 가는 입술을 핥았다. 날아와 꽂히는 시선도 머리칼을 쓸어 올리는 척하며 차단했다.
“벌써 세 번째네.”
“세 번째라니요?”
내막을 모르는 유 과장의 물음에 그는 여전히 석영에게 시선을 둔 채 대답했다.
“오늘 출근할 때도 같은 엘리베이터 탔거든요. 본의 아니게 윤석영 대리의 사적인 시간을 방해했고, 회의 중엔 사색을 방해했고, 그리고 지금도. 원래 예민한 체질인가?”
삼진 아웃.
일종의 경고이자 비아냥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뭔가 더 있는 느낌도 들었다. 그의 말은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지질층처럼 의미를 곱씹게 만들었다.
“윤 대리도 참. 조크잖아. 팀장님 무안하시게 왜 그리 뻣뻣해. 오늘 회식할 건데 선약 있나 싶어서 불렀던 거야. 우리 팀에서 윤 대리만 오케이면 전원 참석인 건 기정사실이니까.”
“월요일부터요?”
석영의 반문은 누가 들어도 내키지 않는 투였다.
“그나마 쌩쌩한 월요일이 술도 잘 받지. 무엇보다 새로 오신 팀장님이 제안하신 거니까 꼭 참석해. 이번만큼은 병원 간다고 빠지지 말고 하루 미뤄. 응?”
“병원? 윤 대리 건강에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뇨, 윤 대리 아버님이 요양 병원에 계세요. 얼마나 효심이 깊은지 격일로 꼭 찾아뵙는 보기 드문 효녀에요, 팀장님.”
왜 당사자를 투명 인간으로 만들어 놓고 함부로 평가하는지 모르겠다. 자격 미달인 자신이 효녀 심청처럼 묘사되는 건 고통스러웠다.
두 사람에게도, 자신에게도 화가 치밀었지만 회식에서 빠질 구실이라 반박 없이 듣고만 있었다.
“아, 그래요? 당연히 가 봐야죠. 군대도 아니고 융통성 없이 굴 생각 없습니다.”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첫 회식이라 저도 꼭 끼고 싶지만,”
“회식을 미루죠.”
석영이 뜨악한 얼굴로 팀장을 바라보았다.
“월요일 회식이 부담인 건 분명해요. 첫날 이벤트는 급한 대로 점심 식사로 대체합시다. 저녁 회식은 주희 씨 편에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있는 날로 알아본 뒤에 날짜 조율하죠. 자, 그럼 일들 해요.”
그는 팀장실로 사라졌고 유 과장은 역시 젊은 피라 생각도 유연하다며 신임 팀장을 추켜세웠다.
“들었지, 윤 대리? 우리 팀원 다 모이는 날로 회식 잡는 거다.”
잠시 후 회식은 셋째 주 금요일로 정해졌으며 오늘 점심은 한정식 집 ‘정갈’로 모이라는 단체메시지가 수신되었다. 첫날부터 제대로 꼬였으니 신임 팀장과의 식사 의식은 며칠 간격이 주어지길, 되도록 피할 수 있기를 바랐었다.
그런데 불과 두 시간 후라니. 젠장!

거래처와 통화가 길어져 뒤늦게 합류한 석영은 빈자리를 찾다 지석과 눈이 마주쳤다. 신임 팀장이 젊고 합리적이지만 만만치 않음을 간파한 직원들은 되도록 먼 곳에 안착했지만 믿는 구석이 든든한 지석은 예외였다.
석영은 선택의 여지없이 지석과 마주 보는 동시에 팀장과는 대각선으로 제법 근접한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본의 아니게 오늘 내내 연이은 실수를 노출했지만 그럴수록 털어 버리려 했다. 기억을 더듬게 만드는 기시감 따위 잊고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진 음식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상대는 석영에게 무관심하지 않음을 과시하듯 챙김의 미학을 실천하였다. 자리에 앉자 사려 깊게도 일회용 물티슈를 내밀어 왔고 종업원을 호출해 식은 마죽을 다시 데워 달라고 주문했다.
제 권리를 빼앗겼다 생각했는지 지석이 서둘러 컵에 물을 채워 주었다. 팀장의 호의는 어색하고 불편했기에 석영은 지석에게만 편파적인 미소를 건넸다.
눈치 채지 못한 건지 개의치 않는 건지 차우진 팀장은 목청을 가다듬고 소탈하게 말했다.
“자, 모든 직원이 모인 것 같으니 거국적으로 식사 시작할까요? 아쉽게도 근무 중이라 술은 못 하지만 음식과 음료는 취향에 맞게 리필하시죠.”
말을 맺는 팀장에게 그래도 부임 후 첫 식사 자리인데 한 마디하시라는 부추김이 거셌다.
“맛있게, 그리고 마음 편하게. 됐죠?”
그가 석영에게 잠시 머무는 시선이란 전체 직원을 두루 훑는 과정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머무는 눈빛이 단순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강렬하고 직선적인 시선은 거래처에서도, 타 부서 직원과 업무적으로 부딪힐 적에도 빈번하게 오고 갔다. 그저 시선이 강렬하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마음이 이렇게 불안할 리 없었다.
탄산이 입안을 따끔하게 잡아당길 때서야 명확한 깨달음을 얻었다.
나, 찍힌 거구나.
출근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부터 행실 단정치 못한 여직원으로 인식됐을 터였다. 첫 회의 석상에선 산만한 태도로 낙서나 끄적이다 질문마저 놓치는 실수를 범했다. 첫 회식도 결국 자신 한 사람 때문에 미루는 번거로움을 거치게 되었고.
상사의 눈에 난 나머지 선진 건설을 떠나고 싶진 않았다. 혜자가 원하는 한지석의 깃털 같은 입말고도 노환으로 약해진 아빠를 최상의 환경에서 모시려면 일정한 수입원이 절실했다.
첫날부터 찍혔지만 차차 만회할 기회가 올 거라 자위하며 어깨를 폈다. 그렇게 마음먹은 뒤론 한결 무난한 식사가 이어졌다.
어쩌다 결혼을 앞둔 홍종현 대리가 화제의 중심이 되어 축하 인사가 오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대상이 옮겨져 팀장의 기혼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팀장님께서는 결혼하셨나요?”
결국 총대를 멘 건 애교가 탑인 김주희 사원이었다. 진한 쌍꺼풀이 부끄러움으로 나비처럼 팔랑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다른 직원이 물었다면 무례하게 들릴지 몰라도 주희에겐 면죄부가 되어 줄 애교가 넘 쳐났다.
아니나 다를까 여자 가슴을 휘저을 만한 미소가 팀장의 입가에 머물렀다.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이성을 흔들어 놓는 꿀 미소엔 약간의 씁쓸함도 엿보였다.
한데 석영의 귀로 전혀 예상치 못한 대답이 들려왔다.
“짧은 결혼 생활을 했었습니다. 내가 부족해 반 년 만에 이혼했고 한참 전 일이니 총각이나 마찬가지라고 우기고 싶은 마음이죠.”
그 순간 우연히도 석영과 팀장의 시선이 마주쳤다. 주변의 웃음이 아주 먼 데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꿀꺽. 다 씹지도 않은 이름 모를 음식이 그대로 삼켜졌다.
뭐야, 저 눈빛. 이혼이 내 탓이라도 돼?
들깨가 걸쭉하게 풀어진 탕의 맛도 모른 채 생각의 범람을 막으려 입안으로 퍼다 날랐다.
누군가의 눈빛을 분석하는 것, 선 그은 것 이상으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석영은 원치 않았다.
“윤 대리, 천천히 좀 먹어. 누가 쫓아오니? 그러다 체해.”
뚝배기에 코를 박고 있는 석영에게 지석이 부드럽게 한 마디를 했다.
“한 대리, 윤 대리. 두 사람 부쩍 서로를 챙긴단 말이야. 야근하다 정들었나? 팀장님, 이러다 선남선녀 사내 커플 탄생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하하.”
석영을 챙기는 지석의 살뜰한 행동을 부장이 그냥 넘어가지 않자 우와와, 주변으로 환호가 일었다.
“당사자인 윤 대리가 뭐라고 말 좀 해 봐.”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요.”
석영의 발뺌과 지석의 긍정도 부정도 아닌 유들한 대응에 얼마간 지속되던 놀림도 시들해졌다. 후식으로 나온 수삼 튀김과 수정과의 맛에 모두의 관심이 쏠린 그때 툭, 테이블 아래로 석영의 무릎을 건드리는 기척이 느껴졌다. 맞은편의 지석이 빠르게 윙크를 보내왔다. 하는 짓이 밥맛이었지만 성심껏 미소를 되돌렸다.
쓸모 있을 때까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쌉쌀한 수정과를 남김없이 들이킨 것도 싫은 표정을 감추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막 빈 컵을 내려놓을 때였다.
“차, 차, 차가워!”
지석의 황망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팀장이 부주의로 건드린 물병이 넘어지며 마개가 열렸고 울컥울컥 쏟아진 물이 그대로 옆자리의 지석을 흥건하게 적셔 놓았다.
“한 대리 괜찮아? 미안해요. 어쩌다 이런 실수를.”
냅킨을 한 웅큼 뽑아 지석의 젖은 바지를 닦아 주는 팀장의 행동마저 여직원들은 눈에 하트를 담고 바라보았다. 적당한 시늉으로 그칠 수도 있는데 진심 미안해하며 성의 있게 대처하는 행동에서 인간적인 호감이 느껴진다나?
“아, 좀! 조심 좀 하시죠. 명품입니다. 드라이하고 오늘 처음 개시하는 거구요.”
시건방진 말투에 직원들이 눈을 크게 뜨고 지석을 보았다. 명백한 피해자였지만 지금 이 자리에 누구도 지석을 동정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하극상으로 오찬의 분위기를 망쳐 놓았다고 탓하는 눈빛 일색이었다.
“에이, 재수 없어!”
썰렁한 분위기를 온몸으로 감지한 지석이 거친 말과 함께 벌떡 일어서 객실을 나섰고 얼마 후 직원들 사이로는 쿡쿡, 억눌린 웃음 바이러스가 번져 나갔다.
하필 바지 앞섶이라 꼭 실수한 것처럼 얼룩진 모습은 염려보다 웃음을 유발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