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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담
1화
· 일러두기
1. 본문 중에 한국어 대화는 “”로 일본어 대화는 []로 표기했습니다.
2. 본 내용의 지명, 인물, 사건, 기관명 등은 픽션임을 밝힙니다.
3. ‘연화담’은 영화 ‘아가씨’에서 영감을 얻었으나, 이야기를 관통하는 서사를 위한 모티브로써 사용하지는 않았음을 밝힙니다.
4.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하나 이야기 전개를 위해 각색한 부분이 있음을 밝힙니다.

제 1장 연화 아가씨


“아가씨는 거울 안 보셔도 예뻐요.”
덕연은 나지막이 말했다. 상냥한 하녀는 제 주인을 위로하고자 꺼낸 말이겠으나, 거울에 비치는 덕연의 얼굴은 말과는 달리 슬픔을 띠었다. 마치 내게 수의를 입혀 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인형은 다 예쁘지 않니. 눈도 크고, 코도 높고, 죄다 똑같이 마르고.”
“…….”
“아버지가 만든 최고의 인형 아니겠어, 나는.”
원피스 뒷단추를 잠그는 덕연의 손길에서 미약한 떨림이 느껴졌다. 거울 속 덕연의 눈에는 기어이 눈물이 고였다. 영민한 하녀는 제 주인이 매춘과도 다름없는 혼인을 치르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정면의 거울에 비치는 인형은 허리와 목을 꼿꼿이 세운 채 제 모습을 노려보았다. 입고 있는 연한 상아색 원피스는 화려한 옷은 아니었으나, 사람의 손을 거친 섬세한 무늬들과 오차 없이 반듯한 바느질 선을 보아하니 무척 공들여 만든 옷인 듯했다.
그러나 시각적으로만 완벽할 뿐, 제대로 된 옷의 기능을 갖추지는 못했다. 입는 이의 움직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몸에 딱 달라붙는 신축성 없는 소재도 그러했고, 살갗에 닿는 거칠고 차가운 감촉도 그러했다. 관절도, 감각도 없는 인형에게나 적합한 옷이었다.
“다 되었어요.”
허리의 리본을 갈무리 지은 덕연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말했다. 울음기를 머금은 탁한 목소리였다. 덕연을 두고 방을 나섰다. 뒤에서 울음을 삼키는 소리를 들었으나 듣지 못한 척했다. 애잔한 처지를 비관해 봐야 아무것도 바뀌지 않으니.
덕연은 하녀이고, 나는 아가씨 소리를 들으며 대접받는 주인이지만 우리의 처지는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그저 계집일 뿐이었다.
걸음을 옮겨 응접실로 향했다. 응접실 중앙에 놓인 커다란 마호가니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앉아 있다. 한 명은 나의 아버지이고, 다른 남자는 아마도 나의 남편이 될 사람이었다.
경성에서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부호라 하여 외양도 그에 걸맞게 배 나온 할아버지쯤으로 예상했는데, 남편이 될 남자는 예상외로 젊었다. 젊을 뿐만 아니라 보기 드물게 잘생긴 미남이었다.
피부는 희고 깨끗하고, 시선을 낮게 깔고 있는 눈매는 깊고 날카로웠다. 눈에서부터 이어지는 콧대는 선이 곱고 오뚝하며, 그 아래의 입술은 건강한 붉은색을 띠었다. 남자는 앉아 있는 상태였지만, 여느 조선인 사내들에 비해 키가 크고 다리가 긴 체형임을 알 수 있었다.
물론, 다 늙은 할아버지 대신 젊고 단정한 미남이 남편이 된다 한들 달라지는 것은 없다. 어차피 팔려 가는 신세였다. 나는 아버지가 재산 대신 내놓은 물건에 지나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굴욕적이었고, 앞으로의 삶이 참담해지리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명백했다.
두 남자는 한창 사업에 관한 이야기 중이었다. 나는 배운 대로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소리 없이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았다. 언젠가 줄줄이 외웠던 외제 식기들을 가지런히 배열하며 고상한 손짓으로 차를 따랐다.
아버지에게 차를 먼저 건네주자 만족스러운 얼굴로 차를 받아 든다. 개자식.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남편이 될 남자에게도 차를 따라 주었다. 찻잔을 받아 드는 손톱은 정갈했고, 입고 있는 정장의 소매도 새 옷인 듯 깔끔했다.
찻주전자를 내려놓고 티가 나지 않게 남자의 모습을 훑었다. 나이가 어려 보이는 이목구비였으나 결코 어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흔들림 없이 차분한 눈빛에서 풍겨져 나오는 분위기도 그러했고, 점잖고 차분한 움직임도 그러했다.
겉모습만으로 사람의 됨됨이를 온전히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방에게 반감보다는 호감을 얻어 낼 수 있는 모습임에는 분명하다.
“자네는 언제가 좋겠는가?”
찻잔을 내려 둔 아버지가 남자를 향해 물었다.
“저는 언제든 좋습니다. 아가씨의 의견이 중요하지요.”
낮게 빠져나오는 목소리의 울림마저 단정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조소를 참아 냈다. 내 의사는 안중에도 없는 사람들이 나를 배려하는 척하는 것이 가증스럽고 짜증 났다.
“아, 이런. 나는 일이 있어 잠시 자리를 비워야겠네. 두 사람 이야기 나누고 있게.”
아버지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어색하기 짝이 없는 말투였다. 일어선 아버지는 내게 눈빛을 보냈다. ‘잘해라.’ 어쩌면 이 거추장한 옷이 당장에라도 저 남자의 손에 벗겨지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자리를 비웠지만 대화는 오고 가지 않았다. 긴 침묵이 흘렀다. 이 남자는 내가 무언가 떠들어 대길 원하는지도 모른다. 사내들의 기준에서 수다스러움은 여자들의 몫일 테니.
말없이 차를 마시고 있는 남자를 노려보듯 바라보았다. 시선이 따가웠을 텐데도 남자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예쁘게 생기셨네요.”
내 말에 남자는 아주 약간 목을 움직여 나를 바라보았다. 마주친 눈은 검은자와 흰자의 경계가 분명하여 맑은 느낌을 주었다.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이 더 좋아하겠어요.”
명백한 시비조였다. 누가 들어도 불쾌하고 무례한 언사였으나, 남자의 표정에는 여전히 변화가 없었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응했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요? 그럼 여자들이 더 환장하나?”
남자는 말없이 나를 응시했다. 흔들림 없는 눈동자가 흑진주처럼 반질반질했다. 나는 손바닥에 턱을 괴고 눈웃음 지었다.
“그렇다면 다행이에요. 저도 남자들이랑 어울리기를 좋아하거든요. 어려서부터 이 남자, 저 남자 다 만나고 다니는 게 취미였어요. 아! 여자도 만났어요.”
손바닥을 짝 소리 나게 마주치고는 입꼬리를 올려 경박하게 웃었다.
“결혼을 한다 해서 그 버릇이 고쳐질까 모르겠어요. 정숙하고 얌전한 정실을 원하신다면 지금이라도 도망가는 게 좋을 거예요. 요리도, 청소도 아무것도 할 줄 모르거든요. 내 손으로 할 줄 아는 거라고는 밤새 놀면서 술을 마시는 일밖에는 없죠.”
여전히 짜증 나리만치 평온한 얼굴이었다. 마치 밀랍으로 만든 인형 같다.
나는 이 남자가 필시 연기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이가 행실이 지저분한 아내를 정실로 맞이하고 싶을 리 없을 테니까. 첩이라면 모를까. 그동안 봐 왔던 사내들은 다 그런 족속들이었다.
“그렇군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간결하게 대답했다.
“나랑 결혼할 건가요?”
“예.”
표정을 굳혔다. 가면 같은 남자의 얼굴을 깨트리기 위해 경박하고 한심한 말을 더 늘어놓았으나, 그의 가면은 밀랍이 아니라 철로 만들어졌는지 조금의 균열도 없었다.
이상했다. 호수의 평평한 수면을 어지럽히려 돌을 던졌으나, 아무런 파동 없이 돌을 빨아들이는 괴이한 광경을 보는 것 같다. 연신 돌을 던져 보았으나 남자에게서 아무런 반응도 얻어 낼 수 없었다.
“다음 생에는 여자로 한번 태어나 봐요.”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면초가의 처지였다. 비참하고, 처량한.
“얼마나 좆같은지 깨닫게 될걸.”

*


성대한 결혼식을 치렀다. 얼굴도 모르는 부자 나부랭이들과 왜놈들에게 선남선녀라 칭해지며 온갖 주목을 받았지만, 그들이 내리는 축복과 관심은 내게 저주와 다르지 않았다.
그날, 그 자리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라 아버지였다. 함박웃음을 짓는 아버지를 보며 나는 스스로를 난도질하고 싶은 충동을 몇 번이나 참아야 했다.
식을 치른 뒤에는 서촌에 있는 남편의 집으로 향했다. 양식으로 지어진 커다란 저택이었는데, 소문으로 익히 들었던 부유함과는 달리 사치와 거리가 있었다. 벽지와 바닥, 조명, 가구 등의 물건들 중에 화려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색상도 죄다 채도가 낮고 무늬 없이 심심했고, 장식품이라 할 만한 것도 없어 텅 빈 집처럼 깨끗하기만 했다.
가난한 이들의 눈에는 크고 대단한 저택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지나치게 사치스럽고 허영심 많은 작자 밑에서 자란 내 눈에는 크기만 클 뿐 소박하기 그지없는 집으로 보였다.
특이한 점은 하인들이 머무는 행랑채가 구분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하인들과 스스럼없이 마주치며 한데서 생활한다는 뜻과 다름없었다.
하인들의 수도 많지 않은 듯 보였다. 많아야 다섯 정도일까. 개중에는 젊은 여성도 없었다. 본가의 하인들은 수를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고, 대부분 젊은 여인으로 구성된 것을 생각하면 큰 차이였다.
“안어른께서 지내실 방입니다. 혹여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바로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나이 많은 집사가 방을 안내해 주며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각방을 쓴다니 다행이었다.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방으로 들어섰다. 내가 머물게 된 방은 하인들이 신경을 썼는지, 이 집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비해서는 따듯한 색감을 띠었다.
커다란 침상 위로 풀썩 몸을 뉘었다. 가만히 누워 있으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고요하고, 또 고요하다. 옆에서 재잘대던 덕연이 없으니 허전하고 외로웠다. 잠시 코끝이 시큰해졌지만 감성적인 생각은 뒤로 밀어냈다. 여기서 더 애잔해질 수는 없었으니까.
초저녁이 되자 하인들이 욕실에 목욕물을 준비해 주었다. 몸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뒤 방으로 돌아와 소파에 앉았다.
부드러운 옷소매 안을 매만지자 딱딱한 감촉이 느껴졌다. 이 집에 오기 전, 소매 안에 은장도 크기의 단도를 넣어 두었다. 점잖아 보이는 남자가 언제 이를 드러낼지 모르기 때문에 준비한 물건이었다.
강간과도 다름없는 첫날밤을 보내거나, 그것을 거부하다 맞아 죽는 삶을 택하느니 남편을 죽이고 범죄자가 되리라 다짐했다. 그편이 덜 비참할 테니까.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초저녁이 지나 새벽이 될 때까지 남자는 방으로 걸음 하지 않았다.
“주인어른께서 일이 많이 바쁘신가 보네요. 마님 먼저 주무세요.”
중년의 여자 하인이 방으로 들어서더니 내게 말했다. 마치 첫날밤에 버려진 가여운 새색시를 보듯 안타까운 얼굴이었다. 기분이 더러워져서 알겠다고 하고는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하인의 말에도 나는 긴장감을 풀 수 없어 온몸을 딱딱하게 굳힌 채 새벽을 지새웠다.
하루가 그렇게 지났다. 이틀이 지나고, 삼 일이 지났다. 여전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제때 밥을 먹고, 제때 잠을 잤다. 하인들의 정성스러운 시중을 받으며 산책에 나가기도 했다. 불길한 평화로움이었다.
그렇게 아무 일 없이 닷새가 지났을 때, 본가에서 덕연이가 왔다.
“주인어른의 배려인 듯합니다. 안어른께서 좀처럼 편히 계시지 못하는 것 같아 말씀드렸더니, 처가에서 가까이하던 하녀를 불러들이라 하셨습니다. 참으로 상냥하신 분이지요.”
덕연을 데리고 온 집사는 제 주인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상냥 같은 소리. 데리고 올 거면 진작 데리고 오지. 속으로 투덜대긴 했으나 덕연과 다시 재회하여 무척 기뻤다.
“다시 보니 좋다, 덕연아. 정말 좋아.”
“저도 정말 좋습니다, 아가씨. 아니, 이제 마님이시지요?”
덕연이 말간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는 이 집에 온 후 처음으로 환한 미소를 지었다.

*


남편과는 여전히 얼굴을 마주할 일이 없었다. 늦저녁 즈음에 방 밖에서 인기척이 들리곤 했으나, 남자는 내 방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 어쩌다 한 번 얼굴을 마주친 적도 있지만 그는 짧게 목례만 하고는 나를 지나쳤다.
“덕연아.”
“네.”
옷을 갈아입혀 주던 덕연이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도망갈까?”
“예?”
덕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나는 투정하듯 말했다.
“이 평화로움이 무서워. 매일 가시밭길을 걷는 것만 같아. 도망을 가면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 바다 건너편에서, 너랑 나랑 둘만 있는 곳에서 평생 같이 살까? 거기에선 내가 네 시중을 들 수도 있는데.”
“짓궂은 말을 하시네요, 아가씨.”
덕연은 당황한 듯 시선을 옮기더니 내 옷의 단추를 마저 잠갔다.
“아가씨. 아니, 마님의 집은 이제 이곳이잖아요. 주인어른께서도 좋은 분이신 것 같아요. 제가 이곳에 올 때…….”
“되었다.”
덕연의 말을 끊고 물러섰다. 남자를 칭찬하는 말에 심술이 난 탓이다. 덕연이 어쩔 줄 몰라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더 놀려 줄까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작스럽게 방문이 열렸다.
거의 2주 만에 얼굴을 보는 남편이 서 있었다. 남자는 어째선지 평소와는 조금 달랐다. 잘 만든 밀랍 인형처럼 표정이 없던 얼굴에는 잠깐이지만 당황한 기색이 어렸고, 늘 단정하던 옷차림 또한 흐트러져 있었다.
“……방을 착각했습니다. 미안합니다.”
짧은 말을 마친 남자는 문을 닫았다. 찰나의 순간이라 제대로 보진 못하였으나, 남자의 소매에는 붉은 무언가가 묻어 있었다. 마치 피처럼 보이는.

*


어둠이 땅을 짓누르듯 내려앉은 깊은 새벽, 나는 홀로 야행을 나섰다. 차가운 저택에 가득한 남편이라는 작자의 흔적도 싫었고, 그를 따르는 하인들도 싫었다. 그리고 떠나자는 말을 농으로 받아들인 덕연이도 미웠다.
인력거를 잡아탔다. 먼 곳으로 가 달라 했더니, 내 옷차림을 본 인력거꾼은 본정(本町)에서 나를 내려 주었다. 일본어 간판과 휘황한 전등불이 즐비한 거리의 모습을 보며 깊이 한숨을 내쉬었다. 도망을 온 곳이 고작 여기라니.
허름한 조선인들의 주거지와는 달리 식민 자본이 자리 잡은 이 화려한 공간은 불편함만을 안겨 주었다.
불빛을 피해 골목으로 들어섰다. 반공일(半空日, 토요일을 뜻함)이어선지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았다. 늘어선 음식점과 술집들은 환히 불을 밝혔고, 신식 옷차림의 화려한 젊은이들이 그 주위를 지나다녔다.
좀 더 깊은 골목 안쪽으로 들어서자 인공적인 불빛보다 달빛이 더 환해졌다. 허름해 보이는 살롱 하나를 발견하여 그 안으로 들어섰다.
지저분한 벽지와 천장, 허름한 가구들, 텁텁한 공기가 자유로워 보이는 사람들과 공존하는 공간이었다. 쾌적한 공간은 아니지만 숨을 쉬기는 더 편안했다. 조선인의 공간이었으니까.
혼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데, 젊은 사내가 옆으로 와서 내게 말을 걸었다.
“귀한 아가씨가 이런 곳에는 어쩐 일이에요?”
“사람 잘못 봤어요. 귀하기보다는 천박한 쪽에 가깝거든요.”
조금의 재미도 없는 말이었지만, 사내는 탁자를 내려치며 경쾌히 웃었다. 그 웃음에 나도 따라 웃었다. 이곳의 분위기는 대개 그랬다. 그저 웃고, 놀고, 즐기면 그만이었다.
사내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술을 마시고, 음악을 듣고, 나중에는 다른 이들과 마작을 하며 담배도 피웠다. 아버지가 보았다면 천하고 경박하다 했을 테지만, 분노에 찬 아버지의 얼굴을 생각하니 웃음을 멈추기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