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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3장 날 좀 내버려 둬(1)
“현아, 그냥 우리 용병단에 와라.”
“미쳤냐? 내가 그런 광신도 집단 같은 데를 가게?”
“뭐가 광신도 집단이야?”
현이는 현실에서도, 가상현실 세계에서도 귀찮게 되었다.현동이 현이를 볼 때마다 계속 자신의 용병단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학교 점심시간. 다른 애들은 밥 먹으러 가고 교실에는 현이와 현동이밖에 없었다.
“내가 미쳤다고 네놈 부하로 들어갈 것 같아?”
“어때서? 좋잖아. 우리 용병단은 현재 에르메키아 월드에서 가장 강한 용병단이라고. 다른 유저들은 우리 용병단에 못 들어와서 안달인데, 너만 그렇게 튕기지 좀 마라.”
“시끄러워.”
“와라, 제발 좀! 우리 용병단에 연금술사 있으면 비싼 금속을 살 필요가 없다고.”
“결국 그게 목적이냐?!”
“당연하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오리하르콘도 나오지 않았다고. 네가 그것들 중 한 개만 팔아도 금방 부자가 될걸?”
“만들기가 얼마나 짜증나는데? 오리하르콘 만드는 데 게임 시간으로 보름이나 걸린다고!”
“훗! 그건 노력하면 되는 거야.”
“노력은 무슨 얼어 죽을 노력. 엘프가 숲에 불 지르는 소리하고 있네.”
“윽…….”
“아무튼 나의 던전에 다시는 오지 마. 오늘 게임 들어가서 함정이나 트랩을 설치할 거니까.”
“훗! 그렇다면 나에게도 생각이 있지.”
“뭔데?”
“그건 바로 던전을 등록시키는 거다!”
“헉, 너!”
던전 등록. 이것은 한 단체나 유저가 에르메키아 월드 홈페이지에 자신이 발견한 던전을 등록시키는 것이다. 등록시킨 다음 날 전국에 있는 유저들의 지도에도 등록시킨 던전이 표시된다.
만약에 현동이 현이가 있는 던전을 등록시키면 현이는 자신을 공격하려는 유저들을 막느라 연금술을 할 수 없고, 겨우겨우 만들어 낸 오리하르콘이나 미디엄 샤일러, 온실이 빼앗기거나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놀란 것이다.
“흐흐흐흐. 그렇게 하면 넌 퀘스트도 못 깨고 얼굴이 알려져서 여러 가지로 곤란해질 걸?”
아무리 함정이나 트랩이 많아도 유저들은 언젠가 그곳을 통과하게 될 게 뻔했다.
“제…… 젠장!”
“크하하하하! 넌 나의 뜻에 안 따르면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크흐흐흐!”
“후후후후후.”
“뭐…… 뭐냐?”
“나한테도 생각이 있거든? 크흐흐흐흐, 마음대로 해 봐. 흐흐흐.”
“헉! 뭐냐? 이건!”
하교 후 게임에 접속한 일당백은 용병단과 함께 다시 데네브의 던전을 찾았다. 그런데 던전 끝에 있는 데네브의 작업장 입구에 있는 것은…….
“문?”
월령이 중얼거렸다. 그들 앞에 있는 것은 문이었다. 그것도 오리하르콘으로 된 두꺼운 문이었다.
“어? 일당백 님, 문 앞에 뭐라고 적혀 있는데요?”
“어? 누가 라이트 좀 켜 봐.”
“라이트!”
제일 가까운 마법사가 라이트 주문을 외웠다. 주문을 외우자 밝은 백색 마법의 빛이 켜졌다.
월령은 문 앞에 있는 글자를 읽어 보았다.
“잡……상인 출……입……금지? 오면 디진다?”
월령은 어이없는 눈으로 일당백을 보았다.
“아이고야. 현이답다.”
“일당백 님, 데네브라는 분은 일당백 님의 학교 친구라고 하지 않았나요?”
“맞아, 잘생긴 데다가 성적도 전교 10등 안에 드는 녀석이야.”
“핫핫핫! 이거이거, 현동이가 나를 칭찬하다니. 다시 봐야겠는걸?”
“어라?”
오리하르콘 문 위쪽, 사람의 키 높이에 있는 작은 창이 열렸다. 그 안에서 보이는 붉은색 눈동자.
“현이?”
“이렇게 막아 버리면 아무도 못 들어오겠지? 크크크, 싸울 필요도 없으니까.”
“윽.”
“크하하하하! 나의 승리다! 그럼 안뇽…….”
“자…… 잠깐!”
쿵!
작은 창이 닫혔다.
“으윽! 쟤가 없으면 나중에 게임 최고의 군사 길드가 되겠다는 나의 꿈에 지장이 생기는데.”
“어떡할까요?”
월령이 물어봤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약속대로 인터넷에 올려.”
“네.”
사흘 뒤, 에르메키아 월드 홈페이지는 잠시 동안 들썩였다. 유명한 일당백 용병단에서 등록한 던전 때문이었다.
―세상에…… 유저가 던전 몬스터라니……. 그 유저 분 참 안 됐습니다. 퀘스트 때문에 거기서 일 년간 짱 박혀 있어야 되니(아이디:아이템 빨)
―오리하르콘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군요. 신의 금속이라는 것이 문으로 나오다니. 그거 뜯어서 팔면 부자되겠네? ㅋㅋㅋ(아이디:wid)
―히든 클래스인 연금술사의 출현이군요. 나중에 길드가 패치되면 우리 길드에 두고 싶군요. 길드 패치를 대비해서 미리 길드원을 모집하고 있거든요(아이디:군주)
―그 유저 분 잡으면 드롭될 아이템은 뭘까요? 최소한 고대 급은 되겠죠? 이거 약간 탐이 나는군요(아이디:루프트 바페)
대략 이런 글들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팅, 퉁, 푸웅, 툭.
밖에 있는 유저들이 데네브가 만든 오리하르콘 문을 부수려는 소리였다.
“여전히…… 시끄럽군.”
데네브는 안락의자에 앉은 채 한가로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을 만들기 전에 데네브는 시르벤 시티에 가서 정보 길드에 오리하르콘 1괴를 팔았다. 그래서 얻은 돈은 1,000골드. 1골드 당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1천만 원이나 벌었다. 500골드는 현금화하고 나머지 500골드로 과일, 야채, 빵, 고기 등의 식품과 수은, 납, 구리, 염산, 니켈 같은 연금술에 필요한 재료, 침대, 쇼파, 옷장, 찻잔 세트 등 가구나 생필품을 사들였다. 추가로 나무와 잔디를 사서 동굴에 심었다.
이것들 외에는 화살을 다량으로 사들였다. 신무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미 신무기의 구상은 해 두었다.
요즘은 에르메키아 월드에서 공부하는 게 유행이었다. 현실에서의 한 시간이 에르메키아 월드에서는 4시간이기에 3시간이나 더 공부할 수가 있어서 돈 있는 가정에서는 반드시 캡슐을 들여놓았다. 심지어는 에르메키아 월드 내에서 학원을 차리는 일도 있었다. 어디를 가나 한국인의 교육열은 뜨거웠다.
데네브는 오리하르콘을 판 뒤로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버렸다. 그 이유는 게임으로 돈을 벌어서 학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쿠웅!
문에서 이번엔 커다란 소리가 났다.
“어라? 큰 게 나왔나 보네? 음, 어디 보자. 이 세계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 내 앞에 나와 너의 존재를 알려라. 그래비티 볼!”
약간 회오리를 치는 푸른색의 커다란 구가 데네브 앞에 나타났다. 데네브는 구에 올라타 구를 문이 있는 쪽으로 가게 했다. 문 옆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끈들이 있었다.
데네브는 품속에서 종이를 꺼내서 보았다.
“에, 노란색 끈이 염산이구나.”
끼릭!
노란색 끈을 잡아당겼다.
“헉헉! 이 빌어먹을 문 X나 안 열리네.”
“땅을 파서 들어가는 건 어떨까?”
“소용없어. 바닥이 딱딱한 암석이라 팔 수가 없어.”
“정령을 이용하는 건?”
“우리들 중에 정령술사가 있냐? 히든 클래스인 정령술사가 되려면 땅속 어딘가에 있는 정령석을 꺼내서 먹어야 되는데, 구하기가 엄청 힘들어. 정령석을 먹으면 정령과의 친화력이 높아져서 정령과 계약이 가능한데…….”
“아니, 다른 방법도 있어. 뭐냐 하면 숲에서 계속 앉아 있는 거야. 그렇게 한 6달? 1년 정도 있으면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을 정도의 친화력이 생긴…….”
문밖에 있는 수십의 유저들이 앉아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문을 부수려다가 지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솨아아아아.
“어? 뭔 소리냐?”
누군가 물었다.
“몰라.”
촤아악! 치이이이이.
“으아악! 뜨…… 뜨거워!”
“여…… 염산이다!”
“내, 내 몸이 녹는다!”
동굴 천장에서 염산이 쏟아졌다. 문 가까이 있던 유저들은 아이템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녹아 버렸고, 좀 멀리 있는 유저들은 몸의 일부만 녹았다. 더 멀리 있던 유저들은 무사히 그 자리에서 도망갈 수 있었다.
염산에 맞은 유저들은 싱크로율로 인해 고통을 느꼈다. 임의로 조절할 수 있지만 현실감 있게 하기 위해 높여 놓기 때문에 현실처럼 고통 속에서 로그아웃당했다.
“도, 도망쳐!”
“망할 자식! 염산을 사용하다니!”
“트랩이 있었구나. 제길! 죽여 버리겠어!”
“헤에, 10명밖에 못 잡았네. 어이쿠!”
티잉!
데네브가 문에 난 조그만 창으로 밖을 보면서 웃다가 누가 그를 알아보고 쏜 화살에 황급히 창을 닫았다. 다행히 화살은 빗맞았다.
“핫핫핫! 이거 미움을 단단히 샀군요.”
넉살 좋게 웃는 데네브였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탯을 분배해 주십시오.]
“스탯 창.”
[힘:25
민첩:12
지력:32
건강:13
지능:20
HP:1,540, MP:2,060
스탯:3
속성:중]
“에에, 이번엔 지력에다가 올인.”
[힘:25
민첩:12
지력:35
건강:13
지능:20
HP:1,540, MP:2,069
스탯:0
속성:중]
“스킬 창.”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8G, 숙련도:8/10,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모든 것을 당기는 힘이여, 이제 내 뜻에 따라 내 앞에 있는 적에게 너의 힘을 보여라.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7/10,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내 앞에 있는 적에게 다시는 땅을 밟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하라.
안티 그래비티 실드(6서클):반중력의 실드가 나온다. 실드에 닿는 그 어떤 것이라도 반중력에 의해 튕겨 나간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100, 딜레이:없음
주문:모든 것을 미는 힘이여, 이제 내 뜻에 따라 나를 보호하라.
그래비티 볼(5서클):중력을 가진 구를 생성한다. 볼의 크기와 중력의 힘은 임의로 조절이 가능하다.
최대:8G, 숙련도:9/10, 소모 마나:90, 딜레이:없음
주문:이 세계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 내 앞에 나와 너의 존재를 알려라.
제로 그래비티(6서클):무중력 마법으로 자신에게만 중력의 제약을 무시한다(마스터를 해야 완전한 무중력을 쓸 수 있다).
최대:1/2G, 숙련도:7/10, 소모 마나:200, 딜레이:5분
주문:나에게서 중력의 제약을 거둬라.
스탯:3]
“그래비티 볼에 한 개, 그래비티에 2개. 오! 전부 마스터가 되는구나! 1서클은 저절로 마스터가 되어 있고 마법이 별로 없다 보니 마스터하기 쉽네.”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X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7/10,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내 앞에 있는 적에게 다시는 땅을 밟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하라.
3장 날 좀 내버려 둬(1)
“현아, 그냥 우리 용병단에 와라.”
“미쳤냐? 내가 그런 광신도 집단 같은 데를 가게?”
“뭐가 광신도 집단이야?”
현이는 현실에서도, 가상현실 세계에서도 귀찮게 되었다.현동이 현이를 볼 때마다 계속 자신의 용병단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학교 점심시간. 다른 애들은 밥 먹으러 가고 교실에는 현이와 현동이밖에 없었다.
“내가 미쳤다고 네놈 부하로 들어갈 것 같아?”
“어때서? 좋잖아. 우리 용병단은 현재 에르메키아 월드에서 가장 강한 용병단이라고. 다른 유저들은 우리 용병단에 못 들어와서 안달인데, 너만 그렇게 튕기지 좀 마라.”
“시끄러워.”
“와라, 제발 좀! 우리 용병단에 연금술사 있으면 비싼 금속을 살 필요가 없다고.”
“결국 그게 목적이냐?!”
“당연하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오리하르콘도 나오지 않았다고. 네가 그것들 중 한 개만 팔아도 금방 부자가 될걸?”
“만들기가 얼마나 짜증나는데? 오리하르콘 만드는 데 게임 시간으로 보름이나 걸린다고!”
“훗! 그건 노력하면 되는 거야.”
“노력은 무슨 얼어 죽을 노력. 엘프가 숲에 불 지르는 소리하고 있네.”
“윽…….”
“아무튼 나의 던전에 다시는 오지 마. 오늘 게임 들어가서 함정이나 트랩을 설치할 거니까.”
“훗! 그렇다면 나에게도 생각이 있지.”
“뭔데?”
“그건 바로 던전을 등록시키는 거다!”
“헉, 너!”
던전 등록. 이것은 한 단체나 유저가 에르메키아 월드 홈페이지에 자신이 발견한 던전을 등록시키는 것이다. 등록시킨 다음 날 전국에 있는 유저들의 지도에도 등록시킨 던전이 표시된다.
만약에 현동이 현이가 있는 던전을 등록시키면 현이는 자신을 공격하려는 유저들을 막느라 연금술을 할 수 없고, 겨우겨우 만들어 낸 오리하르콘이나 미디엄 샤일러, 온실이 빼앗기거나 부서질 수 있기 때문에 놀란 것이다.
“흐흐흐흐. 그렇게 하면 넌 퀘스트도 못 깨고 얼굴이 알려져서 여러 가지로 곤란해질 걸?”
아무리 함정이나 트랩이 많아도 유저들은 언젠가 그곳을 통과하게 될 게 뻔했다.
“제…… 젠장!”
“크하하하하! 넌 나의 뜻에 안 따르면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다! 크흐흐흐!”
“후후후후후.”
“뭐…… 뭐냐?”
“나한테도 생각이 있거든? 크흐흐흐흐, 마음대로 해 봐. 흐흐흐.”
“헉! 뭐냐? 이건!”
하교 후 게임에 접속한 일당백은 용병단과 함께 다시 데네브의 던전을 찾았다. 그런데 던전 끝에 있는 데네브의 작업장 입구에 있는 것은…….
“문?”
월령이 중얼거렸다. 그들 앞에 있는 것은 문이었다. 그것도 오리하르콘으로 된 두꺼운 문이었다.
“어? 일당백 님, 문 앞에 뭐라고 적혀 있는데요?”
“어? 누가 라이트 좀 켜 봐.”
“라이트!”
제일 가까운 마법사가 라이트 주문을 외웠다. 주문을 외우자 밝은 백색 마법의 빛이 켜졌다.
월령은 문 앞에 있는 글자를 읽어 보았다.
“잡……상인 출……입……금지? 오면 디진다?”
월령은 어이없는 눈으로 일당백을 보았다.
“아이고야. 현이답다.”
“일당백 님, 데네브라는 분은 일당백 님의 학교 친구라고 하지 않았나요?”
“맞아, 잘생긴 데다가 성적도 전교 10등 안에 드는 녀석이야.”
“핫핫핫! 이거이거, 현동이가 나를 칭찬하다니. 다시 봐야겠는걸?”
“어라?”
오리하르콘 문 위쪽, 사람의 키 높이에 있는 작은 창이 열렸다. 그 안에서 보이는 붉은색 눈동자.
“현이?”
“이렇게 막아 버리면 아무도 못 들어오겠지? 크크크, 싸울 필요도 없으니까.”
“윽.”
“크하하하하! 나의 승리다! 그럼 안뇽…….”
“자…… 잠깐!”
쿵!
작은 창이 닫혔다.
“으윽! 쟤가 없으면 나중에 게임 최고의 군사 길드가 되겠다는 나의 꿈에 지장이 생기는데.”
“어떡할까요?”
월령이 물어봤다.
“누가 이기나 해 보자! 약속대로 인터넷에 올려.”
“네.”
사흘 뒤, 에르메키아 월드 홈페이지는 잠시 동안 들썩였다. 유명한 일당백 용병단에서 등록한 던전 때문이었다.
―세상에…… 유저가 던전 몬스터라니……. 그 유저 분 참 안 됐습니다. 퀘스트 때문에 거기서 일 년간 짱 박혀 있어야 되니(아이디:아이템 빨)
―오리하르콘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군요. 신의 금속이라는 것이 문으로 나오다니. 그거 뜯어서 팔면 부자되겠네? ㅋㅋㅋ(아이디:wid)
―히든 클래스인 연금술사의 출현이군요. 나중에 길드가 패치되면 우리 길드에 두고 싶군요. 길드 패치를 대비해서 미리 길드원을 모집하고 있거든요(아이디:군주)
―그 유저 분 잡으면 드롭될 아이템은 뭘까요? 최소한 고대 급은 되겠죠? 이거 약간 탐이 나는군요(아이디:루프트 바페)
대략 이런 글들이 인터넷에 나돌았다.
팅, 퉁, 푸웅, 툭.
밖에 있는 유저들이 데네브가 만든 오리하르콘 문을 부수려는 소리였다.
“여전히…… 시끄럽군.”
데네브는 안락의자에 앉은 채 한가로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문을 만들기 전에 데네브는 시르벤 시티에 가서 정보 길드에 오리하르콘 1괴를 팔았다. 그래서 얻은 돈은 1,000골드. 1골드 당 1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에서 1천만 원이나 벌었다. 500골드는 현금화하고 나머지 500골드로 과일, 야채, 빵, 고기 등의 식품과 수은, 납, 구리, 염산, 니켈 같은 연금술에 필요한 재료, 침대, 쇼파, 옷장, 찻잔 세트 등 가구나 생필품을 사들였다. 추가로 나무와 잔디를 사서 동굴에 심었다.
이것들 외에는 화살을 다량으로 사들였다. 신무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미 신무기의 구상은 해 두었다.
요즘은 에르메키아 월드에서 공부하는 게 유행이었다. 현실에서의 한 시간이 에르메키아 월드에서는 4시간이기에 3시간이나 더 공부할 수가 있어서 돈 있는 가정에서는 반드시 캡슐을 들여놓았다. 심지어는 에르메키아 월드 내에서 학원을 차리는 일도 있었다. 어디를 가나 한국인의 교육열은 뜨거웠다.
데네브는 오리하르콘을 판 뒤로 대학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버렸다. 그 이유는 게임으로 돈을 벌어서 학비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쿠웅!
문에서 이번엔 커다란 소리가 났다.
“어라? 큰 게 나왔나 보네? 음, 어디 보자. 이 세계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 내 앞에 나와 너의 존재를 알려라. 그래비티 볼!”
약간 회오리를 치는 푸른색의 커다란 구가 데네브 앞에 나타났다. 데네브는 구에 올라타 구를 문이 있는 쪽으로 가게 했다. 문 옆에는 여러 가지 색깔의 끈들이 있었다.
데네브는 품속에서 종이를 꺼내서 보았다.
“에, 노란색 끈이 염산이구나.”
끼릭!
노란색 끈을 잡아당겼다.
“헉헉! 이 빌어먹을 문 X나 안 열리네.”
“땅을 파서 들어가는 건 어떨까?”
“소용없어. 바닥이 딱딱한 암석이라 팔 수가 없어.”
“정령을 이용하는 건?”
“우리들 중에 정령술사가 있냐? 히든 클래스인 정령술사가 되려면 땅속 어딘가에 있는 정령석을 꺼내서 먹어야 되는데, 구하기가 엄청 힘들어. 정령석을 먹으면 정령과의 친화력이 높아져서 정령과 계약이 가능한데…….”
“아니, 다른 방법도 있어. 뭐냐 하면 숲에서 계속 앉아 있는 거야. 그렇게 한 6달? 1년 정도 있으면 정령과 계약을 맺을 수 있을 정도의 친화력이 생긴…….”
문밖에 있는 수십의 유저들이 앉아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문을 부수려다가 지쳐서 쉬고 있는 중이었다.
솨아아아아.
“어? 뭔 소리냐?”
누군가 물었다.
“몰라.”
촤아악! 치이이이이.
“으아악! 뜨…… 뜨거워!”
“여…… 염산이다!”
“내, 내 몸이 녹는다!”
동굴 천장에서 염산이 쏟아졌다. 문 가까이 있던 유저들은 아이템도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녹아 버렸고, 좀 멀리 있는 유저들은 몸의 일부만 녹았다. 더 멀리 있던 유저들은 무사히 그 자리에서 도망갈 수 있었다.
염산에 맞은 유저들은 싱크로율로 인해 고통을 느꼈다. 임의로 조절할 수 있지만 현실감 있게 하기 위해 높여 놓기 때문에 현실처럼 고통 속에서 로그아웃당했다.
“도, 도망쳐!”
“망할 자식! 염산을 사용하다니!”
“트랩이 있었구나. 제길! 죽여 버리겠어!”
“헤에, 10명밖에 못 잡았네. 어이쿠!”
티잉!
데네브가 문에 난 조그만 창으로 밖을 보면서 웃다가 누가 그를 알아보고 쏜 화살에 황급히 창을 닫았다. 다행히 화살은 빗맞았다.
“핫핫핫! 이거 미움을 단단히 샀군요.”
넉살 좋게 웃는 데네브였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경험치가 올랐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스탯을 분배해 주십시오.]
“스탯 창.”
[힘:25
민첩:12
지력:32
건강:13
지능:20
HP:1,540, MP:2,060
스탯:3
속성:중]
“에에, 이번엔 지력에다가 올인.”
[힘:25
민첩:12
지력:35
건강:13
지능:20
HP:1,540, MP:2,069
스탯:0
속성:중]
“스킬 창.”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8G, 숙련도:8/10,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모든 것을 당기는 힘이여, 이제 내 뜻에 따라 내 앞에 있는 적에게 너의 힘을 보여라.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7/10,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내 앞에 있는 적에게 다시는 땅을 밟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하라.
안티 그래비티 실드(6서클):반중력의 실드가 나온다. 실드에 닿는 그 어떤 것이라도 반중력에 의해 튕겨 나간다.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100, 딜레이:없음
주문:모든 것을 미는 힘이여, 이제 내 뜻에 따라 나를 보호하라.
그래비티 볼(5서클):중력을 가진 구를 생성한다. 볼의 크기와 중력의 힘은 임의로 조절이 가능하다.
최대:8G, 숙련도:9/10, 소모 마나:90, 딜레이:없음
주문:이 세계 모든 것의 중심에 있는 것, 내 앞에 나와 너의 존재를 알려라.
제로 그래비티(6서클):무중력 마법으로 자신에게만 중력의 제약을 무시한다(마스터를 해야 완전한 무중력을 쓸 수 있다).
최대:1/2G, 숙련도:7/10, 소모 마나:200, 딜레이:5분
주문:나에게서 중력의 제약을 거둬라.
스탯:3]
“그래비티 볼에 한 개, 그래비티에 2개. 오! 전부 마스터가 되는구나! 1서클은 저절로 마스터가 되어 있고 마법이 별로 없다 보니 마스터하기 쉽네.”
[그래비티(7서클):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올려 버린다.
최대:10G, 숙련도:마스터, 소모 마나:300, 딜레이:10분
주문:X
리버스 그래비티(7서클):역중력 마법으로 대상에게 미치는 중력을 무시하고 허공에 띄운다. 띄워진 대상은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숙련도:7/10, 소모 마나:250, 딜레이:5분
주문:내 앞에 있는 적에게 다시는 땅을 밟는 영광을 누리지 못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