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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주평화는 평범한 아이였다.

다른 아이들처럼 납작한 이가 돋았으며, 엉덩방아를 찧어 가면서 걸음마를 뗐고, 옹알이로 말을 텄다.

그러나 다섯 살 생일을 맞으면서 한 가지 남다른 점이 생겼다.

“으아아앙!”

생일자용 고깔모자를 쓴 평화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자신이 벽으로 ‘날려 버린’ 남자아이를 응시했다. 남자아이는 부러진 팔을 잡고 벼락 맞은 듯이 울어 댔다.

곧 연락을 받은 평화의 부모가 황급하게 달려왔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아연한 얼굴로 묻는 그들을 바라보며 평화는 그제야 꾹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나아, 난 그냥 살짝 밀친 건데!”

다섯 살 생일을 맞으며 평화는 곰 인형이나 장난감 차 같은 평범한 선물 대신, 살짝 밀친 남자아이가 몇 미터나 떨어진 벽까지 날아갈 만큼 무시무시한 괴력을 얻었다.

평범한 주평화는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아이가 되었다.

평화는 유치원을 그만두었다. 생일날 이후 학부모들이 제 아이와 평화를 같은 장소에 둘 수 없다고 강력하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저 괴물이 내 아들 팔을 부러뜨렸다고요!”

평화가 밀쳐서 날려 버린 아이의 엄마가 그녀를 향해 삿대질을 했다. 손가락 끝이 날카롭게 저를 향하는 것에 평화의 어깨가 작게 움츠러들었다. 여자는 도끼눈을 하고 평화를 쏘아보았다.

“저렇게 위험한 애는 격리시켜야 해요!”

평화의 부모는 쏟아지는 폭언에도 그저 사과만 반복했다. 유치원 측에서는 평화를 내보내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하길 원했다.

유치원을 나서며, 평화는 분한 듯이 입술을 깨물고 있는 엄마의 옷깃을 붙잡고 꺼질 것처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엄마. 미안해…….”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병원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했다. 평화는 아주 평범한 근육량을 가지고 있었다.

“이건 과학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힘을 낼 수 있는 거죠?”

병원에서는 평화를 연구하고 싶어 했다. ‘인도적이고 합법적인 방법 내에서’라고 의사는 덧붙였지만 당연히 평화의 부모는 용납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병원에 가는 일은 없었다. 유치원에도 가지 않았다.

이사를 한 뒤 평화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 그마저도 건드리는 것마다 전부 망가뜨려 크게 혼이 난 이후, 제 방 침대에 누워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그녀의 부모는 대부분 침울한 표정을 짓거나 울거나 서로 싸웠다. 평화의 부모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었고, 자신에게 일어난 이 ‘비극’을 견딜 수 없어 했다. 그리고 그건 평화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도저히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평화는 매일매일 울었다. 어느 날부터는, 자기가 아주 작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주아주 작아져서, 먼지보다도 작아져서, 그렇게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고.

부모가 평화가 평범한 아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할 때 평화는 자기가 사라지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평화는 사라지지 않았다.

평범해지지도 않았다.

이상한 맛이 나는 한약을 마시고, 절을 하고, 기도를 하고, 굿을 받기도 했지만 평화는 여전히 평범하지 않은 채로 그곳에 있었다.

오히려 자라면 자랄수록 평화의 힘은 더 강해졌다.



‘어쩌면…… 나는 정말 괴물인가 봐.’

텅 빈 집에 홀로 남아 텔레비전을 보던 평화가 문득 생각했다.

스크린 속에서는 녹색 피부의 괴물이 마구잡이로 주변을 부숴 대고 있었다. 달려온 경찰들이 괴물을 향해 총을 쏘았다. 사실 그 괴물은 평범한 박사가 변한 것이었는데, 사람들은 그 괴물이 박사라는 것을 몰랐다.

아니, 알았더라도 다르게 행동하지 않았을 것이다. 괴물은 괴물일 뿐. 사실은 무엇이었다, 같은 이야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다섯 살 전의 평화가 평범한 아이였다는 것이 사람들에게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실인 것처럼.

[그어어엉!]

괴물이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을 질렀다. 그 비명 소리가 어느 순간 자신의 것처럼 들려서 평화는 텔레비전을 껐다. 텔레비전을 껐는데도 계속 괴물의 비명 소리가 귓속을 윙윙거렸다.

그녀는 커서 그런 것이 될까. 누구보다 강해도 누구도 사랑해 주지 않는 괴물. 그런 것이 될까.

“그런 건 싫어…….”

평화는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잠깐 울었고, 언제나처럼 달래 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 그쳤다.

여덟 살이 되었을 때, 교회에서 돌아오던 평화는 브레이크가 고장 나 인도로 달려온 승용차를 한 손으로 멈췄다. 뉴스에서는 어린 소녀가 시민들의 목숨을 구했다고 연신 떠들어 댔다.

차를 멈춘 것은 우연한 기적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은 호의적이었다.

인터뷰를 하며 평화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어른들의 손을 느꼈다. 낯설지만 따뜻한 손길이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더 쓰다듬어 달라는 듯 머리를 들이밀었다. 그들은 조금 당황한 듯했지만, 결국은 웃으며 어리광을 받아 주었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을 텐데.’

평화는 이번에도 이루어지지 않을 소원을 빌었다.

그날 밤. 술에 취해 들어온 아빠가 평화의 손을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평화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래 전 아빠의 손을 잘못 잡아 병원에 입원시킨 이후 이런 스스럼없는 접촉은 처음이었다.

“평화야. 아빠랑 약속 하나만 할까?”

평화는 그의 손을 마주 잡지 않기 위해 노력하느라 한 박자 늦게 반응했다.

“으응. 뭔데?”

아빠는 붉은 얼굴로 평화를 빤히 바라보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평화는…… 앞으로 오늘처럼 힘을 꼭 옳은 일에만 쓰기로 하자. 그래야 사람들이 평화를 이상하게 여기지 않고 좋아해 줄 거야. 힘을 좋은 곳에 쓰는 사람은 영웅이고, 나쁜 곳에 쓰는 사람은 악당이잖아. 우리 딸은 영웅이 되고 싶지?”

‘영웅…….’

평화는 영웅이란 단어가 낯설었다. 그건…… 좋은 걸까?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걸까?

궁금한 게 많았지만 아빠가 그렇다고 대답하길 원하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게 정답이었는지 아빠는 안도하는 눈빛으로 평화를 바라보았다.

“평화의 힘은 하늘이 내려 준 거야. 사람들을 도우라고. 그러니까 이제부터 옳은 일에만 힘을 쓰기로 하자. 그럼 우리 평화도 모두에게 사랑받으면서 살 수 있을 거야.”

“그럼 아빠랑 엄마도 나를 사랑해 줄 거야?”

그러자 아빠는 이상한 표정을 지으며, 아주 오랜만에 평화를 껴안아 주었다.

“엄마 아빠는 언제나 평화를 사랑하지.”

‘네가 옳은 일에 힘을 쓸 때만.’

평화에게는 그렇게 들렸다.

‘기적을 일으킨 어린 영웅’으로 불리었던 사건 이후 평화의 부모는 평화를 조금 더 믿게 되었다. 그들은 평화가 자신의 뜻대로 힘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했고, 덕분에 평화는 무사히 초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은 그녀가 상냥하고 다정하며,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라고 칭찬했다. 평화는 직감적으로 계속 그런 아이로 남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야만 사랑받을 수 있을 테니까.

힘을 쓰지 않는 일에는 점점 익숙해졌다. 연필을 부러뜨리지 않고 글자를 쓰는 것처럼 친구들의 팔을 부러뜨리지 않고 손을 잡는 법도 알게 되었다. 새끼 개미를 건드린다고 생각하면 됐다. 익숙해지니 자연히 쉬워졌다.

하지만 ‘그런 아이’로 남는 것만큼은 어려웠다.

평화가 반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소영을 집에 데려왔을 때 그녀의 부모는 몹시 기뻐했다. 소영은 다소 어리광쟁이였지만, 부모님은 그마저도 제 나이답게 귀엽다며 상냥하게 미소 지었다.

“부담 갖지 말고 자주 놀러 오렴. 알다시피 평화가 좀 어른스러워서, 늘 이렇게 귀여운 딸이 있으면 어떨까 생각하곤 했단다.”

“네. 아주머니!”

평화는 씩씩하게 대답하는 소영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웃을 때 깊이 보조개가 파이는 얼굴은 확실히 귀여운 면이 있었다. 평화는 괜히 제 볼을 쿡 찔러 보았다. 보조개 따윈 없다는 걸 알면서도.

부모가 모두 맞벌이를 해 텅 빈 집이 외로웠던 소영은 자주 평화의 집으로 놀러 왔다.

“이거 네 거야?”

어느 날 소영이 평화의 침대에 놓여 있던 강아지 인형을 집어 들며 말했다. 소영이 어지른 물건들을 정리하던 평화가 눈동자를 도르륵 굴렸다.

“으응. 내 건데?”

평화의 방에 있는 인형이니 당연히 그녀의 것이다. 알고 있으면서 굳이 묻는 이유가 뭔지 평화는 이해하지 못했다.

소영은 그런 그녀가 답답하다는 듯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평화가 알아들을 수 있게끔 또박또박 말했다.

“이거 나 줘.”

“……안 돼.”

평화가 조금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다른 거라면 모를까 그 인형은 오래전 부모님이 평화에게 준 것이었다. 정확히는 다섯 살이 되기 전, 평화가 평범한 아이였던 시절에.

솜으로 속을 채운 인형은 다른 장난감처럼 망가지지 않았다. 그 시절 갖고 있던 평화의 물건들 중 유일하게 멀쩡한 물건이었다.

평화가 소영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다른 거 줄게. 그건 아끼는 거야.”

“싫어! 난 이게 좋단 말이야.”

사실 소영도 그 인형이 특별하게 좋은 건 아니었다. 하지만 평화가 아낀다고 말하니까 괜히 욕심이 생겼다. 소영이 입을 불퉁하게 내밀며 인형을 꽉 쥐었다.

평화는 대부분의 일에서 그녀에게 져 주었으므로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 평화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영에게 손을 내밀었다.

“내놔. 한소영.”

평화는 조용하고 얌전한 아이였다. 그런 평화가 그렇게 무서운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걸 소영은 처음 알았다.

소영은 겁이 나는 것을 감추면서 인형을 더욱 꽉 품에 안았다. 그 모습에 평화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손을 뻗어 인형의 다리를 잡은 평화가 커다랗게 소리쳤다.

“내 거니까 내놓으라고!”

찌이익.

당연하게도 인형은 평화의 힘을 견디지 못했다. 망가진 인형을 쥐고 울음을 터뜨린 사람은 오히려 소영이었다.

울음소리에 놀라 방으로 쫓아온 평화의 엄마는 울고 있는 소영과 두 쪽으로 찢어진 인형 조각을 들고 있는 평화를 발견했다.

“세상에……. 이게 대체 무슨 일이니?”

평화는 엄마의 표정이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힘을 처음 발현했을 때 보았던 그 얼굴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평화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콩닥콩닥.

심장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날 이후 엄마가 종종 자신에게 보였던 싸늘함은 아직도 평화에게 큰 상처로 남아 있었다.

그사이 소영은 콧물을 훌쩍거리며 평화의 엄마에게 일렀다.

“힝, 전 그, 그냥 평화한테 인형 좀 갖고 놀게 해 달라고 했을 뿐인데……. 평화가 갑자기……. 으아아앙!”

“네가 언제 갖고 놀게 해 달라고 했어. 갖고 싶다고 했지!”

“주평화!”

엄마의 윽박에 평화가 입을 꾹 다물었다. 엄마는 어쩔 줄 몰라 하며 소영에게 사과했다. 평화의 다른 인형들을 한가득 안겨 주기까지 했다.

소영이를 보내고 돌아온 엄마는 평화를 꿇어앉히고 굳은 얼굴로 물었다.

“주평화. 대체 왜 그랬어.”

“쟤가 내 인형 가져가려고 했단 말이야. 난 안 주겠다고 했는데…….”

이윽고 평화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울먹이는 아이의 모습에 엄마 역시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평범한 아이였다면 그냥 짧게 꾸중하고 넘어갈 일이었지만, 평화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기에 더욱 엄하게 주의를 주어야 했다. 만약 찢어진 게 인형이 아니라 소영의 다리였다면……. 상상만 해도 머리가 아찔했다.

엄마가 부러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뭘 잘했다고 울어. 아빠랑 약속했잖아. 옳은 일에만 힘을 쓰겠다고. 그런데 그깟 인형 하나 때문에 친구를 위협한 거야?”

“난 그냥 내 걸 다시 되찾아 오려고 했던 거란 말이야! 걔가 나쁘고, 내가 옳아!”

“그렇지 않아.”

평화의 어깨를 단단하게 잡은 엄마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건 네 욕심 때문이었잖아.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봐 봐. 소영이는 울고, 인형은 망가져 버렸지? 평화 네가 욕심을 내지 않았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소영이도 웃고 인형도 멀쩡했겠지. 그렇지?”

평화가 눈물에 가득 찬 눈을 들어 엄마를 바라보았다. 눈을 깜빡이자 구슬 같은 눈물이 뚝 떨어졌다.

억울했지만, 억울해하면 안될 것 같았다. 학교에서도 책에서도 욕심은 나쁜 거라고 말했다. 그러니 자신이 잘못한 게 맞는 게 아닐까?

물론 소영이도 조금은 욕심쟁이였지만 엄마 말대로 평화가 욕심을 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아빠랑 옳은 일에만 힘을 쓰기로 약속했는데, 자기 욕심 때문에 또 힘을 썼다. 그런 자신은 악당이니까 아무도 사랑해 주지 않을 것이다. 괴물 박사가 되어 버릴 것이다.

그건 싫다.

마침내 평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가 활짝 웃으며 평화를 껴안았다.

“이해했으면 됐어. 엄마는 우리 딸이 자랑스럽다. 사랑해. 평화야.”

평화는 조금 망설이며, “나도 사랑해요. 엄마.” 하고 중얼거렸다.

그런 일들이 몇 번이나 반복됐다. 부모는 평화에게 엄격했다. 너는 강자이니 약자를 위해 베풀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들은 그것이 평화를 올바르게 키우는 법이라고 믿었다. 체념과 포기를 학습한 평화가 남들보다 어른스럽게 잘 자랐다고만 생각했다.

처음에는 원하는 것을 포기했다. 그다음은 원하기도 전에 포기했다. 어느 순간부터 평화는 자기가 뭘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선생님이, 친구들이 원하는 일을 했다. 그게 자기가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사랑받을 수 있었으니까.

그게 유일하게 바라는 것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허락받지 못한 욕심이었다는 것을 열두 살 봄의 어느 날, 그녀는 깨달았다.

부모님의 장례식장에서였다.

한 사람의 세계가 무너졌는데도 하늘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맑았다. 평화는 장례를 치르는 내내 소리도 내지 않고 울었고, 그다음 날부터는 조금도 울지 않았다.

사인은 교통사고였다. 흔한 사인이었고 흔하지 않은 보험금이 평화의 수중에 떨어졌다. 그 사실이 전해지자마자 이모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모는 선심 쓰듯 평화를 자신이 거두겠다고 말했다.

“그년은 보험금이 탐나서 그러는 게야.”

할머니가 혀를 차며 말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할머니조차 평화를 돌보고 싶어 하지 않았다. 이유가 없는 사람보다는 그런 이유라도 있는 사람이 낫지 않을까. 평화는 그렇게 생각했고 다음 날 자신을 데리러 온 이모의 승용차 위에 올라탔다.

이모는 눈에 띄게 자기 자식들과 평화를 차별했지만, 평화는 딱히 화가 나지 않았다. 자신이 당하는 일들에 화내는 게 옳다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 그마저도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렇게 열일곱 살이 된 어느 날.

평화는 차원 이동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