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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1화

[특집 기사] COS1, 너희가 궁금해!





COS1(이하 코스원)이 지난 7일 정규 3집 앨범 ‘MISERY’로 컴백했다. M사에서 주최한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 올해의 가수상을 휩쓸고, 공중파 3사의 음악 시상식에서도 대상을 차지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이다. 우후죽순 쏟아지는 아이돌 중에서도 데뷔 이후 5년간 최고를 자리를 유지하는 코스원, 그들이 특별한 이유는 뭘까? 코스원의 다섯 멤버 율, 선후, 현서, 권우, 자하를 만나 데뷔 전부터 연애까지 솔직, 대담한 대화를 나눠 본다.



1. 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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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율(차한율)

나이: 23

생일: 3월 18일

키: 177cm 몸무게: 66kg

별명: 율,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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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전 모습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다. 그때는 오히려 좀 더 방방 뛰었던 게 없지 않아 있었다. (옆에서 듣던 선후가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고 전했다) 카메라에 나서는 게 늘면서 나 자신을 통제하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 숙소 생활은? 현재는 나와 선후만 같이 살고 있다. 다른 멤버들은 모두 따로 나와 산다. 작년부터 한 명씩 나가서 어느덧 둘만 남았다. 가끔 외로울 때가 있다. (선후: 방문도 안 열어 주면서!)

● 콘서트를 마친 이후에는? 주로 호텔에서 쉰다.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방에서 좋아하는 영화를 틀어 놓고 잠이 든다.

● 리더로서 멤버들을 통솔하는 방법은? 기본적으로 그냥 둔다. 자기들끼리 치고박고 싸우다가도 결국 와서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때 할 수 있는 선에서 조언을 해 준다. 서로 안 지 5년도 더 됐는데 싸움의 이유는 늘 유치하다.

● 멤버들에게 뺏어 오고 싶은 장점이 있다면? 선후는 상대방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현서는 당연히 목소리 아닐까. 자하는 정말 다정하다. (옆에서 권우가 끼어들었다. 나는?) 권우는…… 생각을 좀 해 봐야 될 것 같다. (모두 웃음)

● 여자였다면 사귀고 싶은 멤버? 여자였다면 사귀고 싶은 멤버는 너무 비약적인 것 같다. 인간으로서 좋은 사람은 자하. 정말 다정하다. 곧 느끼게 되실 거다.

● 5주년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처럼 ‘코스원’으로 항상 여러분의 곁에 있고 싶다. 연차가 늘면서 개인 활동이 잦아졌는데, 올해는 아마 팀 코스원으로 자주 찾아뵙지 않을까 싶다.



2. 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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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이선후

나이: 23살!

생일: 5월 29일

키: 180 위너~ 몸무게: 비밀입니당

별명: 핑크 왕자, 오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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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당시에는? 지금보다 더 난폭하고 예민했다. 성공이 불안정했기에, 데뷔했다는 행복보다는 좀 더 까칠하게 굴었던 것 같다. 그때 율이 고생을 많이 했다.

● 팀의 분위기 메이커는? 당연 나다. 이건 자타 공인이다. 알고 계시지 않는가.

● 여자였다면 사귀고 싶은 멤버는? 무조건 율이다. 차분한 사람이 좋다. 나는 너무 방방 뛰니까, 억눌러 줄 사람이 필요하다.

● 자신만의 좌우명이 있다면? 일단 신나게 하자. 포기하거나 실패하더라도 그때의 감정은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 기분이 우울할 때는? 이불에 박혀서 아무것도 안 한다. 밥도 안 먹고, 씻지도 않고, 이불 안에서 가만히 있다가 율이랑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 요즘은 이게 좋아! 요즘은 우리 공주님들이 좋아♥ (하트를 넣어 달라고 강조했다)

●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내일 생방송이 있다. 그때 보자, 공주님들♥



3. 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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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현서

나이: 22

생일: 7월 28일

키: 174.9 몸무게: 60

별명: 없습니다;; (선후: 현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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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떨렸던 순간은? 진짜 옛날이야기다. 막내 자하랑 그 당시 있었던 연습생이랑 셋이 밤에 야식을 먹었다. 데뷔 직전이라 물만 먹고 살 때였다. 모두 눈감아 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매니저 형이 찾아와서 방문을 세게 두드리며 나오라고 했다. 그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떨렸던 순간이다.

● 숙소에서 살았을 때 이야기가 더 듣고 싶다. 그때는 동물의 왕국이었다. 거의 나체로 생활했다. 숙소 오자마자 하는 게 옷 벗는 일이었다. 씻을 때도 두세 명씩 우르르 씻었고, 밤에는 너무 시끄러워 빌라 전체에서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 예능에 함께 출현하고 싶은 멤버는? 자하다. 우리는 각자의 이름을 따와 하현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 둘의 케미를 시청자에게 보여 주고 싶다. 일단 선후 형과는 이제 그만 나가고 싶다. 자꾸 콤비처럼 묶인다.

● 심장이 콩닥콩닥, 이상형은? 이상형은 내 목소리를 좋아해 주는 분. 이건 정말 변함없는 이상형이다. 외모는 딱히 보지 않는다.

● 기분 좋을 때 듣는 음악이 있다면? 딱히 정해 놓는다기보다는 차트에 있는 음악을 그냥 쭉 듣는다. 반복적으로 노래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의 음악관을 꽉 막는 느낌이랄까.

● 최근 이 멤버와 함께했다는 게 있다면? 최근 권우와 같은 피트니스 센터를 다닌다. 내가 먼저 다녔는데, 온 걸 보니까 몸이 좋아지긴 한 모양이다. 아, 운동 시간은 다르다. 그냥 쟤가 날 따라다닌다는 걸 알려 주고 싶어서 말했다.

● 코스원이란 내게? 무덤이라고 하면 너무 과한가?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다.



4. 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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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진권우

나이: 21

생일: 12월 25일

키: 188cm 몸무게: 76kg

별명: 권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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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전 모습은? 축구 좋아하는 중학생이었다. 데뷔하기 3개월 전 들어왔으니 딱히 추억이라고 할 만한 건 없다. 오히려 데뷔 후에 더 많은 추억이 생겼다.

● 심장이 콩닥콩닥, 이상형은? 말수가 많지 않은 사람의 조곤조곤 말하는 목소리가 좋다. 흑발에 마른 체구, 키는 컸으면 좋겠다. 눈꼬리는 올라간 게 좋다. 섹시하지 않은가. 옷은 너무 튀지 않는 것. 아무래도 직업이 직업인 만큼 더욱 신경 쓰는 것 같다.

● 여자였다면 사귀고 싶은 멤버는? 나에게만 유독 연애 질문이 많은 것 같다.(웃음) 여자였으면 사귀고 싶은 멤버는 없다. 형제로서는 좋은 사람들이다.

● 요즘은 이게 좋아! 침대를 새로 샀다. 밖에 나가는 것도 까먹고 온종일 있을 때가 많다.

● 콘서트를 마친 이후에는? 친구들, 스태프와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간다. 호텔에 혼자 있고 싶지 않다. 무대를 꽉 채우던 열기가 빠지면 너무 공허하다.

● 5년 뒤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배우로서 좀 더 입지를 다지지 않았을까.



5. 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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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자하

나이: 20

생일: 9월 11일

키: 184 몸무게: 78

별명: 하자..(선후 형) 돼지..(ㅡㅡ) 자아요정!(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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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당시에는? 마냥 좋았다. 텔레비전에도 출연하고, 내 목소리를 사람들이 들어 준다는 게 너무 신났다. 가장 좋았던 건 주변 사람들에게 ‘데뷔했지? 축하해!’라고 연락 왔던 것. 꿈을 이뤘다는 게 뿌듯했다.

● 막내라서 좋은 점이 있다면? 없다. 맨날 괴롭히기만 한다. (동시에 멤버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 최근 이 멤버와 함께했다는 게 있다면? 최근 현서 형과 함께 타로를 보러 갔다. 내용은 비밀이지만,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 줬다.

● 기분이 우울할 때는? 기분이 우울하면, 지나가는 형들을 붙잡고 하소연한다. 가장 잘 들어 주는 건 역시 율이 형, 안 들어 주는 건 선후 형과 권우 형이다. (현서: 나는?) 저 형은 기분파라 매번 반응이 다르다.

●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은 멤버는? 현서 형이 나를 뽑아 줬으니까……. 나는 선후 형과 함께 출연하고 싶다. 아니다. 저 형은 너무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럼 그냥 율이 형! 형은 편안하다.

● 나에게 코스원이란? 가족이다. 함께하는 팀원을 떠나서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힘들다가도 이야기를 나누며 편안해진다.







스위치 OFF.



<1> (1)



소년 엔터테인먼트 3층의 대표실. 분위기는 삭막했다. 데스크에 앉아 담배만 뻑뻑 피우던 50대 중후반의 대표는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곤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맞은편 소파에 앉아 방황하듯 시선만 돌리던 남자는 5년 차 아이돌 코스원(COS1)의 리더 차한율. 그는 본명보다는 활동명 ‘율’로 더 익숙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아이돌의 리더 자리는 여간 쉽지 않았다. 지금 같은 상황엔 더더욱.

한율은 팬들이 자주 하는 SNS를 보고 있었다. 인터뷰가 뜬 후로 또 팬덤이 술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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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권우 연애 티 내는 것도 지긋지긋하다.. 인터뷰만 하면 저 지랄이니.. 그래도 탈빠 못하는 내가 제일 한심...

xxxx. 5. 17. 오후 7:27

제발 탈코스원하길ㅋㅋㅋㅋㅋ 지 좋다는 배우하면 되겠네

xxxx. 5. 17. 오후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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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율은 심각한 얼굴로 액정을 들여다보았다. 대표가 입을 열었다.

“율아, 권우가 탈퇴하면 팬들 난리 날 거야.”

“네, 알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인터뷰 족족 그만두고 싶다고 티 내는 녀석을 팬들이 모르겠냐? 지금도 난리야, 트위터에서는. 이럴 바에야 탈퇴하라고.”

“네.”

문제는 진권우였다. 그가 주연을 맡은 로맨스 영화 ‘첫사랑’이 짧은 시간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큰 성공과 함께 ‘천만배우’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드라마, 영화 하는 것마다 족족 잘되었다. 더 이상은 팬덤발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이번엔 로맨스로 천만 관객을 찍었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런 진권우가 지금 막 대표를 불러다 놓고 탈퇴하겠다고 말했다. 대표는 권우를 설득하다 못해 결국엔 리더인 한율까지 불러다 앉힌 것이다.

한율은 권우가 불편했다. 5년 동안 같이 활동했고, 그중 4년은 숙소 생활을 했다. 친했을 때도 있었다.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밤이면 맥주를 나눠 마시며 미래를 그릴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권우는 찌라시의 단골손님이었다. 탑급 아이돌 배우의 문란한 사생활, 유흥. 그리고 그건 모두 사실이었다.

숙소에서 가장 먼저 나간 건 권우였다. 애초에 집이 잘살았기에,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을 구했다. 권우가 나감과 동시에 멤버들이 하나둘씩 빠지기 시작했고, 현재 숙소 생활을 하는 건 한율과 같은 멤버 선후가 전부였다.

“잘 설득해 봐. 부탁할게. 정규 3집 나오자마자 활동 이제 막 시작했는데, 탈퇴한다는 건 네가 생각해도 제정신은 아니잖아.”

“이야기해 볼게요.”

한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대표를 향해 인사하고 집무실을 나왔다. 권우는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한율을 슬쩍 보더니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두 사람은 함께 걸어서 엘리베이터의 앞에 섰다.

권우는 떠보듯이 물었다.

“이야기 들었어?”

“어.”

“좋겠네. 탈퇴한다니까.”

권우는 입술을 비틀며 이죽거렸다. 한율은 평소와 다르지 않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를 바라봤다.

“안 돼.”

“뭐?”

“탈퇴하지 말라고.”

“지가 뭐라도 되는 줄 아네.”

권우는 특히 한율에게 비호의적이었다. 한율은 말수가 적었고, 다른 멤버에 비해 감정 기복이 평탄했다. 예능에 나가도 크게 성공한 적이 없었다. 코스원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건 본인 때문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한율은 대놓고 적대감을 표출하는 권우를 붙잡아 섰다.

“이야기 좀 하자.”

‘그날’ 이후로 먼저 이야기하자고 제안한 건 처음이었다. 멤버들은 주로 고민이 있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먼저 한율에게 다가오곤 했었다. 과거에는 권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여기에서?”

“이곳은 좀 그렇고.”

“그럼 뭐, 우리 집이라도 갈까?”

굳이 집까지 갈 게 있나 생각했지만, 별다른 수가 없었다. 5년 차에 들어 계약 만료가 가까워지면서 다른 기획사에서 멤버들을 찌르고 있었다. 같이 활동해 보자며 거대한 계약금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사무실이든 어디든 안전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매일 꼬투리 잡을 것을 찾아 대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래, 차라리 집이 낫겠어. 한율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권우의 집에 왔다. 이 근방에서 가장 비싸고, 보안이 잘되는 오피스텔이었다. 입구에서 서성거리던 팬들이 권우와 한율에게 다가왔다.

“어, 오빠들 함께 있는 거 오랜만에 봐요.”

“놀러 왔어요?”

“오빠, 유지 언니가 보고 싶대요.”

권우와 한율은 익숙하게 말을 무시하곤 현관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권우가 카드키로 문을 열 때도 두 사람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권우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소파 위로 입고 있던 자켓을 집어 던지고 자리에 앉았다. 뒤를 돌아 거실에서 쭈뼛거리는 한율을 보았다.

“뭐 해. 안 앉아?”

“아, 앉아야지.”

한율은 권우의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권우는 다리를 꼰 채로 목을 돌리며 스트레칭했다. 한율은 다리를 모으고 무릎 위에 올려놓은 손끼리 힘주어 겹쳐 잡았다.

“할 이야기 있다며.”

“어.”

“말해 봐.”

한율은 몇 번씩 입술을 달싹였다. 무슨 말을 해야 되는 걸까.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는 게 나을까? 어쩌면 권우에게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탈퇴, 꼭 해야겠어? 지금이 가장 중요할 때잖아, 5년 차면.”

“재미가 없어서.”

“재미로 활동하는 거 아니잖아. 기대하고 있는 팬들도 있고, 이제 막 앨범 나왔는데…….”

“착한 척 작작해. 팬은 개뿔. 돈 벌려고 그러는 거면서 말이 많아.”

틀린 말은 아니다. 데뷔와 동시에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주변의 모든 게 달라졌다. 부모님, 두 명의 여동생과 한율이 살던 방 두 개짜리 집에서 이제는 4층짜리 건물로 이사했다. 부모님은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그 건물 1층에 한율의 팬들을 타깃으로 한 카페를 개업했다. 비단 한율뿐만이 아니라, 모든 멤버들이 그랬다.

돈. 그래, 돈 때문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

권우는 한율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내가 없으면 아쉽나?”

“모두가 그래.”

“아니, 차한율 너에게 묻는 거잖아.”

형이라고 부르던 때도 있었다. 지금보다는 더 순진한 얼굴로 ‘형’ 하며 쫓아다녔다. 오죽했으면 별명이 대형견이었다. 그런 그가 지금은 이름을 불렀다. 한율에게만 그랬다. 멤버 중 권우보다 나이가 많은 선후, 현서에게는 귀찮음이 가득한 어조로 ‘형’이라고 불렀다. 그가 이름을 부르는 건 오직 한율뿐이었다.

작년을 기점으로 사이가 멀어졌다. 한율은 그 이유가 저 때문이라는 걸 알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달랠 수도 없었고, 화를 낼 수도 없었다. 그저 눈치만 볼 뿐이었다. 일단 카메라 앞에서는 티 내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미 팬들 사이에서 말이 나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한율은 깊은숨을 푹 내쉬고 말했다.

“그래.”

“아쉬워?”

“어, 아쉬워.”

“왜?”

“왜라니?”

“이제 이름 부르면서 자위할 사람 없어서?”

한율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손등에 푸른 핏줄이 섰다. 권우는 그 주먹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

굳이 지금 이 이야기를 왜 하는 걸까. 탈퇴의 이유에 나를 가져다 대고 싶어서?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게 한 그룹을 망칠 정도로 화가 나는 일인 걸까? 고개를 숙인 한율은 입술을 잘근잘근 물었다.

“왜 말이 없어.”

어느 순간 옆으로 붙어 앉은 권우가 말했다. 그럴수록 한율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권우는 조심스럽게 한율의 턱을 붙잡아 들어 올렸다.

“해 줘?”

“뭐가. 손 치워.”

한율은 권우의 손목을 붙잡아 떼어 냈다. 권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멀어졌다.

“술 좀 마실까?”

“내가 너랑 술을 왜 마셔.”

“술이 들어가야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겠어. 옛날엔 잘 마셨잖아.”

그때도 못 마셨다. 한율의 주량은 기껏해야 소주 두 잔이었다. 한 잔 마시면 천장이 빙그르르 돌았고, 두 잔을 마시면 정신을 못 차렸다. 단지 권우와 술이 마시고 싶어서 억지로 참아 낸 거였다.

한율은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어지지 않아 잘 마시는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다. 몇 달 전 리패키지 앨범 홍보용으로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노래 부르는 컨셉의 촬영을 했을 때도, 팬들은 역시 율리더라고 했다. 술도 잘 취하지 않는다고. 그때 한율은 자신이 방송에서 한 번도 술 마시는 이야기를 한 적 없다는 걸 깨달았다.

한율은 스케줄이 끝난 후, 권우와 종종 술을 마시곤 했다. 속이 타들어 가고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권우를 위해서 마셨다. 그리고 그 시간을 즐겼다.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미래를 그렸다. 그랬었는데,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