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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1. 메리벨의 딸(2)
“죄송해요. 이모. 제가 늦잠을 자서…….”
작은 목소리로 사과를 하고 곧이어 터질 이모의 고함을 생각하면서 조애너는 고개를 움츠렸다.
“게을러빠진 계집 같으니라고, 넌 정말 제대로 하는 것이 없구나. 하긴 죄악의 씨앗이니 너한테 올바른 것을 바란다는 것이 무리지. 오늘 식사는 없을 줄 알아.”
이모의 목소리를 뒤로하며 조애너는 재빨리 집을 나섰다. 굶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었고, 예전의 매질에 비하면 이런 벌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서둘지 않으면 스쿨버스를 놓칠 수 있었다. 늦으면 기다려 줄 스쿨버스 기사가 아니었다. 다른 아이들이 늦으면 기다려 주지만 조애너에게만은 예외였다.
열한 살 때였던가? 모진 매질 속에서도 꼿꼿이 서서 이모를 바라보던 그날로 매질은 멈추었다. 그러나 이모는 매질 대신 조애너의 얼굴만 보이면 갖은 저주와 악담을 퍼붓곤 했다.
이제는 익숙해 별로 귀 담아 듣지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그런 말들은 조애너에게 생채기가 되었다.
독실한 종교인인 이모는 항상 엄격하게 자신을 다스리곤 했었다. 거의 억압한다고 하는 말이 더 맞을 듯했다.
이제 막 사십이 된 이모의 모습은 그리 추하지 않았다. 아니, 조금만 꾸민다면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모의 종교관은 특이해서 조금이라도 자신을 꾸미는 것을 죄악이라고 믿으며 어두운 색의 정갈한 옷차림을 고수했다.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빗어 올린 갈색 머리 모양은 심지어 밤에 잠이 들 때도 바뀌지 않는지 다른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가끔은 그토록 자신에게 엄격한 이모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는 조애너였다.
마을에서도 이모는 미즈 마틴이라 불리며 존경을 받긴 했지만, 마을 사람 대부분이 그녀를 어려워했고, 뒤돌아서 동정했다.
어느 날인가 마을 아주머니들의 수다로 엄마의 사고 때 같이 있던 사람이 바로 이모부였다는 것을 알았다.
‘엄마는 이모부를 사랑했을까? 그래서 더 자신을 증오하는 걸까?’
그 사실을 알고부터 이모를 볼 때마다 불쌍해 보였고 엄마와 자신에 대한 미움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어느 정도는 이모의 증오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이모가 결혼한 적이 있었다는 것도, 그리고 이모부가 일찍 돌아가셨다는 것도 알았지만 설마 엄마와 같이 그렇게 되다니…….
어린 조애너에게도 그 사실은 충격이었다.
2. 공주님과 왕자님(1)
샘은 더욱 예뻐졌다. 곱실거리는 금발에 하얀 피부, 그리고 파란 눈동자는 확실히 돋보였다. 그러나 어딘지 조애너의 기억 속의 샘과는 달라진 듯했다.
반항으로 가득한 표정으로 낡은 청바지에 짙은 화장을 하고 학교에 나타난 샘의 옆에는 수호기사처럼 릭이 서 있었다.
루카스 델턴 싱클레어. 언제나 샘의 주위에 따사로운 표정으로 있던 그의 표정도 차갑게 굳어 사람을 흠칫하게 한다.
도대체 저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싱클레어 경이 돌아가시면서 그 집안이 경영하던 싱클레어사가 힘들어졌다는 소식은 언론매체를 통해 알고 있었다. 단지 그것 때문에 저 남매의 표정이 삭막해 진걸까?
예전에 남매 사이에 흘렀던 따스한 공감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조애너가 숨어서 보았던 릭은 늘 활기차고 따스했었다. 이토록 차갑고 경직된 모습의 릭을 보자 숨이 막혀 왔다.
자신의 왕자님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언젠가 동네 아이들의 괴롭힘으로부터 자신을 구해 주었던 릭. 그때부터 샘이 공주님이라면 릭은 왕자님이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짓궂게 조애너를 괴롭혔고 그럴수록 조애너는 아이들을 피해 움츠리고 다녀야 했다.
학교에서 종종 물건이 없어지면 증거도 없이 언제나 조애너에게 화살이 돌려졌다. 그리고 가끔은 그녀의 사물함에서 없어진 물건이 나오기도 했다.
이상한 건 비싸고 값나가는 물건은 절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늘 작고 값어치 없는 것만 나오는데도 아이들은 무조건 물건이 없어지면 조애너를 지목했다.
처음 몇 번은 변명도 하고 해명도 해 보았지만 얼마 뒤에는 모두 부질없는 행동임을 깨닫고 포기한 채 아이들의 악의에 찬 표정과 험한 말들을 들어야 했다. 그리면서 점점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낮게, 더욱 낮게 움츠렸다.
사람들의 눈에 뜨이는 순간 늘 고통스러워야 했으니까. 성적도 겨우 낙제를 면하는 수준으로 유지했다. 문제를 보는 순간 정확히 점수 계산을 하고 그것만 풀어냈다. 그렇게 조애너는 자신을 숨기는 일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때는 재수가 없었다. 이모의 심부름을 하고 가던 길에 캐빈 스털리의 눈에 뜨인 것은.
동네 아이들 중에 가장 심술 많고 고약한 캐빈은 골목대장으로 동네아이들을 휘어잡고 있었다. 그 애의 눈에 뜨이는 순간 겁에 질린 조애너가 뒷걸음치자 곧바로 욕설과 흙덩이들이 날아왔다. 간간이 돌멩이도 섞여 있는 듯 어느 순간 이마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자신들이 조애너에게 어떤 행동을 하든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멈춰! 뭐하는 짓이냐?”
그때 어디선가 고함 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들리던 곳에는 커다란 말 위에 버티고 앉아 있는 잘생긴 소년이 있었다. 덕분에 정신없던 조애너가 아이들의 행동이 멈추었다는 것을 깨닫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 소란을 끝내게 한 것이 릭이었음을 알았다.
두려움과 돌멩이에 맞은 상처를 타고 올라오는 통증 때문에 현기증을 느끼던 조애너는 한순간 헛것을 보고 있다고 여겼다. 흐려지는 정신을 간신히 붙잡고 눈의 초점을 맞추며 다시 바라보니 릭의 모습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 아마 승마를 하다가 온 듯 조금은 흐트러진 머리를 하고는 소년답지 않은 어른스러운 눈으로 꼬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계집은 도둑이라고요. 샐리의 반지를 훔쳤어요. 만날 도둑질만 한다고요.”
갑작스런 방해꾼에게 재미난 일을 빼앗겨 신경질이 난 캐빈이 릭을 향해 불퉁거렸다. 그러나 릭의 얼굴에는 도리어 더욱 엄한 표정이 서렸다.
“어떤 일이든 이렇게 여러 남자가 여자 하나를 괴롭히는 것은 결코 신사가 할 일이 아니다. 꼬. 맹. 아.”
꼬맹이라는 말에 힘을 주며 그가 씩씩거리는 캐빈의 옆에 사뿐히 내렸다. 그리고 무언가 더 입을 열려던 캐빈은 릭이 타고 왔던 말이 푸르르 거리며 다가오자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말의 커다란 몸짓에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잠시 이를 악물던 캐빈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패거리의 시선을 의식했는지 조애너를 더욱 사나운 눈으로 바라보고는 그대로 꽁무니를 뺐다. 대장이 사라지자 아이들도 하나둘 사라져 갔다. 사라지는 아이들을 향해 혀를 차던 릭이 아직도 웅크리고 있는 조애너에게 다가왔다.
“괜찮니? 어디 아픈 데는 없고?”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거나 친절한 말을 들은 적이 없던 조애너가 당황해 황급히 고개만 저었다. 더구나 생각지도 못했던 릭이 나타나 자신을 구해 주는 것은 꿈에서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
“네, 괜찮아요.”
간신히 목소리가 나왔다. 가슴이 심장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그를 바라볼 수도 없었다.
“일어날 수 있겠어? 데려다줄까?”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든 조애너는 그때서야 그가 혼자가 아님을 알았다. 그의 뒤쪽에 말 위에 앉아 한심하다는 듯이 내려다보고 있는 그 또래의 화사하고 예쁜 소녀가 보였다.
“릭, 뭐 하는 거야? 자기가 구원의 기사라도 되는 줄 알아? 그 꼬마가 괜찮다잖아, 얼른 가자. 대니얼이 기다린다고.”
마치 조애너가 두 사람의 갈 길을 방해하고 있다는 듯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릭을 재촉하고 있었다.
“핼렌, 이 아이가 괜찮은지 보는 것뿐이야. 아까 아이들이 짓궂게 해서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보는 것뿐인데. 자, 얼굴 펴라고. 예쁜 얼굴이 흐려지잖아.”
핼렌이라고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따뜻함과 애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걸을 수 있겠어? 데려다줄까?”
여전히 쪼그리고 앉아 있는 조애너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릭이 도와주려는 듯 손을 내밀자 소녀가 타고 있던 말이 거칠게 투레질을 했다.
“아니에요. 걸을 수 있어요.”
억지로 후들거리는 다리를 달래 일어난 조애너가 그의 손을 피해 옆으로 비켜섰다. 그리고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났다.
“여기 사유지 아니었어? 왜 애들이 설치고 있는 거야? 짜증나게.”
등 뒤로 릭에게 투정부리는 소녀의 새된 음성이 들려왔다. 겨우 숨을 돌린 조애너가 나무기둥 뒤에 쓰러지듯 앉아 귀를 기울이니 얼마 후 말발굽 소리도 멀어져 갔다.
그제야 긴장이 풀리며 제대로 숨을 쉴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고맙다는 말조차도 못 했음을 깨달았다. 그런 스스로가 한심스러워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그러나 처음으로 가까이 얼굴을 본 릭은 그렇게 조애너의 기억에 남겨졌고 또한 그녀의 왕자님이 되었다.
그 후로 릭을 만나는 일은 정말 하늘의 별 따기보다 힘이 들었지만 우연히 마을의 상점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오직 그만이 눈인사를 하며 알은척을 해 조애너의 얼굴을 빨갛게 만들곤 했었다.
그의 행동이 그저 동정일 뿐이더라도 조애너에게는 커다란 의미로 남았다. 어느 누구도 그녀를 도와주거나 대신 나서서 막아 준 적이 없었기에 살아가는 동안 행복한 추억으로 남아 있었다. 따뜻했던 말투와 당당한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러나 다시 본 릭의 얼굴에는 차가움과 분노만이 흐르고 있었다. 그 어디에도 예전의 따스함은 없었다. 릭의 변한 모습에 조애너는 놀라 한동안 움직일 수가 없었다.
샘이 학교에 다닌다고는 하나 조애너에게 있어 그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이었다. 언제나 샘의 주위에는 아이들이 넘쳐 나고 있었다.
아니, 그렇지 않다 해도 처음부터 조애너가 샘의 곁에 다가설 수 있는 여지는 없었다. 여자아이들의 부러움과 남자아이들의 동경을 받으며 샘은 순식간에 웨이버리 고교의 공주님이 되었다. 그리고 샘의 옆에는 늘 샐리 웨인라이트가 있었다.
원래 샐리가 샘이 오기 전까지는 웨이버리 고교의 공주님으로 통했다. 예쁘기로 따지면 샘에 뒤지지 않았지만 어린아이답지 않은 교활한 눈을 가진 샐리는 아이들의 중심에 서서 자신의 미모로 아이들을 휘두르고 즐기는 소녀였다.
교활함과 이기심이 가득한 샐리가 샘의 옆에 있다는 것이 조애너를 불안하게 했다. 항상 먼빛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샘이 샐리와 있는 것을 즐기며 점점 안하무인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건 괴롭힘을 당하는 것과는 또 다른 괴로움이 되었다.
“더러워. 이 잡종 계집애. 재수 없게.”
우연히 부딪힌 조애너에게 내뱉은 샘의 말이 그대로 가슴에 비수가 되어 상처를 남겼다. 마치 더러운 오물이 묻은 듯 발작하듯 옷을 털며 비웃는 샘의 모습에 조애너는 절망을 느껴야 했다. 그것은 이모의 매질로 인해 생긴 흉터보다도 더 큰 흉으로 가슴에 남아 버렸다.
싱클레어 경이 죽고 집안의 사업이 기운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아직은 젊은 릭이 사방으로 뛰며 애쓰고는 있다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터였다. 게다가 자신이 유폐되어 온 공주같이 행동하는 샘의 반항은 끝이 없었다.
시골의 학교생활 역시 넌더리를 내고 있는 듯했다. 언제부터인가 샘은 질이 안 좋은 모임과 파티를 전전하기 시작했고 경찰서를 드나들기 시작했다.
작고 소소한 싸움과 도둑질로. 그때마다 그 옆에는 샐리가 있었다. 그렇게 샘이 경찰서를 드나드는 일이 많아질수록 레이디 캐서린 역시 자주 학교를 찾아와야 했다. 남편을 잃고 수척해진 레이디 싱클레어의 모습은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다.
학교에 올 때마다 그녀의 얼굴에는 수심이 더하며 웃음을 잃어 갔다. 멀리서 그 모습을 훔쳐보던 조애너도 점점 파리해져 가는 레이디 싱클레어 때문에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했다.
그 사건은 어쩌면 당연한 건지도 몰랐다. 샘과 샐리가 마약복용으로 경찰서에 연행된 것은. 그것도 학교에서.
하루 종일 학교는 술렁거렸고 누군가가 밀고했다는 소식에 샐리의 보이 프렌드였던 캐빈은 그야말로 길길이 날뛰었다. 누구든 잡히면 가만히 두지 않을 거라며 이를 갈았다. 경찰에 연행되어 가는 샘을 보며 조애너는 차라리 그녀 대신 자신이 연행되는 것이 편할 것 같았다.
샘의 소식에 슬퍼할 레이디 싱클레어와 릭을 생각하자 마치 자신이 그런 잘못을 한 듯 가슴이 저려 왔다. 다음 날 학교에 나온 조애너는 학교 안의 모든 시선이 그녀에게 쏠려 있음을 알고 두려움에 빠졌다. 하나같이 증오와 격렬한 미움이 들어 있는 시선에 숨이 막혀 오는 것 같았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캐빈과 남자아이들이 조애너를 끌고 체육관으로 향했다.
“이 잡종 계집애. 네가 밀고자라는 사실을 알았다. 겁을 상실한 모양인데 밀고자의 끝이 어떤 것이란 걸 오늘 내가 몸소 보여 주마.”
변명할 틈도 없이 가차 없는 주먹과 발길질이 날아왔다.
‘내가…… 밀고자?’
밀고자란 말에 놀란 조애너가 쏟아지는 구타에 부정하는 소리조차 낼 수가 없었다. 어디선가 캐빈을 응원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은 듯했지만 그때는 이미 정신을 잃고 있었다. 그 뒤 그녀는 체육관의 물품 실에 갇혀 이틀 뒤에 발견되었고, 놀란 관리인의 등에 업혀 병원으로 실려 갔다. 병원의 치료를 받으면서 조애너는 정말 밀고자가 누군지 궁금했지만 아무도 생각나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샘과 샐리의 보호자로 캐빈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마을의 누구도 이미 작고했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유지인 싱클레어 경의 고명딸을 감히 고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입원해 있는 동안 경찰이 찾아와 이렇게 만든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았지만 그녀는 끝까지 대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할 수 없이 찾아온 이모의 경멸의 표정을 보며 퇴원해야 했다.
며칠 더 있어야 한다는 의사의 의견은 그대로 이모에게 묵살되었다. 다시 등교한 학교에서의 생활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밀고자라는 별명과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과 더불어 우연인 듯 행해지는 폭력에 조애너의 몸은 항상 멍이 가시지 않았다. 그러나 싸늘하고 증오에 가득 찬 샘의 시선은 다른 어떤 폭력과 놀림보다 조애너를 더욱 숨 막히게 하고 아프게 했다.
그리고 세상에 자신의 편은 한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어느 누구도 조애너의 죄를 의심치 않았다.
샘의 행동으로 힘들어한다는 레이디 싱클레어를 위로한다며 이모는 뻔질나게 저택에 드나들었다. 이모가 결혼하기 전의 레이디 싱클레어를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다. 조애너는 잠시 그 의문의 밀고자가 이모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미 샘과 샐리의 행동은 이 조그만 시골에서 숨겨질 일이 아니었다. 그리고 레이디 싱클레어를 위로한다고 가는 이모의 얼굴에 어린 비밀스런 만족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