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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일기 1권(9화)
4. 레지스(Regis)(1)
주식시장에는 심심찮게 조작들이 일어난다. 말이 조작이지만 주식을 하는 사람들을 속이는 사기나 마찬가지인 것들이었다. 본래 경찰이 수사를 하여 잡기도 하였지만, 몇몇의 사람들은 유유히 돈만을 챙기고 빠져나가기도 했다. 그것뿐만 아니라 가끔씩은 불법 조직, 그러니까 일명 깡패들도 그것에 손을 대곤 했다.
“최근 청룡파가 시작하는 사업에 관해서는 알고 있습니다. 원래 청룡파는 일본의 야쿠자와 중국의 삼합회를 비롯해서 러시아의 마피아까지 꽤나 뒷세계에서 큰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조직입니다. 그리고 그 네트워크를 통해 마약 거래를 비롯해서 로비 활동을 하기도 하고, 총기류의 거래나 각종 불법적인 의뢰를 받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양아치나 깡패로 불리지만 실은 꽤나 큰 힘을 갖고 있고, 다국적으로 활동하는 조직일 테지요. 이것에서 틀린 말이 있습니까?”
“으음……. 아니, 없다. 이야기를 계속해 봐.”
유시후는 사실 놀라고 말았다. 한낱 소년이, 그것도 아직 앳된 티가 묻어 있는 청소년이 형사들도 잘 모르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 이 소년의 말대로 청룡파는 이전의 그룹과는 다르게 다국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세력을 불리고 있는 조직이었다. 하지만 워낙 일 처리를 빠르게 했고, 경찰들에게 꼬리를 잡히지 않게 하기 위하여 요주 인물들은 암중에서만 움직이기 때문에 청룡파가 외국의 조직들과 손을 잡는 것에 대해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그래서 유시후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당신의 보스. 그러니까 지금은 선대 보스가 저격을 당하고 나서 현 보스가 된 곽현진은 소극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추진했습니다. 그래서 외국과의 네트워크는 점점 끊기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래, 그전에, 놀랍군. 아직 나이도 어려 보이는데 이런 정보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음, 감사합니다. 다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그리고 곽현진 보스가 최근 추진한 계획 중에는 한 기업에 조직의 자금력을 이용해서 주가를 끌어 올린 후 최고 주가가 되었을 때 주가 조작을 끝내고,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득을 받은 채 빠지려는 생각 맞지요? 그리고 그 기업에는 청룡파 조직에서 압력을 주고 있고요.”
“그…… 그것까지 알고 있다니. 그건 아직 수뇌부밖에 모르는 사안인데. 어떻게 네가 알고 있다는 말이냐.”
유시후는 놀라다 못해 기겁하고 말았다. 보스와 자신, 그리고 몇 명의 수하들을 제외하고 조직의 대부분이 이 사안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물론 이런 식의 주가 조작은 비단 깡패 조직들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마지막으로 끌어 올린 주식을 매각하려는 순간에 이 소년이 말을 하는 것이었다. 위에서 말한 대로 수뇌부밖에 모르는 일이었는데 말이다.
“물론 그것으로 대략 1억에서 3억을 벌 수 있을 테지요.”
“으음……. 그래, 대략 그 정도 될 것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진행하는 영원을 보며 유시후는 턱을 긁었다. 무언가 소년의 페이스에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그건 실패하게 될 것이에요.”
“뭐?!”
“곽현진 보스는 당신을 배신합니다. 분명 그는 주식을 매각하는 순간에 경찰들에게 신고를 해서 당신을 잡히게 만들 것이에요.”
“그…… 그런 말도 안 되는. 그는 이전 보스의 아들이야. 이전 보스와 나는 청룡파를 만든 장본인이란 말이다!”
“그러니까 제거하겠지요. 이전 보스의 오른팔이자 청룡파의 강한 권력을 지닌 사람을 권력의 욕심이 많은 곽현진 보스가 가만히 두겠습니까? 참고로 원래 그 정도면 주가 조작으로 몇 년 영창에 가고 끝나니까, 당신에게 총기류와 도검류와 마약, 그리고 각종 자잘한 누명도 쓰일 것입니다.”
“말…… 말도 안 돼.”
유시후는 분노에 휩싸여 주먹을 터질듯이 꾹 쥐고 말았다.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 소년이 말하는 것은 모두 사실이었고, 최근 그런 느낌을 받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아직 어리고도 어린 소년의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까 내기를, 거래를 하자는 것입니다.”
“내기? 거래?”
“일주일 후까지 계속 옷에 얇은 방탄복을 입고 계세요. 그리고 매각을 할 때 하지 않겠다고 말을 한번 해 보십시오.”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하지. 하지만 내기라고 했나? 내기를 하려면 각자 걸어야 할 것이 있지 않겠어?”
“물론! 그렇지요. 자, 여기 있습니다.”
영원은 언제 그리 심각한 얼굴이었냐는 듯이 밝은 미소를 지으며 얇은 비닐을 건넸다.
그것은 영원이 1억 원을 넣어 둔 통장과 인주, 그리고 카드였다.
“그건 내기 금액입니다. 1억. 지금 당장 ATM을 찾아가도 뽑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럼 네가 나에게 바라는 것은 뭐지? 돈인가?”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영원은 미소를 지은 채로 말을 길게 끌었다. 마치 이 순간을 즐기기라도 하는 듯이 태평한 행동이었다.
“당신이 얻게 될 청룡파를 원합니다.”
“뭣이?”
이리저리 위험한 경험을 수백 번 해 온 자신이 이렇게까지 많이 놀라는 날이 있었을까? 소년이 바라는 것은 돈도, 힘도, 연줄도 아닌 청룡파 자체였다.
“정확히 말해 봐라. 난 서론은 싫다. 본론을 얘기해.”
“그러지요. 그러니까 곽현진 보스가 당신을 죽이려고 하면, 당신은 곽현진 보스를 보스의 자리에서 밀어내겠지요?”
“그렇겠지. 나를 죽이려고 든다면, 나는 선대 보스가 아닌 이상 모든 사람에게 복수하려 들 것이야.”
유시후가 스산한 미소를 지었다. 순간적으로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진득한 살기가 주위를 메꾸는 것 같았다.
“그러면 그때 당신이 얻게 될 청룡파를 저에게 넘기는 것입니다. 물론, 청룡파 자체는 당신의 소속이 됩니다. 하지만 당신은 청룡파의 보스로서, 그리고 저와 동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지금부터 제가 하려는 사업에 도움을 주기를 바랍니다.”
“그럼. 한마디로, 네가 사업을 시작할 때 청룡파를 네 녀석의 소속 집단으로 만들고, 그것을 이끄는 것은 나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냐? 그리고 나는 네 녀석과 동업을 하는 것이고. 그럼 청룡파는 불법 조직으로서 사라질 텐데?”
“물론, 사라질 것입니다.”
“웃기지 마라. 아무리 내기라지만 이건 말이 안 되는…….”
“아니, 됩니다. 당신 조직원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받아 본 적 없는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한국……. 아니, 세계 최고의 기업의 대들보가 될 테니까요.”
“허허……. 거참.”
순간 터져 나오는 영원의 맑고 곧은 기백에 유시후는 탄성을 내질렀다. 이게 어딜 보아서 고등학생의 근성이고, 기백이란 말인가. 놀랄 따름이었다.
“그래, 좋다. 대신 너의 말대로 실행이 되지 않고, 네 사업이 망쳐지면 우리들은 다시 불법 조직으로서 네놈을 죽일 때까지 쫓아갈 것이야.”
말은 심하게 하는 유시후였지만 사실 속으로는 꽤나 유쾌했다. 이 소년이 시작할 사업이 실패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아니, 오히려 대성을 하리라.
“그럼, 다음 주 월요일 이 시간, 이곳에서 보도록 하지요.”
“그래, 그럼 그렇게 하지. 멀리 배웅은 가지 않겠다.”
“필요도 없습니다.”
영원은 미소를 지으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분명 지금쯤 일기의 내용들이 좋은 쪽으로 급변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서울을, 아니 최근에는 한국을 휘어잡고 있는 최강의 깡패 조직인 청룡파의 보스의 방에서 유시후와 청룡파 보스 곽현진이 서로를 바라보면서 앉아 있었다.
곽현진은 아직 20살 후반의 젊은 나이로, 예의는커녕 오히려 무례한 자였다. 나이가 많은 유시후의 앞에서 담배를 뻑뻑 빨면서 기분 나쁜 미소를 지을 때도 있었고, 다리를 꼬고 몸을 길게 소파에 늘어트린 채로 유시후를 도발하는 듯한 표정을 짓기도 하였다.
“보스, 결제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그래? 킬킬. 그래, 우리 조직의 넘버 투! 유시후 네가 하기로 했지? 주식 매각 말이야.”
“네, 그렇습니다. 보스.”
유시후는 얼굴에 당장에라도 지렁이가 기어갈 것 같은 깊은 굴곡들을 만들어 내며 고개를 숙였다.
“똘마니들한테 들키면 귀찮으니까 근처 카페 같은 곳에 가서 매각해. 음…… 1시간? 그래, 1시간 남았구먼. 자, 혹시 가다가 일이 틀어지면 써. 여기 권총 하나 줄 테니까.”
기분 나쁜 웃음을 지으며 현진은 유시후에게 소파 앞의 유리 테이블 위로 권총을 흘리듯이 밀어 넘겼다. 순간 유시후의 눈빛이 날카로워졌지만 유시후는 이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감정을 억누르고 현진을 불렀다.
“보스.”
“아, 뭐! 왜! 왜 자꾸 불러 싸!”
유시후는 곽현진에 대한 간신히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억누르며 영원에게 들었던 말을 꺼내려고 했다.
“중대한 사안이니, 보스께서 직접 하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뭐? 내가?”
순간 곽현진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미간을 좁히며 유시후를 째려보았다.
“보스가 하라면 해야지. 뭔 말이 이렇게 많은 거야! 쳇…… 나 참.”
곽현진은 고개를 팩 돌리면서 애꿎은 담배를 재떨이에 던졌다. 하지만 유시후는 보고 말았다. 순간 곤란한 표정을 지었던 현진의 얼굴을 말이다.
“크…… 크크.”
“뭐…… 뭘 그리 웃는 거냐!”
갑작스럽게 유시후가 웃음을 터트리자 곽현진이 당황하여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
“그래, 아까부터 무언가가 맘에 안 든다 했더니 이거였구나. 어이, 이 개새끼야. 날 죽이려고 들어?”
“뭐? 뭐?! 이 씨발!”
갑작스럽게 자신에게 살기를 대놓고 뿌려 대는 유시후가 괘씸했는지 곽현진은 걸쭉한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하지만 그것이 일의 방아쇠가 되어 버렸다.
도저히 참을 수 없던 유시후가 살기를 내뿜으며 일갈을 내질렀던 것이었다.
“쳐라!”
순간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수많은 조직원들. 그들 모두 연장과 날카로운 도검류로 무장이 되어 있었다.
사실 이들은, 그러니까 예전의 청룡파를 기억하고 있는 조직원들은 곽현진 때문에 청룡파가 점점 쇠퇴의 길을 걷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을 맡긴다고 맹세했던 선대 두목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곽현진을 두목으로 모신 것이었다.
그 때문일까, 유시후가 일주일 전에 조직원들에게 혹시 자신을 따라오지 않겠냐고 했을 때, 조직원들은 선대 보스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유시후의 말에 군말 없이 따랐던 것이었다.
“이…… 이게 무슨 짓이냐!”
그런 사실을 모르는 곽현진은 조직원들이 배반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전에 유시후를 노려보았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유시후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네놈이 나를 물 먹이려고 한 짓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모는 차에 최근 조직에서 매각하고 있는 마약이 들어 있더군. 그리고 총이 필요할 일이 아닐 텐데, 어째서 나에게 총을 건네는 거지? 나는 마약을 한 적도, 총이 필요하다고 한 적도 없다.”
유시후는 싸늘하게 현진을 째려보았다. 그러자 현진은 마치 풍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덜덜 떨었다.
“치라니까 안 치고 뭐하냐!”
곽현진이 덜덜 떠는 장면을 실소를 터트리며 본 후 유시후는 한마디를 내뱉었다.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청룡파의, 그러니까 유시후의 조직원들이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갔다.
“이…… 이 씨발!”
타악! 철컥!
“죽어!!!”
타앙!
“끄윽!”
곽현진은 다급한 마음에 테이블에 있던 권총을 들어 재빨리 장전하고 유시후를 향해 쐈다.
집단과 한 명의 싸움에서는 그 수장을 죽여서 그 수하들을 공황 상태에 빠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아무리 배운 것 없는 자신이라도 알고 있는 것이어서 그리 행동한 것이었다.
그렇게 총알은 유시후의 복부를 향해 날아갔고, 빠르게 회전하던 총알은 유시후의 옷을 갈기갈기 찢으며 그의 복부로 격돌했다.
유시후도 한 줄기의 신음성과 함께 몸을 앞으로 고꾸트리며 쓰러졌다.
순간, 자신의 보스가 총에 맞은 것을 확인한 조직원들의 눈이 놀라움과 분노로 황소 눈만큼 커다래졌다. 하지만 곽현진은 그의 계략대로 자신의 주위의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자 실실 웃으며 빠져나가기 위해 슬쩍 몸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크……. 방탄복을 입어도 아픈 것은 아프구나……. 제길.”
쓰러져서 신음을 흘리던 유시후에게서 들려온 소리는 고통에 울부짖거나 자신을 죽게 만든 곽현진에 대한 원망의 소리가 아닌, 너무나도 태평한 소리였다. 그의 조직원과 곽현진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고 있는 여자들처럼 기겁을 하며 유시후의 전신을 훑어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피 대신에 유시후의 복부를 감싸고 있는 검은색의 방탄복 슈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뭐해, 이놈들아! 치라고 했잖아!”
그렇게 한순간의 정적 속에서 유시후가 소리 높여 외쳤다. 그와 동시에 청룡파의 보스였던 곽현진은 스프링처럼 튕겨져 나온 조직원들에 의해 단 몇 분 만에 불구자가 될 정도의 매타작을 당했고, 청룡파의 보스에서 끌어내려졌다.
일주일 후 유시후는 영원과 약속한 시각에 약속 장소에 나와서 다시 술을 마시며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저번 주와는 다르게 매우 시원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아, 안녕하십니까.”
“나 참. 사업한다는 놈이 지각을 하다니……. 껄껄.”
그렇게 얼마 기다리지 않고 있자 입구에서 허겁지겁 뛰어오는 한 소년이 있었다. 저번과는 다르게 캐주얼한 복장을 하고 있는 소년을 보자 유시후는 크게 미소를 지었다.
저번과는 다르게 영원을 살갑게 맞이한 유시후는 술을 다시 옆으로 치우며 자신의 옆 자리를 영원에게 권했다.
“그래, 어떻게 됐습니까?”
“모르고 물어보는 것이냐. 아니면 알고 물어보는 것이냐.”
“알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그럼 대답은 안 하겠어.”
“잘되었나 보군요?”
“크하하하! 잘되고말고!”
영원은 땀을 소매로 훔치며 살가운 미소를 지었다. 그에 유시후도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크게 웃었다.
“그 어린놈이 나에게 욕을 하며 총을 쏘았을 때, 그게 참 보기 흉했단 말이다! 그 표정! 그것뿐이냐. 내가 곧 죽을 줄 알고 도망치려던 그 녀석이 내 목소리를 들었을 때는…… 크하하!”
유시후는 어린 사람의 앞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체통 따위 집어치우며 계속 큰소리로 떠들었다. 그에 영원도 그의 말에 박자를 맞춰 주며 웃어 댔다.
“잘되어서 다행입니다. 현 청룡파 보스 유시후 두목님.”
“그보다. 자, 통장 받아라. 네가 내기로 건 1억과 내가 이득을 본 30억 중에서 1억을 빼서 넣은 것이다. 도합 2억이다.”
“그럼 이것에 2억이 있단 말입니까?”
“그렇지. 사실 그 후로 부하를 시켜서 매각을 했다네. 생각만큼 이득을 보게 돼서 말이지. 많이는 주지 못하고, 원래 나한테 주었던 금액의 2배를 넣었네.”
아직까지도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유시후는 영원에게 받았던 통장을 다시 넘겨주었다. 영원도 거절하려고 하다가 유시후가 거절한다고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았다.
“물론, 절대 이걸로 넘어갈 생각은 없어. 내기한 것은 지켜야지. 사업이 시작되면 나랑 상의하고 시작하지. 그때까지 필요한 건 모두 나에게 말해! 하하하!”
유시후는 우람한 근육들을 씰룩대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원래 그는 별로 그리 웃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늘처럼 유쾌한 날이 또다시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기에 웃고 싶은 만큼 웃어 대었다.
“그럼 조직원들에게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잘 들으십시오…….”
영원은 유시후에게 몇 가지 전달 사항과 그 전달 사항을 위한 자금을 넘긴 후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한국 뒷세계를 휘어잡고 있는 불법 조직이 영원에게 속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