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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지로 1권(2화)
一章. 네 이름은 목해운(木海雲)이다!(2)
그것은 안도.
죽기 전 마지막으로 안도의 미소가 깃든 얼굴로 자신의 아기를 바라보니, 그런 어미의 시선에 화답하듯 아기는 잠에서 깨어나며 배시시 미소 지어 보인다.
“살아야 한다. 너만은 살아남아야 한다. 너만은 꼭 살아…….”
점차 힘이 약해지는 여인의 말.
그 말의 힘이 다하는 순간, 여인 박화연은 가만히 아기를 감싼 채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품 안의 아기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자신에게 다가온 어미의 얼굴을 장난치듯 매만질 뿐이다. 그 모습이 마치 죽은 어미를 위로하는 것처럼 비쳐 드니, 잠시 눈시울이 붉어진 혜각은 이내 고개를 저은 후 아기를 들어 품에 안았다.
“생(生)은 생이요, 사(死)는 사일지니. 인간의 생과 사는 인과율의 법칙과 같도다. 이미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이 함께함이니, 이 어찌 인과 과가 함께하는 인과율과 다르다 할 수 있겠는가?”
유난히 빛나는 아기의 눈을 바라보며 묵직한 말을 내뱉던 혜각. 그는 불현듯 떠오른 생각에 빙그레 미소 지어 보였다.
“그렇지. 내 네 어미와의 약조대로 널 키우기로 하였으나, 네 이름을 모르니, 우선 너의 이름부터 지어야겠구나. 어디 보자, 뭐가 좋을까……. 허허, 그래, 그게 좋겠다. 넌 나뭇조각에 생을 유지하였으니 성을 목(木)이라 하고, 드넓은 바다를 한 조각 구름처럼 떠돌았으니 이름을 해운(海雲)이라 하자꾸나. 목해운. 어떠냐? 마음에 들지 않느냐?”
“까르르르르…….”
웃음꽃을 터뜨린다.
아기는 어미의 죽음을 의식지 못한 채, 맑은 웃음꽃을 피워 올린다. 투명하도록 맑은 아기의 웃음소리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 혜각 역시, 한줄기 너털웃음을 창공(蒼空) 위로 터뜨렸다.
“허허허허, 고놈 참, 마음에 든 게로구나! 좋다, 좋아! 오늘부터 네 이름은 목해운이다! 목해운(木海雲)!”
따사로운 양광이 비추는 언덕 위로 작은 봉분이 생겨났다.
이름을 알 수 없기에 묘비를 세우기 난감했던 혜각은, 나무를 깎아 만든 묘비에 무명여인지묘(無名女人之墓)란 글과 함께, 천의심모지부(天意深母之婦)란 말을 더했다.
하늘에 닿을 만큼 깊은 어미의 정을 가진 여인이란 말을 더해 박화연의 넋을 기린 혜각은, 숲의 과일로 제사상을 대신해 제를 올린 후, 깊은 밤이 돼서야 아기를 안고 거처로 돌아왔다.
뜻밖에도 아기는 어미의 제사가 끝날 때까지 울지 않았으나, 허름한 혜각의 모옥으로 돌아가자 기다렸다는 듯 배고픔에 지친 울음을 터뜨렸다.
평화롭기만 하던 몽유도의 정적을 깨뜨리는 목해운의 울음에, 혜각은 난색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허허, 이를 어쩐다. 사람이라고는 나 하나밖에 없는 곳에서 어찌 처자의 젖을 구할 수 있단 말인가?”
난감했다.
그 난감함에 고민에 빠져 드니, 혜각의 주름 진 이마 위로는 더욱 깊은 골이 생겼다. 그러나 그는 지금 아기의 젖보다 더 큰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지 못했다.
몽유도의 법칙.
그 법칙에 위배되는 평범한 인간의 아기를 안고 있었던 혜각은, 정신없는 하루를 보채느라 가장 큰 문제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를 일깨워 주듯 뒤에서 노기에 찬 화령의 말이 들려왔다.
“이보게, 혜각. 자네 지금 그 품에 안고 있는 게 무언가?! 그건 인간의 아이가 아닌가? 어찌 생과 사의 경계점에 선 이곳 몽유도에 평범한 인간을 들일 수 있단 말인가?”
“……?!”
‘허허, 잊고 있었구나. 까맣게 잊고 있었어!’
맹점을 짚어 낸 화령의 말에 혜각은 절로 안색이 굳어져 뒤를 돌아보았다.
촛불 하나가 어둠을 밝히는 실내.
그 속에는 겨우 어른의 무릎까지 오는 작은 체구를 갖춘 난쟁이 노인이 선 채, 두 눈 가득 붉은 광망을 내뿜으며 혜각을 노려보고 있었다.
전신을 가린 붉은 망토와 하늘로 뻗쳐 올라간 머리칼은 물론이요, 날카로운 콧날 아래로 늘어뜨린 수염 할 것 없이 온통 빨간색으로 물들인 괴노인 화령은, 자신보다 세 배나 큰 혜각을 노려본 채 엄숙한 말을 전했다.
“설마 하니, 반선이나 된 자네가 이곳 몽유도의 규칙을 모르진 않을 터. 이곳에서 살 수 있는 자들은 선계의 반열에 든 영물이나, 자네와 같은 반선뿐일세. 또한 이곳을 관리하는 오행의 정령왕 중 하나인 나 화령은, 결코 자네의 행동을 허락할 마음이 없네! 어찌 집회도 하지 않고 자네 마음대로 인간의 아이를 이곳에서 키울 생각을 한단 말인가? 아니, 그보다 대체 그 아이는 어디서 난 건가? 만약 바다에서 떠내려온 것이라면, 응당 나나 다른 정령왕들에게 보고하는 것이 먼저일 터.”
“…….”
거침없이 말을 내뱉던 화령은 혜각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어지는 것을 보고는 묵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자네의 잘못을 따지자면 한둘이 아니나, 내 그동안 함께 지내 온 자네와의 정리를 생각해, 그 아이를 바다에 버리는 것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네.”
“버리다니요! 그럴 순 없습니다. 저 또한 저승과 이승의 경계점인 이곳에 현세의 인간을 들인다면 그 틈의 균형이 무너져, 자칫 현세와 저승의 균형이 깨질 수 있음을 압니다. 하나, 그렇다고 살아 있는 이 아이를 바다에 버릴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이승과 저승은 엄격히 구분된다.
또한 그 경계선을 긋는 것이 몽유도와 같은 중간 지점이었다. 그런 이곳에, 현세에 살아야 할 인간을 들이는 것은 중간점의 경계선이 무너졌음이요, 그것은 나아가 이승과 저승의 구분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화령은 혜각의 품에 안긴 아기를 죽여서라도 경계의 균형을 유지하려 하였으나, 혜각은 그런 화령의 의견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이에 화가 난 화령이 전신에서 붉은 화염을 토해 내니, 오랜 세월 혜각이 지내 왔던 모옥은 한 줌 재로 변해 흩어졌다.
“혜각! 그 아무리 자네가 깨달음을 얻어 선도(仙道)에 들어선 반선이라곤 하나, 이곳 몽유도의 규칙을 어긴다면 아기는 물론이요, 자네 또한 내 용서치 않을 것이다! 어서 그 아이를 나에게 넘겨라!”
“……화 어르신의 말씀은 옳으나, 전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부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
찬란한 금색 서기가 피어오른다.
혜각의 전신에서 피어오른 금색 서기는, 붉은 용암과도 같은 화령의 불길 속에서 아기와 혜각 자신의 육신을 보호했다.
“하찮은! 아직 그 깨달음이 부족한 자네의 선기(仙氣)로 불의 정령왕인 나 화령의 화령신기(火靈神氣)를 언제까지고 막아 낼 수 있다 생각하는가?!”
노여움이 극에 달하였음인가.
한번 화가 나면 치솟는 열화와 같은 성정을 가진 화령은, 대기 중에 퍼져 있던 화의 기운은 물론이요, 섬의 중심에 위치한 화산의 기운마저 이끌어 혜각을 공격했다. 점차 거세지는 불길에 혜각의 황금빛 서기엔 균열이 일기 시작했으며, 다가드는 열기에 혜각은 암담함을 머금을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내 행동이 만들어 낸 결과인가? 해운아, 너에겐 너무나도 미안하구나. 내 네 어미와의 약조를 더 이상 지킬 수 없을 듯하니…… 이 또한 정해진 결과라면 응당 따르는 것이 옳을 터.’
더 이상 화령의 화령신기를 막기 힘들다는 것을 안 혜각.
그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죽음을 떠올렸다.
그러나 그 죽음이 깃든 마음은, 혜각 자신이 깨달은 인과율의 법칙에 대한 작은 반항이 일고 있었다. 그 자신의 죽음은 상관없으나, 아직 피어 보지도 못한 꽃이 죽어 간다는 것은 혜각에게 있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잘못된 인이 아닌 옳은 인으로 행하였건만, 그 결과는 참담함으로 나타났기에…….
그런 그의 부정을 긍정으로 바꿔 주려는 듯, 혜각의 전신으로 덮쳐들던 열기가 차가운 냉기에 의해 한순간 사그라졌다. 어느 틈엔가 혜각의 주위에 시원스레 쏟아지는 빗줄기와도 같은 물의 장벽이 생겨나, 화령의 기운을 소멸시킨 것이다.
순간.
“수적령(水積靈)!”
“……?!”
은은한 분노가 담긴 화령의 말은 곧 혜각의 옆으로 자리한 신비스런 여인을 향했다.
“…….”
그 깊이를 헤아리려야 헤아릴 수 없는 푸른 눈동자를 간직한 여인. 하늘거리는 청의를 일신에 걸친 채, 그 긴 치맛자락 아래로 투명한 살결의 맨발을 드러낸 여인은, 이제 겨우 스무 살 정도로 보였다.
발목 부분까지 흘러내린 푸른색 머리칼 사이론 천상의 선녀와도 같은 아름다운 용모를 드러냈으며, 청초함 속에 가녀린 육신을 간직한 여인은 자신의 푸른 눈동자를 들어 아직 노기가 가시지 않은 화령의 붉은 눈을 마주하였다.
“어찌 그리 화를 내십니까? 비록 혜각 승께서 잘못을 했다고는 하나, 본힘을 드러낼 필요까지는 없지 않으셨습니까?”
“음…….”
차분했다.
화려함이 없는 수수한 용모에 걸맞게 여인의 음성은 단아하게 흘러 퍼졌다. 듣기 좋은 여인의 음성이 노한 화령의 귀로 흘러드니, 피어오르던 그의 노기는 점차 사그라질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여인은 화령과 같은 오행의 정령귀 중 수(水)를 관장하는 정령왕으로, 그 이름을 수적령이라 한다. 털털하나 한번 화가 나면 그 화를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하는 화령과는 달리, 수적령은 본 성정이 온화했으며 잔잔한 물과 같았다.
본시 이해심이 많고 그 성정이 자애로운 수적령은 몽유도의 모두가 좋아했으며, 극과 극인 화령 역시 수적령을 좋아했다.
덕분에 그녀의 듣기 좋은 저음은 곧잘 화령의 노기를 가라앉히곤 했다.
이번에도 수적령의 말로 이성을 되찾은 화령은, 화령신기를 거둬들이며 나지막한 헛기침을 내뱉었다.
“흠, 내가 좀 과했나 보이. 하나 수적령 그대 또한 나와 같은 위치에 선 자라면, 그의 죄가 얼마나 큰 것인지 알 것이오. 그는 이곳 몽유도의 규칙을 어겼을 뿐만 아니라, 선처를 하려는 내 의견을 무시한 채 끝끝내 아이를 키우려 하고 있소. 그러니 내 어찌 화가 나지 않겠소?”
“상황은 대충 보아 알고 있습니다. 하나 본시 혜각 승께선 불가에 계셨으며, 그 불가에서 가르치는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치 못하였을 것입니다. 또한 규칙을 어긴 것은 혜각 승뿐만이 아닌, 화령님 역시 마찬가지십니다.”
“허허. 수적령, 그대의 말은 지금 나 또한 이곳 몽유도의 규칙을 어겼단 말이오?”
뚱딴지같은 수적령의 말에, 화령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것은 혜각 역시 마찬가지로 의문 어린 눈으로 그녀를 보았으나, 수적령은 단지 차분한 미소만을 입가에 머금을 뿐이었다.
“이보게, 수적령! 대체 내가 무슨 규칙을 어겼단 말인가? 내 옥황상제님의 명으로 이곳에서 생활한 지 어언 천 년이 흘렀으나, 단 한 번도 규칙을 어긴 적 없네! 그런데 자네는 어이해 나에게 규칙을 어겼다 하는가?!”
단지 미소만을 그리는 수적령의 태도에 답답함이 인 화령은 억울하다는 듯 언성을 높여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잠시 바라보던 수적령은 천천히 입을 열어 답하였다.
“집회를, 화령님께선 집회를 열지 않으셨습니다. 이곳 몽유도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이 크든 작든 집회를 열어 모두를 불러 모은 후, 그 모두의 찬반 의견을 듣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수순입니다. 이 또한 몽유도의 정해진 규칙이며, 그 규칙을 화령님께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 그건…… 허허, 이보게, 수적령. 내가 집회를 열지 않은 것은, 저기 저 친구 혜각을 구하기 위함이었네. 집회를 열어 보아야 아이의 추방은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일 터. 괜스레 일이 커져 혜각 역시 이곳 몽유도에서 추방될 것을 염려한 나의 걱정에서 나온 행동이었단 말일세.”
“하지만 노기가 이신 화령님께선, 혜각 승을 죽음으로 내몰 뻔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으흠. 쯧, 이놈의 성질이 뭐 같아야 말이지. 허허, 나도 그 점은 참으로 미안해 하고 있네. 하나 자네의 말대로 집회를 연다 해서 달라질 결과가 있다 보는가? 내 보기엔 오히려 혜각 저 친구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토령의 꾐에 모두가 빠져, 혜각 역시 무사치 못할 것이라 보네.”
“…….”
토령(土靈)이란 말에 수적령은 물론이요, 혜각의 얼굴에도 역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졌다.
오행 중 대지를 관장하는 토의 정령왕인 토령.
그는 다른 정령귀보다 뛰어난 힘을 갖고 있었다.
그 근본이 중(中)인 토령은 작은 음(陰)인 금(金)과 큰 음인 수(水), 작은 양(陽)인 목(木)과 큰 양인 화(火)의 기운 모두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그의 힘은 자연 다른 정령왕보다 뛰어날 수밖에 없었으나, 큰 힘을 가진 그의 성정은 음침하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두웠으며, 또한 유독 인간을 미워했다.
처음 혜각이 이곳 몽유도에 들어왔을 때도 토령은 그의 사소한 잘못을 꼬투리 잡아 죽이려 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혜각은 다른 정령귀들의 만류로 무사할 수 있었다.
그런 토령이 사고를 쳐도 대형 사고를 친 혜각에게, 이것을 빌미로 어떤 해코지를 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설사 토령님의 일이 있다 해도 집회는 열어야 합니다. 화령님께서 혜각 승을 생각하시는 마음은 잘 알겠으나, 이곳의 규칙은 그 누구도 어길 수 없으니 집회를 열어 그 집회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이번 일을 처리하는 것이 옳은 줄 압니다. 혜각 승께선 제 생각을 어찌 생각하시나요?”
“소인 역시 수적령의 말씀을 따르도록 하겠소.”
“끙…….”
이십 년간 바둑지기로서 그 친분을 다져 왔던 수적령의 의견에, 혜각은 긍정의 뜻을 전했다. 눈에 불을 켠 채 품 안의 아기를 노려보고 있는 화령의 모습이 그에게서 선택의 여지를 앗아 간 것이다.
결국 그의 선택에 화령 역시 할 수 없다는 듯, 긴 한숨을 내쉬어야만 했다.
“휴우…… 할 수 없지. 정히 그대들의 뜻이 그렇다면 지금 당장 섬의 주민들 모두를 소환해 집회를 열도록 하겠네. 혜각 자네는 반 시진(한 시간) 후 집회 장소로 나오도록 하게. 수적령 그대는 혜각이 집회에 나올 때까지 보살펴 주도록 하고.”
비록 말은 보살펴 주란 것이나, 그 의미는 혜각이 혹시라도 딴 짓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라는 뜻이었다. 그 뜻을 알기에 수적령이 고개를 끄덕여 답을 대신하니, 혜각 역시 그러겠노라 한마디 말로써 화령의 지시에 응했다.
이윽고 화령이 말없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나니 허허로운 공터 위엔 혜각과 수적령, 그리고 목해운이 남아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 속에서 그윽한 눈길을 든 수적령은, 한차례 소란이 일었음에도 울지 않는 목해운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이 아인 울지 않는군요.”
“허허, 아무래도 배고픔보단 화 어르신의 신기에 놀람이 큰 듯하오. 참, 내 정신 좀 보게나. 수적령께서 이 보잘것없는 몸의 생명을 구제해 주셨음에도 인사를 드리지 않았구려.”
오랜 세월 지기로서 말을 튼 채 지내 왔던 혜각의 지나친 호들갑에, 수적령은 푸른빛이 감도는 소매로 입을 가리며 살짝 웃어 보였다.
“인사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이제 곧 완전한 깨달음을 얻어 신선의 반열에 오르실 분께 인사를 받는다면, 소녀 후에라도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답니다. 또한 제가 이번 일에 끼어든 것은 혜각 승을 위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소녀는 인간을 좋아한답니다. 더군다나 이처럼 귀여운 아기라면 더욱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