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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지로 1권(6화)
二章.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으니(2)
이게 아닌데.
언제나 자신을 놀려 대던 목령에게 한껏 자랑하고 싶어서 온 것인데, 오히려 놀림을 받고 있었다. 이에 분한 마음이 가득 찬 목해운은 금방이라도 울 듯 보였으나 울지 않았다. 오늘 낮에 혜각이 한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다.
남자란 눈물을 아낄 줄 알아야 한다는 말.
그 말을 떠올린 목해운은 스스로 울지 않겠다 다짐하며 웃고 있는 목령을 지나쳐 오두막 안으로 몸을 들였다. 소담스럽게 꾸며진 내실은 깔끔했으며, 정 중앙에 놓인 탁자 옆의 의자엔 묘령의 여인이 정갈한 자세로 수를 놓고 있었다.
바닥에 흘러내린 긴 흑발 사이로 수정처럼 빛나는 두 눈을 들어 보인 여인 수적령은, 어린 목해운의 행차에 미소로써 반겼다.
“어서 오너라.”
“누나!”
탁자 위에 놓인 유등의 붉은빛이 수적령의 미소와 조화되자 따사로운 기운을 내뿜었으며, 포근한 어머니의 미소와도 같은 수적령의 모습에 목해운은 달려가 덥석 다리를 부둥켜안았다.
신경질쟁이 화 할아버지와 엄한 얼굴의 금 아저씨보다, 목해운은 수적령이 더 좋았던 것이다. 언제나 미소로써 반겨 주고 미소로써 보내 주는 그녀의 따스함은, 어린 목해운에게 이야기 속에나 듣던 어미와도 같았다.
비록 할아버지인 혜각이 자애롭게 보살펴 준다 하나 어디 친어미와 같겠는가.
목해운은 간혹 상상하곤 하는 어미의 모습을 수적령에게서 떠올렸으며, 그런 그의 어리광을 수적령은 가만히 받아 주었다.
“그래, 오늘은 무얼 하고 놀았느냐?”
“응, 응, 할부지하고 쪼개 껍질 줍고, 산책하고 놀았져! 글구, 글구, 나 무공 가르쳐 준대. 할부지가 하늘 날 수 있는 무공 갈쳐 준대! 나중에 해운이가 커서 막 하늘 날아다니면, 누나 먼저 등에 태워 주께!”
“무공을? 정말 잘됐구나.”
장하다는 듯 가만히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서늘하지만 시원한 그녀의 체온에 마냥 좋은 목해운은 헤헤 웃으며 그녀의 다리에 볼을 비벼 댔다. 그 모습을 문가에 서서 가만히 지켜보는 목령의 입가론 심술맞은 미소가 아닌, 수적령과 같은 뜻의 미소가 걸려 있었다.
세 살짜리 어린아이가 어찌 무공의 중한 어려움을 알리오.
그 뜻은 바다와 같이 넓고, 그 종류는 수천 갈래가 넘음이니, 세 살박이 어린아이가 익히기엔 무공이란 불가능과 같았다. 그러나 그 불가능을 가능케 한 이가 바로 혜각이니, 혜각은 무공을 가르쳐 주기로 한 다음 날 목해운을 이른 새벽 불러 바다가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동쪽 절벽 가로 데려갔다.
어스름한 어둠이 깔린 바다는 칠흑과 같이 검었으며, 그 깊고 깊은 바다를 마주한 혜각은 품 안에 안긴 목해운을 바닥에 내려놓은 후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너에게 가르칠 무공은 기를 모으는 심법인 오행심공(五行心功)이라 한다. 이 세상은 음(陰)과 양(陽)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음이니, 이는 태극(太極)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내가 너를 너라 부르고 너는 너를 나라 부르는 것과 같이, 음과 양은 서로 마주 본 대치 상태를 일컫는다. 또한 이 음양은 기의 모체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본시 정(精)에서 기(氣)가 생기며,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모든 사람의 삶이 기의 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어제 너에게 말한 바와 같이 모든 병과 통증이 이 기로 말미암아 오는 것이다. 사람이 기(氣)로 인해 사는 것은 마치 고기가 물에서 노니는 것과 같으니, 물이 혼탁하면 고기가 살기 힘든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가 살아 나가는 모든 작용이 기(氣)의 작용이 아닌 것이 없으니, 다만 이 기가 어떠한 기(氣)인지가 문제가 된다. 기는 기운(氣運)이라고도 할 수 있고 원래는 음양의 두 기운을 말하는 것이지만, 혼탁한 공기 속에서 나무가 시드는 것처럼 사람도 기가 약해지면 기운(氣運)이 쇠잔해지고 자연 병이 든다.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을 육체에 국한시킬 수는 없지만, 육신을 중요시 아니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신 또한 육신을 떠나서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의 육신이라고 하는 것 자체는 바탕의 품질(品質)이 되는 것이며, 이 육신의 바탕 속에 기운이 꽉 차서 충만하게 되는 것이다. 기운에 대하여 공자님께서 말씀하시길, 천지간에 가득 찬 것이 물(物)이라 하였으니 이 물은 물질을 뜻하는 것이고, 기(氣)는 천지를 운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또한 기화(氣化)하니 천지간에 있는 물(物)이 생(生)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기화(氣化)하여 자연히 태극(太極)도 시작이 되게 되는 원리가 되는 것이다. 그 말인즉슨 태극이란 기(氣)의 주재(主宰)가 된다 하신 것과 같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기 속엔 음과 양의 조화가 있음이니, 인간의 육신이 자라나며 그 체질에 따라 음한 기가 강한 자, 양한 기가 강한 자가 있듯, 심법을 익힘에 있어서도 음의 기가 강한 것과 양의 기가 강한 것이 있다. 그 심법들은 모두 커다란 하나의 기운을 내부에 받아들여, 그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걸러 내 필요 없는 것은 버리고, 하나의 기운만을 이끄니 이것은 곧 당연한 하나의 형체를 일부러 나눠 힘을 분리하는 어리석음과 같음이다. 내가 너에게 가르칠 오행심공은 일반적으로 필요한 기운만을 받아 단전에 가두는 것이 아닌, 네 몸 자체가 하나의 단전이요, 기를 나눌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네 몸속을 자유로이 떠돌게 만듦이다. 하나의 기 속엔 작은 음(陰)인 금(金)과 큰 음인 수(水), 작은 양(陽)인 목(木)과 큰 양인 화(火)와 중(中)인 토(土)가 있음이니, 이를 일컬어 오행(五行)이라 한다. 이 오행을 근본으로 한 것이 오행심공이며, 오행심공은 곧 오행상생(五行相生)과 오행상극(五行相剋)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오행상생이라 함은 오행이 서로 보완하는 상태이다. 즉, 목(木)은 화(火)를 낳고, 화(火)는 토(土)를 낳으니, 토(土)는 금(金)을 낳고 금(金)은 수(水)를 낳으며, 수(水)는 목(木)을 낳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순행의 순이라 하며, 이는 바로 오행심공의 참된 수련법이 되나, 이와는 반대인 오행상극은 오행이 서로 대립하는 상태이다. 나무[木]는 흙[土]에서 자라고 흙[土]은 물[水]을 막고 물[水]은 불[火]을 끄며, 불[火]은 쇠[金]를 녹이고 쇠[金]는 나무[木]를 자르니, 서로 기운이 조화되지 못해 싸우며 나아가 익히는 자를 마성(魔性)에 들게 함이다. 오른 길이 아닌 잘못된 길인 오행상극을 일컬어 역행의 순이라 하며, 넌 오행심공을 익힘에 있어 이를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다. 오행심공을 익히는 방법은…….”
“…….”
꾸벅꾸벅 졸고 있다.
어린 목해운을 상대로 장황설을 늘어놓았던 혜각은 자신의 실책을 깨닫곤 쓴웃음을 입가에 매달았다.
‘아직은 무리구나. 하나 지금의 말들은 이 아이가 오행심공에 있어 절대 잊어버려서는 안 될 중요한 것들이다. 비록 졸고 있다 하더라도 매일 이 말을 반복해, 이 아이가 머릿속에 기억하도록 해야겠구나.’
주입 교육 방식을 떠올린 혜각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졸고 있는 목해운을 흔들어 깨웠다. 이에 잠에서 깨어난 목해운은 졸린 눈을 비비며 투정을 부리다가, 하늘을 날고 싶지 않냐는 혜각의 말에 언제 그랬냐는 듯 두 눈을 반짝이기 시작했다.
유난히 맑은 빛을 띤 목해운의 모습에 혜각은 다시 한 번 자신이 했던 말을 반복했으며, 마지막으로 오행심공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는 호흡법을 가르쳐 주었다.
여타의 내공심법과는 달리 단전을 만들지 않는 오행심공은 호흡을 쉼에 있어, 받아들인 기운 중 반을 나눠 몸 안에 퍼뜨리며 나머지 반을 다시 외부로 보내는 방식이었다.
몸 안에 퍼진 기운은 그 힘이 미세해 전신으로 흘러 퍼져 잠이 드나, 차후 기운이 쌓이고 쌓인다면 목해운이 원하지 않아도 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그 기의 흐름 중 오행상성의 순인 목의 기운을 먼저 이끌어 마음과 일치시켜야 함이다.
심공이란 말 중, 심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기의 작용이 마음의 뜻과 중요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오행심공은 깨달음을 중요시하는 마음의 공법이니 자연 목의 기운을 이끈다면 그 목에 해당하는 심관(心關)에 들 것이며, 그 심관을 통과한다면 목해운의 마음이 임과 동시에 그 마음과 하나 된 목의 기운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은 당연함.
마음이 움직이니 몸이 움직이는 당연한 이치와도 같았다.
그 당연함을 추구하는 마음의 공법 중 가장 기초이며 가장 중요한 호흡법을 혜각으로부터 배운 목해운은 크게 입을 벌린 채 숨을 들이켰다.
그러나 말이 기운을 둘로 나누는 것이지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던 목해운은 다시 숨을 토해 내며 아리송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나눈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니, 그로서는 이상했던 것이다.
그 표정이 재미있었는지 혜각은 허허로운 웃음을 터뜨린 후, 다시 한 번 목해운에게 오행심공의 호흡법을 설명해 주었다.
그렇게 일로와 일소가 절벽 위에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새벽에서 아침으로 바뀌며, 붉은 노을이 수면 위로 떠올라 일대 장관을 연출했다.
물같이 흐르는 것이 세월이라 했던가.
어느새 몽유도의 계절은 수없이 바뀌고 바뀌어, 순백의 눈으로 뒤덮인 겨울이 찾아왔다.
목해운이 혜각으로부터 처음 무공이란 것을 배운 뒤로 십칠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긴 세월 동안 몽유도엔 크고 작은 사건이 일었으나, 그 사건들은 한 사내를 성장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했던가.
슬픔에 목메 운 적도 있었고, 질식할 듯한 살기에 두려워하며 살고자 악을 쓴 적도 있었다. 그 모든 과정이 지나고 찾아온 사내의 기질은 날카로움도, 강함도 아닌, 부드러움이었다.
부드러운 유의 성질을 간직한 사내.
목해운이란 이름 석 자를 가진 사내는 죽은 듯 눈밭 위에 서 있었다.
“…….”
불어오는 찬바람에 허리 아래까지 늘어뜨린 긴 머리칼이 풀잎같이 흔들린다. 어지러이 춤을 추듯 흔들리는 머리칼 속에 한줄기 미소를 머금은 사내 목해운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다.’
높고 푸른 하늘 위를 자유로이 날아다니는 새처럼, 좀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목해운은 나갈 때가 됐음을 알았다. 그 누가 말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 당연한 이치에, 목해운은 천천히 걸음을 놀려 언덕 위의 봉분을 향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여인의 묘에 도착한 목해운은 차가운 대지에 무릎 꿇어 절을 했으며, 이어 묘지를 바라보며 짤막한 말을 던졌다.
“다녀올게요, 어머니.”
천의촌의 해변으로 수많은 이들이 모여든다.
인간의 형태를 버린 난쟁이 화령부터 시작해, 기괴한 모습의 영물들까지.
그들은 이십 년 전 결정했던 몽유도의 규칙을 어긴 사내를 배웅하기 위해, 자진해서 해변으로 모인 것이다. 언제나 까다로운 얼굴로 곧잘 화를 냈던 화령은 말을 잊었으며, 무뚝뚝함 속에 잔정을 담았던 금강령은 허리춤의 천공검을 꺼내 주는 것으로 사내와의 이별의 정을 대신했다.
지나간 날 중, 토령과의 일전에서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아이에겐 오히려 약하다 할 수 있는 천공검을 선물로 내밀자, 목해운은 극구 사양했으나 혜각이 인자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자 받아 들 수밖에 없었다.
금강령을 지나, 이십 년이 흘렀건만 아직도 일곱 살 어린 여아의 모습을 한 목령에게 목해운이 다가가 악수를 청하나, 목령은 그 손을 딱 쳐 보이며 날름 혀를 내밀 뿐이었다.
자신이 떠나는 것에 삐친 목령의 반응에, 목해운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손을 흔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이에 목령은 흥 하니 콧방귀를 끼며 고개를 돌려세운다.
끝끝내 마음이 풀리지 않는 목령을 바라보고 있자니 목해운의 가슴이 아려 왔으나, 그 아픔을 다독이듯 다가온 수적령이 다 큰 목해운의 체구를 가만히 안아 보였다.
“인간 세상은 복잡하고 넓으며, 위험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난 아직도 네가 이곳을 떠나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구나. 넌 이미 우리와 함께 살 자격이 갖추어진 아이다. 한데 어이해 우릴 떠나려 하느냐?”
“……죄송해요. 하지만 토령과 약속을 했어요. 제 눈으로 직접 인간의 삶을 보고, 인간의 삶을 느끼며, 과연 그들이 멸망해야 될 만큼 악한 존재들이었는지를 확인하겠노라고.”
“네 마음이 정히 그렇다면 난 더 이상 널 만류할 수 없구나. 하나 이것만은 명심하거라. 선과 악. 그 모두가 존재하는 것이 인간이다. 넌 토령님과 같은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하나의 경우만을 놓고 하나만을 보아서는 안 되며, 둘 모두를 보고 네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명심할게요…… 어머니.”
“……?!”
미소가 걸린다.
불안감만이 가득하던 수적령의 입가로 어머니란 한마디에 미소가 걸린다.
처음 이 아이를 마주했을 때는 알지 못했으나, 가까이서 지켜보며 지켜 주었던 자신의 감정이, 이 아이를 자식과 같이 대하고 있다는 것을, 수적령은 언덕 위의 봉분에서 목메 울던 목해운을 보고 알았다.
어찌 인간이 아닌 정령귀인 자신이 한 어미로서의 감정이 있겠는가.
하나, 이 아이가 울던 날 자신에게 인간들이 말하는 모정이 생겼다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깨닫고 울고 있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며 날 어머니라 불러도 좋다 했으나, 이 아이는 끝끝내 그것을 거부했다.
다만 자신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울었을 뿐이다.
그러던 그 아이가 마침내 어머니라 불러 준 것이다.
왠지 모를 따스함과 뭉클함이 가슴속에 인다.
그 감정을 주체치 못한 수적령이 더욱 힘주어 목해운을 안으니, 그녀의 품에 기댄 사내의 입가론 쓸쓸한 미소가 그려졌다.
‘당신은 알지 못하겠지요. 제가 끝까지 당신을 어머니라 부르지 않은 이유를. 제 마음속에 각인된 당신의 모습이 어머니가 아닌 한 여인으로 다가선 적이 있다는 것을.’
언제부터였던가.
아마도 아직 마음의 성숙이 덜 된 사춘기 시절부터라 생각된다. 그때부터 인간의 모습을 한 수적령을 볼 때면 한없이 가슴이 떨렸었다.
당시에는 그 이유가 뭔지 몰랐으나, 할아버지로부터 남녀 간의 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
그것이 흔들리는 사춘기 소년의 마음에 깃든 사랑이란 것을. 하나 그녀는 자신을 자식같이 볼 뿐이며, 후에 그녀가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모든 것을 포기하였다.
그녀와 자신은 결코 맺어지려야 맺어질 수 없는 관계란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모든 것을 잊고 어머니라 부른다.
그녀가 만족해 할 수 있는 단 한 마디 어머니란 말과 함께 그녀에게 향했던 모든 감정을 떨쳐 버린다.
그것이 그녀를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기에…….
“네가 원하는 것을 이뤘느냐?”
자애로운 혜각의 말이 수적령의 가슴에 얼굴을 기댄 목해운의 귀로 흘러든다. 그 말에 불현듯 정신을 차린 목해운이 수적령과 떨어져 혜각을 바라보니, 그의 입이 열려 질문에 대한 답이 흘러나온다.
“아직 이루지 못했어요. 전 아직…… 하늘을 날 수 없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