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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무지로 1권(13화)
五章. 따라가는 이(2)
말에 담긴 무게는 천금보다 무거워 절로 위엄이 서렸으며, 그 말을 전해 듣는 주서운의 전신으론 알 수 없는 한기가 감돌았다. 그는 차마 목해운의 눈을 똑바로 보지 못한 채 아비의 옷을 꽉 움켜잡으며 비명을 질러 댔다.
“아, 아버지! 저자가, 저자가 절 죽이려 해요. 아버지 저자가 절 죽이려 해요!”
“……걱정할 것 없다. 제깟 놈이 감히 내 아들을 어찌 죽일 수 있단 말이냐? 내 너의 털끝 하나도 못 건드리게 하겠다!”
“…….”
허리춤에서 빼어 든 검을 앞으로 곧추세운 채 목해운을 가리킨 주광영의 말에, 주서운의 눈으론 한줄기 안도의 빛이 감돌았다.
그 누가 뭐라 해도 대남해검문의 문주 주광영이다.
검을 든 자 수없이 많고 많으나, 그중 십검룡(十劍龍)이란 이름에 포함될 수 있는 자 단 열 명뿐이니, 그 열 명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아비였으며, 그 말은 곧 중원을 대표하는 십대 검객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의 아비 주광영이란 소리였다.
서로 서열을 정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강함을 예측하기가 힘든 십검룡.
한 객자는 그 십검룡과 현 중원의 제일 권좌에 올랐다 할 수 있는 일봉(一鳳), 일마(一魔), 일선(一仙), 일신(一神)을 빗대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삼룡(三龍)이 모여 검을 드니 비봉(飛鳳)이 날개를 꺾고, 오룡(五龍)이 모여 검을 드니 마제(魔帝)도 스스로 물러남이다. 팔룡(八龍)이 모여 검을 드니 검선(劍仙)조차 고개를 돌림이나, 십룡(十龍)이 모여 검을 드니 도신(刀神)은 그저 웃을 뿐이로다.
누가 언제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말.
그 우스갯소리는 중원 전체로 퍼져 나가, 십검룡의 강함을 여지없이 표현하였다.
그러나 그 말 중, 마지막 말이 세인들의 뇌리를 맴돌아 떠나지 않음이니…….
도신의 웃음 속에 깃든 의미를 세인들은 단지 십검룡이 모여도 그를 이길 수 없다 여길 뿐이었다.
‘흥, 제깟 놈이 아무리 세다 한들 어림없지.’
든든한 아비 뒤에 숨은 주서운은 두려움에 찬 말과는 달리 굳은 안색을 한 목해운을 향해 비웃음을 날려 보냈다. 그러나 목해운은 주서운의 비웃음은 보지 못한 채, 자신을 향해 검을 내뻗은 주광영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
무형의 검기(劍氣).
푸른빛이 감도는 장검에선 보이지 않는 무형의 기운이 목해운의 전신을 억압하듯 덮쳐든다. 그 보이지 않는 검기 속에 선 목해운은, 행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지금 한 발짝만 움직인다면, 보이지 않는 날카로운 검기에 전신이 난도질당할 것이라는걸…….
그렇다고 결코 겁을 집어먹은 것은 아니다.
움직이고자 마음먹는다면 언제든지 움직일 수 있다.
순보(瞬步).
혜각에게서 배운 보법인 순보는 검기가 미치지 않는 곳을 향해 순식간에 이동시킬 수 있는 것이다. 혜각은 순보를 가르칠 시, 이를 선술인 축지법(縮地法)에서 창안하여 만들었다 했다.
대지(大地)에 깃든 기운을 몸에 내재된 토(土)의 기운과 연결해 쓰는 순보.
그 보법을 익히기 위해 당시 막 토의 기운을 깨달은 목해운의 고생이 얼마나 컸던가. 순보는 떨어진 대지의 기운을 이끌어 몸의 내부에 깃든 토의 기운과 연결하며, 그 연결점을 순식간에 끌어들여 합치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일 장 앞에 깃든 대지의 기운과 몸에 깃든 토의 기운을 합일한다면, 어느새 몸은 그 연결점인 일 장 앞의 대지에 나가 있는 방식이었다. 찰나간에 펼쳐지는 빠름은 인간의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순보는 그 빠름만큼이나 육신에 충격을 줘, 몸의 균형을 깨뜨리는 위험 역시 내포하고 있다.
지금은 비록 금(金)의 기운으로 외부에 이는 충격을 미연에 방지시킬 수 있으나, 처음 순보를 익힐 당시 목해운은 금의 기운을 이용할 수 없어, 육신이 갈가리 찢겨 나가는 통증을 견뎌야만 했던 것이다.
그 순보를 이용한다면 주광영의 검기가 미치는 세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쉬운 일이리라.
아니 순보를 쓰지 않고도 주광영의 검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목해운은 피하지도, 막지도 않았으며, 단지 정지된 상태에서 주광영의 두 눈을 담담히 바라볼 뿐이었다.
“처음, 당신의 아들을 만났을 때 그의 잘못만 있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당신을 마주하고 나니, 결코 그의 잘못만으로 빗나간 것이 아니란 걸 알았습니다.”
“무슨 헛소리냐?!”
“……모르시겠습니까? 지금 당신이 하는 이 행동이, 당신이 여태껏 해 왔던 아들에 대한 애정이, 당신이 귀하게 여기는 아들을 망치는 원인이 되었다는걸.”
“……!”
부들부들 떨린다.
이자가 지금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인가!
그 얼마나 애지중지하며, 단 한 번도 혼내지 않고, 매질도 하지 않은 채 키워 온 귀한 자식이건만, 이자는 내 자식이 잘못되었다 말하며, 또한 그 자식을 키운 내 방식이 잘못되었다 말하고 있다.
‘잘못되지 않았다.’
자신의 방식은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
자신의 방식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을 주광영은 증명키 위해 분기로 인해 떨리던 검을 고쳐 잡았으며, 그것을 천천히 앞을 향해 내밀어 보였다.
순간.
우우우우웅!
눈에 보이지 않는 기운이 태산처럼 일며 목해운을 향해 덮쳐 든다.
한순간 덮쳐 든 기운은 목해운의 전신을 움직이지 못하게 옭아맸으며, 천천히 내뻗어지던 일검은 어느새 그의 가슴까지 이르러 금방이라도 피를 머금을 듯 보였다.
그러나…….
슥.
“……?!”
없다.
눈앞에 있어야 할 목해운이 없다.
아니 있었다.
어느새 옆으로 반 자가량 비켜난 채, 처음과 같은 자세로 서 있다.
그 입가엔 미소를 그린 채…….
“아니요. 당신의 방식은 잘못되었습니다.”
“……!”
마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전해진 목해운의 부드러운 말에, 큰 충격을 받은 주광영의 신형이 한차례 휘청거렸다. 이에 남해검문의 제자 모두의 얼굴로 걱정이 이니, 그 걱정을 대변키라도 하듯 이성을 잃은 주광영의 입에선 고성이 터져 나왔다.
“잘못되지 않았다! 내 방식은, 내 아들은 잘못되지 않았다! 이 아이의 어디가 잘못되었단 말이냐!”
“…….”
흥분하고 있다.
평소의 침착함은 사라진 채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동공마저 붉게 물들이고 있다.
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보타신니의 눈에 놀람의 빛이 떠올랐다.
주광영이 누구이던가?
자신과 같은 십검룡에 그 이름을 올려놓을 만큼 강한 자가 바로 주광영이다. 강하다는 것은 곧 그의 몸과 마음 둘 다를 말하나, 침착하고 냉정해야 할 마음이 이제 갓 약관 정도 된 사내의 단순한 말 한마디에 급격히 흔들리고 있었다.
‘아미타불, 이것을 대체 어찌 설명해야 한단 말인가? 설마 저 아이가 풍진강호를 살아온 우리 늙은 것보다 강호 경험이 더 많다는 것인가? 어찌 단순한 말 한마디로 주광영의 가슴에 비수를 꽂고 그의 냉정함을 잃게 하는가?’
무인에게 있어 냉정함을 잃는다는 것은 곧 죽음을 뜻한다.
다행히 목해운은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며, 오히려 주광영이 그를 죽이겠다는 듯 검을 치켜세우고 있었다.
“간악한지고! 감히 내 아들을 해하려 하고, 거짓 따위나 늘어놓은 자가, 이젠 나까지 속이려 하는구나! 너 같은 자가 강호에 있다면, 필시 그 간악한 세 치 혀로 다른 자를 이용하고 해할 것이 틀림없음이니. 내 오늘 너를 죽여 강호에 뿌려질 재앙을 막겠노라!”
“…….”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터져 나온 고성.
그 고성에 목해운의 입가로 그려졌던 미소가 사라진다.
어찌해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했을 뿐이건만, 상대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가.
답답했다.
그 답답함에 안색이 절로 굳어 든 목해운은 넘실대듯 덮쳐 드는 푸른 검광에, 허리춤에 매인 천공검(天空劍)을 향해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목해운이 손에 잡힌 검을 뽑기 전, 장내로 앳된 여아의 목소리가 흘러들어 검기를 내뿜는 주광영과 목해운의 행동 모두를 멈추게 했다.
“아니에요! 그 오빠는 거짓말하지 않았어요! 거짓말한 건 저 오빠라고요!”
“……?!”
“……!”
숨죽이고 있던 장내로 흘러든 앳된 소녀의 목소리는 모두의 귀로 흘러들며 시선을 잡아끌었다. 이에 모두가 돌아보니, 그곳에는 이제 아홉 살 정도 된 어린 소녀가 어미로 보이는 여인의 손을 잡은 채 서 있었다. 두 눈 가득 다부진 빛을 띤 소녀의 모습에, 목해운의 눈으론 반가움이, 주서운의 눈으론 참담함이 일었다.
‘빌어먹을.’
닫힌 입에서 절로 욕설이 터져 나오려 한다.
어찌 이리 절묘하게 자신이 팼던 여인과 패려 했던 어린 여아가 등장할 수 있단 말인가.
조금만 있었어도 눈앞의 얄미운 놈은 아비의 검에 피를 뿌렸을 것이며, 그럼 이번 일은 아무 무리 없이 넘어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늘도 무심하시지 갑작스런 저 등장은 뭐란 말인가.
‘제길,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나 주서운을…….’
가만히 있는 하늘을 원망하며 재빨리 머리를 굴렸다.
저 두 모녀가 아무 이유 없이 나왔을 리도 없을 테니, 이는 필시 진실을 밝히고자 함이요, 그리되면 위험한 건 저기 저 허연 놈이 아닌 자신이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반전시킬 묘책이 필요했다.
그런 주서운의 급박한 마음을 알았음인가.
수많은 시선이 모임에 잠시 당황했던 소녀가 주저하는 어미의 손을 이끌고 목해운과 주광영 앞으로 다가갔다.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칼을 든 사내들의 틈을 비집고 목해운의 옆으로 다가선 소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시며 헤헤 하고 웃어 보인다. 그 모습이 너무 정겨워 목해운 또한 웃으니, 험악하던 장내가 한순간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뀐 듯하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것이냐?”
“응, 엄마가 눈 떠서 엄마한테 오빠 보여 주려 했는데, 오빠가 없어서 수아가 막 찾아다녔어. 그랬더니 저기 저 오빠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는 게 보이지 뭐야?! 그래서 내가 오빠 도와주려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린 내 말을 어른들이 믿어 줄 것 같지 않잖아! 그래서, 그래서 수아가 이렇게 어른인 엄마 모셔 왔어! 오빠, 나 잘했지?”
‘똑똑한 아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자랑스러운지, 가슴을 한껏 내민 채 얼굴 가득 웃음을 짓고 있다.
함박웃음을 머금은 소녀 이수아의 모습에, 목해운과 모두는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어린아이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상황을 보고 판단할 줄 아는 이수아의 총기에 절로 감탄이 인 것이다. 이에 목해운이 흐뭇함이 일어 양 갈래로 머리칼을 땋아 묶은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소녀 이수아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잘했다.”
“응……. 참, 엄마, 인사해! 이 오빠가 엄마하고 엄마 뱃속에 든 내 동생 구해 준 오빠야!”
자신의 손을 이끌며 던진 이수아의 말에, 불안한 기색으로 쭈뼛쭈뼛 서 있던 여인이 즉시 목해운을 향해 큰절을 해 보였다.
“은공께서 주신 크나큰 은혜에 소인 목인선이 감사드립니다.”
“왜 이러십니까? 큰 은혜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어서 일어서십시오.”
갑작스런 목인선의 행동에 당황한 목해운이 두 손을 휘저으니, 절로 목인선의 신형이 일어나 그녀를 놀라게 한다. 그녀는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구해 준 목해운의 신기에 더욱더 감동해, 그의 손을 잡고는 극구 절을 하려 하였다.
“아닙니다. 어찌 은혜가 아니라 하십니까? 비록 논밭이나 경작해 생계를 유지하는 촌부의 여인이라 하나, 어찌 이 못난 생명과 뱃속의 아이를 살려 주신 은공의 은혜가 큼을 모르겠습니까? 은공께선 소인의 절을 피하지 마시고 받아 주십시오. 그것만이 미흡하나마 소인이 은공께 은혜를 갚을 수 있는 길입니다.”
“허, 정녕 제게 은혜를 갚고 싶으시다면, 이분께 이번 일의 진실을 전해 주시겠습니까?”
“……?!”
주광영이 보인다.
이게 무슨 헛짓거리들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주광영의 엄한 얼굴이 비쳐 드니, 여인의 마음엔 두려움이 일었다.
자신을 구해 준 은인이 억울한 누명을 썼다는 딸아이의 말에 부리나케 달려온 목인선이었으나, 막상 마을을 지배한다 할 수 있는 주광영의 얼굴을 보니 두려움이 아니 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두려움보다 더 큰 것이 목해운이 준 은혜였으니.
흔들리던 마음을 애써 진정시켜 마음을 가라앉힌 목인선은, 목해운이 부탁하지 않아도 하려 했던 말을 자연스레 입 밖으로 쏟아 냈다.
“소인은 목인선이라 하옵고, 농민의 아낙으로 이곳에 뿌리를 내려 살고 있습니다.”
“…….”
왠지 모르게 불안감이 인다.
저 여인이 무슨 말을 하나 가만히 지켜보는 주광영의 눈으로 언뜻언뜻 불안감이 내비쳤으며, 그 불안감을 대변하듯 평소에는 똑바로 얼굴조차 마주할 수 없는 주광영의 두 눈을 목인선이 똑바로 바라보았다.
“오늘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밭에 나가 일하다 논에서 일하는 서방님의 점심을 챙겨 주고자 집에 들렀습니다. 이 아이와 함께 점심을 준비하러 오던 길에 집 앞에 더러운 오물이 있음을 보고 그것을 치우고자 물을 퍼부었는데, 소인의 부주의로 그만 주 대협의 천금 같은 아드님의 발을 적시고 말았습니다. 이에 당황한 소인은 주 공자님께 사죄를 하였으나, 주 공자님은 화가 가라앉지 않았는지 소인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후 배를 걷어찼습니다. 그 고통이 너무도 커 소인은 혼절하고 말았으나, 차후 딸아이로부터 여기 계신 은공께서 주 공자님의 행동을 막고, 소인의 목숨을 구해 주셨다는 걸 알았습니다.”
“…….”
비록 마음은 안도시켰다 하나 여전히 두려운 듯, 목인선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은 최대한 주광영의 기분을 상하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웠다. 그 조심스런 말이 마음에 안 들었음인지, 이수아가 앞에 나와 목해운과 주서운을 번갈아 손가락질해 보였다.
“맞아요! 여기 이 오빠가 엄마를 구해 줬고, 저기 저 오빠가 우리 엄마 배를 막 걷어찼단 말이에요! 게다가 엄마 뱃속엔 내 동생도 있었는데, 저 오빠는 배만은 안 된다는 엄마 말을 듣고도 계속 찼어요! 내 동생이 있는 걸 알면서도 계속 찼다고요!”
“……!”
덜컥 심장이 내려앉는다.
하늘이 돌고 머릿속은 하얗게 변해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토록 믿고 또 믿었던 아들이 자신을 속였다 생각하니 오히려 아무 생각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단 하나, 허무함밖에 느껴지지 않은 주광영의 귀로 사람들의 욕설이 물결처럼 들려온다. 그 욕설 속에 포함된 사제 석무의 분기에 찬 고성은, 충격으로 인해 정지된 주광영의 사고를 일깨웠다.
“소문주, 지금 이 모녀의 말이 사실이오? 내 아무리 그대가 잘못해도 사형의 얼굴을 봐서 참고 있었건만, 어찌 임산부의 배를 걷어찰 수 있단 말이오! 내 더 이상 참으려 해도 참을 수가 없구려! 사형, 사형! 무얼 하십니까?! 어찌해 가만히 계신 겁니까?! 정녕 이 사제의 손으로 소문주께 매를 들길 원하십니까?! 무어라 말 좀 해 보십시오! 설마 그냥 넘어가려는 건 아니시겠지요? 자식의 잘못은 곧 부모의 잘못이건만, 오늘의 일도 그냥 모른다 넘기려 하십니까! 정녕 그런 것입니까, 사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