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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영주 1권(15화)
Chapter Seven 검을 휘두르는 이유(2)
2
루멘이 영주로 취임한 지 1년. 미러 영지는 안전에서만큼은 상당한 발전을 이룩해 냈다.
우선 돌로 쌓은 성벽과 나무로 만든 목책의 중간 단계에 있는 성벽이 총 7개나 만들어졌다.
아이린과 스카를 필두로 하여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을 죽인 다음, 재빠르게 성벽을 쌓는 것으로 하여 미러 영지에서 인간의 활동 범위가 예전보다 거의 다섯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것만으로도 상당한 쾌거였다.
그리고 이게 쾌거의 전부였다.
“무슨 일이야?”
루멘이 자신을 찾아온 피터를 보며 물었다.
요 1년간 루멘의 인생은 매우 단조로웠다. 맛없는 밥 먹고, 자고, 싸고, 훈련하다가 자고, 먹고, 싸고, 훈련하기.
훈련, 밥, 배변, 수면. 이 네 가지가 평소의 루멘의 일과였다. 가끔 의도치 않은 살생도 하긴 했다만, 그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튼 단조로운 일상에 길들여진 루멘은 1년간 일체 영지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다.
영주 대리로선 역모를 도모하기에 충분히 좋은 상황이었지만, 그다지 그러고 싶은 생각이 없는 피터이기에 진짜 자신 혼자 영지를 다스리란 루멘의 깊은 뜻에 성질을 낸 적도 몇 번 있었다.
“영지 일에 대해 의논할 게 있어서요.”
“네가 알아서 해.”
귀찮다는 듯 손을 휘휘 젓는 루멘을 향해 피터가 인상을 찌푸렸다.
“최소한 영지를 다스리려는 성의라도 보여야 하는 것 아닙니까? 이러다간 영지민들이 영주님에 대해서 까먹게 생겼습니다.”
“까먹으라고 해.”
“아, 진짜. 영주님이 그러면 어떻게 본가에서 지원을 받습니까?”
피터는 이제 슬슬 타밀론가(家)에서 지원을 받을 때라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안전이 확보되었으니, 이곳을 중심으로 몬스터들을 토벌해 나갈 때라 생각한 것이다.
“지원이 그렇게 쉽게 나오는 건 줄 아냐?”
“쉽게 안 나오니까, 영주님의 적극적인 도움이 필요하단 겁니다. 영주님은 이따위로 살고 있어도 나름 대 타밀론가의 대공자 아닙니까?”
‘이따위로 살고 있다’는 말과 ‘나름’이라는 단어가 매우 거슬리기는 했으나, 루멘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런데 너…….”
“네? 제가 뭐요?”
루멘이 1년 전과는 반대로 돈 나올 구멍도 없는 영지에 아주 열성적으로 일을 하는 피터가 조금 의아하게 느껴져 무어라 말하려고 했으나, 그랬다가는 괜히 욕을 먹을 것 같아 루멘이 말끝을 흐렸다.
“아니, 요즘 들어 더 싸가지가 없어진 것 같아서.”
“싸가지가 정확하게 뭔 뜻인지는 아세요?”
“어. 싸가지 없는 건 딱 너 같은 걸 말하는 거야.”
“싸가지 있는 건요?”
“나 같은 거지.”
“흠……. 언제부터 싸가지 있는 게 욕이 된 건지…….”
피터가 능청스럽게 받아치자, 루멘이 ‘큭’ 하고 억눌린 신음과 비슷한 웃음을 짓고는 물었다.
“그래서? 내 도움이 뭐가 필요한데? 아니지, 본가에서 받을 지원이 뭔데?”
“일단 돈이요. 제 주머니에서 나간 돈을 한 세 배로 돌려받아야죠.”
피터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때까지 영지민들이 축냈던 식량은 전부 피터의 돈이었다.
본래는 영지민들이 숲에서 과일을 따거나 작은 동물을 잡아먹었는데, 피터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에게 성벽을 쌓으라고 해서 그들이 먹을 건 결국 시킨 피터의 주머니에서 빠져나온 돈으로 마련해야 했다.
“그건 영지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다른 건?”
“인구가 너무 적습니다. 어차피 다른 사람들한테 오라고 해 봤자 올 리가 없으니, 노예들이라도 받아야겠습니다. 남녀 비슷한 비율로.”
“노예라……. 몇 명 정도?”
“많으면 많을수록 좋습니다. 노예들 전부가 노동력이 되니까요.”
루멘이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한 영지의 영지민 수가 겨우 300여 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이었다.
물론 이런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영지민이 있다는 사실이 더 놀랍기는 하다만.
“그리고 병사들도 필요합니다. 군수물자도 좀 있어야 되고, 기사들도 대거 파견해야 합니다.”
이후에도 피터는 상당히 무리한 얘기를 늘어났다. 그 말을 들은 루멘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게 가능할 거라 생각하냐?”
“물론 아니죠. 이게 상인들의 상술과 비슷한 겁니다. 일단 처음에 미칠 듯한 폭풍 가격으로 말하고는 협상에 들어가는 거죠. 조금씩, 조금씩 가격을 깎으면서 상대가 만족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못 살 정도는 아닌 가격으로. 영주님이 하실 일이 그겁니다.”
“아버지를 상인의 자세로 만나라. 이거냐?”
“이야, 영주님, 1년간 공부하셨어요? 많이 똑똑해지셨네요.”
피터의 말에 루멘이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런데 말이야. 네가 한 말은 소비자가 상인이 내세운 물건을 사고 싶어야 하는 건데, 이 영지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냐?”
“…….”
루멘의 말을 들은 피터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언제나 철두철미하고, 치밀한 피터였으나, 요즘 머리 쓰는 일을 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미러 영지에 상당히 애틋한 감정을 가져서인지, 루멘이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도 하지 못한 모양이다.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넋 나간 표정을 짓는 피터를 보자니 어딘가 께름칙해진 루멘은 일부러 큰소리로 중얼거렸다.
“뭐, 없으면 만들면 되는 거지. 안 그래?”
“만들면 된다고요?”
“그래. 뭐, 고대의 유적이 발견된다거나, 그런 거 있잖아?”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 가능성이 너무 희박한데요. 조작하기에는 돈이 너무 많이 들고.”
“으음…… 그러면 트롤 떼라도 발견한다던가.”
트롤의 가죽은 푹신하고 질겨 인기가 많았다. 귀족들의 대부분이 자신의 침대에 트롤 가죽을 깔 정도로 폭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하지만 이 트롤이 진정 유명한 이유는 미칠 듯한 생명력 때문이다.
검에 베인 상처도 금방 나을 정도로 뛰어난 트롤의 회복력의 근원은 트롤의 피에 있었는데, 그 피를 가공하여 상처를 급속도로 낫게 해 주는 포션이란 걸 만들 수 있다.
이 포션 한 병의 가격은 수십 골드를 호가하는 등,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요 주변에 몬스터가 많으니 없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거 잡으려고 난리치다가 오히려 병사들이 더 죽어 나갈 걸요?”
피터의 말에 루멘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기색을 띠었다.
방금 전에 실수라고 부를 가치도 없는 실수를 한 번 하긴 했으나, 피터의 말을 상당히 논리적이고, 객관적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냐?”
“글쎄요……. 당분간 생각해 봐야죠.”
피터의 말에 루멘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곧 있으면 타밀론 본가로 갈 시간이었다.
루멘이 사랑하는 싸가지 없는 동생이자, 장자계승의 원칙을 뒤엎고 타밀론 후작이 될 거란 소리를 듣는 카온의 생일이 부쩍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때, 피터가 무언가 생각이 났는지 루멘에게 물었다.
“아, 그런데 생각난 김에 묻겠는데요. 왜 저에게 영지 관리 떠넘기시고 노시는 겁니까? 처음에는 ‘미러 영지를 천하제일 영지로 만들겠다!’라고 외치지 않으셨습니까?”
“내가 언제 그랬냐? 각색에 재능 있다?”
“하하. 제가 좀, 그래서 이번에 소설 한 편 집필해 보려고요.”
“그러냐? 어차피 돈 버는 얘기지?”
“어? 어떻게 아셨습니까? 이게 제목이 골드 전쟁이라고 고리대금업자의 이야긴데…….”
피터가 루멘의 말에 능청스럽게 맞장구치다가 말끝을 흐렸다.
“왜? 스토리 짠 게 그게 다야?”
“하, 하하. 그럴 리가요. 더 있는데……. 으음…… 아! 주인공이 전쟁상인이 돼서 여러 군수물자를 파는 겁니다.”
“고리대금업자가 갑자기 어떻게 전쟁상인이 돼? 말이 되는 소리냐? 거기다가 고리대금업이나 하던 인간이 군수물품은 또 어디서 구하고? 완전 막장이네.”
“그러게요. 아, 왜 이상한 헛소리를 해서……. 대화의 주제가 벗어났잖아요.”
“헛소리는 내가 했냐? 네가 했지.”
“아무튼. 영주님이 그래도 영지를 어느 정도는 발전시키겠다고 하지 않았었습니까? 근데 왜 노십니까?”
“네가 없던 은도 만들어 내고, 막 그랬잖아. 안 그래?”
루멘이 그렇게 답하고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피터가 작게 인상을 찌푸렸다.
“없던 은을 만드는 방법이 의외로 간단한데……. 들어 볼래요?”
“뭔데?”
“얼굴은 못생겼지만 그래도 힘 하나는 무식하게 세고, 학계에 알리면 올해의 현자상은 그냥 얻을 수 있는 인간을 노예상인한테 팔아 버리는 겁니다. 그러면 한 3실버는 주지 않을까요?”
“내 몸값이 3실버밖에 안 된다는 거야?”
“제가 언제 영주님이라고 했습니까? 그냥 그런 인간이 한 명 있다는 거죠. 수도 쪽에 한 명 있습니다.”
“내가 말을 말지.”
루멘이 혀를 ‘쯧’ 하고 차자, 피터가 다시 물었다.
“아, 헛소리 작작하시고. 갑자기 영주 일 때려치우려고 한 이유가 뭡니까?”
“너 영주한테 말버릇 그따위로 할래?”
“저 영주 대린데요? 겨우 한 계급 차인데 빡빡하게 그러지 맙시다.”
“원래 한 살 터울의 형이 더 무섭고, 계급 하나 차이의 상관에게 공포심을 느끼고, 그러는 거야.”
“글쎄요. 매일 빈둥빈둥 노는 상관은 그다지 무섭지가 않은…….”
루멘이 피터의 말을 끊으며, 양손의 손가락을 서로 겹쳐 흔들며 손의 긴장을 푸는 시늉을 했다.
“흠흠. 내가 안마라도 해 줄까? 요즘 연습하고 있는데, 한 번만 받으면 어깨 결린 곳이 다 풀리고, 남자에게 중요한 허리힘이 한 열두 배 정도 강화되는데……. 어때?”
“어깨 부수고, 허리에 멍 자국 열두 개 새기시게요?”
“응? 아냐, 아냐. 진짜 요즘 네가 고생하는 것 같아서 안마나 해 주려고. 내가 극락을 보여 줄게.”
루멘의 말에 피터가 퉁명스럽게 물었다.
“말 돌리시지 마시고, 왜 영지 일에서 손 떼신 겁니까?”
“다 영지를 위해서지. 없던 금은보화를 만들어 내는 네가 하는 게 좋지 않겠냐?”
또 똑같은 말이다. 피터가 루멘을 빤히 쳐다보다 ‘영주 일을 왜 안 할까?’라는 자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를 말했다.
“의지가 박약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솔직히 생각했던 것보다 미러 영지 꼬라지가 말이 아니라서 의욕이 확 깎이신 건…….”
“뭐, 뭐, 뭐? 그, 그럴 리가 없잖아. 하하. 얘도 참 농담을 잘하네.”
“진짭니까?”
“무, 물론 아니지! 넌 날 어떻게 보고 그런 의심을 다하냐?”
피터가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고 루멘을 잠시 쏘아보다가 어깨를 으쓱였다.
“뭐, 본인이 아니라고 하면 아니라 생각해야죠. 의지가 박약해서 그런 게 아니면…… 뭐, 아닌 거겠죠.”
“하하. 난 절대 귀찮아서라거나, 내 힘으로는 미러 영지를 발전시킬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 거 아니야. 물론이고말고.”
루멘이 횡설수설하며 말하자, 피터가 피식 웃었다.
“자신이 무능하다는 걸 인정하는군요.”
“아니라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피터가 마지못해 인정해 준다는 투로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슬슬 일어나려고 했다.
“전 이제 가 보겠습니다.”
“아참, 본가에 갈 준비도 미리미리 해 둬.”
“알겠습니다. 그런데 참 대단하네요. 아버지하고 아들 둘의 생일이 전부 같은 달에 있다니. 영주님 생일 파티도 하고 오실 겁니까?”
피터가 새삼 놀라운지 어깨를 으쓱이며 묻자, 루멘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글쎄……. 내 생일 파티하기도 전에 카온에게 쫓겨나지 않을까?”
“하긴, 능력 없는 형이니까요.”
“…….”
3
“흠…… 뭔가 없으려나.”
피터가 영지를 빠져나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무언가, 타밀론 후작이 병력 차출을 해도 괜찮겠다고 생각할 만한 것이 미러 영지에 없을까?
사실 이곳이 발전한다고 할지라도 피터에게 돌아오는 것은 적다. 일단 미러 영지가 다른 영지에 준하는 수준이 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당연하기에, 그 오랜 시간 동안 얻는 수입이라고는 벼룩의 간보다도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피터는 왜 미러 영지를 발전시키려고 하는 것일까?
“내가 미쳤지. 쯧.”
이 한마디로 지금의 자신에 대한 판단을 일축한 피터가 연신 혀를 쯧쯧 차며 걸음을 옮겼다.
“바다는 너무 멀어. 위치로는 동방무역을 하기에 좋기는 한데, 늪의 바다니 원…….”
늪의 바다.
이름처럼 늪과 같은 바다다.
하지만 생김새가 늪과 같은 것은 아니다. 하물며 바다의 주위에 늪 같은 것은 존재치 않았다.
오히려 바다의 해변은 사람의 손이 묻지 않아 무척 아름다웠다.
주변 정찰 삼아 늪의 바다에 갔던 알렌이 적당한 멘트와 함께 여인을 이곳에 데려오면 100퍼센트 넘어가겠다고 감탄했을 정도다.
문제는 늪의 바다에 즐비하고 있는 몬스터들이다.
해변에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미터만 걸어가도 수십 마리의 해양 몬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대충 50미터만 가면 크라켄 같은 말도 안 되는 덩치를 자랑하는 거대 괴물도 있었다.
배 한 번 띄웠다가는 그 배의 파편도 찾지 못할 기세!
미러 영지 부근에 상당히 많은 몬스터가 몰려 있긴 하지만 동방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곳은 늪의 바다밖에 없어서 조금 몬스터가 덜한 쪽으로는 여전히 뱃길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각국에서도 많은 물적 자원, 인적 자원 아끼지 않고 동방과 무역을 할 수 있는 새로운 해상로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뭐, 미러 영지에서는 꿈같은 얘기다.
“이걸로는 절대 타밀론 후작 각하께서 넘어올 리가 없고……. 금광 하나 떡 하고 발견되어 주면 좋을 텐데.”
피터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가끔가다 오크나 고블린이 보이긴 했으나, 그때마다 피터가 끌고 온 늑대들에 의해 황천길로 떠나야 했다.
근 6개월간 알렌에게 두드려 맞으며 체력과 살기를 키운 늑대들에게 피터는 오크 고기, 고블린 고기, 코볼트 고기를 아낌없이 주었고, 2개월 동안 알렌이 잡아 온 ‘살아 있는’ 오크와 싸우고, 고블린과 싸우고, 코볼트와 싸우면서 전투에 대한 자신감까지 생겼다.
야생에서 자란 늑대들보다도 더욱 훌륭한 전투력을 가지게 된 늑대들에게 소수의 몬스터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는 영지를 습격하려 했던 수십 마리의 고블린 떼를 대부분 사살하고, 나머지는 아이린에게 맡겼을 정도로 국방, 아니 영방의 의무(?)를 충실히 행하고 있었다.
“어라?”
피터는 강가를 지나고 있을 때, 강가 주변의 모래가 반짝반짝하고 빛나는 것이 보였다.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사금이었다.
물론 사금이 아닐 수도 있었다. 금 비스무리하게 생긴 광석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꼭 사금 같기도 했다.
“사금에서 얻을 수 있는 금의 양은 적으니, 이게 사금이라고 해도 후작님께서 혹할 리가 없고……. 진짜 사금이면 금맥이 이 주변에 있다는 건데…….”
피터가 작게 눈살을 찌푸리며 크루틴 산맥을 살펴보았다.
산맥 사이사이에 채석장으로 쓸 만해 보이는 산들이 몇몇 개 보였다.
혹시 아나? 겨우 채석장으로 쓸 만해 보이는 산들 중 철광산이나 금광산으로 쓸 만한 산이 있을지.
오랫동안 사람의 손을 안 탄 만큼, 오히려 그럴 가능성이 다른 산들보다 높았다.
“후우. 일단 살펴보자고.”
피터는 ‘혹시’라는 단어에 본가까지 갈 남은 시간을 투자해 보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