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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황 1권(4화)
1장 로엔하르트 황자(4)


엘프의 장액 속에서 한참을 자고 일어난 로엔하르트는 자신의 목욕탕에서 목욕을 열심히 하는 메이드 등을 유심히 보았다.
그녀들은 자기 집의 목욕탕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태평하게 쭙쭙쭙쭙쭙 거리는 슬라임을 온몸에 달고 다녔다.
“일어났어요?”
그중에 앞뒤로 수십 마리의 스무드 슬라임을 주렁주렁 달고 집사가 나타나났다.
모든 부분에 스무드 슬라임이 매달려 있어 여자로서 중요한 부위를 모두 가리고 있었다.
집사의 괴한 모양새로 서 있었지만, 익숙했기에 그냥 무덤덤하게 말했다.
“얼마나 잔 거야?”
“음…… 1시간 정도요.”
“누나가 기다리겠네.”
“아니에요. 황녀님도 목욕 잘하시고, 지금 밖에서 안마 받으시고 계세요.”
“그래?”
“예!”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집사의 말에 여유를 부리며 목욕탕을 나와서 누나에게 갔다

***

무율 제국이 중원(中原)에서 시작하여 동방 전체를 흡수시킨 거대한 동방 제국으로 총27개의 거대한 영지로 나누어지는데 하나의 영지마다 1억∼2억 5,000만 명이 살아가는 땅으로 총 제국인이 30억∼50억 사이에 있는 전 대륙적으로 제국 크기가 3∼4위에 드는 나라다.


2장 로엔하르트와 여인들(1)


-1-

키즈 제국에는 2명의 황자(로엔하르트와 레이온)와 4명의 공주가 있다.
4명의 공주 모두가 결혼 적령기(13살∼20살)에 들어섰거나, 넘었음에도 혼인을 하지 않았다. 이유는 말할 수 없지만 아무튼 4명의 공주 모두 현재 남편이 없다.
그 4명의 공주 중에서 3명은 황비 소생으로 각각 22살, 20살, 13살이고, 1명은 로엔하르트와 같은 첩 소생이다.
꾸욱 꾸욱 꾸욱.
발이 여섯 개나 달린 안마 고양이 새끼 가필드가 천천히 리듬을 타며 애린의 등과 다리, 팔, 머리를 밟았다.
꾸욱 꾸욱 꾸욱.
둥그런 얼굴과 삼각형의 귀, 솜으로 만들어진 고양이 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두툼한 발과 몸통을 가진 안마 고양이다.
안마 고양이는 누가 지었는지 참 작명 센스는 무지 간단하면서도 유치하지만 안마 고양이는 몬스터도 아니고, 무려 마물로 분류되는 고양이였다.
안마 고양이는 마도 제국에서 시작된 유행으로 적절한 힘 분배로 안마를 할 줄 알았는데 안마 고양이로 점차 성장하여서 다 자라면 무시무시한 마물이 된다.
그 키가 무려 5m에 이르는 중형 마물로 변신하는데 그때는 안마가, 안마가 아니라 밑에 깔리면 죽는다.
오우거도 다 큰 안마 고양이는 쉽게 사냥하지 않는다. 100마리의 오크 정도가 있어야지 안마 고양이를 사냥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다 큰 안마 고양이는 무서웠다.
냐앙.
꾸욱 꾸욱 꾸욱.
열심히 공주를 밟던 안마 고양이가 로엔하르트를 보며 기분 좋은 소리를 내었다.
쓱쓱.
냐아앙.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좋아서 안마 고양이는 활짝 웃는다.
“어, 왔어?”
안마 고양이는 공주가 일어서려는 느낌을 받자 폴짝 뛰어서 로엔하르트의 무릎 위로 옮겼다. 안마 고양이는 안마를 하는 그 여섯 개의 다리도 매력적이었지만 요즘에는 반려 동물로 각광 받고 있었다.
냐아아아아.
일반적인 고양이보다는 머리가 좋아서 알아서 똥오줌 가리는 센스를 지니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경향이 강했다.
누나는 편안한 원피스 형태의 복장이었다. 속옷을 입지 않은 것인지 속이 훤히 비쳐 보이는 옷이었다.
“칠칠치 못하게, 무슨 속옷도 안 입는 거야.”
“넌 남자니깐 모르겠지만, 코르셋이나, 브라자는 안마를 받을 때 불편하단 말이야.”
자리에서 일어나 말대답하는 여인은 갸름한 얼굴에 긴 생머리에 모공 하나 보이지 않는 뽀얗고 하얀 피부와 항상 두 볼이 적당하게 홍조되어 있었다. 일반적인 사람보다 두 배, 최대 세 배까지 커 보이는 커다란 눈은 인간이 아니라 고양이의 눈이었고, 몸은 늘씬했다.
카론 랜드의 평균 여성 키(170cm)보다 조금 작은 키에 긴 목과 길쭉길쭉한 팔과 다리.
최근 마도 제국에서 판매하는 초고가 단백질 인형의 피부처럼 너무 새하얗고 인간 같지 않은 탄력에 감탄과 경외가 흘러나오는 외모로 황비의 넷째 딸 사르엘과 함께 어머니의 뒤를 이을 미녀라 칭송되는 사람이었다.
성격만 좋으면…….
“그래서 왜 왔어.”
로엔하르트는 빙빙 돌려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그것도 사이가 안 좋은 사람에게나 그러지 사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직접적인 말을 하였다.
“왜 오긴, 우리 귀여운 동생한테 용돈 받으려고 왔지.”
누나의 말에 생각나는 바가 있어 얼굴이 찌푸려졌다.
“아, 설마 또 돌멩이들 가져 온 거야.”
끄덕끄덕!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애린을 보며 안마 고양이를 안으며 푸욱 한숨을 내쉬었다.
“히히.”
그의 누나 애린은 엄마를 닮아서 외모가 아름다웠지만 도대체 사치는 어느 부모에게 받았는지.
사치에 수준을 견디다 못해 용돈을 받지 못하는 형벌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이 누나는 궁에 있는 값진 보석들과 물건들을 들고 도둑 길드에 팔려다가 걸렸을 정도이다.
누나 때문에 로엔하르트의 이미지도 나빠지는 순간이었다.
안 그래도 세력에 밀리는데 사치의 최고봉인 누나를 두고 있어 정말 힘들었다.
그렇다고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아니, 그냥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이 아름다운 누나는 절대 그냥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들고 와.”
체념한 로엔하르트에게 애린이 말했다.
“야호!!!”
냐아앙!
같이 기뻐하는 안마 고양이가 괘씸해서 머리를 툭툭 쳤다.
냥!
성질부리는 안마 고양이는 기분이 홱 나빠져 애린의 뒤를 따라갔다.
아마도 애린은 돌멩이를 들고 오는 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돌멩이들을 로엔하르트에게 주면 로엔하르트, 자신이 가진 이능으로 돌멩이를 보석과 황금으로 변화시키는 작업.
‘하아, 귀찮군.’
로엔하르트의 이능은 무언가에서 무언가로 바꾸는 능력이다.
두 글자로 줄이라고 한다면 변화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능력이다.

-2-

이 세상에서 강해지려면 기본적으로 ‘로드 스타트’의 단계에 올라야 한다.
로드 스타트란, 생명력을 느끼는 단계다.
이 단계에 도달하려면 흔히 사람이 한계라고 생각되는 상황을 계속 느껴야 한다.
간단한 예로 목숨을 건 전투를 행하는 용병이라던가, 불치병과 싸우는 환자,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아이 등등.
그 사람의 한계에 가까운 상황에 최소 1번, 최대 수천 번을 직면해서 몸 안에 있는 생명력을 느끼는 것이 바로 로드 스타트.
길의 시작이다.
로드 스타트에는 총 다섯 개의 종류가 있다.
이 종류는 일종의 사람의 자질을 평가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었다.
각각 ‘마법사’, ‘마술사’’, ‘마도사’, ‘사도’, ‘대사도’다.
‘마법사’는 최하의 자질로 생명령의 용량이 제일 작은 대신에 회복력은 사람에 따라서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마도사 수준이다.
‘마술사’는 마법사보다 낫지만, 역시 최하의 자질로 용량의 크기는 천차만별. 큰 사람은 대사도만 하다고 여겨지기도 하지만 회복력이 매우 낮거나 없다.
‘마도사’는 안정적인 자질로 거대한 용량과 빠른 회복력을 동시에 지녔다.
‘사도’, 최고의 자질로 생명력이 증가하는 자질이다.
‘대사도’는 최강, 최악의 자질로 생명력을 흡수하는 자질이다. 그 용량의 크기는 무한이라 말해도 무방하다.
이 자질은 ‘이능’과 큰 상관이 있는데.
이능이란, 생명력을 깨닫게 되면 부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질적인 힘을 뜻했다.
왜 생기는 것인지는 정확하게 모론다.
마도 제국에서는 ‘이능’을 로드 스타트에 이르러서 생명력이 활발하게 작용하게 됨에 따라서 인간이나, 동물이 본래 사용하지 않고 있던 뇌의 기능을 모두 사용하며 생기는 현상이라고 정의 내렸다.
이 말을 따라 생각해 보면 본래 평범한 인간은 평생 동안 자신의 신체 모든 부분의 1/3만 사용한다는 뜻이었다.
로드 스타트에 이르면 1/2를 넘어감에 따라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는데, 그것이 ‘이능’이라는 것이 마도 제국의 생각이었다.
확실한 것은 몰랐다.
‘마법사의 이능’, 대체로 그 위력이 파괴보다는 다른 부가적이고 보조적인 능력들이 많으며 몸은 유약하고 성격은 선량한 사람들이 많았다.
‘마술사의 이능’, 파괴나 성격이 악한 사람만 쓸 것 같은 능력들이 많다. 마술사들 대부분 몸은 초(超)우수하고 성격은 사이코다.
‘마도사의 이능’, 그 능력이 가장 숫자가 많으면 방대하다. 생명력에 부족함이 없기에 그 능력 역시 몹시 안정적인 스타일로, 몸은 우수하고 원만한 성격이거나, 극히 개인주의적인 서로 다른 듯 보이나 서로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들이다.
‘사도의 이능’, 대체로 허무맹랑한 것들이 많다. 성격도 육체도 각양각색.
‘대사도의 이능’, 몸은 제멋대로 성격도 대체로 이상하다.
이것이 바로 ‘로드 스타트’의 ‘자질’과 ‘이능’이었다.
이 자질은 단련함에 따라서 ‘소드 어뎁터’, ‘소드 익스퍼트’, ‘소드 마스터’, ‘그랜드 소드 마스터’ 등의 단계가 있다.
이 세계에는 강함을 자질―이능―단계.
세 가지로 간단하게 볼 수 있었다.
로엔하르트는 마도사―변화―소드 익스퍼트다.

상념에 젖어 있던 로엔하르트를 일깨우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것은 비명 같은 고통에 우는 목소리였다.
냐아아아아아아앙!!!!!!
끔직한 비명 소리에 로엔하르트의 몸이 빠르게 일어나 문을 열고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달려갔다.
거기에는 눈에 울먹울먹 슬피 우는, 등에는 수백 킬로그램은 될 것은 같은 돌들을 얹고 있는 안마 고양이가 훌쩍거리며 있었다.
“누나! 이건 동물학대야!”
“마물이잖니! 어떻게 마물 주제에 그것도 못 들고 비명을 질러. 원 참, 그런 거 그냥 버려.”
“아까 열심히 이 녀석한테 안마 받았으면서!”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애린의 등 뒤로 수십 명의 메이드들이 어깨가 빠져라 돌이 들어간 가방을 들고 낑낑 움직이고 있었다. 가녀린 그녀들의 어깨에 시퍼런 멍이 들 정도로 무거운 가방들이었다.
시키니깐, 불평도 못하고 옮기는 모습이 역력했다.
“누나!!!”
“왜에에에!!!”
남매는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손톱과 이빨을 날카롭게 세우며 서로에게 날아갔다.
샤아아악!
캬아아아악!
그 모습은 마물인 안마 고양이가 봐도 무시무시한 장면이었다.
촤악!
샤악!
퍼억!
하얀 피부에 다섯 줄기의 선이 그어지고, 아름답게 출렁이는 두 사람의 머리가 어느새 엉망진창으로 망가졌다. 그리고 잠시 후, 이빨의 단단함이 어깨와 목, 팔뚝과 등에 깊고 깊게 찍히고, 리즈에게 맞았던 그 익숙한 장소에 무릎 찍기가 들어와 얼굴색이 완전 변하며 무너진 로엔하르트의 등에 한 발을 올리고, 승리의 포즈를 잡는 애린의 모습에 안마 고양이는 자신도 모르게 여섯 다리를 덜덜 떨었다.
냐, 냐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