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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풍 1권(13화)
제5장 정주지사(鄭州之事)(3)


“와! 와!”
평로군을 뜻하는 푸른 두건을 질끈 동여매고 축국 경기장에 들어선 연호는 고막을 울리는 함성에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너비가 사십 장 정도 되는 사각형의 경기장 양쪽 끝에는 다섯 자 높이로 목책을 세워 놓았고 그 목책에는 각기 두 개씩의 구멍이 나 있었다. 이번 시합은 일반적으로 행하는 육혈식이 아니라 쌍혈식으로 하는 모양이었다.
연호가 다시금 시선을 돌리자 경기장을 빽빽하게 에워싸고 있는 오군의 병사들이 보였다.
오군의 병사들은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서 이곳 정주(鄭州)로 진군한 평로(平盧), 성덕(成德), 노룡(盧龍), 위박(魏博), 회서(淮西)의 군사들이었다.
그리고 평로를 제외한 나머지 사군의 휘하에 각기 부대를 이루고 있는 회홀의 병사들도 다른 군사들과 함께 여기저기에서 무리를 이룬 채 모여 있었다.
특히 회홀의 병사들은 다른 오군의 병사들과는 달리 술과 안주를 쌓아 놓고 이미 잔뜩 취한 상태로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그러한 행태는 그들이 제 무용을 믿고 얼마나 안하무인의 행동을 하는지를 잘 보여 주는 것이었다.
연호는 좌측에 마련된 단상 쪽을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오군의 절도사와 장수들이 자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들 가운데에는 이회옥의 모습도 보였다.
이회옥의 앞에는 둥근 얼굴에 콧수염을 기른 관리가 앉아 있었는데 그가 바로 평로군의 수장인 평로절도사 후희일이었다.
그들이 앉아 있는 곳과 조금 떨어진 우측의 자리에는 체격이 크고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이국적인 용모를 지닌 장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마도 그자가 회홀 병사들의 우두머리인 골력문라인 모양이었다.
“꼬맹아, 어리벙벙하게 두리번거리지 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
연호의 옆에 선 강연추가 나직하게 외쳤다. 연호가 주위를 둘러보는 것을 보는 모습이 그의 눈에는 어수룩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연호가 샐쭉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흥! 댁이나 똑바로 하시죠.”
“이 새끼가…….”
연호에게 눈을 부라리며 욕설을 내뱉던 강연추는 조주한이 눈짓을 하자 노기를 억지로 누르며 말끝을 흐렸다.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있으니 그가 참을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젖비린내 나는 애새끼가 여기 왜 있는 거야!”
마주한 회홀의 병사가 조소 어린 표정으로 말을 뱉자 연호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그자를 노려보았다. 어눌한 한어였지만, 자신을 비웃는 말이 분명하였기 때문이다.
연호가 한마디 쏘아붙이기 위해서 입을 여는 순간, 옆에 서 있던 강연추가 먼저 말을 뱉었다.
“시발 돼지 같은 새끼가! 니들은 축국을 덩치로 하냐! 시발 새꺄!”
“이런, 깜둥이 새끼가!”
연호를 비웃었던 회홀의 병사가 강연추에게 눈을 부라리며 앞으로 나서자, 회홀의 병사들 가운데 수장으로 보이는 자가 그들의 말로 고함을 치며 그자를 만류하였다.
조주한도 얼른 강연추에게 호통을 쳤다.
“오골계 시박 새꺄! 시작도 하기 전에 사고를 치냐!”
“시발 돼지 새끼가 빈정거리잖아요!”
“됐어! 시박. 시합에서 반 죽여 놓으면 되잖아. 그만해라 새꺄!”
“에이, 시발…….”
강연추가 뒤로 물러서자 연호는 슬그머니 그를 쳐다보았다. 회홀의 병사는 분명히 자신을 비웃었는데 강연추가 화를 내고 나서자 상당히 의외였던 것이다.
둥! 둥! 둥!
장내가 다소 소란해진 것을 보고는 고수가 급히 북을 울렸다. 시합의 시작을 알리는 북소리였다.
“간다!”
뒤쪽에서 들려오는 한만구의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린 연호는 힘차게 앞으로 내달렸다. 어제 하루 종일 연습한 대로 한만구가 뒤에서 날리는 공을 받기 위해서였다.
서너 걸음 앞으로 내달리던 연호는 회홀의 병사 하나가 슬쩍 자신의 발을 걸어오자 코웃음을 치면서 가볍게 몸을 띄워 올렸다.
그 순간 좌측에서 회홀 병사의 거대한 어깨가 연호의 몸통을 들이박았다.
“크억!”
나직한 신음과 함께 일 장가량을 튕겨져 바닥에 처박힌 연호는 숨이 콱 막혀옴을 느끼고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뭐해! 새끼야! 빨리 일어나!”
강연추의 외침을 듣고 연호가 억지로 신형을 일으키는 순간 다시금 쇠망치처럼 단단한 어깨가 또다시 그의 등을 찍어 버렸다.
“꼬마야! 집에 가서 엄마 젖이나 빨아라!”
이번에는 앞으로 두 바퀴나 굴러서 나뒹군 연호의 귀에 회홀 병사의 빈정대는 말이 들려왔다.
연호는 아랫입술을 깨물고는 뒤쪽을 노려보았다. 회홀의 병사들이 공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평로군의 목책을 향해 다가서고 있었다.
이를 악다물고 다시 신형을 일으킨 연호는 또다시 뒤쪽에서 회홀의 병사 하나가 다가서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공과는 상관없이 제일 약해 보이는 자신을 집중적으로 공격할 심산인 모양이었다.
상대의 어깨가 닿으려는 순간 신형을 회전시키며 피해 버리자 자신을 공격하던 상대는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렸다. 바로 그 순간 연호는 강연추가 회홀 병사의 공을 빼앗아 자신이 있는 쪽으로 차올리는 것을 보고는 신형을 박찼다.
퍽! 퍽!
허공에 뜬 연호를 향해 두 명의 회홀 병사들이 어깨를 찍어 왔다.
연호는 또다시 공을 살리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굴어야만 했다. 이번에는 허공에서 공격을 당한 탓인지 충격이 훨씬 컸다. 느낌상으로는 늑골이 두어 개는 부러진 것 같았다.
“끙!”
낮은 신음을 토해 내며 힘겹게 몸을 일으키던 연호는 무심코 단상 쪽을 쳐다보았다. 이회옥이 그를 보고 있었다.
이회옥의 표정은 무덤덤하였지만, 그의 눈에는 기광이 어려 있었다. 맹수의 그것을 닮은 그의 눈빛은 마치 어린 새끼를 절벽에 굴리고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어미와도 같았다.
이회옥의 눈빛을 본 연호는 저도 모르게 마음속 저 밑에서 치솟아 오르는 열기를 느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오기였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이회옥에게만큼은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보여 주기 싫다는 기이한 의식이었다.
연호가 다시금 이를 악다물고 신형을 바로 세우자 그의 귓속으로 익숙한 외침이 파고들었다.
“어이구 이 녀석아! 그동안 배웠던 유법은 죄다 어디 갔다 버린 것이냐!”
분명히 사부인 흑 노사의 목소리였다.
연호는 재빨리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역시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흑 노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시발 새끼야! 정신 차려!”
강연추의 뾰족한 외침에 퍼뜩 정신을 차린 연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보고는 급히 신형을 날렸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의 뒤쪽에서 회홀 병사의 단단한 어깨가 파고들고 있었다.
연호가 급작스럽게 자세를 낮추자 그에게 달려들던 상대가 그의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연호는 무릎을 튕기면서 오른쪽 어깨로 상대의 배를 쳐올렸다.
“큭!”
외마디 신음과 함께 연호에게 달려들던 회홀의 병사는 배를 잡고 나가떨어졌다.
연호가 상대를 날리고 다시 공을 향해 뛰어오르려는 순간 또 다른 회홀 병사의 발이 그의 다리를 찍어 왔다.
이번에는 연호의 신형이 계단을 밟듯이 상대 허벅지와 어깨를 차례로 밟으면서 허공에 뛰어올랐다.
그 순간 공은 연호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연호는 곧바로 신형을 눕히면서 오른발로 공을 후려갈겼다.
쾅!
“치잇!”
연호는 아쉬운 탄성을 흘렸다. 그가 날린 공이 아슬아슬하게 정면에 보이는 구멍의 바로 위를 두들겼던 것이다.
아쉬운 표정으로 바닥에 내려서던 연호는 곧바로 다시 신형을 날렸다. 구멍 위의 목책에 맞고 튀어나온 공이 그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연호가 뛰어오르자 두 명의 회홀 병사가 바싹 붙어서 그의 허리와 어깨를 짓눌러 왔다.
연호는 재빨리 좌측을 쳐다보았다. 강연추가 좌측에서 달려들고 있었다.
날아오는 공을 발끝으로 살짝 쳐올린 연호는 발목을 빠르게 놀려 좌측으로 공을 날리며 고함을 쳤다.
“닭대가리 형!”
“저 시발 새끼가!”
강연추가 욕설을 내뱉으며 뛰어올랐다.
강연추는 뒤쪽에서 튀어나오는 한만구를 보면서 머리로 공을 날렸다.
“호야!”
공을 받은 한만구가 날카로운 외침과 함께 우측으로 공을 차올렸다.
연호는 자신에게 다시 날아드는 공을 보면서 살짝 당황한 빛을 보였다. 공이 너무 높았다. 힘껏 도약한다고 하더라도 잡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날아오는 공을 노려보던 연호는 어깨를 낮추고는 갑작스럽게 앞쪽의 회홀 병사를 찍어 갔다.
연호의 앞쪽에 있던 회홀 병사가 놀란 표정으로 어깨를 마주쳐 왔다.
연호는 상대의 어깨와 자신의 어깨가 마주치려는 순간 신형을 띄워 상대의 어깨와 머리를 차례로 밟으면서 도약했다.
바로 그 순간, 한만구가 차올린 공이 연호의 눈앞에 아른거렸다. 연호가 허공에서 신형을 옆으로 눕히며 날아가는 공을 정확하게 오른발로 후려갈겼다.
슈잉!
허공을 가르는 소성을 내며 날아간 공이 정확하게 정면에 보이는 목책의 구멍에 박혀 들었다.
“와! 와!”
구경하고 있던 병사들의 입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드디어 첫 득점을 한 것이다.
신형을 비틀어 바닥에 착지한 연호는 함성이 터져 나오는 것을 듣고는 손을 번쩍 추켜올렸다.
퍽!
느닷없이 날아든 주먹이 연호의 턱에 작렬하자 연호는 피 분수를 뿜으며 나가떨어졌다.
“뭐야! 이 시박 새끼들이!”
뒤쪽에 있던 조주한이 욕설을 내뱉으며 달려와 연호를 부축하며 연호를 친 회홀의 병사를 노려보았다.
그자는 연호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회홀 말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커억!”
갑자기 허공에서 발 하나가 날아와 연호에게 주먹을 날리고 삿대질을 해 대던 회홀 병사의 가슴을 찍어 버렸다. 발의 주인공은 강연추였다.
“이썅! 시발…….”
회홀 병사를 날려 버리고 욕설을 내뱉던 강연추는 옆에서 또 다른 회홀 병사 하나가 자신의 턱을 노리고 주먹을 날리자 뒤로 허리를 숙임과 동시에 신형을 비틀어 오른발로 상대의 턱을 찍어 버렸다.
“에이! 시박!”
회홀의 병사들이 소리를 치며 강연추에게 달려들자 연호를 부축하고 있던 조주한도 욕설을 내뱉으며 신형을 날렸다.
뒤이어 정신을 차린 연호와 한만구 등도 싸움에 가담하자 경기장 안은 순식간에 집단 난투장이 되어 버렸다.
꽝!
고막을 두드리는 폭음이 터져 나오자 난투극을 벌이던 명안대원들과 회홀의 병사들은 모두 동작을 멈추고 경기장의 한가운데로 시선을 돌렸다.
경기장 한가운데에는 장창 한 자루가 거의 자루 끝까지 땅에 박혀 있었다. 누군가가 무시무시한 괴력으로 창을 날린 것이다.
“동작 그만!”
장내를 쩌렁쩌렁 울리는 호통에 모두의 시선이 단상을 향했다.
회홀 병사들의 우두머리인 골력문라가 부리부리한 눈으로 시합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창을 날려 난투극을 끝낸 사람은 바로 그였던 것이다.
골력문라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평로군의 수장인 후희일을 노려보면서 가래가 끓는 것 같은 탁한 목소리로 말을 뱉었다.
“우리 회홀의 풍습에 상대의 머리를 밟는 것은 상대가 버러지만도 못하다는 뜻이오. 그야말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욕인 것이오. 평로의 저 꼬맹이가 우리 회홀 병사의 머리를 밟아 모욕함으로써 시합을 망쳤으니 그 책임을 물어 저 꼬맹이를 베어야 할 것이오. 그렇지 않소이까?”
“그, 그게…… 그렇지만 죽일 것까지야 있겠소?”
골력문라의 기세에 눌린 후희일이 더듬거리며 반문했다.
그러자 후희일의 뒤에 서 있던 이회옥이 버럭 호통을 치면서 앞으로 나섰다.
“후 대인! 도대체 무슨 말을 하시는 것입니까! 축국 시합을 하는 자가 어찌 상대의 해괴한 풍습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오. 베어야 할 자는 평로의 저 아이가 아니라 먼저 주먹을 낸 회홀의 병사요.”
이회옥의 호통에 후희일이 얼굴만 벌겋게 달아오른 채 대꾸를 하지 못하자 그 모습을 본 골력문라의 눈에 이채가 돌았다. 오군의 장수들 사이에서 떠도는 이회옥이 평로의 실세라는 말이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
골력문라는 입가에 조소를 흘리며 중얼거리듯이 말을 뱉었다.
“평로의 군사들이 기강이 해이해져서 오군의 군기를 망친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모양이군. 일개 부장 따위가 절도사에게 항명을 하다니 말이야.”
“닥쳐라! 어디서 요언으로 평로군을 욕보이려 하느냐! 네놈이야말로 한낱 객장에 지나지 않는 놈이 감히 어디서 해괴한 소리를 해 대는 것이냐!”
이회옥이 삿대질하며 호통치자 골력문라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
골력문라는 조금 전 장창을 날린 솜씨에서 알 수 있듯이 오군 전체를 통틀어 무공이 가장 강한 장수로 알려진 자였다. 게다가 그의 휘하에 있는 회홀의 병사들은 하나같이 날래고 용맹하여 오군의 절도사들도 감히 그에게 함부로 하대를 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평로군의 부장인 이회옥이 그에게 이놈 저놈하면서 삿대질을 한 것이다. 아무리 평로군의 실세라고는 하지만 절도사도 아니고 일개 부장에 지나지 않는 이회옥이었다. 골력문라는 물론이고 오군의 절도사들도 모두 놀랄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뒤늦게 수치심이 드는지 골력문라는 기광이 번뜩이는 눈으로 이회옥을 노려보며 호통을 쳤다.
“이회옥! 네놈이 죽고 싶어서 환장을 한 게로구나.”
“시끄럽다! 말도 안 되는 억지를 주장하다니 카간의 손자라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느냐!”
“이놈!”
호통과 함께 이회옥을 덮쳐 가는 골력문라의 눈에 핏발이 곤두서 있었다.
골력문라는 자신이 회홀족의 나라인 오르혼 제국의 황제를 칭하는 카간의 손자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떠들고 다녔다.
하지만 사실 그로서는 가장 부끄러운 치부이기도 하였다. 결국 그가 당나라까지 와서 객장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은 형제들과의 황권 싸움에서 패하여 당나라로 쫓겨났기 때문이다.
“갈!”
이회옥이 짤막한 호통과 함께 신형을 가볍게 틀어 골력문라의 주먹을 피함과 동시에 무릎으로 골력문라의 명치를 찍어 버렸다.
대여섯 걸음 다급하게 물러난 골력문라가 빠르게 자세를 바로잡자 이회옥의 눈에 살짝 감탄의 빛이 흘렀다. 골력문라는 흥분한 가운데도 동물적인 감각으로 신형을 뒤로 튕겨 충격을 최소화한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는 배를 잡고 주저앉아 토사물을 게워 내고 있어야했다.
다시 자세를 취한 골력문라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그도 한차례의 공방으로 이회옥의 무공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골력문라가 자세를 낮추며 허리에 차고 있는 낭아도의 손잡이에 손을 얹자 이회옥이 냉랭하게 말을 뱉었다.
“피를 보자는 것인가? 원한다면 기꺼이 베어 주지!”
이회옥의 손도 어느새 허리에 차고 있던 검자루 위에 얹어져 있었다. 골력문라가 생사를 건 싸움을 원한다면 기꺼이 응하겠다는 뜻이었다.
조금씩 앞발을 미끄러뜨리던 골력문라가 갑작스럽게 단상을 박차자 이회옥의 머리 위에서 섬광이 번쩍였다. 발도와 동시에 이미 상대의 머리를 쪼개어 가는 골력문라의 뇌전과도 같은 쾌도가 펼쳐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