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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풍 1권(18화)
제7장 귀검랑(鬼劍郞)(2)


연호가 집무실로 들어서자 차를 마시고 있던 이회옥은 반색하면서 말을 건넸다.
“어서 오너라. 차 한 잔 하겠느냐?”
“예, 뭐, 주신다면 마셔야지요.”
“녀석…….”
이회옥은 실소를 흘렸다. 그는 뚱하게 말을 하는 연호가 마냥 귀여운 것이다.
이회옥은 처음 저잣거리에서 패악을 치던 연호를 봤을 때 묘하게 왠지 자신과 인연이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래서 연호가 평로군에 넣어 달라고 찾아왔다는 말을 듣고는 곧바로 허락하였고, 자신이 직접 나서서 명안대에 숨어 있는 기인인 흑 노사와 사제지연을 맺어 주었다. 그 뒤로는 명안대주인 검우곤을 통하여 꾸준히 연호를 지켜보았다.
연호는 자신의 생각 이상으로 잘 성장하여 이제는 그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 있었다.
게다가 연호는 남들과 달리 그를 어려워하지 않았다. 마치 막내 동생이 큰형에게 하듯이 투정을 부리곤 하였다.
이회옥도 그런 연호의 행동이 마냥 귀엽게만 느껴져 친동생처럼 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회옥이 따라 준 차를 한 모금 마신 연호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을 건넸다.
“쩝, 이건 무슨 맛으로 마십니까? 그냥 쓰기만 한데…….”
“바로 그 떫은 맛으로 마시는 것이 차다. 쓴맛을 알아야 단맛을 알게 되는 법이다. 그래 흑 노사께서는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았느냐?”
“그러게요. 도대체 뭔 바람이 불어서 그런지 도통 돌아올 생각을 안 하시네요.”
“하하하! 녀석……. 말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제법 살 만한 모양이구나.”
“살 만하기는요! 아직도 온 마디마디가 다 쑤신다고요.”
연호가 투정하듯이 대답하자 이회옥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말을 이었다.
“녀석! 그러니까 누가 네놈더러 앞뒤 가리지 않고 날뛰라고 하더냐?”
“그러게 말입니다. 그땐 아마 제가 미쳤었나 봐요.”
연호의 대답에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흘리던 이회옥이 문득 생각이 난 표정으로 양피지로 된 낡은 책 한 권을 탁자에 올려놓으며 말을 건넸다.
“참, 이것은 승룡권이라는 권법을 담고 있는 책이다. 우연한 기회에 내가 얻은 것인데 대충 훑어보니 제법 쓸 만한 것이더구나.”
“그걸 저 주시려고요?”
“어차피 나는 권법을 잘 쓰지도 않으니 네게 필요할 것 같더구나. 요즘도 많이 맞고 다닌다고 그러던데…….”
“아니, 누가 그래요! 요즘은 정말 안 맞는단 말이에요.”
“그러냐? 그럼 이건 필요 없겠구나…….”
“아니, 말이 그렇다는 거죠. 감사합니다. 헤!”
연호는 얼른 책자를 낚아채고는 헤벌쭉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이제는 명안대원들과의 박투 수련에서 안 맞으려고 하면 한 대도 안 맞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무공 비급은 욕심이 났다.
이회옥이 피식하고 웃음을 흘리며 다시 말을 건넸다.
“물론 공짜로 주는 것은 아니니 그리 감사할 것은 없다.”
“예? 치사하게…….”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도 있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
“혹시 또 지난번과 같이 말도 안 되는 출정을 보내려는 것은 아니죠?”
연호가 샐쭉한 표정으로 흘겨보며 묻자 이회옥이 짐짓 정색을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치주에 잠시 다녀오너라.”
“치주에 말입니까?”
“그래, 두 달 정도 그곳에 머물면서 치주의 군사들에게 맥궁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고 오너라.”
“맥궁의 사용법을 말입니까?”
연호가 의아한 기색을 보이며 묻자 이회옥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래, 치주자사 왕이현이 최근에 맥궁을 조금 얻게 되었는데 치주군에는 맥궁을 다룰 줄 아는 자가 없어 제대로 훈련을 못 하고 있는 모양이다. 네가 가서 교두 노릇 좀 하고 오너라.”
“진심으로 하시는 말씀입니까?”
“물론. 나도 치주군에게 맥궁의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탐탁지는 않지만, 그들도 평로치청의 병사이니 어쩔 수가 없는 것이 아니냐. 게다가 형님께서 따로 당부도 하셨으니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 같구나.”
“…….”
연호는 표정이 굳어진 채로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그도 다른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후희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지난번 제남의 창천곡 전투에서도 후희일이 무리하게 명안대와 철기대만으로 치주군을 구해 내라고 명을 내렸다는 것을 나중에 들었기에 그를 더욱 싫어했다.
연호의 표정이 굳어진 것을 본 이회옥이 달래듯이 말을 건넸다.
“탐탁지 않은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믿고 보낼 만한 이는 너밖에 없으니 어찌하겠느냐. 네가 가서 수고를 좀 해 다오.”
“명령이시니 당연히 따르겠습니다만…….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래, 무슨 말이냐?”
연호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작심한 듯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최근 평로군의 병사들 사이에서 절도사 대인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무슨 소문 말이냐?”
“절도사 대인께서 장군님을 견제하려고 일부러 평로군을 배척하고 치주군에게 막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는 소문입니다. 어쩌면 이번에 치주군이 입수했다는 맥궁도 그와 같은 이유로 생긴 것인지도 모릅니다.”
연호의 말에 이회옥은 살짝 굳어진 얼굴로 자신의 턱을 매만지며 잠시 생각을 하더니 다시 말을 건넸다.
“흠……. 조금 전 설영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구나. 하지만 소문은 그저 소문일 뿐이다. 절도사께서는 사사로이는 내게 고종사촌 형님이 되시는 분이다. 그분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구려의 유민 출신이시거늘 어찌 평로군을 배척하고 한족의 군대인 치주군을 더욱 중용하겠느냐. 다만 형님이 이곳 청주보다는 치주에 계시는 일이 많으니 그와 같은 소문이 도는 것이다. 그러니 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게다가 평로치청의 병마사인 나도 모르게 치주군을 지원할 수는 없지 않느냐?”
“그건 그렇지만…….”
연호는 다시 반박을 하고 싶었지만 입을 닫았다.
일단 자신이 언질을 한 이상 이회옥도 그와 같은 소문을 간과하지 않고 면밀하게 조사를 해 볼 것이다. 굳이 더 이상 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이회옥이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다시 말을 건넸다.
“그래, 그런 소문 따위는 신경 쓰지 말거라. 마침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으니 두 달 정도 쉬었다 온다고 생각하고 다녀오너라.”
“예, 알겠습니다.”
연호가 대답하고는 집무실 밖으로 나가자마자 이회옥의 눈은 차갑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연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말을 했지만 최근 들어 그와 같은 소문이 있다는 소식은 설영이나 연호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전하고 있었기에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게다가 지난번 제남의 전투도 석연치 않은 점들이 느껴졌다.
어쩌면 고종사촌 형인 후희일의 야심이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헉! 헉! 헉!”
백 명가량의 병사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연병장을 돌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치주군의 궁수대에서 맥궁을 익히기 위해 차출된 병사들이었다.
대열의 맨뒤쪽에서 뛰어가던 병사 하나가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말을 뱉었다.
“헉! 헉! 시발! 맥궁은 안 가르쳐 주고, 헉! 헉! 만날 뺑뺑이만 돌리냐! 시발!”
“헉! 헉! 말조심해! 저 귀신같은 놈이 들으면 어쩌려고 그래!”
“어쩌긴 시발! 헉! 헉!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지! 시발! 헉! 헉!”
“동작 그만!”
갑자기 우렁찬 소리가 연병장을 울렸다.
고함을 친 주인공은 바로 맥궁의 교두로 파견된 연호였다. 연병장의 앞쪽에 마련된 단상 위에서 구보를 하는 병사들을 노려보고 있던 연호는 병사들의 대열이 멈추어 서자 단상을 내려와 느긋하게 병사들에게 다가갔다.
연호가 구보를 멈추게 하자 대부분의 병사들은 모두 안도의 표정과 함께 의아한 눈빛으로 연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조금 전 불만을 표하던 병사와 그의 옆에 선 병사는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혹시나 그들이 한 말을 연호가 듣고 구보를 멈추게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특히 불만을 토로했던 병사는 심장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었다. 그는 처음 연호가 교두로 왔을 때 연호가 귀검랑인지 모르고 반항하다가 개 맞듯이 두들겨 맞아 피똥을 싸는 동료들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각은 기우였다. 한 장수가 연병장을 가로질러 다가오고 있었다. 연호는 그 때문에 병사들을 멈추게 한 것이다.
키가 크고 당당한 체격을 지닌 장수는 바로 치주군의 부장인 원세연이었다.
원세연은 착잡한 표정으로 연호를 슬쩍 쳐다보았다.
처음 연호가 맥궁을 가르치는 교두로 왔다는 말에 그는 크게 기뻐하였다. 그에게는 은인이나 다름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의 입장이 점점 곤란하게 되었다. 연호가 병사들에게 맥궁은 가르치지 않고 계속 체력 훈련만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와 같은 보고가 올라가자 치주자사 왕이현은 부장인 그를 닦달하였다.
그러나 그는 연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왕이현과는 달리 귀검랑 고연호가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 쓴 채 단신으로 적진에 뛰어들어 적들을 가차 없이 베어 내던 그날의 모습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아군인 자신조차 공포에 떨게 한 마귀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러니 가뜩이나 소심한 성격에 우유부단한 원세연의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 것이다. 연호에게 따져 묻자니 그가 무섭고, 모른 체 하자니 왕이현의 잔소리가 귀찮은 것이다.
원세연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저기 고 교두, 맥궁을 가르치라고 하였더니 어찌하여 근 한 달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매일 구보만 시키고 있냐고 자사님과 절도사 대인이 의문을 품고 계시네. 어떻게 이제는 좀 가르쳐 줘야 하지 않겠나?”
“흠……. 궁에 대해서 기본만 알아도 그런 의문을 가질 일은 아닌데 말입니다. 혹시 일반 궁과 맥궁의 차이점을 아십니까?”
연호가 입가에 살짝 조소를 띠고는 물었다. 마치 당신들이 맥궁에 대해서 제대로 알기나 하냐는 표정이었다.
원세연은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을 이었다.
“그야…… 크기가 다르고, 맥궁이 사거리가 좀 더 멀지 않은가?”
“그렇지요. 크기는 맥궁이 작은데 사거리는 오히려 한참이나 더 먼 것입니다. 작은 궁이 화살을 더 멀리 보내려면 활줄이 얼마나 더 강해야 하겠습니까. 직접 보여 드리지요. 어이, 거기 맨뒤에 말 대가리!”
“에, 예? 저 말씀입니까?”
조금 전 연호에게 불만을 표하던 말상의 얼굴을 가진 병사 방곽이 쭈뼛거리며 대답했다.
“그래, 너! 앞으로 나와!”
연호의 말에 방곽이 잔뜩 긴장된 표정으로 앞으로 걸어 나오자 연호는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맥궁을 풀고는 능숙하게 해궁(解弓)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원세연과 병사들의 눈에는 놀람과 호기심의 기색이 어렸다.
연호가 탄력이 강하기로 유명한 맥궁을 너무 손쉽게 해궁하는 것이 놀라웠고, 한 달 가까이 되는 동안 활 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여 주지 않았던 연호가 해궁을 하니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해궁을 마친 연호가 맥궁과 전통을 방곽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과녁은 저기 연병장 끝에 보이는 굽어 있는 붉은 노송이다.”
“저, 저기까지요?”
방곽은 주눅이 잔뜩 든 표정으로 물었다. 연호가 말한 노송까지의 거리가 족히 이백 장은 가볍게 넘어 보였다. 거기까지 날리기도 힘든데 정확하게 맞추기까지 한다는 것은 그의 생각엔 불가능한 것이었다.
연호가 다시 말했다.
“그래, 정확하게 맞춘다면 넌 오늘부터 구보 열외다.”
“예…….”
방곽은 망설이다 화살을 뽑아 살매김했다. 자신은 없었지만 그도 궁수로 훈련을 받은 자였다. 운 좋게 맞추기라도 한다면 지긋지긋한 구보에서 열외가 될 수 있기에 욕심을 낸 것이다.
“끙!”
살매김을 한 방곽이 있는 힘을 다 짜내어 거궁을 하였다. 그러나 시위는 삼분지 이쯤 당겨 졌을 뿐 만작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팔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어 화살을 날린다 하더라도 제대로 과녁을 맞힐지도 의문이었다.
쉭!
힘겹게 시위를 당기고 있던 방곽이 오른손의 힘을 풀자 화살은 맹렬히 날아올랐지만 백 장을 조금 넘는 거리까지 날아가다가 바닥에 힘없이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본 원세연과 병사들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명색이 궁수대의 고참 병사인 방곽이 맥궁의 시위조차 제대로 당기지 못한 것이다.
연호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떠올랐다.
연호가 손을 내밀자 방곽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맥궁과 전통을 연호에게 건넸다. 맥궁을 받아 든 연호는 가볍게 활줄을 한 번 튕겨 보고는 전통에서 화살을 한 대 뽑아 들었다.
쉭!
원세연과 병사들이 모두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잠시 화살을 만지작거리던 연호가 순식간에 화살을 날린 것이다. 화살을 시위에 걸고 날릴 때까지의 동작이 너무 빨라 움직임을 제대로 볼 수도 없었다.
“우와!”
연이어 병사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연호의 활을 떠난 화살이 포물선이 아닌 거의 직선의 형태로 이백 장이 넘는 거리를 날아가 정확하게 노송에 박혀 든 것이다. 그들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신기였다.
연호가 빙긋이 웃으며 원세연에게 말을 건넸다.
“차이가 무엇인지 보셨습니까?”
“그, 그야 당연히…….”
“그렇지요. 맥궁은 어지간한 궁수들이라고 해도 제대로 다룰 수가 없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제가 여기에 온 것이지요. 보셔서 알겠지만 맥궁은 팔의 힘만으로 시위를 당길 수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강한 하체와 허리의 힘이 받쳐 줘야 제대로 쓸 수가 있습니다. 저들은 이미 기본적인 궁법을 익히고 있으니 지금은 맥궁을 다룰 만한 체력을 기르는 것이 우선입니다.”
“흠흠. 그런 것 같군. 그와 같은 사정을 자사님께 말씀드릴 터이니 고 교두께서 알아서 하시게.”
“예, 아주 제대로 훈련을 시키겠습니다.”
원세연이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하자 연호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사실 그의 입가에 떠오른 미소는 회심의 미소였다. 처음부터 치주군에게 제대로 맥궁을 가르쳐 줄 마음이 없던 연호는 오늘과 같은 일이 있을 줄 알고 미리 준비를 해 두었다. 자신의 맥궁에 걸린 활줄은 보통 맥궁보다 두 배나 더 강성이 강한 활줄이었다. 그도 내공을 써야만 제대로 당길 수 있을 정도의 강한 활줄이었던 것이다.
결국 그의 계획대로 원세연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시위도 제대로 당기지 못하는데 무슨 궁법 훈련 운운할 것인가 말이다.
연호는 당분간 계속 뺑뺑이만 돌리다가 적당한 시기에 치주군이 입수한 맥궁들을 가져오게 하여 대충 수박 겉핥기 식으로 사용법을 가르쳐 줄 작정이었다.
원세연이 돌아가자 연호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흠, 잠시 쉬는 동안 몸이 많이 식었겠군. 저기 노송에 박힌 화살을 먼저 뽑아 오는 자는 점심까지 구보 열외다. 선착순 출발!”
병사들은 연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달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연호의 얼굴에 사악한 웃음이 번지고 있었다. 이제부터 대놓고 저들을 괴롭힐 생각을 하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