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네메시스 1(7화)
3. 시작(2)
―마법사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기회가 당신에게 주어집니다.
―전직 퀘스트 발생!
마법사의 길
내용:당신은 이제 중요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마법사, 그들은 자연의 신비를 탐구하는 진정한 학자들입니다. 언리미티드 월드의 세계에서 마법사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큽니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실용 마법, 원소를 탐구하는 원소 마법 등의 마법이 존재합니다.
마법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사람을 살릴 수도, 사람을 죽일 수도 있지요. 과연 당신은 마법사가 될 자격이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보상:전직 ‘마법사’
토끼 5마리를 잡고 프라임에게 돌아가자, 프라임은 밝은 얼굴로 그에게 퀘스트를 줬다. 바로 전직 퀘스트! 아무래도 토끼 5마리는 강함에 대한 증명이었던 듯하다. 본격적인 시험은 지금부터고.
프라임이 사뭇 진지한 얼굴로 그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스칼은 신성한 마법사의 길에 합당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시험을 받게 된다. 당신이 아는 마법 하나를 시전하라!”
‘일반 유저였으면 피를 쏟아 내며 전직을 했겠군? 마법 하나를 배우려면 약 1골드나 들 테니까.’
가장 간단한 초급 1서클 마법일지라도 1골드가 든다. 이 시험은 아마도 마법을 사용해야 통과하는 시험 같은데, 일반 유저들은 1서클 마법을 배우기가 힘들었다.
가장 기초적인 1서클 마법은 바로 클린! 생활에 도움이 되는 마법이자 수식이 간단하고 소모 마력이 적은 마법이다.
하지만 이 마법은 마탑 지부에서 1골드를 내야만 구매할 수 있다.
‘마탑의 상술인 것이지. 마법책을 구매해야만 전직을 할 수 있게.’
그렇다! 마법사의 전직 비용은 바로 1골드인 것이다! 초반에 마법사가 되려는 유저들이 피땀을 흘리며 일하는 이유가 그것이었다. 오로지 아르바이트와 퀘스트로만 10레벨을 만들어서 스킬북과 지팡이를 구매해야 한다.
마법사는 다른 직업들보다 훨씬 어렵고 힘든, 근성을 요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그 근성의 대가는 아주 달콤하다. 타 직업들보다 강력한 데미지! 환상적인 데미지 딜러가 바로 마법사.
게다가 이펙트도 화려하다.
폼생폼사를 원하는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으며, 강력한 데미지 딜러를 원하는 이에게도 매력적인 직업. 그것이 마법사!
그렇기에 매우 많은 유저들이 마법사에 도전한다. 초반의 하드 플레이에 굴하지 않고 마법사 직업을 가지려 하는 유저들이 꽤 많다. 그들 중에서 절반 정도만 성공하지만, 그래도 마법사는 언리미티드 월드 내에서 중요 직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유저들은 모른다. 마법을 퀘스트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퀘스트를 통해서 마법책의 문제를 풀게 되면 자동으로 마법을 습득할 수 있는 사실을 모르니, 초반부터 뼈 빠지게 일해야 하는 불행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마법책을 푸는 퀘스트가 그리 많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을 막는 것은 마법책 문제의 난이도다.
설사 마법책의 비밀을 알더라도 그것을 풀 수 있는 실력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
스칼에게는 그럴 만한 실력이 있었고, 운도 따라 줬다. 그랬기에 그가 수월하게 마법사로 전직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스칼은 프리즈를 시전했다.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 중 가장 숙련도가 높은 마법인 프리즈.
“프리즈!”
방 안에 있던 의자가 순식간에 얼어붙었고, 그 모습을 프라임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힘이 미약한 이방인이 이리도 완벽한 마법을 시전하다니? 얼마나 훌륭한 인재란 말인가! 마법사로 전직하지도 않았는데 이 정도라면!
마법사로 전직하게 되면 더더욱 뛰어난 실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스칼의 모습을 상상한 프라임이 크게 웃으며 전직을 허가했다.
“스칼에게는 마법사가 될 만한 충분한 자격이 존재한다! 따라서 나, 페일 마을의 마탑 지부장 프라임은 전직 교관의 자격으로서 이방인 스칼의 전직을 허가한다.”
언제 꺼낸 것인지 프라임이 스칼의 머리에 지팡이를 올리면서 마력을 불어넣었고, 그것과 함께 스칼의 몸을 찬란한 빛이 감쌌다.
스칼은 만족스럽게 웃으며 찬란한 빛이 가지고 온 즐거운 메시지를 감상했다.
―축하드립니다! 마법사로 전직하셨습니다!
마법사:대륙의 빛이 될 수도, 어둠이 될 수도 있는 직업. 그들의 위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하지만 마법사에도 종류가 있으니, 언데드를 부리는 네크로맨서도 있고, 원소 마법에 능한 엘리멘탈 마스터도 존재한다. 자! 이제부터 당신은 어떤 방향으로 마법사를 키워 갈지 생각하라! 그것이 마법사의 사명이니!
전직 과정은 물 흐르듯이 부드럽게 지나간다. 애초에 프라임은 스칼을 마법사로 전직시킬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무런 제재도 가하지 않았고, 스칼은 무난하게 마법사가 되었다.
“축하하네, 스칼 군!”
“이 모든 것이 프라임 지부장님 덕분입니다. 앞으로 뛰어난 마법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암! 자네는 분명 뛰어난 마법사가 될 것이야!”
전직 성공! 남들이 힘들게 통과한다는 전직 시험을 너무나 쉽게 통과한 스칼의 얼굴에는 약간의 허탈함이 감돌았지만, 그것은 어느새 떠오른 기쁨의 감정에 의해 사라졌다.
마법사로서의 전직이 완료되었다.
‘본격적으로 연산력 스텟과 연산 스킬이 힘을 발휘할 때야.’
속으로 연산력과 연산 스킬을 올리겠다고 다짐하는 스칼. 드디어 마법사로 전직했다. 남들보다는 수월히, 그리고 빠르게.
마법사로 전직하면서 그는 2가지의 스킬을 추가로 얻었다.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마법학
종류:성장형 패시브 스킬(초급 1/100)
내용:당신은 마법에 입문하였다. 마법학 스킬은 마법에 대한 책을 연구할수록, 마법을 많이 사용할수록 증가한다. 마법학에 대한 지식은 마법의 위력을 대폭 강화시켜 준다.
효과:마법의 공격력을 상승시킨다.
―스킬을 획득하셨습니다.
패스트 캐스팅
종류:성장형 액티브 스킬(초급 1/100)
소모 마력:100
내용:마법사에게 중요한 것은 빠른 캐스팅! 마법사들은 캐스팅 속도가 전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알고, 캐스팅 속도를 단축시킬 수 있는 비법을 개발했다.
효과:캐스팅 시간 10% 단축
본격적으로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스킬들이다. 첫 번째 스킬은 마법 데미지를 상승시켜 주고, 두 번째 스킬은 캐스팅 속도를 단축시켜 주고.
하나같이 마법사들에게 중요한 스킬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흠흠. 스칼 군, 이제 자네는 어엿한 마법사가 되었어.”
“이 모든 것이 지부장님 덕분입니다. 지부장님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마법사가 되는 것이 이렇게 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 사실, 내가 자네를 마법사로 만든 이유가 있네.”
그 정도야 다 눈치를 채고 있었다. 스칼에게 매달리는 것을 보면, 프라임이 모종의 이유를 가지고 그에게 마법사가 되라고 권유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퀘스트의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기에 스칼은 미소를 지으며 대화를 잇는다.
“이유요? 그것이 무엇입니까?”
“후우. 자네도 알다시피 페일 마을의 마법 지부는 이 주변에 있는 마법 지부들 중에서 가장 미약한 힘을 가지고 있네. 최근에는 지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어. 만약에 지부가 사라진다면, 이 마을의 마법사 지망생들은 더 이상 마법사가 될 수 없을 것이야.”
마법사 지망생들이 마법사가 될 수 없다? 그 말인즉슨, 페일 마을에서는 더 이상 마법사 전직이 힘들어진다는 것인데…….
하지만 그것은 스칼과 별다른 상관이 없었다. 방금 전에 마법사로 전직했으니 남들이 전직을 하든 말든 상관없다.
하지만 프라임의 얼굴에는 절박함이 가득한지라 스칼은 묵묵히 그의 말을 경청하기로 했다.
“이곳에서 훌륭한 마법사가 배출이 되어야만 페일 마을의 마법 지부가 계속 유지될 수 있어. 나는 이렇게 생각하네. 자네의 뛰어난 재능이라면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이 아닐세. 진심이야. 사실은 말이지, 3개월 뒤에 마탑 본부에서 이곳에 감찰을 나오네. 그때, 최소한 4서클 이상의 마법사가 있어야만 마탑 지부를 유지할 수 있어. 자, 이것이 내 부탁이네. 3개월 안에 4서클이 되어 돌아와 줄 수 있나? 만약 자네가 3개월 안에 4서클을 만들어서 돌아온다면 지금 내 자리를 자네에게 줍세.”
―시나리오 퀘스트 ‘페일 마을의 마탑 지부의 운명’이 발생했습니다.
지부 유지를 위한 증명
등급:B
내용:프라임이 페일 마을의 마탑 지부에 가지는 정은 대단합니다. 그런데 요즈음 그의 마탑 지부에서 배출되는 마법사의 수가 극히 적어져서 마탑의 구조 조정 대상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는 마탑 지부의 유지를 위해서 당신에게 성장을 요구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3개월 안에 4서클의 벽을 넘게 된다면, 그는 당신에게 합당한 대가를 줄 것입니다.
보상:새로운 퀘스트로의 연계 ‘마탑 지부’
시나리오 퀘스트 완료시 보상:직위―‘페일 마을의 마탑 지부장’
조건:3개월 안에 4서클을 돌파하라!
‘대, 대박이다!’
퀘스트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시나리오 퀘스트일 줄은 몰랐다.
시나리오 퀘스트란 게임 제작자가 미리 안배를 해 둔 퀘스트를 뜻하는데, 일반 연계 퀘스트와는 달리 언리미티드 월드 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퀘스트다.
게임 내의 역사를 움직이는 에픽 퀘스트에 비하면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현재 스칼의 레벨로는 받아 내기 힘든 퀘스트임이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이 그가 프라임과 친밀도를 대폭 쌓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3개월 안에 4서클을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3개월의 시간 동안 마법사 유저들은 평균 2서클을 돌파한다. 그런데 4서클이라니? 다른 이보다 몇 배나 노력해야 가능한 경지였다.
분명 어려운 퀘스트였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어마어마했다.
마탑 지부장이라니! 페일 마을의 마탑 지부의 장이 된다는 말 아닌가? 언리미티드 월드 내에서 조직이나 영지를 얻었다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하다.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거대한 신뢰와 재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운영할 수 있다.
그런 것을 시나리오 퀘스트 완료만으로 획득할 수 있다면, 한번 도전해 볼만 했다.
이런 퀘스트를 놓친다면 평생을 후회할지도 몰랐기에 스칼은 덥석 퀘스트를 수락했다.
“알겠습니다. 프라임 지부장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4서클 마법사가 되어서 돌아오겠습니다.”
“암! 그래야지! 나는 자네를 믿어!”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최근 들어 아주 빠르게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느낀 스칼. 이번에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퀘스트가 아니다. 3개월 동안 꾸준히 수행을 해야 하는 퀘스트인 것이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이 퀘스트를 깨려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하리라. 남들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요하는 길이지만 보상이 달콤했다.
‘아버지의 부탁을 들어 드리려면 기본적으로 힘과 세력이 필요하다. 언리미티드 월드를 위협할 정도라면, 분명 거대한 세력이겠지? 그들을 단신으로 맞서는 것은 굉장히 어리석고 위험한 일. 당분간은 성장에 주력하자.’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그러니 당분간은 힘을 기르며 위협 세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이 중요했다.
힘이 있어야 뭘 할 수 있을 테니까.
지금 그에게는 갈고닦을수록 강해지는 ‘연산’ 스킬과 ‘연산력’이 존재하고 있다. 이 스킬과 스텟은 노가다 작업만 거치게 되면, 그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만들어 줄 것이다.
게임의 시작이 아주 깔끔했다. 남들은 얻기 힘들다는 스킬들을 손쉽게 획득했고, 또 특수 능력치도 얻었다.
전직도 빠르게 했으니 무척이나 좋은 출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스칼이 천천히 전체적인 상황을 분석하면서 미소를 지었고, 곧 앞에 있던 프라임에게 몇 가지를 물어본다.
“혹시 지부장님? 이곳에 연산책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까?”
그러자 프라임이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당연하지. 연산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상시 판매할 수 있네. 다만 이방인들은 연산이 왜 존재하는지 몰라. 연산이 마법을 강하게 해 주는 것도 모르면서…….”
“연산책은 얼마입니까? 난이도는 상급 정도로.”
초반에 연산력과 연산 스킬을 높일 생각인지, 스칼은 프라임에게 연산책의 가격을 묻는다. 아마도 대량으로 구매해서 열심히 풀려는 듯하다.
스칼의 말에 프라임은 기다리라고 말한 뒤, 서재를 뒤적인다. 프라임 정도의 고위 마법사 서재에 있는 연산책이라면 난이도가 상당할 터. 설마 그에게 무료로 줄 생각일까? 그렇게 된다면 돈이 굳을 텐데!
일말의 기대감을 품으며 프라임을 쳐다보는 스칼이었다.
“자네 같은 사람들이 풀 만한 연산책이라면 꽤 있어. 나도 풀기 힘들어하는 책들이지만 자네라면 족히 풀 수 있겠지.”
‘6서클 마법사라면 수학을 잘해야 정상이 아닐까?’
명색이 6서클 마법사라면서 수학을 힘들어하다니! 그것이야말로 마법사 실격이다. 그렇지만 괜히 말을 꺼내서 친밀도를 떨어트릴 이유는 없다. 그저 속으로만 중얼거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