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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1(5화)
제2장 부활(3)


빠라빠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철호는 거실 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다가 핸드폰을 받았다.
“여보세요?”
―철호야, 나다.
“어? 동혁이구나.”
―넌 아직 무전여행 중이냐?
“아니, 어제 밤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다면 홍대 앞 닭다리로 나와라. 광수와 정진이도 있다.
“그래?”
―2시간 안에 와야 한다. 알았지?
“그래, 최대한 빨리 갈게.”
동혁이와 광수, 정진이는 철호와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이기에 서로 친했다. 같은 대학교에 입학하였지만 학과가 달라서 자주는 못 만났었는데 철호가 가장 먼저 군에 입대하면서 한동안 연락을 할 수 없었다.
휴가 때 만날 생각이었지만 그것도 힘들었다. 철호가 군에 입대한 3달 후에 동혁이와 광수, 정진이가 한꺼번에 군에 입대하였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티셔츠에 청바지, 운동화를 신고 철호가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계단에서 보라와 마주쳤다.
철호가 옆으로 비켜 주자 보라가 올라가면서 힐끔거렸다. 키 크고 잘생겼으며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가진 철호에게 관심이 없다는 그게 이상한 것이었다.
철호는 보라를 신경 쓰지 않고 빌라를 나갔지만 그녀는 계단의 창문으로 멀어지는 철호를 쳐다보았다.
“저 남자는 누구지?”
지하철을 타고 홍대로 향하는 철호는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에 곤혹스러웠다. 이와는 반대로 남자들은 질투의 시선이었다.
그래도 예전에 폭탄으로 취급받는 거 보다는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을 받는 지금이 좋았다.
‘후후후, 시선을 너무 집중적으로 받는 것도 부담스럽군?’
홍대 앞에 도착한 철호는 닭다리로 들어갔다.
웅성웅성!
역시나 이곳은 언제나 대학생들로 만원이었다. 술값이 싸고 안주가 푸짐한데다 분위기까지 좋아서 대학생들이 많이 찾을 수밖에 없는 곳이었다.
동혁이와 광수, 정진이는 동동주와 닭갈비를 시켜 먹고 있었다.
철호가 그들 앞에 서자 친구들이 고개를 들어 쳐다보고는 뭐지 하는 표정이었다. 하긴 철호가 살이 빠져 외모가 너무 많이 달라져서 잘못 알아보는 게 당연했다.
“친구야, 나다!”
철호의 말에 그제야 친구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처…철호?”
“그래, 나다.”
동혁이와 광수, 정진이는 눈을 깜빡거리면서 철호의 달라진 외모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철호가 맞는 거 같은데 너무 달라졌어.”
“너 정말 철호 맞아?”
“너, 혹시 전신 성형했냐?”
2백 킬로그램의 슈퍼 돼지 철호가 불과 일 년 정도 만에 달라져도 너무 달라졌기에 잘 믿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193센티미터에 85킬로그램, 근육질의 몸이었다. 거기에다가 최신 헤어스타일에 피부까지 좋아져서 귀티가 났다. 사람이 불과 일 년 사이에 환골탈태를 한 거 같았다.
동혁이가 철호를 보고는 말했다.
“친구들아, 아무래도 오늘 홍대 클럽 엠에 철호도 같이 가야겠다.”
“오늘 여대생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겠는데?”
“철호의 이런 멋진 외모라면 서로 달려들겠어.”
이미 닭다리 안에 있는 여자들은 철호가 들어올 때부터 쳐다보고 있다는 걸 철호는 의식하고 있었지만 친구들은 그걸 모르고 있었다.
철호와 친구들은 동동주와 닭갈비를 먹고 일어나 홍대의 클럽 엠으로 향했다.
클럽 엠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패션쇼의 무대를 워킹하는 거처럼 멋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는 여자들은 진한 화장에 깊게 패인 옷과 짧은 치마였기에 아찔했다.
철호와 친구들도 클럽 안으로 들어갔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고 청춘남녀들은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무대 앞에는 한창 뜨거운 분위기로 무르익었다.
철호와 친구들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동혁이와 광수, 정진이는 180센티미터가 약간 안 되는 키에 호리한 몸을 가지고 있었으며, 얼굴도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철호는 친구들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외모가 뛰어났다.
클렘 엠 안에서 철호보다 멋진 외모를 가진 남자는 없었다. 그렇기에 여자들의 시선이 철호에게 집중되는 건 당연했다.
여자들의 뜨거운 시선을 마음껏 느끼면서 철호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예전에는 비만에 몸이 잘 따라 주지 않아서 같은 춤을 추더라도 어색했었다. 그러나 오늘은 같은 남자가 보더라도 매력적일 정도로 춤과 음악이 잘 맞았다. 이런 상황이니 여자들의 시선을 더 사로잡을 수밖에 없었다.
철호와 친구들이 테이블로 돌아와 푹신한 소파에 앉자 여자들은 너도나도 쪽지를 적어 철호에게 보내었다. 친구들은 철호 대신 쪽지를 펼쳐 살펴보았다.
그때, 철호의 테이블로 늘씬한 여자가 다가왔다.
스모키 화장에 깊게 패인 옷과 짧은 치마를 입고 검은 스타킹을 신어 더욱 섹시하게 보이는 여자였다.
“나, 옆에 앉아도 돼?”
“……!”
도발적인 여자의 말에 철호의 친구들은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난 장미라고 해, 넌?”
“으음… 철호!”
“철호? 이름은 평범하네?”
장미가 오른손을 치켜들자 3명의 여자들이 다가왔다. 모두 얼굴이 예쁘고 인기가 있어 보이는 여자들이었다.
장미의 눈짓에 그녀들은 철호의 친구들을 하나씩 선택하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난 홍대 미대 회화과 2학년이야. 넌?”
“나는 케이대 이과대학 수학과 1학년 휴학 중이다. 작년에 군 제대했지.”
“그럼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오빠네?”
“듣고 보니 그러네?”
“키도 크고 몸도 좋은 거 같은데 운동했어?”
“그래 보여?”
“응? 척 보기에도 멋진 몸인 거 같아. 식스팩 있어?”
철호는 대답을 하지 않고 티셔츠를 살짝 들어 멋진 초콜릿 복근을 보여 주자 장미의 눈빛은 몽롱해졌고 주위에 있던 친구들과 여자들까지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너무 멋지다. 나 한 번 만져 봐도 돼?”
“얼마든지!”
철호의 멋진 초콜릿 복근을 만져 본 장미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장미는 철호와 대화를 하면서 점점 더 마음에 들었다.
시간이 흘러 장미와 철호는 서로 핸드폰 번호를 주고받고 헤어졌다.



제3장 수련(1)


새벽 4시에 일어난 철호는 거실에서 가부좌를 틀고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하고 있었다.
어제는 처음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하였지만 익숙하게 느껴졌고 단전과 심장, 이마 속에 깨알 같은 마나력이 모여 뭉쳐져 흐뭇했었다.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로렌스 마나심법과 투시, 염력, 순간이동까지 수련하기로 결심했다.
철호는 로렌스 마나심법을 중지하고 눈을 떠 벽시계를 보았더니 역시나 오늘도 3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몸에는 활력으로 충만해져 기분이 좋았다. 단전과 심장, 이마에 각각 깨알 두 개 정도의 마나력이 뭉쳐 있었다.
어제는 옆집을 투시했는데 거리는 약 10미터 정도였다. 오늘은 어느 거리까지 투시가 미치는지 시험해 볼 생각이었다. 개나리 빌라의 1층 앞에는 차들이 주차되어 있었으며, 범퍼 뒤로는 화단이 조성되어 있었다. 주차된 차들의 거리는 약 25미터 정도 되어 보였다. 철호는 정신을 집중하여 주차된 차들의 내부를 투시해 보았다.
츠츠츠츠!
순간 주차된 차들이 회색으로 변하면서 내부가 투시되었다. 먹고 꽂아 놓은 캔 커피와 작은 영수증이 보였다.
“제법 거리가 되는데도 잘 투시가 되는군? 이번에는 점 더 먼 거리를 투시해 봐야지.”
이번에는 약 50미터 정도 떨어진 길가에 불법 주차되어 있는 1톤 트럭이었다. 투시를 해 보니 트럭 안에 부착되어 있는 골프공 방향제가 보였다. 이것으로 50미터 거리에서도 투시가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욕심이 생긴 철호는 이번에는 좀 더 먼 약 120미터의 거리에 있는 건물을 투시해 보았다. 투시는 되는 거 같은데 흐릿했다.
“으음… 너무 먼가?”
약 110미터에 있는 쓰레기통을 투시했는데 이번에도 약간 흐릿하게 보였다.
다시 거리를 좁혀 백 미터에 주차되어 있는 승용차 내부를 투시해 보았다. 백 미터의 거리는 투시가 잘되었다.
“흐음… 약 백 미터 정도의 거리까지는 투시가 되는구나.”
이번에는 염력을 시험해 봐야 했다.
먼저 약 25미터 거리에 주차되어 있는 차의 캔 커피를 움직여 보았다. 철호가 의도한 대로 꽂아 놓은 캔 커피가 공중으로 떠올랐다. 손짓이나 눈짓으로 움직여 보았더니 의도한 대로 잘 움직였다.
이번에는 50미터 정도 떨어진 길가에 불법 주차되어 있는 1톤 트럭을 염력으로 움직이게 해 보았다. 그랬더니 차체가 크게 흔들렸지만 공중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으음… 무거운 트럭이라서 그런지 안 되는군?”
약 백 미터 거리에 있는 길가에 떨어진 찌그러진 깡통을 보고는 공중으로 떠올려 보았다. 신기하게도 공중으로 떠올랐다. 철호가 손짓하는 대로 공중을 가로질러 날다가 아스팔트에 떨어져 굴러가 멈추었다.
거리는 약 120미터 정도 되었다. 염력을 펼쳐 찌그러진 깡통을 공중으로 들어 올려 보았다. 그런데 의도한 대로 공중으로 두둥실 떠올랐다.
“후후후, 염력은 더 먼 거리까지 영향이 미치는구나.”
깡통을 더 먼 거리까지 떨어지게 하고는 염력으로 움직여 보았더니 150미터까지 움직일 수 있었다.
얼마만큼 무거운 물건을 공중으로 들어 올릴 수 있는가 알아보고 싶었지만 지금은 아침이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서 무리였다. 순간이동도 마찬가지였다.
“으음… 염력과 순간이동은 오늘밤에 시험해 봐야겠어.”

해가 지고 어둠이 세상을 뒤덮었다.
철호는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시간을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하면서 보내었다.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하면 어떻게 시간이 훌쩍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또한 머리가 더 맑아지고 몸에서는 활력이 넘쳐 좋았다.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집중력도 더 높아졌다.
낮에 150미터까지의 거리까지 깡통을 움직일 수 있었기에 과감하게 1톤이 넘는 무게의 승용차를 들어 보이기로 했다.
마침 50미터 정도 떨어진 길가에 중형 승용차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고 주위에는 사람들이 없었다.
정신을 집중하고는 염력을 일으켰다.
두둥실!
1톤이 넘는 중형 승용차가 일 미터 정도의 공중으로 떠올랐다.
철호는 먼저 눈짓으로 중형 승용차를 움직여 보고, 그 다음은 손가락으로 움직였다.
눈짓과 손가락으로도 원하는 대로 중형 승용차가 움직여졌다.
만족한 결과를 얻었기에 재빨리 다시 바닥에 내려놓았다.
좀 더 먼 거리에 있는 1톤 트럭이 보였기에 그것을 공중으로 들어 보였다.
이번에도 철호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고 여러 번 시험한 결과 염력은 150미터 거리까지는 영향이 미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무게는 5톤 트럭을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오늘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순간이동을 펼쳐야 할 시간이었다.
가장 많은 정신력을 요구하는 게 순간이동이었다.
먼저 거실에서 주방까지 시험적으로 순간이동을 펼쳐 보았는데 거리가 가까워서 그런지 몰라도 손쉽게 순간이동에 성공했다.
“좋아, 이젠 밖으로 순간이동 해 보는 거야.”
철호는 운동화를 신었다.
그러고는 정신을 집중하여 순간이동을 펼쳤다.
스스슷!
철호의 모습이 순간 흩어지듯이 사라지더니 백 미터 떨어진 길가에 나타났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철호는 약 백 미터 거리를 다시 한 번 더 순간이동했다.
철호의 개나리 빌라와는 약 2백 미터였지만 시야에는 미치는 거리였다.
자신의 집으로 순간이동을 하려고 정신을 집중하였다. 거실에 철호가 순간이동으로 이동해 왔다.
“서…성공했어.”
가슴속에 가득 찬 자신감으로 다시 순간이동을 시도하려고 3백 미터 떨어진 건물의 옥상을 목표지로 삼았다.
스스슷!
흩어지듯이 사라진 철호가 3백 미터 떨어진 건물의 옥상으로 순간이동했다.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제법 먼 거리를 순간이동해서인지 머리가 무거워졌다.
“으음… 정신력이 많이 소모되는 모양이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철호는 5백 미터 떨어진 주차된 1톤 트럭의 짐칸을 겨냥하고 순간이동을 펼쳤다.
처척!
1톤 트럭의 짐칸에 철호가 순간이동했다.
기분이 좋았지만 극심하게 피로해졌다.
“너무 무리한 모양이군?”
사람들이 보기 전에 재빨리 1톤 트럭의 짐칸에서 뛰어내려 개나리 빌라로 걸어서 돌아오다가 옆집의 보라와 마주쳤다.
보라는 철호를 보고는 순간 눈을 번뜩였지만 철호는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쳤다.
보라가 뒤따라 왔기에 철호는 걸음을 빨리하여 빌라 입구로 들어왔고 계단에서 순간이동을 펼쳐 거실로 이동했다.
보라는 철호를 뒤따라 왔지만 보이지 않았기에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 어디 갔지?”
철호가 거실로 순간이동을 한 것을 알지 못하였기에 찾지 못하였다.
철호는 거실에서 투시를 발휘하여 보라가 계단을 올라와 빌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씨익 웃었다.
“후후후, 그동안 나를 보고서도 무시하고 지나갔기에 너도 한 번 궁금해 해 봐라!”
철호가 시험한 결과 투시나 염력보다도 순간이동이 더 정신력 소모가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거실에 가부좌를 틀고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하여 마나력을 끌어 모으자 피로가 풀렸다. 이마에 마나력을 모은 영향 때문에 정신력 소모로 피로해진 것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