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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1(13화)
제6장 초능력 살인(2)
츠츠츠츠!
철호는 거실에 가부좌를 틀고 오렌지색 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흡수하고 있었다.
공기 중에 분포되어 있는 마나를 몸속으로 흡수하는 것보다 이렇게 돌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흡수하는 게 약 20배 정도로 많은 마나를 흡수할 수 있었다.
그리고 푸르스름한 돌이나 오렌지색 돌은 불순물이 제거된 농축된 순도가 높은 마나였기에 한 번만 살짝 가공하더라도 마나력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철호가 푸르스름한 돌과 오렌지색 돌에 들어 있는 마나를 각각 몸속으로 흡수해보니 조금 차이가 있었다.
푸르스름한 돌 속에 들어 있던 마나는 심장이나 단전에는 특별한 영향 없이 저장되었지만 이마에 저장되면 머리가 맑아지고 상쾌해져 머리가 훨씬 잘 돌아가는 거 같았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책을 읽어 보았더니 훨씬 암기가 잘되고 기억되었다. 확실히 머리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었다.
오렌지색 돌은 이마나 단전에는 큰 영향이 없었지만 심장을 휘도는 서클에 잘 맞아 저장되는 마나력의 양이 많았다.
밥을 배불리 먹은 사람처럼 철호는 심장을 휘도는 서클과 이마, 단전에 각각 마나력으로 충만해졌기에 로렌스 마나심법의 운용을 중지했다.
발리에서 돌아온 이후에도 푸르스름한 돌과 오렌지색 돌을 번갈아 가면서 흡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돌 속에 들어 있는 마나도 조금씩 자동적으로 충전되는 걸 알게 되었다. 이 돌 자체가 마나를 끌어당기는 그런 기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게 너무나 신기했다.
최근에는 2서클 마법 중에서 생명체를 잠들 게 할 수 있는 슬립 마법을 익혔는데 나뭇가지에 내려앉은 작은 새를 시험해 보니 아주 효과가 컸다.
지저귀던 작은 새가 슬립 마법에 걸려 너무 손쉽게 잠들었다.
슬립 마법은 50미터 이내의 거리에 있는 생명체를 한 시간까지 잠재울 수 있었는데 사람에게도 잘 통하는지 시험해 보니 아주 효과적이었다. 길 가던 사람이 슬립 마법에 걸려 바닥에 쓰러져 잠들었거 철호가 즉시 슬립 마법을 해제하여 깨어나게 하였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험했지만 전부 마법에 쉽게 걸렸었다.
그리고 잠긴 열쇠를 마법으로 열수도 있었다. 단 전자식 열쇠는 안 되고 열쇠로 열 수 있는 것만 가능했다. 이것을 시험해 보기 위하여 정문과 침실의 문을 잠그고 마법으로 여는데 성공했다.
겨우 2서클에 불과한 마법이지만 실생활에서 얼마든지 사용이 가능한 그런 마법이었다.
“2서클 마법도 쓸모가 많은데 3서클 마법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3서클 마법을 떠올려보니 공중을 날아다닐 수 있는 플라이 마법, 상대방을 마비시켜 꼼짝하지 못하게 만드는 홀드 퍼슨 마법, 마법으로 생성한 유령 말 팬텀 스티드 마법까지 있었다.
또한 파이어 볼과 마법의 불화살 프라임 애로우 마법, 위기의 순간에 50미터 이내의 거리를 순간이동하여 몸을 피할 수 있는 블링크 마법, 외상을 입었을 때 치료하는 힐 마법, 독에 중독된 것을 해독할 수 있는 큐어 마법, 물속에서 마치 물고기처럼 호흡을 할 수 있는 수중 호흡 마법, 공기가 부족하거나 무너진 동굴 속에서 숨을 쉴 수 있는 공기 창조 마법까지 있었다.
3서클까지만 마법을 익히더라도 현대에서는 아주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철호는 3서클 마법을 머릿속에 떠올리고는 하루빨리 3서클에 오르고 싶었다.
드드드드!
느닷없이 거실 테이블에 놓아두었던 핸드폰이 진동했다.
“여보세요?”
―철호 씨, 나 그레이스 최예요. 발리에 갔었다면서요?
“예, 우먼파워에서 8월호에 나갈 화보를 찍는다고 4박 5일 일정으로 갔다 왔습니다.”
―그랬었군요. 조선 그룹의 사보에 실릴 화보를 찍어야 하는데 계약된 일이 있나요?
“아직은 없습니다.”
―잘되었군요. 2백짜리 일인데 해 볼 생각 있어요?
“예, 하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내일 오전 11시까지 스튜디오로 오세요.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봐요.
철호는 배가 출출하여 평양냉면을 두 그릇 시키고는 텔레비전을 틀었다. 마침 오후 5시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는데 연쇄 강간 살인범에 관한 기사가 방송되고 있었다.
“어? 이게 뭐야?”
용산구의 모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서 20대의 미녀가 첫 강간 살인의 희생자가 된 이후에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 종로구를 거쳐 어제는 중구에서도 같은 수법의 사건이 일어났다는 내용이었다.
6명의 20대 미녀들이 강간을 당하는 것도 억울한데 잔인하게 목이 졸려 살해되었다고 하니 딸을 가진 부모들은 공포에 떨고 있으며, 살해된 미녀들의 공통점으로는 모두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했다.
모두 자신의 차에서 강간당하고 목이 졸려 살해 되었고 특이한 건 죽은 미녀들의 이마에는 해골 도장이 찍혀 있으며 경찰에서 조사한 바로는 이마에 찍힌 해골 도장은 고무인으로 추정, 살인자는 자신의 짓이라는 걸 알리기 위하여 이렇게 해골 도장을 찍은 것이라는 게 분석 결과였다.
살인자는 지문이나 체모나 머리카락조차 남기지 않을 정도로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경찰에서는 판단하고 있었다. 매일 서울의 각 구를 돌아다니면서 20대의 미녀들을 죽인다고 하니 여성들이 무서워서 일찍 집에 들어간다는 심각한 내용이었다.
경찰에서는 오늘 성동구나 동대문구, 성북구 중에 한곳에서 또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에서는 순찰을 강화하겠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으음… 변태성욕자의 짓인가?”
딩동!
“누구세요?”
“냉면 배달 왔습니다.”
철호가 문을 열어 주니 배달원이 냉면 두 그릇을 꺼내었다.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돈을 지불하고 거실 테이블에 냉면을 놓았다.
후루룩!
살얼음이 동동 뜬 평양냉면은 제법 맛있었다.
드드드드!
핸드폰이 진동하자 들어서 보니 낯선 번호였다.
‘누구지?’
“여보세요?”
―김철호 씨 전화입니까?
“예, 그런데요?”
―ABC엔터테인먼트의 김민기 이사입니다. 그레이스 최 스튜디오에서 명함을 드렸는데 기억나십니까?
“아… 기억납니다. 그런데 저에게 무슨 일로?”
―제가 김철호 씨를 알아보니 기획사와 계약된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저희 AB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해 보는 건 어떨까 해서 연락을 한 겁니다.
“예? 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일이라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ABC엔터테인먼트는 연예 기획사들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큰 회사였다. 가수와 탤런트, 영화배우, 모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활동하고 있는 곳이었다.
철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서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김철호 씨는 외모가 좋아서 충분히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저희와 한 번 같이 일해 보시죠.
“전 화보 촬영을 아르바이트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획사와 계약하는 건 생각을 해 봐야겠습니다.”
―으음… 좋습니다. 그럼 며칠 시간을 드릴 테니 생각해 보십시오. 만약 연예계로 진출해 보고 싶으시다면 제가 드린 명함의 연락처로 전화를 주십시오.
“아…알겠습니다.”
핸드폰을 내려놓은 철호는 멍한 표정이었다. 연예기획사에 캐스팅 된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예전의 뚱뚱한 몸이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지금의 멋진 철호의 외모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흐음…내가 어쩌면 연예계로 진출할 수도 있겠는데?”
하지만 이건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며칠 생각해 보기로 했다.
용산구의 용산역 주변 장미 모텔.
선글라스를 끼고 긴 파마머리의 남자가 들어왔다.
주인이 남자를 쳐다보며 말했다.
“손님, 혼자입니까?”
“아가씨가 올 겁니다.”
“그래요? 특실 302호로 가시면 됩니다.”
주인이 열쇠를 내밀었고 그것을 받아 든 남자는 3층의 302호로 들어갔다. 원형 침대에 붉은 조명, 실내 인테리어가 아주 고급스럽게 되어 있는 특실이었다.
선글라스를 벗고 머리에 쓰고 있는 긴 파마머리의 가발을 벗었더니 평범한 30대 초반의 회사원으로 보였다.
서류 가방 속에 가발과 선글라스를 집어넣고는 옷을 벗었다. 약간의 근육이 있는 마른 몸으로 배는 나오지 않았다.
그는 침대에 등을 기대어 텔레비전을 보았다.
20분 지나자 장미 모텔로 20대 초반의 미녀 두 명이 들어왔다.
화장을 짙게 하고 몸에 착 달라붙는 원피스를 입었는데 길이가 짧아서 허벅지가 들어나 더욱 섹시했다.
주인이 쳐다보자 앞에 서 있는 미녀가 말했다.
“아저씨, 302호 특실에 가요.”
“그래? 알았다. 들어가 봐.”
한꺼번에 두 명의 아가씨를 불렀기에 주인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정력이 얼마나 좋기에 두 명의 아가씨를 불러?”
똑똑!
302호 특실의 문에 노크 소리가 나자 침대에 등을 기대고 있던 남자가 벌떡 일어나 문을 열어 주었다.
두 명의 아가씨들이 안으로 들어오더니 침대에 엉덩이를 붙였다.
“아저씨, 정말 대단하다. 우리 두 명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
“호호…맞아.”
“그건 걱정하지 마라. 팁을 두둑하게 줄 테니 서비스나 잘해 줘.”
“아저씨, 팁을 얼마나 줄 건데?”
“얼마면 돼?”
“우린 비싼데? 10만 원?”
“그럼 출장비 20만 원에 팁 10만 원이면 30만 원이면 되나?”
남자는 씨익 입가에 미소를 짓고는 지갑에서 십만 원권 자기앞 수표 10장을 꺼내었다.
“와…아저씨, 돈 많구나.”
“오늘 서비스 좋으면 출장비 포함해서 50만 원씩이다.”
“아…알았어요. 그 대신 약속 꼭 지켜야 돼요?”
남자는 머리를 끄덕이며 미녀들에게 각각 50만 원을 내밀었다.
선불을 주니 미녀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피어났다.
마음에 들었는지 미녀들은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하고 나온 미녀들은 물기를 머금은 몸이라서 더욱 섹시했다.
남자가 침대에 눕자 미녀들이 알아서 남자를 애무하기 시작했다.
특실은 곧 사랑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한참 신나게 즐기던 남자의 얼굴이 화가 난 거처럼 굳어지더니 눈을 번뜩였다.
기이한 남자의 눈빛에 미녀들은 순간 몸이 마비된 거처럼 굳어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어? 이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
“흐흐흐… 더러운 년들, 돈의 노예가 되어 돈만 주면 가랑이를 벌리는 더러운 년들, 너희들은 더 이상 살아 있을 가치가 없어.”
남자의 섬뜩한 말에 미녀들은 겁을 먹었다.
콰악!
미녀의 목을 조르자 숨을 쉬지 못하여 얼굴이 붉어졌다.
‘끄으으… 살려 주세…요.’
발버둥이라도 치고 싶었지만 몸이 전혀 움직여지지 않았다.
눈을 부릅뜨고 미녀 하나가 죽어 버리자 이번에는 옆에 있는 미녀의 목을 졸랐다.
살려 달라는 애절한 눈빛을 남자에게 보내었지만 소용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미녀도 숨이 막혀 죽었다.
두 명의 미녀를 목 졸라 죽인 남자는 태연하게 주었던 자기앞 수표를 회수해 지갑에 넣었다. 그러고는 미녀들의 핸드백을 뒤져 현금만 가져갔다.
죽은 미녀들의 다리를 벌려 적나라한 모습으로 연출하고는 가방 속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어 찍었다.
가방 속에 다시 디지털 카메라를 넣고 이번에는 수술용 고무장갑을 꺼내어 끼고는 몸에 붙은 머리카락이나 침대에 떨어진 작은 자신의 털을 집어 비닐 봉투에 넣었다.
흔적이 될 만한 것들은 깨끗하게 수거했는데 혹시라도 흔적이 있는지 3번이나 꼼꼼하게 확인했다.
욕실에서 샤워하다가 머리카락이라도 떨어져 흔적이 남을까 봐 샤워도 하지 않은 자였다. 병적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을 만큼 철저했다.
물티슈를 꺼내어 흘러내리는 땀을 먼저 닦고는 죽은 미녀들의 몸에 묻은 것들도 닦아 흔적을 완벽하게 지웠다. 자신의 흔적을 완벽하게 지운다고 무려 2시간을 소비했다.
“흐흐흐…스릴 있고 너무 좋아. 이제 주인 녀석만 죽이면 되는 건가?”
인터폰으로 주인을 특실로 불렀다.
주인은 귀찮고 짜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이 302호 특실로 들어왔다.
“어? 이…이게 뭐야?”
“뭐긴 뭐야?”
푸욱!
“커억!”
모텔 주인은 자신의 가슴이 마치 칼에 찔린 거처럼 쩍 벌어져 피가 쏟아져 내렸다.
남자가 손으로 찌르는 동작만 펼쳤을 뿐이었는데 기이하게도 모텔 주인의 가슴에 큰 외상이 생긴 것이었다.
심장이 찢어졌기에 그걸 믿을 수 없다는 듯 모텔 주인은 눈을 부릅뜨고는 고꾸라졌다. 특실 바닥에는 모텔 주인이 흘린 피로 흥건해졌다.
남자는 태연하게 죽은 모텔 주인의 주머니를 뒤져 자신이 모텔비를 주었던 돈을 회수했다. 돈에다가 볼펜으로 표시를 해놓았기에 바로 찾을 수 있었다.
“흐흐흐…이러면 나의 흔적을 완전하게 지운 건가?”
그는 자신의 가방을 들고 모텔을 나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