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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 1(18화)
제8장 연쇄살인범과의 혈투(2)
스스슷!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쳐 그곳에서 사라졌다.
차도로 날아가 달려오는 차들과 부딪쳤던 세 명의 남자들이 벌떡 일어나 인도로 건너오더니 주위로 흩어졌다.
인간 같지 않은 세 명의 티셔츠 남자들 때문에 구경하던 사람들은 아직도 멍한 표정이었다.
철호는 호기심에 투명화 마법을 펼쳐 모습을 감추고는 나무 위로 순간이동했다.
세 명의 남자들이 각각 백여 미터를 흩어져 아직도 정장 남자를 찾고 있었다.
철호의 초감각에 네 명의 남자들의 기운이 감지되었다.
투시를 해 보니 정장 남자가 나무 위에 올라가 숨어 있었다. 티셔츠 남자 하나가 정장 남자가 숨어 있는 나무 근처까지 접근하자 그의 등 뒤로 순간이동하더니 양손을 칼날처럼 펼쳐 찔렀다.
푸푹!
“끄으으….”
마치 밀가루 반죽에 손을 찌르는 거처럼 너무나 쉽게 살 속으로 손이 파고들었다.
보통 사람이었다면 즉사했을 깊은 상처였지만 티셔츠 남자는 정장 남자에게 앞차기를 했다.
나가떨어진 정장 남자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티셔츠 남자는 상체를 휘청 거렸지만 쓰러지지는 않았다.
슈가각!
섬뜩한 소리가 나더니 티셔츠 남자의 목 절반이 잘려 분수같이 피가 쏟아졌다.
철호의 눈에 정장 남자의 피 묻은 양손에서 순간 푸르스름한 빛이 일었고 긋는 동작을 펼쳤다고 생각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서 분명하게 보지는 못했다.
피 냄새를 맡고 두 명의 티셔츠 남자가 달려왔다. 그러나 정장 남자는 어느새 순간이동을 펼쳐 모습을 감춘 후였다.
티셔츠 남자들은 목이 잘린 동료를 잠시 살펴보더니 분노에 눈을 번뜩였다. 티셔츠 남자 하나가 주위를 둘러보다가 정장 남자를 발견하고는 손짓했다. 그러자 티셔츠 남자가 정장 남자 곁으로 순간이동하여 주먹을 날렸다. 정장 남자는 날아오는 주먹을 왼손 손바닥으로 막으면서 오른손을 휘둘렀다.
서로 치열하게 공격과 방어를 번갈아 가면서 펼치고 있을 때 티셔츠 남자의 동료가 다가와 공격을 펼쳤다. 그때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쳐 백 미터 정도를 이동해 버렸다. 티셔츠 남자가 순간이동으로 정장 남자의 앞에 나타나 주먹을 날렸다. 그러나 동료는 순간이동을 펼칠 수 없어서 달려오고 있었다.
정장 남자는 티셔츠 남자들의 능력을 잘 알고 있는지 서로 협공을 하지 못하도록 일대일로 싸웠다.
동료가 달려와 협공하려고 하면 순간이동을 펼쳤고 그렇게 치열하게 싸웠다.
철호는 나무 위에서 그들이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을 바라보며 얼굴을 찌푸렸다.
“으음…어디서 저런 능력자들이 나타난 거지?”
정장 남자는 티셔츠 남자들에 비해 파워는 밀리지만 노련했다.
순간이동할 수 있는 티셔츠 남자와 싸우면서도 달려오는 자에게 염력을 펼쳐 나무와 부딪치게 만들었다. 나무가 부러질 정도이기에 당연히 티셔츠 남자는 큰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했는데 벌떡 일어나는 걸 보니 아닌 모양이었다.
순간이동할 수 있는 티셔츠 남자가 실수했는지 정장 남자가 그의 왼팔을 잡고 부러뜨렸다.
“으악, 내팔!”
철호는 뼈가 부러지는 섬뜩한 소리를 듣고는 눈이 커졌다.
정장 남자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기에 재빨리 그의 등 뒤로 순간이동하더니 목을 잡고 비틀었다.
우두둑!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고 바르르 몸을 떨던 티셔츠 남자가 축 늘어졌다. 그러나 정장 남자는 달려오는 티셔츠 남자를 쳐다보면서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정장 남자와 티셔츠 남자는 서로 노려보더니 동시에 움직였다.
괴력을 앞세운 티셔츠 남자의 공격이 무시무시해 보였지만 정장 남자는 반격하지 않고 피하면서 기회를 엿보았다.
철호는 싸우는 걸 지켜보면서 턱을 만지작거렸다.
“으음… 저들은 분명 초능력을 펼치는 자들이야. 그런데 느닷없이 불쑥 나타난 거지?”
텔레비전에서 숟가락을 구부리는 정도의 초능력을 펼치는 사람은 있었지만 속임수라는 말이 많았다.
철호가 생각하기에도 영화에서처럼 초능력을 펼치는 사람이 이 세상에는 없을 줄 알았었다. 자신이 염력과 투시, 순간이동을 펼칠 수 있게 되자 처음에는 얼떨떨했었다. 자신만 대단한 초능력을 보유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늘 자신과 같은 초능력을 가진 자들이 무려 4명이나 보았다. 이건 보통일이 아니었다.
철호가 잠시 생각하는 동안에 정장 남자가 어느새 티셔츠 남자의 한쪽 다리를 잡고 휘돌리더니 던져 버렸다.
콰지직!
허벅지보다 더 굵은 나무가 부러졌다.
이 정도 공격으로는 티셔츠 남자를 죽이지는 못했다.
정장 남자는 그걸 알고 있었기에 손을 펴서 칼날처럼 만들었다.
철호와 티셔츠 남자는 정장 남자가 칼처럼 상대를 베어 버리려고 한다는 걸 알았다. 티셔츠 남자도 긴장했는지 무모하게 공격하지 않고 기회를 엿보았다.
긴장된 대치 상태가 되었다.
파앗!
정장 남자가 먼저 바닥을 박차고 티셔츠 남자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티셔츠 남자는 공격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직접 부딪치지 않고 옆으로 피하더니 주먹을 날렸다.
정장 남자는 눈에 보이는 이런 주먹 공격에는 당하지 않는다는 듯이 상체를 뒤로 젖혀 피하였다. 아니 피하려고 했다.
철호는 정장 남자가 뒤로 상체를 젖히는걸 보고는 염력으로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순간 그가 주춤했다.
퍼억!
티셔츠 남자의 위력적인 주먹에 얼굴을 맞은 정장 남자는 3미터를 날아가 떨어졌다. 충격이 상당한 듯 비틀거리면서 일어났다. 어느새 티셔츠 남자가 곁으로 접근하여 정장 남자의 배에 주먹을 먹였다.
“커억!”
그가 상체를 숙이자 티셔츠 남자가 턱에 주먹을 먹였다. 뒤로 날아가던 정장 남자가 흩어지듯이 사라졌다. 티셔츠 남자가 두리번거릴 때 정장 남자가 그의 등 뒤에 나타나더니 앞차기를 날렸다.
퍼억!
“우욱!”
3미터를 부웅 날아 처박혔다.
고꾸라진 티셔츠 남자의 등을 향해 손가락으로 찌르려고 했다.
이때 철호가 또 한 번 염력을 발휘해 정장 남자를 2미터의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허엇, 이…이게?”
정장 남자가 당황하는 사이에 티셔츠 남자가 벌떡 일어나더니 배에 강력한 주먹을 먹였다.
“커억!”
나가떨어진 정장 남자를 향해 티셔츠 남자가 양손가락으로 찔렀다.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스스슷!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쳐 위기를 모면했다.
“누구냐? 숨어 있지 말고 나타나라!”
정장 남자를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투명화 마법을 펼치고 있는 철호를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티셔츠 남자가 정장 남자를 향해 공격해 오자 순간이동을 펼쳐 피하였다.
티셔츠 남자는 파워를 앞세워 정장 남자를 밀어붙이고는 있지만 실전 경험이 떨어졌다. 정장 남자는 티셔츠 남자의 공격에 밀리는 거 같지만 실상은 보이지 않은 철호를 의식하고 있었다. 철호는 티셔츠 남자를 더 이상 도와주지 않고 정장 남자의 움직임을 주시만 했다.
애애앵!
느닷없이 사이렌을 울리면서 순찰차 두 대가 나타났다.
티셔츠 남자가 순간 고개를 돌리며 흠칫거렸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불리하다 판단한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쳐 티셔츠 남자의 등 뒤로 이동하더니 그의 목을 잡고 비틀었다.
우두둑!
목뼈가 부러진 티셔츠 남자가 몸을 부들부들 떨더니 축 늘어졌다.
정장 남자는 달려오는 순찰차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면서 달려오던 순찰차 두 대가 기우뚱 하더니 데구르르 굴렀다. 순찰차의 곳곳이 다 찌그러졌다. 그것도 모자라서 아스팔트 바닥에 자국이 생기며 불꽃이 튀었다. 순찰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들이 기절했다.
쉐애애액!
파공음을 일으키며 빛으로 이루어진 화살 모양의 매직 미사일 2발이 정장 남자에게 날아왔다.
매직 미사일 2발이 제법 빠르게 날아왔지만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치면 간단하게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보이지 않는 기운이 몸을 누르면서 순간이동을 펼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는 당할 거 같아서 염력을 내뿜으며 몸을 비틀었다.
퍼퍽!
“끄으으…이게?”
정장 남자는 지금의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그동안 마음먹은 대로 순간이동이 펼쳐졌는데 이번에는 아니었다.
심장이 뚫렸을 치명적인 공격에 그나마 몸을 비틀었기에 한쪽 가슴과 옆구리에 매직 미사일을 맞았다.
목표물에 명중되면서 매직 미사일은 소멸했지만 정장 남자의 몸에는 제법 큰 상처를 남겼다.
츠츠츠!
정장 남자의 몸에 난 상처가 빠르게 아물어 들었다.
철호는 정장 남자를 그대로 둘 수 없었다.
파앙!
압축된 염력의 기운에 맞은 정장 남자는 뒤로 주루룩 밀려났다.
“우욱, 젠장!”
정장 남자는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철호를 찾아내지는 못하였다.
“후후후, 투명화 마법을 펼친 나를 발견하지 못하는구나.”
철호가 다시 공격을 펼치려고 하는데 정장 남자는 찌그러진 순찰차 두 대를 손짓하여 10미터의 높은 공중으로 들어 올렸다.
펼쳤던 염력을 거두자 순찰차 두 대가 아스팔트를 향해 추락했다.
이대로 두면 순찰차에 타고 있는 경찰관들이 죽는다.
철호는 즉시 염력을 펼쳐 떨어지는 순찰차를 안전하게 아스팔트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때, 정장 남자는 순간이동을 펼쳐 사라져 보이지 않았다.
“치잇, 도망쳐 버렸어. 정말 영악한 놈이구나.”
나무 위에서 땅으로 내려온 철호는 투명화 마법을 해제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찌그러진 순찰차로 몰려들었다.
잠시 사람들을 쳐다보던 철호가 우측 길로 걸어갔다.
가로수 속에 숨어 있던 정장 남자는 턱시도를 입고 걸어가는 철호를 노려보았다.
“흐흐…날 괴롭힌 놈이 저놈이었군? 뭐하는 놈이지?”
정장 남자는 멀어지는 철호를 미행하기로 했지만 선뜻 접근하지는 않았다. 철호가 내뿜는 기운이 자신보다 더 강하기에 자칫하면 들킬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철호의 기운을 분명하게 인식하였기에 수백 미터 거리를 두어도 얼마든지 미행할 수 있었다.
철호가 개나리 빌라로 들어가는 걸 보고는 더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 멀리서 지켜보니 철호가 개나리 빌라 302호로 들어가 거실의 불을 켜는 걸 보고는 머리를 끄덕였다.
“흐흐흐…네놈이 거기에 살고 있었구나. 일단 오늘은 물러나 주지.”
철호에게 부상을 당한 곳이 일단 아물었지만 완치된 것이 아니기에 통증은 아직 남아 있었다. 초능력도 많이 사용해서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이것도 모르고 철호는 턱시도를 벗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하고 가운으로 갈아입고는 거실로 나왔다.
벗어 놓은 턱시도는 협찬을 받은 것이기에 내일 돌려줘야 했다.
옷걸이에 걸어서 침실에 잘 두고 수납장에 넣어 놓았던 두 개의 돌 중에 오렌지색 돌을 들고 다시 거실로 나왔다.
거실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손바닥 위에 오렌지색 돌을 올려놓고는 로렌스 마나심법을 운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