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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래 1권(8화)
1. 도래(渡來)(8)


마인즈에게 얻은 정보로는 이곳의 문명 수준은 유럽의 중세 말기 정도의 수준으로 보였다. 그 정도라면 천 명이 넘는 기사단의 마상 돌진도 솔직히 무섭지 않은 문무혁 대위였다. 참호를 구축하고 진지 양쪽에 기관총을 거치해서 교차로 사격한다면, 그 정도 인원은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말이 천 명의 기사단이지, 이곳의 수준이라면 중소 영주가 거느린 기사의 숫자는 10여 명을 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문무혁 대위가 사관학교에서 배운 바로는 중세 영국의 남작이 거느릴 수 있는 가신의 숫자가 40여명에 불과했다. 더불어 거느리는 영지민의 숫자는 1만 명 정도였다.
중세시대 기사단 중 가장 유명한 기사단 중 하나인 튜튼 기사단의 기사 숫자가 700명이었고 그들을 따라다니는 병사의 숫자가 4,000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15세기 당시 영국의 일개 공작이 동원할 수 있는 병사의 숫자가 겨우 5,000명 정도였다. 중세 말기 가장 강력했던 힘을 자랑했던 프랑스의 기사의 총수가 8,000명이였으니 문무혁 대위의 자신감은 충분한 근거가 있었다.
하지만 변수는 마법과 오러였다. 마인즈와의 손짓 발짓을 통한 대화로 유추해 본 결과, 오러를 다루는 기사들은 경이적인 운동 능력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불어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마법이었다.
공간을 격하고, 하늘을 날고, 하늘에서 불 비를 내린다는 마법의 존재는 일행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문무혁 대위에게 고심을 안겨 주고 있었다.

“필! 승!”
두 사람이 동굴 밖으로 나오자 동굴 밖에 만들어 놓은 참호에서 경비를 서던 박재훈 병장이 경례를 붙였다.
“박 병장 수고가 많다. 날씨가 추워지니 든든히 입어라.”
“아직은 견딜 만합니다. 그런데 이제 곧 겨울이 올 것 같은데 옷도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문무혁 대위의 말에 박재훈 병장이 입고 있는 사막색 위장복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데 아직은 뾰쪽한 방법이 없다. 먹고 자는 건 어떻게 해결되겠는데 옷감이 영 걱정이다. 저녁 시간에 전부 모였을 때 한 번 의견을 물어 봐야겠다.”
“별수 있겠습니까? 오크들의 집안에 있던 거적때기들하고, 천막 분해해 놓은 것들 대충 걸쳐 입어야죠.”
박 병장의 말대로 뾰쪽한 수가 없었다. 일행은 사냥을 통해 동물을 잡고 있었다. 그 동물의 껍질은 어찌 어찌 벗긴다고는 하지만 벗긴 가죽을 사람이 입을 정도로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을 알고 있는 분대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사람은 참 적응의 동물인가 봅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에 처음 며칠은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지 않습니까?”
“대위님 말씀대로 그래도 집이라고 지어 놓고, 따뜻하게 잘 수 있으니 처음과는 많이 다릅니다. 옛날 말에 등 따뜻하고 배부르면 고향이란 소리가 있지 않습니까?”
문 대위와 김 중사 두 사람은 동굴 앞에 2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지어진 2채의 통나무집을 바라보며 감회에 잠겼다.
일행이 새로운 세계에 떨어진 것을 인정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이 거처를 정하는 일이었다. 처음에는 동굴에서 새우잠을 잤으나 지금은 오크 마을 중앙에 있던 창고와 마인즈가 갇혀 있던 감옥 겸 마인즈의 집 그리고 오크 족장의 집을 분해해서 동굴 바로 앞에 새로 집을 두 채 지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동굴의 안전을 도모하고, 일행의 정상적인 생활을 영유하기 위해서였다.
창고였던 건물은 강당 겸 식당 및 창고로 쓸 수 있게 개조했다. 그리고 나머지 2채의 건물의 잔해로는 나머지 인원이 사용할 수 있는 내무반 형식의 막사를 지었다.
유일한 여자인 민유라의 방을 따로 만들어 주는 것도 물론 잊지 않았다. 다행히 동굴 안에 두세 자루의 톱이 있었고 마인즈가 가지고 있던 도구들도 있어서 작업은 빨리 진행되었다.
마인즈는 남작령의 수석 목수답게 훌륭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처음에 일행들은 강력하게 온돌 방식의 난방을 주장했지만 온돌로 사용할 석판을 구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물론 마인즈가 온돌이 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도 온돌을 만들지 못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결국 난방은 벽난로로 정해졌다. 유럽식 통나무집의 가장 큰 문제인 외풍은 형산강에서 퍼온 진흙을 개어 외벽과 내벽을 마감하는 걸로 해결했다.
조명을 위해서 발전기를 돌리느냐 마느냐로 일행 간에 의견이 분분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휘발유를 비축한다는 의미로 전등의 사용은 자제하기로 했다.
지금 일행은 조선시대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었다. 밤만 되면 사방이 깜깜해지는 숲 속에서 그들이 할 일이라곤 낮에 충전해 놓은 각자의 GPS 수신기에 들어 있는 동영상이나 음악을 돌려 듣는 것뿐이었다.
마인즈가 놀라 미처 날뛰는 일이 있었지만 일행들에게는 이미 마르고 닳도록 보고 들은 영상들이라 실상 GPS 수신기는 조명 역할 이외에는 하는 일이 없었다.
어느덧 새로운 세상에서 맞이하는 첫 겨울이 왔다.
그동안 일행들은 겨울나기를 하기 위하여 정말 열심히들 일했다. 덕분에 육포나 훈제한 물고기, 움막에서 잘 자라고 있는 상추 등과 비축되어 있던 조미료들로 겨울을 날 식량 걱정은 덜 수 있었고 몇 번의 시행 착오 끝에 많은 양의 숯을 구워 취사의 편의를 도모할 수도 있었다.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있다면 덮고 입을 옷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었는데 그것은 그저 나뭇잎이나, 풀 말린 것들로 대용하는 방법 이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겨울 내내 눈이 내려 바깥 생활이 어려워졌을 때 일행들의 가장 중요한 일과는 유로어를 배우는 것이었다.
언어는 한국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로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급격하게 늘고 있었고 지금은 마인즈와 일상의 대화는 그다지 불편함이 없이 말하고 들을 수 있었다.
조금씩 외부와의 접촉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일행은 최선을 다해 계획을 짜며 준비를 하고 있었다.



2. 접촉(1)


이준혁 상병은 채명훈 하사와 송채민 상병과 함께 나가는 정찰이 가장 즐거웠다.
천성이 밝으며 붙임성이 좋고 외향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이준혁 상병은 겨울 동안 오두막에만 갇혀 유로어 공부만 했던 시간이 견딜 수 없게 끔찍했다. 그래서 그는 일주일에 한 번 형산강을 넘어 정찰을 하는 날이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오늘이 바로 일주일에 한 번 이준혁 상병이 생기를 되찾는 날이었다. 더군다나 오늘은 겨우내 계속되었던 정찰의 대미를 장식할 만한 중요한 임무를 띠고 있었으니 이 상병의 설렘은 더 할 수밖에 없었다.
“채 하사님. 그래도 날씨가 많이 풀렸네요. 아직 눈이 녹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공기가 이 정도면 많이 따뜻해진 것 같습니다.”
“그래, 벌써 우리가 여기 온 지도 6개월째네. 벌써 2월말이니 조금 풀릴 때도 됐지.”
이준혁 상병이 연신 즐거운 얼굴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채명훈 하사 뒤에서 쫑알거렸다.
“그나저나 밥 생각이 나서 죽겠습니다. 아니, 밥은 고사하고 곡기를 끊은 지 벌써 세 달쨉니다. 고기도 물리고 생선은 쳐다만 봐도 비린내가 나는 거 같아서 못 먹겠고요.”
일행의 마지막에서 뒤쪽을 살피며 두 사람을 따라 오던 송채민 상병이 땅에 깔린 눈을 집어 입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송 상병님이 말씀하시니깐 저도 생각나네요. 아∼ 흰밥에 김치 한 조각 쭉 찢어서 우와암!”
“더 말하지 말아라. 죽것다. 크윽.”
채명훈 하사도 두 사람 말에 대꾸를 했다. 머릿속에 김치 생각이 안 떠오를 수 없었다.
월남전 때도 미군 전투식량을 먹고는 힘이 안 난다고 김치 통조림을 공수해다 먹으며 싸우던 한국 사람들 아닌가? 벌써 6개월째 김치를 구경도 못했으니,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송 상병아. 언제나 김치 먹을 수 있겠냐?”
일행의 신선 야채를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송채민 상병은 채명훈 하사의 물음에 두 손을 휘휘 저으며 대답했다.
“아이고 채 하사님도. 당장은 어림도 없습니다. 이제 겨우 2월 말인데요. 어찌 어찌 겨울 동안 상추는 키워 먹었지만 봄이 오기 전까지는 다른 채소는 힘듭니다. 그래도 배추 빼고는 씨앗은 얼추 다 있으니 봄 되면 조금씩 키워 봐야죠. 잘되면 올해는 힘들어도 내년에는 김치를 드실 수 있을 겁니다. 맛은 보장 못하지만.”
송채민 상병은 긴 겨울 동안 상추를 키우는 움막을 보온하기 위해서 일행이 갖은 실패를 겪으면서 겨우 만들어 보관해 놓은 숯으로 밤잠도 설쳐 가며 불을 땐 기억이 선명한지 다시 한 번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저었다.
“그건 그렇겠네요. 뿌린 대로 다 먹어 버리면 종자가 없으니… 종자까지 생각하면 올해는 겨우 입맛만 다시는 수준으로 먹을 수밖에 없겠죠. 아∼ 술, 담배 다 끊고 여자도 끊고 이거 완전 수도승 생활이네요.”
이준혁 상병의 넋두리가 아니더라도 일행의 의식주 중에서 의와 식은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배불리 못 먹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소금 이외의 향신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특히 귀중한 단 맛에 대한 일행의 갈망은 커져만 갔다.
더불어 일찌감치 떨어져 버린 담배 덕분에 전 일행이 피치 못하게 금연을 하기도 했다. 물론 서로 깊숙한 곳에 담배 한두 개비 정도는 숨겨 놓았다는 것을 모를 분대원들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인즈에게 유로핀 대륙에도 담배와 비슷한 것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분대원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고 있었다.
“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이제 숲을 벗어난다. 사주경계 철저히 해라.”
일행이 머무르고 있는 오크 마을은 어둠의 숲에서도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마인즈의 말에 의하면 오크 마을의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지만 오크들에게 끌려온 시간이 그다지 길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오크 마을이 어둠의 숲 깊숙하게 존재하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는 이야기였다.
마인즈의 말을 들은 문무혁 대위는 해병대 생존 훈련에 스나이퍼 교육까지 이수한 채명훈 하사를 팀장으로 이준혁 상병, 그리고 마인즈와 겨울 내내 붙어서 농사를 지어 유로어가 일행 중 가장 유창한 편인 송채민 상병에게 마을 주변의 정찰과 숲 외곽까지의 루트를 개척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마인즈 말로는 어둠의 숲을 빠져나가면 화전민 부락이 몇몇 있다고 했어. 몇 주간 뒤져 봤는데 이 근방에서 사람이 살 만한 곳은 오늘 우리가 갈 곳뿐이다. 절대 명령 없이 인간에 대한 사격은 금지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
“넵!”
“넵!”
송채민 상병과 이준혁 상병은 씩씩하게 대답을 했다.
이제 이곳의 사람들과 접촉을 할 때였다. 물론 마인즈는 제외하고였다.

* * *

30대 중반인 요르크는 레겐스부르크 남작령에서 도망쳐 어둠의 숲 주변의 화전민 마을인 하츠 마을에 자리 잡은 지 10여 년이 된 남자였다.
평민인 요르크는 같은 마을에서 함께 자라며 지켜봐 왔던 힐데를 사랑했다.
그녀에게 청혼하고 결혼 승낙을 받는 날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이 행복한 사람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질투와 전쟁의 여신인 제테의 노여움을 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될 정도였으니 그의 기쁨의 정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요르크는 대다수의 농민들이 그러하듯이 대지의 여신인 미리엄의 신전에 꼬박꼬박 수확철마다 공물을 바쳤기 때문에 별다른 일이 일어나리라는 상상은 할 수 없었다.
그런데 결혼을 할 때 내는 세금인 혼수세도 바치고, 사랑하는 힐데에게 머리빗이라도 선물로 사 주기 위해서 추수가 끝난 어느 날 레겐스부르크 영주성에 힐데와 함께 간 것이 그가 남작령을 도망치게 된 화근이 되었다.
레겐스부르크 남작령의 영주인 레겐스 남작에게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중 대공자인 군터 레겐스의 눈에 힐데가 띈 것이다.
사실 아름답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라서, 요르크의 눈에는 힐데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일런지는 모르지만 고귀한 귀족의 눈에도 그렇게 비치리라는 상상은 결코 할 수 없었다.
어느 귀족이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목욕을 하지 못하고 농사일에 찌들어 살아, 손과 얼굴이 터서 갈라진 농민 처녀를 아름답다고 생각하겠는가? 대낮부터 술에 취해서 해롱거리는 미친 군터 레겐스 공자 이외에는 말이다.
부하 두 명을 거느리고,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던 군터의 눈에 힐데가 눈에 띈 것은 정말 재수 없는 경우였다.
사실 군터가 힐데를 희롱할 때 요르크가 찍소리도 하지 않고 엎드려서 빌었더라면 별일 없이 지나갈 수도 있는 해프닝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힐데를 희롱하는 군터가 영주성의 대공자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요르크는 군터의 희롱을 견디지 못하고 삿대질을 하며 대들었고, 당연하게도 군터를 따르던 부하 두 명에게 죽도록 두드려 맞고 감옥에 처박혀 버렸다.
군터가 술에서 깨어났을 때 당연히 그는 요르크에 대한 일을 깨끗하게 잊어 버렸고, 요르크는 무작정 기약 없이 감옥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눈에 띄어 몇 대 얻어터지고 풀려났다면 재수는 없을망정 문제는 쉽게 해결됐을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때 일어났다. 병중에 있던 레겐스 남작이 군터가 무고한 영지민을 감옥에 가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유능한 영주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능한 영주도 아니었던 레겐스 남작은 대다수의 귀족들이 믿는 무신인 토비아스를 믿지 않고, 대지의 여신인 미리엄을 믿는 조금은 특이한 귀족이었다.
요르크를 방면시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쓰던 힐데가 최후의 보루로 영주성에 있는 미리엄 여신의 신전에 찾아가 신관에게 청원을 한 일이 레겐스 남작의 치료를 맡고 있던 신관을 통하여 레겐스 남작에게 전해졌고, 대노한 남작은 요르크를 풀어 주라 이르고 군터를 크게 꾸짖었다.
사실 군터가 한 일은 유로핀 대륙의 기준으로 보면 그다지 흠이 되지 않고, 그저 일상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일 뿐이었다.
다만 레겐스 남작의 병이 중해 신전의 치료를 받고 있던 차에 자신을 치료해 주던 신관의 말을 듣고는 그냥 모른 척 넘어가기가 민망했고, 더불어 자신의 뒤를 이을 군터의 망나니짓이 내심 못마땅했던 남작의 생각이 어우러져 군터를 꾸짖었을 뿐인 것이다.
군터 레겐스란 사람은 남작의 맏아들로 태어난 것 이외에는 아무 재능도 없는 별 볼 일 없는 남자였다. 검술에 그다지 소질이 없어서 오러 유저를 벗어날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마나 친화력도 없어서 마법사가 될 가망도 없었다. 그렇다고 영특하거나 아랫사람을 포용하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저 하루하루 심복들과 영지를 돌아다니며, 술과 계집질에 하루해가 저무는 줄 모르는 망나니였다.
그런 군터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 확률은 전혀 없다고 보아도 좋았다. 보통 때 같았다면 군터의 행동은 이 세상에서 전혀 비난 받을 성질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군터는 부하를 보내 힐데와 요르크를 잡아 죽이라 명령했고, 몇 가지 천운이 겹쳐서 무사히 도망친 요르크는 힐데를 데리고 험난한 어둠의 숲 인근의 하츠 마을로 흘러들어 온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