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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질주 1권(21화)
6장 파티장에서…….(3)


“저것들 기사 맞어? 기사들은 주둥아리로 싸우나?”
“크크크.”
주니의 비아냥과 꼴통 5인방의 비아냥 섞인 웃음을 듣자 더이상 못 참겠는지 두 기사는 코리니와 코모를 제압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단칼에 네놈의 몸뚱아릴 베어 주마!”
“나도 너희의 용기가 가상해 단칼에 베어 고통없이 죽여 주마!”
“얍!”
“죽어라!”
코리니와 코모는 기사들이 휘두르는 칼을 나름 힘겹게 요리조리 피하면서 주니가 어제 이야기해 준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코리니, 코모 내 말 잘 들어라. 기사와 싸우면 난 너희가 밀리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예?”
“기사는 무거운 갑옷을 입고 있어 몸이 둔하다. 그러니 너희가 제법 근수가 나간다 해도 어느 정도 기사들의 칼을 피할 수 있을 것이야. 그 칼을 피하면서 갑옷이 보호할 수 없는 신체 부위를 찾아라. 그리고 그곳을 가격해라. 힘으로는 너희들을 감당할 자가 없을 테니.”

주니의 이야기를 상기하며 코리니와 코모는 계속해서 칼을 피하며 기사들의 약점을 찾고 있었다.
“이얍!”
휭∼
“헉!”
“이 천한 것 죽어라, 얍!”
코리니는 동생인 코모보다는 약간 날씬하기에 더욱더 요리저리 기사의 칼을 잘 피하고 있었다.
하나 점점 힘이 빠지기 시작하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헉∼ 헉∼”
“그래 지금까지는 생쥐처럼 잘도 피했다지만 이제 끝인 줄 알아라.”
기사는 코리니의 헐떡거리는 숨소리를 듣자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 하나 코리니도 만만치는 않았다.
쿵!
코리니는 순간 몸을 날려 기사와 충돌했다.
이런 충돌에 의한 영향이랄까? 기사는 충격에 못 이겨 두어 발자국 밀려났다.
“이런 개장수 같은! 뿌드득!”
“끄응! 무진장 아프네.”
코리니가 기사와의 충돌 때문에 통증을 느끼고 있을 시점에 기사는 다시 칼을 높이 쳐들고는 코리니 쪽으로 왔다. 이것을 본 코리니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 기사의 빈틈을 찾았다. 이때 코리니의 눈에 기사의 투구가 덜그럭거리며 안면 가리개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저거다!’
코리니는 본능적으로 안면 가리개가 약점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다시 기사와 충돌했다. 그리고는 포크를 안면가리개 사이의 창살 같은 공간에 밀어 넣었다.
끼익! 끼익!
코리니의 필살기에 쇠끼리 긁히는 소리가 들리자 주변에서 이 결투를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모두 귀를 틀어막으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러나 진짜 인상을 찌푸리는 자는 코리니였다. 그 이유는 자신의 온 신경과 감각을 집중해서 포크를 안면가리개 사이의 창살 같은 공간에 찔러 넣었는데, 깊숙히 들어가지 못하고 막히자 자연스럽게 절망감이 밀려오며 인상이 찌그러지기 시작한 것이다.
‘왜 포크가 안 들어가지지?’
이런 표정을 지으며 주니를 보자 주니는 어깨만 살짝 씰룩거리더니, 몇 가지 행동을 보여 주기 시작했다.
코리니는 그 모습을 보고 나서 이해를 했다는 듯 그 동작을 응용하기 시작했다.

한편 형인 코리니와 마찬가지로 계속 기사의 칼만 피하던 코모도 약점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헉∼헉∼”
“이놈! 지금까지는 잘도 피했지만 내 필히 너를 두 동강낼 것이다. 이얍!”
휭∼ 휘잉∼
“헉∼ 헉!”
코리니보다 더 힘겨워 보이는 코모는 지금 거의 탈진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젠장! 약점이 안 보여. 아, 힘들어.’
이때 갑자기 형 쪽에서 소리가 들렸다.
끼익! 끼익!
그리고는 형이 기사의 투구 사이에 포크를 찔러 넣는 모습까지 보았다.
‘형이 찾았구나! 주니 형님이 내가 형보다 더 똑똑하다고 했어. 그래 나도 약점을 찾을 수 있다!’
이렇게 생각을 가다듬고 코모는 자신에게 칼을 겨누고 다시 다가오는 기사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잠시 후 코리니도 기사의 약점을 찾아내었다.
‘찾았다! 발바닥이다!’
순간 기사의 발바닥을 목표로 삼은 코모도 마지막 힘을 끌어내어 기사와 충돌했다.
쿵∼
‘컥! 뭐야?’
이 충격으로 정신이 아찔해져 몸을 순간 가누지 못한 기사는 창피하다고 느꼈는지 노기를 발산하며 정신을 차리고는 칼을 바꾸어 잡고는 코모를 내려찍으려 했다. 하나 코모의 동작이 한 발 빨랐다.
기사의 왼쪽 허벅지를 잡고는 기사의 오른쪽 발목을 걸어서 자빠뜨렸기 때문이다.
쿵!
기사가 쓰러지며 육중한 충돌음을 내자 모두가 코모와 기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이런 개장수 같은!”
자신이 공노에게 힘이 밀려 자빠졌다는 것이 창피했던지 기사는 다시 칼을 쥐고는 일어서려 했다.
하나 코모의 비릿한 악마 같은 미소를 마지막으로 보고 나서 자신의 발목에서 전해져 오는 통증에 칼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뿌드득!
“악! 악!”
기사가 칼을 다시 움켜쥐고 일어서려는 동작을 취하자 코모는 얼른 기사에게 다가가 발목을 꺽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한 번 더 기사의 발목을 꺽어 버렸다.
“으악!”
이렇게 되자, 기사는 순간 빠때루 자세를 취하게 되었고 승기를 잡았다 생각한 코모는 오른발로는 기사의 등을 밟고 왼손으로는 두 번이나 꺽은 기사의 발목을 잡고는 좌중을 한 번 훑어보았다.
그러자 좌중은 황당한 눈빛을 담아 코모를 보고 있었다.
꿀꺽!
이런 황당한 눈빛들이 의식이 되었는지 코모는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오른손으로 포크의 끝을 잡고는 기사의 발바닥을 보았다.
‘내 생각이 맞았다. 신발 바닥은 가죽이었어.’
“하하하!”
“이얍!”
코모는 자신의 생각대로 기사의 갑옷과는 다르게 신발 바닥이 가죽임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포크로 기사의 발바닥을 내려찍었다.
“으악!”
발바닥에 포크가 꽂혀 너무나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져 있는 기사와 그를 밟고 서 있는 코모는 꼭 하나의 동상 같은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 먼저 기사를 물리친 코모는 지금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자신의 형을 향해 순박한 미소를 띠며 형을 응원했다.

카리우스 왕성 내 파티장.
“아! 아!”
파티장 내에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비명 소리의 원인을 장내의 많은 이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포크가 먹히지 않아 겨우 생명 부지를 하게 된 코리니와 대치 중인 기사는 비명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고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코리니 또한 같이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동생도 기사를 쓰러뜨렸다. 내가 동생보다 못할 수는 없지.’
‘아니, 저자가 왜 저러고 있어?’
대결 중인 두 사람이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코리니는 순간 다시 기사에게로 바짝 다가가 붙었다.
코리니가 자신에게 다시금 바짝 다가오는 것을 느낀 기사 또한 빈틈을 보이지 않으며, 다시 칼을 바짝 쥐고는 코리니를 내려쳤다.
“이 천한 녀석이 어딜 감히!”
그때 코리니는 쥐고 있던 포크를 버리고 양손으로 기사의 팔목을 붙잡았다. 그리고는 괴성을 내질렀다.
“으어! 이런 개장수 같은!”
코리니는 젖 먹던 힘까지 꺼내어 기사를 밀어붙였다. 이때 기사는 코리니가 괴성을 내지르며 발산하는 미친 듯한 힘에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다.
“아!”
“으! 어!”
하나 기사가 괜히 기사가 아니란 것을 보여 주듯 갑작스런 코리니의 괴력이 순간 밀렸으나, 본인도 힘으로 밀릴 수 없다는 듯 같이 괴성을 내지르며 맞받아 힘으로 저항하자 이제는 서로 기약 없는 힘자랑에 들어가고 말았다.
‘뭐야? 이 괴물 같은 자식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거야?’
기사가 코리니의 힘에 놀라 넋을 잠시 빼놓고 있을 때 순간 기사의 눈앞에는 코리니의 바다 같은 등짝이 보이더니 잠시 뒤, 자신의 오른손이 코리니의 어깨에 걸쳐져 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리니의 몸이 더욱더 웅크러 들며 자신의 가슴팍 안쪽으로 바짝 달라붙는 것이 느껴졌다.
‘뭐야?’
순간 기사는 자신의 몸이 살짝 들리는 것을 느꼈다. 그때 자신도 모르게 왼손으로 코리니를 붙잡았다. 하나 그 뒤 기사는 자신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쿵!
“끄윽!”
‘먹혔다. 히히히.’
코리니는 아까 잠시 주니가 업어 매치는 기술 동작을 보여 준 것을 보고 바로 써먹은 것이다.
그리고는 신음 소리를 내며 쓰러져 있는 기사의 투구를 벗겼다.
퍽! 퍽!
“컥! 억!”
투구가 벗겨진 기사를 코리니는 쇠망치 같은 자신의 주먹으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두들겨 마사지해 주기 시작했다.
“으……”
열심히 두들겨 맞은 기사는 그래도 명색이 기사라 다시 일어나 싸우려 했다. 그러나 코리니가 알 수 없는 비릿한 미소를 짓고는 어디서 다시 찾았는지 모를 버려졌던 포크를 들고 괴성을 지르는 것이 보였다.
“으! 어!”
푹∼
“아!”
코리니는 아까 버렸던 포크를 손에 쥐고는 단 한 포크로 기사의 코에 쑤셔 박아 버린 것이다.
파티장 내 있는 모든 이는 지금 장내에서 벌어진 두 명의 기사와 두 명의 공노와의 대결에서 벌어진 지금의 이 황당한 결과에 모두들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때 한쪽에서 사악한 웃음이 들렸다.
“크크크크크.”
“큭큭큭.”
웃음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주니 일행이었다.
“거봐! 내가 저 둘이 이길거라 했잖아.”
“형님, 보고도 못 믿겠어요.”
“자! 그럼 저 멍청한 공주님 버릇을 고치러 가 볼까?”
“얌마! 코리니, 코모. 이리 와라.”
“네, 형님.”
기사 둘을 괴력을 발휘해 단 한 포크로 제압한 두 용사는 순한 양이 되어 주니 곁으로 갔다.
그리고 나서 이들은 공주 쪽으로 방향을 틀어 한 발 한 발 다가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잠시 후 공주 쪽으로 한 발 한 발 다가가던 주니 일행은 자신들을 둘러싼 20명 남짓의 기사와 병사들에 둘러싸여서 움직이지를 못하게 되었다.
우르르르!
척! 챙!
기사와 병사들은 병장기를 꺼내어 일제히 주니 일행에게 겨누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니는 국왕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지금 뭐하는 짓인가, 근위 대장?”
“전하, 그것이… 저 무도한 것들이 공주님께 다가가는 것 같아서…….”
“지금 그대는 본인을 얼마나 망신을 주려고 하는가? 지금 즉시 병사들을 물려라!”
“전하, 그래도…….”
“당장 병사를 물려라! 저기 병신같이 포크에 찔려서 쓰러져 있는 기사들은 데리고 가서 치료하고 저들을 둘러싸고 있는 기사들과 병사들은 물려라!”
“전하!”
“국왕 폐하!”
“전하!”
병사를 물리라는 국왕의 명에 근위 대장은 물론이거니와 왕비와 왕세자까지 국왕의 명을 이해 못하겠다는 듯이 재차 전하를 외치자 국왕이 참지 못하겠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왕명이다! 두 번 말하지 않겠다! 병사를 물려라!”
그런 후 국왕은 주니를 쳐다보았다.
‘그래, 우리 망나니 공주님을 네놈이 어찌 근신시키는 보자꾸나. 뭐 머리를 밀면 우리 망나니 공주님께서 한 달간은 날뛰지는 못할 것이야.’
국왕은 지금의 상황을 이렇게 즐기고 있었다.
하나 국왕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주니가 머리카락만 자를 정도로 착한 자가 아니었다는 것을.
“왜 자꾸 가까이 오는 것이냐!”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병사들은 뭐하는가? 기사들은 뭐하는가?”
주니 일행이 다가오자 먀샤 공주는 다가오지 말라며 울먹이며 소리를 지렀다. 그러나 이미 국왕의 명으로 기사와 병사들은 먀샤 공주를 돕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주니의 말이 이어졌다.
“네 이년! 아직도 네 죄를 모르겠느냐?”
주니의 이어진 말을 듣고 먀사 공주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주니를 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얘들아, 저년을 무릎 꿇려라!”
“네, 형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