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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하르트 1권(11화)
5장 머리로 판단하기보다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행동해야 할 때(2)


“호오!”
사전에 나온 이종족의 그림 중 엘프의 그림을 본 청령이 탄성을 내뱉었다. 도저히 인간의 그것이라고는 볼 수 없는, 가히 경국지색이라 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은 외모였다. 혹시 미화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엘프에 대한 설명에는 그림이 오히려 부족하다고까지 써 있었다.
청령이 드워프를 슬쩍 보니, 그들은 4척(120센티미터)정도의 짤막한 키에 나이를 먹을 수록 장인이 된다고 쓰여 있었다. 드워프와 엘프는 견원지간이라 할 수 있었다. 드워프는 광산을 개발하고 나무를 베지만, 엘프는 자연을 사랑하기 때문에 절대 함께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드래곤은 중원의 용과 유사했다. 차이점이라면 이무기처럼 여의주를 통해 용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해츨링이 나이가 먹으면 드래곤이 된다는 점이다. 중원의 용에게 날개만 붙이면 영락없는 드래곤과 같았다.
청령은 반 시진 만에 그 책을 독파하고 다른 책을 꺼내려다가 이내 다시 내려놓았다. 생각해 보니 이틀 동안 책만 읽는 바람에 잠을 자지 않았던 것이다.
아직 내상이 완전히 치료된 것이 아니었기에 잠은 중요한 치료 수단이었다.
청령은 베룬에게 부탁해 한 권의 책만 달랑 품에 낀 채, 나머지 책은 한쪽 구석에 처박았다. 베룬은 그간 청령을 좋게 봤는지 흔쾌히 허락했다. 청령은 곧바로 서재를 나와 동관으로 향했다.
동관으로 향하는 동안 그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세리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 여기 계셨네요! 한참을 찾아 돌아다녔어요.”
“무슨 일입니까?”
“내일 헤일론 백작령에서 그레이 기사단이 올 거예요. 웬만해서는 그들과 부딪쳐서 좋을 게 없거든요. 그러니 웬만해서는 밖으로 나오지 마시라고요.”
그녀는 영주의 딸이다. 귀족인 것이다. 그리고 청령은 일개 평민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습게도 세리아는 청령이 걱정되어서 찾아다녔던 것이다.
“아, 예. 명심하겠습니다.”
어차피 서재에만 처박혀 있을 생각이었다. 청령도 괜히 기사들과 엮이고 싶진 않았다. 청령이 곧바로 세리아를 지나쳐 동관으로 향하자, 그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저, 저기! 잠깐만…….”
그녀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어져 있었다.
“무언가 하실 말씀이라도……?”
세리아는 몸을 배배 꼬며 입을 열지 못했다. 청령을 보면 마음이 이상했다. 모성애 비슷한 감정이 이는 것도 같았다.
“아무것도 아니에욧!”
그러고는 곧바로 본관으로 달려갔다. 청령이 그녀를 한동안 바라보더니 고개를 갸웃했다.
“뭐지……?”

이틀 동안 서재에 머무는 사이 레나와도 상당히 친해졌다. 레나는 청령을 정성껏 모시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에 자주 먹을 것을 싸 들고 서재로 향했다.
레나는 어느 정도 청령과 말을 트고 지낼 수 있었다. 예전처럼 격식을 차리는 사이가 아니었다. 레나는 오늘 시녀들과 있었던 일을 조잘거리며 떠들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레나는 사실 제법 수다쟁이였다.
동관에 들어서자 레나가 기다렸다는 듯이 청령의 옆으로 찰싹 붙었다.
“이안 오라버니. 사실 말예요, 저희 집에 여동생과 남동생이 있는데, 얘들이 쌍둥이거든요! 그런데 서로 자기가 먼저 태어났다고 우기는데 누가 먼저 태어났는지 아세요?”
이안은 이 세계에서의 청령의 이름이었다. 청령이란 이름의 발음이 어려워 생각나는 이름 중 하나를 아무것이나 내뱉은 것이다.
청령은 굳이 레나를 피하지 않았다. 레나의 말을 듣다 보면 그녀가 상당히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의지가 될 것은 수다밖에 없었다. 자신을 표출할 수 있는 그런 수다 말이다. 여기 와서 시녀들 외에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글쎄?”
“푸훗, 놀라지 마세요. 사실 여동생이 먼저 나왔는데, 걔가 숨을 못 쉬어서 잠깐 심장이 멈춘 적이 있어요. 그리고 곧바로 남동생이 태어났는데, 그 소리에 여동생의 심장이 깜짝 놀라 다시 되살아났다는 거 아니에요! 여동생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니 다시 태어났다고 치면 둘이 동시에 태어난 게 되기 때문에 둘 중 누굴 우위에 둘지 모르겠어요.”
“하하. 그래?”
상당히 재미있는 내용이었다. 레나는 조잘거리며 떠들다가 청령이 들고 있던 책을 발견하고는 이리저리 살펴봤다.
“어라? 이 책은…… 여신의 축복을 받은 라인하르트 황족에 대한 것이네요.”
“라인하르트?”
청령이 무엇이냐는 듯 묻자 레나는 아는 대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헤헷, 사실 라인하르트 황족은 모두 여신의 축복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런 말이 있죠. 남자들에게는 무한한 카리스마를 보여 주고, 여자들에게는 아낌없는 매력을 발산한다고. 대부분의 라인하르트 황족들은 검은 머리를 하고 있는데…… 그러고 보니 이안 오라버니도 검은 머리네요.”
유라시아 대륙에 검은 머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드물었다. 물론 레나가 청령을 라인하르트 황족이라 보는 것은 아니었다.
“라인하르트라는 나라는 못 들어 봤는데?”
“이십여 년 전에 멸망한 국가예요. 프라스 제국과 그 속국들 모두 유라시아 대륙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거대한 땅을 가진 라인하르트 제국을 두려워했지요.”
“그래?”
왠지 상당히 정감 가는 이름이었다.
청령은 방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침대 위로 몸을 날렸다. 레나가 침대 시트를 깨끗하게 갈아 놓았다. 더 이상의 악취는 이제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청령은 다소 편안한 마음으로 잠들 수 있었다.

프로시안 영지에는 이른 아침부터 삼십여 명으로 구성된 일단의 무리가 나타났다.
“워― 워―!”
말을 진정시킨 중년의 남자가 성벽을 바라보고는 외쳤다.
“문을 열어라! 나는 헤일론 백작님의 서한을 가지고 온 그레이 기사단의 단장 알렌이다!”
성벽 위에 있던 병사는 어제부터 보고를 받은 것이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인서를 보여 주시오!”
알렌은 귀찮은 표정을 짓더니 품속에 있던 확인서를 꺼내 들었다. 눈 좋은 병사가 확인서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어라!”
꼬박 며칠을 달려온 탓인지 기사들은 저마다 쉬고 싶은 생각에 곧바로 성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안내하겠다는 자들을 거절하고는 곧바로 본관 쪽으로 향했다.
세리아가 시녀와 기사 몇을 대동한 채 이미 본관에 마중 나와 있었다. 그레이 기사단은 세리아를 보고도 인사를 하는 둥 마는 둥하며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기 바빴다.
이것은 명백히 귀족을 무시하는 행사였다. 하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 기사단의 뒤에는 헤일론 백작이 있었다.
헤일론 백작은 이 근방에서는 적수가 없을 정도로 강대한 영지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귀족이었다. 당연히 기사들로서는 자부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알렌 경이라고 하셨나요? 일단 오늘은 쉬시지요. 방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그녀는 직접 그레이 기사단을 안내했다. 세리아의 아름다운 자태에 그레이 기사단 전원이 헤벌쭉 침을 흘렸다. 저토록 예쁜 여인은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단장 알렌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교계에 나가면 눈독 들일 귀족들이 많겠군. 백작님이 탐내시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것이 세리아에 대한 알렌의 첫인상이었다.

세리아가 안내한 곳은 동관이었다. 안내를 하는 동안에도 자꾸 청령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손님을 접대하는 데 동관만큼 괜찮은 곳도 없었다. 사전 연락을 통해 레나에게 말은 해 놓았지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그들의 방을 1층에 잡는 것이었다.
“전담시녀들을 배치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불편하신 점이 있으면 시녀들을 통해 전해 주세요.”
그녀의 고운 목소리에 기사들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세리아는 찬바람이 쌩쌩 부는 듯 무표정을 짓고서는 등을 홱 돌려 버렸다.
세리아가 사라지자 알렌은 단원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너희는 헤일론 백작각하의 기사들이다. 백작각하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놀도록!”
기사들은 그 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웃었다. 그중 한 어린 기사가 크게 외쳤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단장님! 그거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자, 그럼 내가 지시하지 않는 동안에는 뭘 해도 상관하지 않겠다.”
“예!”
기사들의 대답이 동관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 * *

“세리아 아가씨께서 그레이 기사단 분들이 동관에 머무르시니 최대한 그들을 피해 다니라 하셨어요, 오라버니.”
오랜만에 깊은 잠을 자고 일어난 청령은 레나의 말을 한 귀로 흘려보냈다. 어차피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내공도 없고 무공도 쓰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과 맞서 봤자 하등 좋을 것이 없었다.
지금 청령에게 중요한 것은 손상된 십이경맥이 치료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새로운 무공을 창안하는 것이었다. 그 밖에도 이 세계의 역사와 간단한 지식에조차 무지했으니 그 점에도 염두를 두고 있었다.
새로운 무공이라고 해 봤자, 십이경맥을 치료할 때까지만 사용할 목적으로, 현재 청성파의 청풍검법을 토대로 만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은 서재에 가지 말고 내상을 치료할 겸 무공 창안을 해야겠다.’
청령은 일단 만상귀일신공을 운용했다. 그리고 청명심법으로 최대한 기를 갈무리하여 바깥으로 절대 드러나지 않도록 주위를 기울였다.
‘좋아, 일단 됐다. 그럼 슬슬 시작해 볼까?’
만상귀일신공을 운용한 것은 어디까지나 기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청령은 멀뚱히 자신을 쳐다보는 레나에게 웃음을 지었다.
“레나, 이제부터 책을 읽어야 하니, 잠시 나가 줄래?”
레나가 뾰로통한 표정으로 작게 투덜댔다.
“쳇, 오라버니는 저랑 놀아 주기 싫으신가 봐요. 하루 종일 빨래에 설거지에, 얼마 전에는 오라버니 방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시트를 빠느라고 이 가녀린 팔뚝이 알이 다 뱄다고요.”
“그럼 여기 앉아 봐.”
청령이 손짓으로 가리킨 곳은 침대 모퉁이였다. 갑자기 레나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거, 거긴 왜요?”
“글쎄 그냥 여기 앉아 봐.”
청령의 재촉에 레나는 결국 거절하지 못하고 침대 모퉁이에 앉았다. 생각해 보니 너무 말이 심했던 것 같기도 하다. 사이가 가까워졌다고는 하나 그는 아가씨의 손님이었다.
청령은 개의치 않고 내공을 조금 끌어올렸다. 그의 손에 작은 기운이 맺히더니 허공에 손가락을 찍었다.
탕탕!
“아!”
추궁과혈의 수법이었다. 레나는 피로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 들더니 곧바로 몸속으로 들어오는 이질적인 기운에 자신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 청령이 그녀의 몸속에 내공을 불어넣은 것이다.
“자, 됐지?”
“어떻게 하신 거예요?”
놀란 듯 묻는 레나의 말에 청령이 웃으며 대답했다.
“내가 안마에 재능이 있나 봐.”

안마라는 말에도 레나는 별 의심 없이 곧바로 바깥으로 나갔다. 추궁과혈은 정확한 혈 자리를 알고 있어야만 펼칠 수 있기에 삼류들이 펼쳤다가는 백치가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청령의 내공은 이류에도 미치지 못할 수준이었지만, 다만 혈도의 위치는 손바닥 보듯 꿰고 있었다.
청령은 운기행공을 하면서 무공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켜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청성파 무공들의 대부분은 패도적이고 악랄하기 짝이 없는 것들뿐이었다. 청령이 마공을 사용하는 잠룡수라대에게 크게 밀리지 않았던 것은 청성파의 무공 또한 마공과 같이 패도적이기 때문이었다.
청령이 조용히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칠십육로무형지!”
미세한 공력이 끌려 올라오더니 십이경맥 부분에 이르자 청령의 입이 벌어졌다.
“크윽!”
진원진기를 반이나 소모했으니 십이경맥이 심한 손상을 입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혹시나 해서 무공을 펼쳐 본 청령은 새로운 무공에 더욱 집착을 느꼈다.
“멀쩡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청명심법과 만상귀일신공, 최심장뿐이군. 송서초상비(松鼠草上飛)는 나보다 윗줄의 고수를 만났을 때는 통하지도 않을 테고.”
송서초상비는 말만 그럴듯하게 가져다 붙인 이류무사들의 신법이었다. 평상시에도 기(氣)를 워낙 많이 먹기 때문에 빙허임풍처럼 경공같이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청령에게 제일 시급한 것은 검법이었다. 십이경맥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검법은 청풍검법밖에는 없다. 일류무공은 아니지만 한때나마 청풍검이라 불리던 청성파 장문인에게 직접 지도를 받았으니 자신이 있었다.
그렇게 새로운 무공에 대해 골머리를 앓다 보니 어느덧 또다시 하루가 지나갔다.

고민하는 것은 청령뿐만이 아니었다. 세리아 또한 본관 집무실에서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아가씨! 이것은 명백히 우리 프로시안 영지를 깔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명을 내리신다면 당장 그놈들의 목을 베어 오겠습니다!”
“맞습니다! 그놈들은 기사도마저도 버린 놈들입니다.”
세리아는 기사들의 항의에 한결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레이 기사단은 하루쯤 지나고 나서야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속시녀들을 희롱하고, 영지 곳곳에서 행패를 부린 것이다. 심지어는 선량한 영지민에게 시비를 걸어 돈을 요구하는 놈들도 있었다.
보다 못한 기사들이, 세리아가 집무를 보러 오자마자 곧바로 달려온 것이다.
“후우. 조금만 참아 주세요.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알렌이 가지고 온 것은 플래임 플라워였다. 아버지의 병을 고칠 수 있는 유일한 약초!
세리아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 약초가 필요했다.
기사들도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기에 결국 물러섰다. 하지만 세리아로서도 그들의 괘씸한 짓을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하루 빨리 영지로 돌려보내는 수밖에 없겠어.’
“부관!”
세리아가 크게 외치자 한 곳에서 영주 대리로서 집무를 보고 있던 부관이 하던 일을 멈추고 일어섰다. 그는 프로시안 영지에서 이십 년을 넘게 일한, 잔뼈가 굵은 사람이었다. 적절한 상황에 임기응변식 대처에 놀라운 인물이었다.
부관은 세리아가 자신을 부른 이유를 알겠다는 듯 곧바로 시원스런 대답을 내놓았다.
“저와 칸 님을 데리고 알렌 경과 접촉을 시도하는 것이 좋을 듯싶습니다.”
부관은 이런 일에 능통하니 접촉을 시도할 때 제일 중요시되는 인물이다. 칸은 4클래스 마법사였으니 그들의 기선을 제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었다.
“언제쯤 만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것은 시간을 두고 차차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우리가 절대 조급해 한다는 것을 보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조급하다는 것을 보여 주면 그들이 유리해진다. 그렇다면 아무리 허무맹랑한 거래 조건이라도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가씨께서는 절대 우리 영지의 기사들과 그들의 접촉을 피하게 하셔야 할 것입니다.”
기사들끼리 싸움이 일어나면 양패구상만 될 뿐이다. 프로시안 영지는 그나마 남아 있는 기사들을 잃게 되는 일이다.
“그럼 부관이 나머지 일을 처리하고, 병사들과 기사들을 철저하게 관리해 주세요. 그리고 그들이 치고 다니는 사고의 피해를 줄일 방법도 생각해 보시고요.”
세리아가 그렇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 나가자 부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가씨께서는 어디를 가시는지요?”
“잠시 아버지께 갔다 와야 할 것 같아요. 요새 바빠서 얼굴을 못 보여 드렸거든요.”
“예, 그럼 살펴 가십시오. 나머지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고마워요.”
세리아가 살짝 인사를 하고 바깥으로 나갔다. 그녀가 곧장 향한 곳은 아버지의 침실이었다. 집무실에서 침실까지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