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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병 오시리스 1권(2화)
chapter.1 의식의 날, 절망의 색(2)
“어이, 일꾼! 거기서 뭐해! 저기 가서 일 도와야지?”
청년들이 킬킬 웃으며 가리킨 곳은 잡역부들이 물건을 나르고 있는 곳이었다.
쥬드의 얼굴이 굳어졌다.
불과 삼 일 전만 해도 옆에 와서 말도 못 붙이던 것들이 이제는 단체로 그를 놀리고 있었다.
“어쭈? 표정 봐라? 한 대 치겠다?”
“야야, 내버려 둬. 조만간 진짜 일꾼이 될 텐데, 불쌍하잖냐.”
“킥킥. 하긴, 그런가?”
쥬드는 그들의 가슴에 달린 매 모양의 메달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호루스 기사단.
학술, 정치, 무예.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엘리트들만 들어갈 수 있는 왕국 제일의 기사단.
하지만 그런 건 아무 상관도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거신병과 계약을 맺느냐하는 것.
노란색만 나왔어도 그럭저럭 괜찮았으련만, 하필이면 최하급인 녹색이 나왔으니 이제 그의 미래는 없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연스레 변방 지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호루스 기사단에서 빠지게 될 테고, 그리로 가게 되면 이젠 평생 일꾼 노릇이나 하다가 죽게 될 것이다.
“흥, 선배들을 짓밟고 토너먼트에서도 우승하더니……. 그럴 줄 알았다. 녹색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지.”
“고개 빳빳이 들고 건방 떨 때부터 알아봤어. 대장군은 무슨! 겨우 일꾼이나 될 거면서.”
“야! 뭘 쳐다봐? 눈 안 깔아?”
쥬드는 험악하게 인상을 찌푸리는 그들을 잠시 쳐다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한심하군.”
“뭐, 뭐야?”
피잉―!
“어……?!”
그는 가슴에 달아 두었던 메달을 떼어 내 집어던졌다.
“너, 너! 큰일 나려고!”
가장 앞에 서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쥬드의 메달을 받아들고는 화들짝 놀라 어쩔 줄을 몰라 했다.
호루스 기사단의 명예는 무거웠다.
특히 입단할 때 만들어 주는 메달은 기사의 목숨이나 다름없는 것. 잃어버려서도 안 되고, 누군가에게 빼앗겨서도 안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헌신짝처럼 집어던지다니!
“호들갑 떨기는. 그릇도 그거밖에 안 되는 놈이.”
“너, 너! 선배들이 이걸 알면 어떻게 될…….”
“상관없다.”
“이런 멍청한……!”
“멍청한 건 네놈들이다. 꺼져.”
싸늘하게 일축한 쥬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이, 이 자식! 감히 호루스의 명예를…… 윽!”
찌릿―!
흥분해서 쥬드의 어깨를 붙잡았던 청년은 그를 노려보는 무시무시한 눈빛을 보고는 아무 말도 못하고 얼어붙어 버렸다.
싸움 실력의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눈빛을 마주쳤을 뿐인데도 밤중에 홀로 맹수와 마주친 것처럼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서 있기가 힘들었다.
“한 번만 더 내 몸에 손대면, 죽는다.”
“……!”
손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아무 말도 못 하고 멍하니 서 있는 그를 남겨 두고, 쥬드는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극도로 발전했던 고대 문명.
현재 대륙을 삼등분한 세 개의 국가.
세 나라의 힘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유물을 해석해 냈는가에 달려 있었다. 얼마나 많은 고대의 기술들을 습득하고, 얼마나 많은 거신병(Gigas)들을 잠에서 깨워 냈는가?
즉, 힘의 상징인 거신병들이야말로 국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나 다름없는 것이다.
“아쉬운 일이야…….”
그렇기에 대신관도 이번 소환 의식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만약 태양왕 같은 붉은색의 거신병이 하나 더 나온다면 멤피스의 국력은 단번에 두 배로 뛰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쥬드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뛰어난 인재. 게다가 매개체인 큐브는 중앙에서 발굴된 최상급 물건.
그러니 의식이 안 좋게 흘러갈 요소는 어디에도 없었거늘.
“대체 어째서 녹색이 나온 것일까?”
대신관은 안타까움에 혀를 찼지만 시간을 되돌릴 순 없는 일이다.
“예외는 없습니다, 대신관님.”
“……그렇겠죠.”
“검사 결과는 어떻습니까? 다른 녹색 거신병들과 차이가 있습니까?”
“머리 위의 깃털 장식이 특이하긴 합니다만, 특별하다고까지 말할 것은 아닙니다. 성능은 다른 녹색 기체와 동일하더군요.”
“그렇습니까?”
대신관의 앞에서 허리를 꼿꼿이 편 채로 앉아 있는 중년인은 날카롭게 갈아진 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양 갈래로 잘 다듬어진 콧수염과 각진 얼굴선 위에 담겨 있는 묵직한 표정. 그리고 몸에 달라붙는 예복 위론 잘 발달된 근육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그의 눈빛.
보통 사람은 감히 눈도 마주치지도 못할 정도로 뜨거운 눈빛을 갖고 있는 그는 국왕과 동등한 권위를 가진 대신관을 앞에 두고도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그가 바로 멤피스 왕국의 실질적인 최고 권력자.
붉은색 거신병, 태양왕의 주인인 야누스 대장군이었다.
“그렇다면, 더더욱 예외는 적용할 수 없습니다. 녹색 거신병은 녹색 거신병대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허허, 일꾼, 말씀이시군요.”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녹색이라…….”
“녹색 거신병은 장갑이 없어 전투에도 쓰지 못하고, 힘도 노란색보다 10배나 약합니다. 오로지 쓸 수 있는 곳은 보급 쪽의 잡역뿐이지요.”
야누스는 돌덩이처럼 딱딱한 얼굴로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것 또한 군에는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죠. 맞는 말씀입니다. 전 다만…… 안타깝군요.”
대신관은 자신의 긴 수염을 쓰다듬으며 고개를 저었다.
“기대가 컸었는데…….”
“대신관님답지 않게 관심이 크시군요. 그 청년에게 특별한 면이 있었습니까?”
“글쎄요. 사제들도 어려워하는 기도문을 모두 외운 것은 알고 계실 테고, 검술도 호루스 제일이었죠. 그리고 어딘가…… 특별한 면이 있었습니다. 대장군도 아실 텐데요?”
“……잘 모르겠군요. 저는 결과를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말입니다.”
딱 잘라 대답한 야누스는 격식 있는 몸놀림으로 일어나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럼,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예, 의식을 참관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쿵―!
문이 닫히자 대신관은 탁자에 놓여 있던 종이를 집어 들어 그 위에 쓰여 있는 이름을 물끄러미 응시했다.
“쥬드 펠릭시아라……. 운명의 희생양인가.”
팔랑거리며 떨어진 종이는 쓰레기통으로 들어갔다.
인생은 힘과 능력에 의해 결정되었다. 계급의 장벽도 있겠지만, 적어도 자유국가인 멤피스에선 계급 차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다. 힘과 능력을 기르기 위해선 그 누구보다 노력했다. 기사단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이리저리 놀러 다니는 철부지들과는 다르게, 잠을 줄이고 휴식을 줄여 가며 죽을힘을 다해 책을 읽고 검술을 수련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결국은 운인가? 운이 나쁘면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것이 헛일이 되는 건가?
‘오늘은 쉬자…….’
미친 듯이 달려왔던 인생이 한 번에 망가져 버렸는데, 더 노력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오늘은 쉬자.
아니, 아예 한 며칠 동안 술이나 마시면서 미련을 없애 버리자.
“……타냐를 불러야겠군.”
그렇게 생각한 쥬드는 자주 가던 선술집을 향해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약혼녀인 타냐는 수도의 행정을 책임지는 고위 관료의 딸이었다. 2년 전쯤에 신전에서 주체하는 파티에서 우연히 만났고, 그 뒤론 주기적으로 만나 오다가 얼마 전엔 약혼식까지 올렸다.
그녀는 쥬드가 항상 바빠서 만날 시간이 없는 것이 불만이었으니 기뻐할 것이다. 실제로 오늘 만나고 싶다고 전령을 보냈더니, 곧바로 알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쥬드는 초조하게 술을 들이켰다.
마음이 공허한 탓일까? 평소엔 약혼녀를 만나는 시간이 아까웠었는데, 지금은 작은 일에도 환하게 웃어 주던 그녀가 미치도록 그리웠다.
딸랑―!
얼마 지나지 않아 작은 종소리와 함께 타냐가 들어왔다. 어깨를 타고 내려오는 긴 금발에 붉은색이 감도는 매력적인 갈색 눈동자. 밀가루처럼 뽀얀 피부와 늘씬한 몸매 덕분에 자연스레 주변의 시선을 끌어모으는 미인.
“타……!”
반갑게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던 쥬드의 입은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농담이겠지?’
심장이 쿵 내려앉으면서 머릿속이 싸늘하게 식어 버렸다.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한 남자와 다정하게 팔짱을 낀 채로 행복하게 웃고 있는 그녀. 오로지 그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던 웃음은 지금 다른 남자를 향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 남자는 쥬드가 잘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토트……!”
백색의 제복 위에 매달려 있는 호루스 기사단의 메달. 둥그렇고 허여멀건 얼굴 위로 항상 순박한 척 가증스런 웃음을 짓고 있는 놈.
야비하게 호루스 부단장인 푸타하에게 아부해서 지난달에 먼저 의식을 치르고 주황색 거신병을 소환해 내서 환호성을 받은 녀석.
“아니, 이거 쥬드 펠릭시아 아냐? 여긴 어쩐 일이지?”
토트는 거창하게 손을 흔들면서 먼저 아는 척을 했다.
“새로운 거신병 때문에 바쁘지 않나? 거신병을 한 번 소환하면 일주일 정도는 신전에서 조정 기간을 가질 텐데?”
“…….”
“아, 혹시 녹색은 그런 것도 없는 건가? 미안하네. 나는 주황색이라서 이 주일간 계속 조정하느라 힘들었거든. 하하하!”
정중한 척 비아냥거리는 말은 들리지도 않았다.
쥬드는 뚫어져라 타냐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그녀는 오히려 아름다운 얼굴로 생긋 웃으면서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어머나, 쥬드 씨 오랜만이네요.”
“……오랜만?”
“예, 그때 그 신입 파티에서 만났던 이후로 처음인 것 같은데. 잘 지내셨어요?”
쥬드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신입 파티.
이 여자는, 그때 처음 만났던 날 이후의 일들을 모두 없애 버리고 싶은 건가?
“아, 그러고 보니 소개가 필요하겠군. 이봐, 쥬드. 여기 이 아름다운 레이디는 타냐 하트호르라네. 행정부의 하트호르 대서기관님의 따님이시지. 어때? 아름다우시지?”
“어머나, 별말씀을요.”
“하하하! 당연한 건데 무슨 말씀이십니까? 사람들도 눈이 있다면 다 미스 하트호르가 아름답다는 것을 알 텐데요.”
큰소리로 웃는 토트를 보자 쥬드는 가슴속에서 뜨거운 뭔가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술잔이 당장이라도 깨질 것처럼 부들부들 떨렸다.
“토트, 먼저 자리에 가 계시겠어요? 저는 잠시 쥬드 씨와 할 얘기가 있어서요.”
“……쥬드와?”
“예, 이해해 주세요. 괜찮죠? 토트는…… 마음이 넓으니까요.”
꼬옥―
토트는 쥬드와 이야기를 나눈다는 소리에 잠시 불편한 표정이 되었지만, 타냐가 그의 손을 꼭 붙잡자 금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비어 있는 자리로 성큼성큼 이동했다.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지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쪽을 계속 힐끔힐끔 쳐다봤다.
“뭐하자는 거지?”
최대한 태연하게 말하려 했지만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 버렸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제가 나쁜 사람이 된 것 같잖아요?”
“……지금 그런 말이 나오나?”
“전 그날 의식을 보러 갔었어요. 녹색을 소환하셨죠?”
달그락―
타냐는 바텐더에게서 술을 한 잔 받아들고는 물끄러미 쥬드를 쳐다봤다.
“당신은 여자를 너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어요. 여자는 물건이 아니랍니다.”
“뭐?”
“당신은 저희 아버지를 이용해 성공하려고 했죠?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저를 여왕님처럼 만들어 줄 남자를 원해요. 며칠 전까진, 그게 당신이라고 생각했구요.”
타냐는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당신은 멋진 사람이지만, 녹색 거신병으로는 제가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 줄 수 없어요. 변방에서 죽을 때까지 군을 위해 일해야 하는 부군이라니……. 저는 자신이 없네요.”
“……허허.”
쥬드는 헛웃음이 튀어 나오는 것을 느꼈다.
작은 것에 웃어 주는 여인? 나와 함께 있기를 바라는 여인?
한심하다. 자신이 이렇게나 사람 보는 눈이 없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토트, 저놈은…… 그걸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놈이고?”
“음, 조금 멍청해서 최고 자리는 힘들겠지만 사교성은 당신보다 좋아요. 군부의 2인자까지는 올라가겠죠. 주황색 거신병이라면 대장군은 무리라도 장군의 자리까진 가능할 거구요.”
“너…… 무서운 여자였군.”
“칭찬으로 들을게요.”
본능적인 통찰력으로 사람의 재능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했다.
타냐의 눈에서 번뜩이는 것은, 야망.
그녀에겐 천하의 쥬드도 그녀를 여왕 자리에 올려 줄 체스 말이나 다름없었던 것이다.
“하나만 알아줘요. 저는 당신이 성공하길 바랐답니다. 당신의 그 천재성으로 하나하나 적들을 짓밟고 이 나라 최고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당신의 옆을 지키면서 돕고 싶었어요. 사내들은 잘 모르지만 파티장에서 벌어지는 여인들의 정치도 큰 위력을 갖죠. 저는 당신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을 자신이 있었어요.”
“…….”
“그런데 그걸 망쳐 놓은 것은 당신이었죠. 그러니 오히려 사과할 사람은 당신이에요. 나쁜 사람은 제가 아니라…… 당신.”
쿡―!
쥬드는 말문이 막혔다.
이런 상황에서 당당하게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을 찌르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리다니……. 이제껏 알고 있던 순수하고 여린 모습의 그녀는 가짜다. 지금의 이 모습이야말로 타냐의 ‘진짜’ 모습일 터.
화가 났다. 분노가 치밀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장미처럼 화려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아버지께 파혼을 원한다고 말씀드렸어요. 아마 이번 주 내로 연락이 갈 거예요.”
“…….”
“아, 참. 설마 옹졸하게 토트 씨한테 이야기를 털어놓는다거나 하진 않겠죠? 당신은 그릇이 큰 사람이라 안 그럴 것 같지만…… 혹시나 해서요. 그럼, 믿을게요?”
뒤돌아서 떠나가는 그녀를 쥬드는 멍하니 쳐다봤다.
“……불여우 같은 계집”
그는 술잔에 담긴 술을 단번에 입에 털어 넣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쥬드, 벌써 가나?”
나가려던 그를 입구에 있던 토트가 붙잡았다.
“이봐.”
“어?”
“너한텐 과분한 여자군.”
“뭐……? 하……하하!”
토트는 순간 흥분한 것처럼 얼굴이 굳어졌다가, 이내 옆에 있는 타냐의 눈치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 그렇지. 미스 하트호르는 워낙 미인이시니까…….”
“아니, 진심이다. 너는 감당하기 벅차.”
“……?”
살짝 굳어진 타냐의 얼굴을 보며, 쥬드는 싸늘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불쌍한 놈.”
“어?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허, 참. 대체…….”
“아, 그리고 그 조정 기간 말인데. 그건 기체의 색깔과는 아무 상관없어. 보통 늦어도 사흘이면 끝나는 건데, 이 주일이나 걸렸다니……, 생각보다 감각이 둔한 모양이군. 그런 몸으로 거신병을 조종이나 할 수 있겠나?”
“뭐, 뭐라고?”
당황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토트를 뒤로하고, 쥬드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의 등 뒤로 흥분한 토트를 위로하는 타냐의 목소리가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