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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신병 오시리스 1권(19화)
chapter.7 태양왕의 징벌, 죽은 자들의 신(3)


호방한 외침과 함께 황금색 창날이 번뜩였다. 손잡이 끝에 달린 새빨간 천이 태양왕의 오른손을 단단하게 휘감으며 위험하게 빛났다.
까강! 꽈앙! 콰과과광!
일격 일격이 부딪칠 때마다 공기가 폭발하듯 터져 나갔다.
날카로운 쥬드의 손날이 견고한 방어벽을 피해 집요하게 파고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창대를 짧게 잡은 징벌창의 창날이 둥그런 원을 그리며 공격을 쳐냈다.
톱니바퀴처럼 일정한 공방이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태양왕은 뒤로 튕겨진 쥬드의 거신병을 쫓아 앞으로 쏘아졌다.
쿠우웅!
힘차게 발을 내딛으며 거대한 창을 폭풍처럼 휘둘렀다. 육중한 몸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힘이 창끝에 하나로 집중되었다.
태산이라도 가를 듯한 패기였다.
땅을 박찬 쥬드의 양손에서 녹색의 빛이 더욱 짙어졌다.
난폭한 녹색의 빛과 화려한 황금색 창날이 격렬하게 맞부딪쳤다.
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음. 그리고…….
쩌엉!
……뭔가가 깨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대단해!”
싸움터에서 물러난 팀원들은 모두 거신병 밖으로 빠져나와 그 엄청난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변신한 쥬드의 싸움을 보는 것은 그들도 처음이었다.
거칠고 난폭하며 야성적이었다.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왠지 등골이 오싹하게 만드는 섬뜩한 살기가 내내 흘러나왔다.
심장의 고동이 멈추질 않았다. 쥬드의 싸움에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그리고 그 두근거림의 저편에 그들 같은 녹색의 거신병도 저렇게 강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다.
“세상에! 저 태양왕을 상대로…… 밀리지 않고 있어.”
“어떻게 저렇게 움직일 수가 있지? 마치 살아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의 거신병들과 전혀 달라.”
“가장 중요한 건 저 점프력이야. 저 육중한 몸체가 날다니……. 말도 안 된다고. 그리고 손에 있는 저 녹색빛. 저건, 설마…….”
바니, 세베크, 누트. 세 사람이 귀신에 홀린 것처럼 중얼거렸다.
묵묵히 싸움을 지켜보던 아피스가 제프에게 물었다.
“제프, 너는 어떻게 생각하지?”
“오라에요. 확실합니다.”
세 사람의 고개가 제프에게로 휙 돌아갔다.
“오라라고?! 거신병도 오라를 쓸 수 있어?”
“예, 거신병의 마나 회로는 인체를 모델로 하고 있으니까요. 업, 미들, 다운 링크까지 완벽히 만들어져 있는데 오라라고 못 쓸 게 없죠.”
“그럴 수가!”
“그것보다 놀라운 건 나무와의 융합을 생각한 창의적인 발상이에요. 생명력이 가득한 소재로 마법적인 힘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몸체의 무게를 가볍게 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저 유례없는 점프력도 그 덕분이죠. 갑옷과 방어력을 중시한 다른 거신병들과는 완전히 다른 발상이에요. 당장 녹색 거신병을 개발한 사람을 찾아가서 이야기라도 해 보고 싶네요.”
제프의 얼굴엔 아쉬운 기색이 역력했다.
아피스가 고개를 저었다.
“최소한 만 년 전의 인물이다. 만날 수 있을 리가 없지.”
“에휴, 그러니까 더 아쉽죠.”
“그보다 저 승부는 어떻게 될 것 같나? 이대로 보고만 있어도 되는 건가?”
제프는 쥬드와 태양왕의 싸움을 유심히 지켜봤다.
꽈앙! 콰과과광! 까가강!
싸움은 점점 격렬해지고 있었다. 녹색빛으로 둘러싸인 쥬드의 손이 집요하게 창날 사이를 파고들었다. 태양왕은 뒤로 물러서면서 창대를 짧게 잡고 그 공격들을 일일이 쳐냈다.
제프의 눈이 가라앉았다. 짙은 검은색 눈동자가 날카롭게 본질을 꿰뚫었다.
“아시잖아요. 결과가 어떨지는.”
“……기체의 성능을 고려해도 마찬가진가?”
“펠릭시아 씨는 업 링크를 열었죠. 덕분에 동조율도 최고일 거구요. 하지만 상대가 너무 나빠요. 태양왕과 야누스라니……. 아무리 기체의 성능이 올라가도 아직은 무리라고요.”
‘그런가.’ 라고 대답하며 아피스는 납득해 버렸다.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세 사람, 그중에서도 특히 바니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따져 물었다.
“잠깐, 제프. 어째서 그런 거야? 지금 저 모습은 아무리 봐도 쥬드가 이기고 있잖아? 그런데도 절대로 무리라고?”
“으음, 그게 겉보기는 그렇지만요…….”
제프는 난감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태양왕의 힘은 저 정도가 아니에요.”
“뭐?”
“처음에 우리 뒤에서 갑자기 나타났던 모습, 기억하시죠? 공간 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나타나던 거요.”
바니는 그 순간을 떠올리며 움찔 몸을 떨었다. 잊을려야 잊을 수 없는 기억이었다.
“응, 기억해.”
“그건 플레인 워크(Plane Walk)라고 불리는 태양왕의 고유 기술이에요.”
“플레인…… 워크……? 공간 이동?”
“예, 게다가 징벌창의 진짜 능력은 지금 쓰지도 않고 있어요. 그러니까…… 저건 전력이 아니라는 거예요.”
“……?!”
팀원들은 경악스런 표정을 지었다.
“말도 안 돼. 저런 듀얼은 전쟁터에서도 못 봤다고.”
“저게 전력이 아니라고……?”
제프는 손뼉을 짝 쳤다.
화들짝 놀란 팀원들이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자자. 어쩔 수 없잖아요. 상대가 그 태양왕인데. 저 정도로도 굉장한 거라고요. 녹색 거신병으로서의 희망도 봤고……. 그쵸?”
“그래, 그렇긴 한데…….”
“이제 조금 더 있으면 펠릭시아 씨가 뒤로 튕겨 나갈 거고, 그 뒤엔 위험해져요. 그러니까 우린 빨리 우리 할 일을 해야 해요.”
제프는 빙글빙글 웃는 얼굴로 그렇게 말했다.
놀란 바니가 제프의 어깨를 꽉 붙잡았다.
“자, 잠깐. 위험하다고?”
동그랗게 뜬 갈색 눈망울엔 걱정이 가득했다. 그녀는 얼떨떨한 얼굴로 제프와 쥬드를 번갈아 쳐다봤다.
“예, 으음……. 단번에 박살은 안 나려나? 그래도 조만간 몸통 절반 정도는 날아갈 거예요.”
“뭐, 뭐라고?!”
“죽지는 않을 테니 바니 씨도 걱정할 것 없어요.”
“야! 그걸 지금 말이라고! 도와줘야 하는 거 아냐? 이렇게 보고만 있을 때가 아니잖아?!”
바니는 흥분해서 제프의 어깨를 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제프는 난감한 얼굴로 ‘으윽! 아파요. 잠시만요.’ 같은 소리를 냈지만 바니는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누트는 바니의 팔을 붙잡았다.
“동생, 진정하라고.”
“오빠, 하지만!”
“저 녀석 강하잖아. 사람끼리의 싸움이면 모르겠지만……. 어차피 저 싸움에서 우리가 도울 일은 없어. 제프 말대로 우린 우리 할 일을 해야지.”
누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씁쓸한 미소 위로 단호한 눈빛이 바니를 질책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이, 너!”
여전히 머뭇거리는 바니에게 뒤에 있던 세베크가 툭 쏘아붙였다.
“저 녀석 저렇게나 필사적으로 싸우는데, 그걸 말리거나 끼어드는 건 실례란 말이다. 계집애들 눈엔 그런 것도 안 보이는 거냐?”
“뭐야? 뭐라고 했어, 지금?”
“말 그대로다. 이젠 귓구멍도 막힌 거냐?”
“너……!”
바니의 눈에서 살기가 타올랐다. 성큼성큼 걸어간 그녀가 세베크와 눈싸움을 벌였다.
“야! 너희들 둘 다 진정해.”
“…….”
“…….”
누트가 말려 봤지만 두 사람의 눈빛은 점점 더 사나워졌다.
“키만 큰 멀대 같은 놈이.”
“아무 것도 모르는 계집애 주제에.”
어느 한쪽도 물러나지 않는 것이 당장 주먹이라도 치고받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제프는 웃는 얼굴로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피스에게 물었다.
“팀장님이 정하시죠. 어떻게 할까요?”
“…….”
아피스는 묵묵히 정면을 바라봤다.
지금도 연신 폭음이 터지는 상황이었다.
싸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치열해져서 당장 누구 하나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땅바닥이 터져 나가고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연신 공격을 찔러 넣는 쥬드에게선 위기에 몰린 야생동물 같은 절박함이 느껴졌다.
“……믿는다.”
“역시 그런가요?”
“너도 믿겠다.”
제프는 웃었다. 평소의 웃음보다 조금 더 진하게.
“감사합니다아∼ 그럼 곧바로 가 주세요. 평소대로 ‘문’을 열어 주시면 되는데 방법은…… 아시죠?”
“제프 너는?”
“저는 남아 있다가 펠릭시아 씨랑 함께 귀환할게요.”
“알겠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아피스가 거신병에 탑승했다.
누트와 세베크도 몸을 돌려 자신들의 거신병에 올라탔다.
다만 바니는 미련이 남은 듯한 얼굴로 선뜻 거신병에 올라타지 못하고 있었다.
“바니 씨!”
“……?”
“저를 믿으세요. 제가 책임지고 데려갈게요. 저렇게 멋진 남자를 버리기는 아깝죠? 그쵸?”
“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바니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난 그냥…… 동료를 버리고 가는 게 찝찝할 뿐이라고! 멋있다니?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라? 상관없나요?”
“당연하지! 그런 건 절대 아무 상관없어!”
“흐음, 그래요?”
제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툭 내뱉었다.
“쥬드 씨 머리도 좋고 능력도 있고 싸움도 잘하고. 멋있지 않나요?”
“그야 그렇…… 아니, 아니지! 얘기가 왜 이리로 흐르는 거야?!”
“에이, 부끄러워하시긴. 평소의 바니 씨라면 이 정도엔 콧방귀나 끼면서 오히려 한 술 더 떠서 쥬드 씨 칭찬을 해야 한다고요.”
“너……!”
능글거리며 웃는 제프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눈을 가늘게 뜨고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음흉하게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바니는 울컥했다.
하지만 뭔가 조치를 취하기도 전에 아피스의 거신병이 쿵쿵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세베크도 몸을 돌렸고, 누트도 빨리 가자는 듯 손을 내밀었다.
“너! 두고 봐!”
“하하! 있다가 봐요오∼”
“이이……!”
바니는 숨을 씩씩거렸지만 결국 거신병에 올라타고는 누트와 함께 일행의 뒤를 쫓았다.
쿠웅―! 쿠웅―!
그들이 멀어졌다. 일행의 모습이 길 저편으로 사라질 때쯤 웃고 있던 제프의 얼굴에서 점점 표정이 사라졌다.
“……선택의 순간이군요.”
사막의 모래처럼 메마른 목소리였다.
“태양왕, 그리고 펠릭시아.”
제프의 눈빛이 깊어졌다.
연신 폭음이 터져 나오는 싸움은 이제 절정에 이르러 있었다.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긴장감과 함께 한껏 고조된 공기가 몸을 옥죄었다.
쾅!
작은 폭음과 함께 쥬드의 기체가 뒤로 튕겨져 나갔다.
곧바로 태양왕이 그 뒤를 쫓았다.
쥬드의 기체의 손에서 녹색빛이 짙어졌다. 폭풍처럼 휘둘러진 황금색 창날이 그 빛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쩌엉!
그리고 뭔가가 깨졌다.

“크으윽―!”
쥬드는 신음을 흘렸다.
강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였을 줄이야. 끝이 안 보이는 산을 오르는 기분이었다. 한고비 넘겼다 싶으면 더 큰 고비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엔 공격을 주도한 것처럼 보인다?
아니, 그 반대였다.
쥬드는 싸움이 시작한 이래 계속 필사적이었다. 거리가 벌어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공격을 찔러 넣었다.
그 공격의 숫자만 세어도 백 번 이상. 하지만 그중 단 한 번도 태양왕의 몸에 적중시키지 못했다.
휘이익― 까강!
“큭!”
창날에 얻어맞은 양쪽 손바닥이 만세를 하듯 위로 올라갔다. 거신병이 아니라 진짜 손이었다면 뼈가 박살 났을 터.
쥬드는 황급히 몸을 숙이고 태양왕의 다리를 잡아채기 위해 몸을 날렸다.
호루스에서 배운 군부 유술이었다.
쥬드는 자신이 있었다. 기사단원들끼리 갑옷을 입고 연습할 때는 상대를 10미터가 넘게 날려 버려서 교관에게 혼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출력이 몇 배나 상승한 지금의 쥬드라면 태양왕도 날려 버릴 수 있을 터.
쿠구웅―
“……!!”
하지만 태양왕의 출력은 쥬드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고 있었다.
바위를 붙잡고 씨름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목 언저리에 힘줄이 툭툭 튀어 나올 정도로 전력을 다했지만 태양왕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출력의 레벨이 다르다!’
등 뒤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황급히 몸을 일으키는 쥬드의 시야가 한순간 빨갛게 물들었다.
“엇……?!”
수천 마리의 새가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파라라락!
공기가 떨리더니 무언가가 연기처럼 내려앉았다.
숨을 못 쉬는 것처럼 답답했다. 손을 내젓자 묵직한 뭔가가 손을 휘감아 왔다.
‘천……?’
그 순간 화려한 징벌창 뒤에 붙어 있던 붉은색 천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쓸데없이 큰 크기에 용도가 무엇인가 했더니 이런 데에 쓰이는구나 싶었다.
‘찢어 버린다!’
지체할 틈은 없었다. 양손에 녹색 오라를 휘감고 앞을 가로막는 천을 부욱 찢어 버리며 몸을 앞으로 날렸다.
콱!
“무슨……?!”
천을 못 찢었느냐? 아니 확실하게 찢어 버렸다.
다만 문제는 찢어지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찢어진 천이 다시 복구되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면서 스스로의 상처를 수복하더니 반쯤 몸을 밖으로 빼낸 쥬드를 포함한 채 원상태로 돌아가 버렸다.
졸지에 팔목과 허리에 수갑을 찬 형국이었다. 질기디 질긴 천은 그의 몸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기이잉―
끼릭― 끼릭―
낑낑거리면서 몸을 빼 보려 했으나 아무 소용 없었다.
게다가 그 순간 몸이 휘청 옆으로 끌려갔다.
드르르륵―
“큭!”
땅바닥에 긴 족적을 남기며 우당탕 옆으로 쓰러졌다.
나무 재질의 가벼운 몸체는 이럴 때 약점이 되고 있었다.
태양왕이 어마어마한 힘으로 창을 휘두를 때마다 쥬드는 무력하게 이리저리 휩쓸렸다. 어린아이에게 뒷다리를 잡힌 개구리처럼 몇 번이고 내던져져서 땅바닥에 처박혔다.
후우우웅!
“……!”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 몸을 휘감고 있던 천이 파라락 풀리더니 쥬드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칼날 같은 살기가 쥬드의 기체를 덮쳤다.
시커멓고 끈적끈적한 위기감이 쥬드의 심장을 콱 움켜쥐었다.
문득 고개를 들자 샛노란 안광이 그를 쏘아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내리칠 듯 높이 들어 올린 창날이 햇빛을 받아 황금색으로 빛났다.
‘안 돼!!’
찬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급히 땅을 박차고 튀어 나가 양손에 힘을 집중했다.
화아아악―
‘아냐, 부족해!’
봉인이 풀린 업 링크. 천개 영역에 깃든 신(神)이 경고했다.

― 징벌창의 힘은 그 정도로 막지 못하노라.

예지(銳智), 그리고 신통력(神通力)이었다.
쥬드의 눈동자가 보석처럼 투명해졌다. 흰자위가 넓어지며 동공이 수축했다.
얼굴 위로 시퍼렇게 핏줄이 돋아났다.
콰라라라라―!
양손을 통해 녹색의 오라가 뿜어지는 소리는 흡사 드래곤의 울음소리 같았다.
쥬드의 얼굴이 해쓱해졌다. 큐브를 통해 빨려 나가는 마나가 보통이 아니었다. 정신이 아찔해지는 혼란 속에서 그는 눈앞에 커다란 두 개의 눈이 불을 내뿜는 환상을 보았다.
‘이건……?’
업 링크를 해방하고 예민해진 탓일까?
하나 눈에 보이는 것은 암만 봐도 현실처럼 생생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