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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 로드 1권(12화)
Chap. 7 크란 영지의 영주, 자크 드 크란 자작(1)


“어서 오십시오, 자크 자작님.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급히 나왔습니다. 영지를 돌보시는데도 시간이 부족하실 텐데, 이렇게 어려운 걸음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곳은 아르도스 영지의 관문도시인 아르진의 서문 앞.
오토 집사와 아문센 남작이 나서서 영접하고 있었다.
마차의 문도 열지 않고 창문의 커튼을 걷어 거만하게 바라보는 사십대 중반의 탐욕스럽게 생긴 사내는 자크 드 크란. 아르도스와 땅을 맞댄 크란 영지의 주인이다.
자크 자작은 속으로 웃고 있었다. 마치 공작이나 왕세자라도 영접하는 것 같았다.
어느 영지가 자작의 방문에 이렇게 모든 가신들이 영주성도 아닌 관문도시까지 와서, 더구나 공관도 아닌 성문 한참 앞까지 와서 영접을 하겠는가? 더구나 아르도스는 백작령이 아니던가?
하지만 자크 자작은 인사조차 받지 않는다.
겉모습만 보면 심히 기분이라도 상한 것처럼 행동한다. 거침없이 내려다보는 시선에는 비웃음마저 배어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로스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어렸다.
연극이 더욱 재미가 있을 것 같았다.

자크 자작은 영접 나온 일행의 면면을 살펴보았다.
‘깊숙이 허리를 숙이며 영접하는 자는 아르도스의 가신 오토라는 자고, 땀을 뻘뻘 흘리며 땀 닦기에 여념이 없는 자는 한때, 왕립아카데미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다는 아문센 남작이겠지. 그 뒤에는…… 어라? 웃는다? 흠, 십육칠 세 정도? 왕립아카데미도 못 다닌 반쪽짜리겠지. 특이한 분위기구만. 저 검은 머리.’
‘하하, 이게 누구야! 아마도 기분이 더럽겠지, 란셋? 자네가 나올 줄은 몰랐군. 이럴 줄 알았으면 자주 와 볼걸 그랬나? 핫하하!’
‘오호! 저자군. 아르도스의 불! 크레인 남작! 이거 정보가 잘못된 거 아니야? 소영주에다 란셋, 아문센 남작, 게다가 저 자존심 강한 아르도스의 불 크레인 남작까지……? 이런, 아예 영주까지 오시지 그랬어?’
‘하나, 둘, 셋……. 큭큭큭! 기사들이란 기사들은 다 온 건가? 정말 정보가 맞긴 맞는 거야? 만일 잘못된 정보면 캐러멜 이놈, 절대 참지 않아!’
‘아, 짜증나! 이 뚱뚱한 양반아, 뭘 기다리나? 안내하지!’
“오시는 길에 어려움을 겪으셨다 들었습니다.”
자크 자작은 더욱 얼굴을 굳히며, 한소리 쏘아 붙였다.
“아무리 어렵다지만 영지에 몬스터가 돌아다니다니 대체 영지 관리는 하는 거요?”
“아, 정말 죄송합니다. 자작님, 워낙 몬스터들이 많다 보니…….”
젖은 손수건을 짜다 놀란 듯 허리를 숙이는 아문센 남작이었다.
‘저런, 저런! 뭐 땀을 그리 흘리시나? 손수건이 젖어, 아예 비틀어 짜는구먼. 그렇지. 그 정도는 나와야 말하는 재미가 있지. 이보시오. 좀 더 숙여보라고. 그 정도 고개 숙인다고 넘어갈 정도라면, 아예 말을 꺼내지도 않았다는 것도 모르는 건가? 아예, 정치적인 감각 자체가 없군!’
“흥! 여기 이렇게 마중 나올 기사가 있으면 차라리 몬스터나 퇴치하시오. 영지민들이 무엇을 믿고 살지 참으로 답답하오! 에잉…….”
“예, 자크 자작님. 참으로 송구합니다. 먼 길에 피곤하실 터인데 말씀은 차후에 하시고, 일단 영지로 들어가시지요.”
“고깝게 듣지 말고 정신들 차리시오. 귀족이라고 모두 다 귀족인줄 아시오?”
“……!”
겸손한 대답에도 칼 같은 대응으로 모욕하는 자작.
떫은 감이라도 베어 문 듯, 일제히 굳어지는 일동이다.
‘훗! 그렇지. 떫은 감이겠지. 이봐, 란셋! 그래도 입을 다물겠는가? 이크! 크레인 남작이 먼저 터지겠군.’
“이거 보십시오. 자크 자작님!”
“어이쿠! 깜짝이야. 누구야? 이 영지에서 누가 내게 이토록 무례하다는 말인가?”
“말조심하시오! 자크 자작! 이곳은 아르도스 백작님의 영지요.”
“아, 그렇지! 그런데 그대는 백작님이 아니신데?”
비틀어진 입술은 한껏 도발하고 있다.
얼굴 전체가 붉어진 크레인 남작은 분노를 참느라 온몸을 떨고 있고, 주변의 인물들은 난처함을 금치 못하는 표정으로 서 있다.
‘흐흐, 그래. 크레인 남작, 한번 폭발해 보시지. 과거 당신들이 가졌던 명성?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옛 이야기일 뿐이야! 이봐, 란셋! 어렵게 살더니 벙어리가 돼 버렸나? 이거 크레인 외에는 모두 자존심도 잃어버린 건가? 젊은 기사 놈들도 똑같군! 어라? 처음엔 좀 대가 있나 싶었더니, 이제 보니 오우거 새끼가 아니라 코볼트인가? 허허, 왜 저리 떨어?’
“나, 남작님…….”
“소영주님, 그러기에 왜 이리 나오셔서…….”
“오라. 아르도스 백작가의 영랑이신가?”
떠느라 자크 자작의 말도 못 들은 듯 애절하게 크레인 남작만 바라보는 로스 대신 크레인 남작이 큰소리로 대답했다.
“난, 아르도스의 검인 크레인 남작이오. 대체 누가 영지를 관리하지 않았다는 말이오?”
“오호라! 바로 그 크레인 남작이시군요.”
비록 작위는 남작이지만 최하 십 년 이상의 연배였다. 작위를 핑계로 쉽게 말을 놓을 수 있는 상대도 아니다. 아르도스만 아니었다면, 벌써 제국의 백작도 되었을 것이다. 왕국에서의 위치나 명성에서도 월등한 크레인 남작이었다.
“그렇소. 아르도스의 크레인 남작이오. 미안하지만 자작님은 우리 영지에서 공격받은 것이 아니오!”
“아니, 그러면 내 기사들이 공격받은 곳은 누구의 영지라는 말이오? 그럼 내 영지에서 공격을 받았다는 말이오?”
모두의 얼굴이 굳는 것이 마치 그림처럼 한눈에 보였다.
그 모습을 힐긋 보던 크레인 남작은 머뭇거리더니 결국 될 대로 되라는 듯 고함을 질렀다.
“이 문에서 남으로 일 킬로미터가 아르도스 영지요!”
“무엇이!”
순간, 자크 자작이 당황한 외침을 발했다.
문득 자크 자작은 크레인 남작 곁의 로스와 눈이 마주쳤다. 참혹하게 일그러진 로스의 얼굴, 다른 이들도 다름없었다.
“그게 무슨!”
“흥! 나는 이미 오래전에 성문에 나와 있었소. 만일 몬스터에 공격을 당했다면 내가 먼저 뛰어갔을 것이오!”
이때, 로스가 크레인 남작을 붙잡았다.
“아, 아버지가 저, 정중하게…… 모시라고 하셨잖아요. 고, 곡식이 필요하다고……. 굶어 죽는 사람도 있잖아요.”
“아이고 참…… 소영주니임……!”
“들어가세요. 어서요!”
“아, 그것을…….”
“그렇게 하시지요. 남작님.”
“라, 란셋 경…….”
“먼저 아르콘으로 가 계시면 모시고 가겠습니다. 남작님.”
“란셋!”
수석기사 란셋마저 나서서 종용하자 크레인 남작의 얼굴은 울 것처럼 붉게 변했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자크 자작의 얼굴 역시 무언가 불만으로 가득한 얼굴로 화풀이를 찾고자 번뜩였다.
“오늘은 아르진에서 묵으시면 어떠실까 싶습니다. 원래 크레인 남작께서 접대해야겠으나, 소영주님의 말씀도 있고 해서…….”
“됐소. 빨리 영주성으로 갑시다.”
크레인 남작이 쫓기듯 떠나고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지만, 결국 아문센 남작이 소영주와 일행을 소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아문센 남작은 시치미를 떼고 말을 흐린다.
그 이유를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레인 남작에게 밸이 꼴릴 대로 꼴린 자크 자작이다.
혹시 모를 크레인 남작과의 대면이 일단 싫었다.
“그것이……. 아르진에서 점심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보시오, 아문센 남작. 난 대접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아르도스 영지가 힘들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우러 온 것이오. 식사는 무슨 식사! 어서 영주성으로 출발합시다.”
“저…… 그것이…….”
난처한 듯, 손을 비비는 아문센 남작.
그 비루한 꼴을 보자 왠지 마음이 풀리려는 자크 자작이다.
“자크 자작님, 저희 영지가 쓸모없이 길기만 해서, 여기서 아침 일찍 떠나야 늦은 저녁에 영주성인 아르콘에 도착합니다.”
로스가 불쑥 끼어들어 말했다.
“뭐요?”
“그래서 오늘은 좀 이르지만 여기서 쉬고 가야지, 아니면 몬스터들이…….”
인사할 때는 얼굴만 붉히며 말도 못하더니, 이때는 잘도 말한다 싶었는데, 결국은 말실수를 한 모양이다.
로스가 급히 입을 다물었지만, 이미 기사들의 얼굴은 붉어졌고 얼굴 가득 불평을 담은 모습이다.
아무리 밤이라도 영주성으로 가는 큰길을 몬스터 때문에 못 간다는 말은 기사들에게 매우 수치스러운 말이고, 영주의 입장에서는 영지 관리가 아예 안 되고 있다는 부끄러운 이야기였다.
‘허허, 잘한다, 잘해! 아예 가관이구나! 멍청하게 치부를 말하는 주군이나 불평스런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기사들이나. 에잇! 이놈의 영지는 왜 이리 커? 그나저나 영주성으로 가는 큰길에도 몬스터가 나타나? 영지를 개발한 지 벌써 삼십사오 년은 족히 되었는데, 정말엉망이군. 엉망이야! 이거 아무래도 잘못 왔어! 정말 잘못 온 거야! 더 이상 볼 것도 없겠어! 그럼 돌아가? 아니, 아니지. 백부님의 명령이니 그래도 영주성까지는 가 봐야지. 큭큭, 란셋의 얼굴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그 도도한 리믹스 백작도 한 번 봐야지. 후후후. 하지만 나를 이따위 한심한 일이나 하게 만든 너 캐러멜! 넌 분명히 내게 죽는다, 영지도 없이 비참하게! 그나저나 오늘은 별수 없이 이 촌구석에 머물러야 하나? 아, 정말 죽겠군. 죽겠어!’
“자크 자작님, 아르콘으로 가다 노숙하시는 것보다는 오늘 여기서 쉬시고 가시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오오. 란셋 경! 아무래도 노숙보다야 낫겠지. 하하하, 난 자네의 입이 붙어 있는 줄 알았네.”
어쩔 수 없다는 듯, 수석기사 란셋이 나서자 좀 전에 소개할 때, 아무 말도 없었던 것을 비꼬는 자크 자작이다.
“소영주께서 그리 말하고 자네도 그리 말하니, 그럼 오늘은 여기서 묵고 갈까?”
“현명하신 생각이십니다. 자작님. 아직 밤에는 날이 찹니다. 도움을 주기 위해 오셨다가 건강이라도 상하신다면 아르도스 백작가가 부끄러울 것입니다. 이제부터는 이 오토 집사가 안내하겠습니다.”
“그래 주시오. 오토 집사.”
오토 집사의 모습은 조금의 비굴도 움츠림도 없이 정중했다.
귀족들에 비교해도 전혀 꿀릴 것 없는 깔끔한 매너와 정중함, 그리고 그 매너에 어울리는 언어 구사력은 자크 남작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훗! 그나마 제일 나은 것이 저 늙은이구만. 상대를 저만큼 배려하는 언어 구사력도 쉽지 않지. 저리 늙지만 않았다면 모처럼 나들이에 좋은 집사 하나 얻어갈 텐데, 백 골드 정도면 어서 데려가라 할 것 아닌가?’

아르도스의 관문도시인 아르진.
인구 팔천의 방어 거점 도시이다.
헤더 백작에 의해 축성된 아르진은 밤낮없이 쳐들어오는 몬스터의 방어를 위해, 처음부터 해자를 파고 돌을 깎고 석재를 10미터나 올려 이중으로 쌓은 성이다.
남부 영지에서 이전해 온 영지민들과 병사들이 새로운 영지를 만든다는 사명감에 의욕적으로 쌓았던 성. 그런 만큼 아르도스에서 가장 튼튼한 성이고, 또 가장 많은 생명을 잃어야 했던 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성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과거 영지에 먼저 있던 사람들이나, 영지 개발 이후에 떠돌던 유민들이 정착한 것이다.
현재 이 성의 성주는 크레인 남작이지만 대부분 아르콘에 머물렀고, 그 큰아들 포크가 대행하고 있었다.
‘어라! 해자까지? 견치석으로 쌓아 올린 성벽이 십 미터, 거기에 해자라. 이거 생각과는 또 다른 건가? 허어! 이중벽이라니, 놀랍군. 전쟁이라도 준비한 건가? 캐러멜의 말대로 자세히 살필 필요가……? 흐음. 돌 사이에 이끼를 보니 최근에 쌓은 벽은 아니고, 못해도 몇 십 년은 된 성벽이야. 그래, 헤더 백작 때에 쌓은 성이구나. 무적의 아르도스가 괜히 아르도스는 아니었나 보네? 흥! 하지만 과거의 이름은 현재에 죽 한 그릇보다 못하지.’
‘뭐야? 저 거지들은. 이런! 이놈의 성은 왜 이리 지저분한거야! 저런, 저런. 저 거지 차림이 모두 이곳 주민들이란 말이야? 크레인! 그리 잘난 척하더니…….’
‘허허, 저 눈빛은 꿈을 잃은 인간들의 눈이야. 그렇다면 더 이상 볼 것도 없겠어. 에이, 애가 빽빽 울면 뭐를 먹여야지. 그래, 쫓아! 쫓아 버려! 저렇게 지저분한 것들로 내 눈과 귀를 더럽히지 마! 란셋, 참 더럽게 변했구나. 백성들을 위해 아르도스를 택한다던 놈이 겨우 제 영지민들을 쫓아내기 위한 거였어? 뭐야? 저놈들은 왜 저리 허겁지겁 뛰는 거야?’
마차의 창문 너머로 아르진을 구경하던 자크 자작은 황급히 달려온 병사가 수석기사 란셋에게 무슨 말을 전하자 갑자기 당황한 란셋이 자신의 마차를 의식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란셋은 로스와 아문센 남작에게 무언가를 보고하고는, 앞에서 안내하던 기사 둘만 남겨 두고 허둥지둥 말을 몰아 달려갔다.
이미 성안으로 들어와 공관도 보이니 무슨 대수겠는가 마는, 살짝 기분이 나빠지려는 자크 자작.
“아니, 대체 무엇 하는 거요?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것이오?”
“먼저 가서 준비를 좀 하라고 했습니다. 자작님.”
약간 당황한 표정을 지우며 슬쩍 넘어가려는 아문센 남작. 하지만 자크가 누구인가?
“이보시오, 남작. 나는 눈이 없는 줄 아시오. 저기서 병사가 오고 난 뒤에, 란셋 경이 기사들을 데리고 떠난 것 아니오. 뭐요? 혹시 폭동이라도 난 것이오?”
“아, 아닙니다. 폭동이라니요? 그런 일은 없습니다. 자작님.”
그때, 자크 자작의 기사 한 명이 마차 가까이 붙더니, 자작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다.
황당하다는 표정의 자크 자작은 얼굴을 굳히며 소리쳤다.
“그러면 뭐란 말이오? 이렇게 숨기면 본인은 그만 돌아가겠소!”
“아! 아닙니다. 자작님. 말씀드립니다. 말씀드려요.”
돌아간다는 말에 질색을 하는 아문센 남작은 로스의 눈치를 살피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시, 실은 아르진 북쪽에 있는 마을에 몬스터들의 약탈이 있다고 합니다.”
“아니, 대낮에도 몬스터들이?! 이 성의 병사들은 대체 무얼하고 란셋 경이 직접 뛰어간다는 말이오?”
“그게…….”
“말을 하려면 제대로 하시오!”
“휴우…….
자크 자작의 감정 섞인 외침에 아문센 남작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스는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곳에 왔다는 생각이 드는 자크 자작이다.
“어차피 자작님께서 저희 영지의 사정을 알고 도와주려 오셨으니 말씀드리지요. 벌써 크레인 남작님께서 기사들과 병사들을 이끌고 가셨습니다. 하지만 몬스터들이 너무 강해 고전을 하고 계신 모양입니다. 아! 하지만 이 성안에서는 안전합니다. 더욱이 그곳은 북문 쪽에 있는 마을입니다.”
아문센 남작은 묻지 않은 말까지 술술 풀어 놓는다. 그 곁에서 로스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고, 그 모습을 약간은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오토 집사가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어떤 몬스터인데?
“그게 해양 리자드맨이라 보통 강한 것이 아니라서…….”
“아니, 겨우 리자드맨 정도가 대낮에 마을을 약탈한단 말이오?”
“그, 그게 해양 리자드맨은 일반 리자드맨과 달라서…….”
“됐소. 안내하시오. 우리가 돕겠소.”
“예?”
“뭐 하시오? 어서 안내하래도. 아니, 아니지. 기사들에게 안내하라 하고 남작 일행은 여기 남아 있으시오.”
“아이고! 안 됩니다. 자크 자작님.”
“흥! 뭐가 안 된다는 말이오!”
“그러나 다치시기라도 한다면…….”
땀을 뻘뻘 흘리며 아문센 남작은 우는소리를 했다.
‘이런 어리석은 작자…….’
“내 걱정은 말고 어서 안내나 하라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