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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술사 1권(18화)
08. 바울과의 만남(3)


―공격을 받아 HP가 193 감소합니다.
―치명적인 일격으로 가륜 산의 산적에게 25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됐다!’
급소를 찌르자 엄청난 데미지가 발생했다.
레온은 창을 찌르자마자 그대로 옆으로 쭉 베어 버렸다.
―치명적인 일격으로 가륜 산의 산적에게 280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크헉!”
눈앞의 산적이 쓰러지면서 떨어뜨린 아이템을 학인할 새도 없이 두 자루의 도끼를 피하기 위해 바닥을 굴렀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창을 크게 휘둘러 산적들과의 거리를 벌렸다.
“이봐, 이봐. 당신들에게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야겠어.”
“닥치고 죽어라!”
레온이 산적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중 하나가 들어 보지도 않고 레온에게 달려들었다.
“크르릉, 크와앙!”
“크학!”
레온에게 달려들던 산적은 번개같이 뛰어든 바울에게 목덜미를 물리며 쓰러졌다.
“으악! 살려 줘!”
“크르르릉!”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내 친구 바울이 네 대장과 네 친구들을 다 끝내 버렸다는 것이었어.”
레온이 뭐라 하든 거대한 늑대의 몸에 깔린 산적은 들고 있던 도끼로 바울을 내려찍으며 풀려나기 위해 애썼지만 바울은 꿈쩍도 하지 않고 목덜미를 물어뜯었다.
“이런 개…….”
“이봐, 당신의 상대는 나라고!”
핑!
―가륜 산의 산적에게 9의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자신의 동료를 도와주려던 산적은 뺨을 스치는 창날에 고개를 돌렸다.
“이런, 빗나갔네. 운이 좋은 산적 아저씨구만. 어디 운만큼이나 실력도 좋은지 한번 확인해 볼까? 차앗!”
산적의 도끼와 레온의 창이 맞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산적은 레온을 수세로 몰아가며 잘 싸웠지만 어느새 달려온 바울의 날카로운 이빨에 명을 달리했다.
이날, 레온과 바울은 총 15무리의 산적들을 각개격파하고 레온은 레벨이 두 개가 오름과 동시에 또 다른 성과를 올렸다.
―스킬 창술을 습득하셨습니다.

[창술(패시브)] LEV1
숙련도:0%
창을 이용한 공격 시에 공격력 10% 증가, 적의 일반 공격을 5%의 확률로 쳐낼 수 있다.

반복되는 창술 동작으로 인해 창술 스킬이 생긴 것이다.
공격력뿐만 아니라 낮은 확률이지만 적의 공격을 쳐내어 데미지를 입지 않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제는 조금 더 수월한 사냥이 가능하리라.
“이봐, 레온. 이제 나는 나가 봐야겠어. 늘 하던 대로 내 몫의 아이템을 처분해서 내일 만나면 달라고.”
바울이 게임에서 나가려 하자 레온이 그의 앞에서 무릎을 반쯤 굽히며 눈을 마주했다.
“무슨 소리야? 바울. 이제 시작인데 조금만 더하면 렙 업인데 네가 나가 버리면 나 혼자 어떻게 산적들을 사냥한단 말이야?”
“…….”
바울은 왠지 자신이 사람을 잘못 고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제까지는 이러지 않았는데… 이놈 원래부터 이런 독종이었나?’
바울은 레온과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레온의 독한 성격을 파악해 갔다.
“알고 있나? 레온. 네가 상당히 독한 성격이라는 것을…….”
다시 3시간의 사냥을 끝내고 바울이 입을 열었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사람의 목을 생으로 물어뜯는 당신에게 그런 말을 듣고 싶지 않아.”
“…….”
바울은 늑대로 전직해 버려서 어쩔 수가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사실은 그도 그런 잔인하고 과격한 행동을 즐기는 독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독종은 서로 도와가며 빠르게 성장해 나갔다.

요즘 정민이 하루에 3시간의 수면 시간을 제외하고 접속기에서 나오는 시간은 3번의 식사 시간뿐이었다.
그 식사 시간마저도 화장실 용무, 세면, 안토시안 자료 검색 등으로 쪼개어 사용할 정도이니 정민이 얼마나 게임에 전념하는지를 알 수가 있었다.
“보자… 액티브 스킬의 활용… 응?”
여느 때처럼 식사를 하며 게임 공략 팁을 읽다가 정민은 충격적인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제기랄! 이때까지 MP를 전혀 활용하지 않았잖아.”
MP를 소모하는 액티브 스킬은 언제든지 사용하며 숙련도를 올릴 수가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액티브 스킬인 도구재료감별과 지형파악은 계속해서 MP가 다 소모될 때까지 스킬을 사용하며 숙련도를 올릴 수가 있었는데 이때까지 정민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럴 수가 있나?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액티브 스킬을 쓴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닌데 MP를 사용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스러웠다.
“이제부터 놀고먹는 마나를 철저히 활용해 주겠어!”
정민은 자신의 어이없는 실수에 이를 갈며 접속기 속으로 들어갔다.

레온은 틈이 나는 대로 도구재료감별과 지형파악 스킬을 사용했다.
어차피 사용하지 않는 MP를 그 두 가지 스킬에 올인했다.
“도구재료감별.”

[도끼:철, 나무]

“도구재료감별.”

[털가죽 옷:가죽, 털, 천]

“도구재료감별.”

[수련자의 장창:철, 나무]

“지형파악.”
―지형을 파악하셨습니다.
“지형파악.”
―지형을 파악하셨습니다.
지형파악 스킬은 시야의 구석에 표시되는 미니맵에 지형의 기본적인 정보가 추가로 덧입혀지는 기능이었다.
어떤 정보냐 하면 이런 것이었다.
이 부분은 땅, 이 부분은 나무, 여기에는 큰 바위, 여기는 물이 흐름.
표시되는 정보라는 게 너무 허접했지만 레온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계속해서 스킬을 쓰고 다녔다.
이동할 때, 사냥할 때, 물건을 사고팔 때 등. MP가 남아 있으면 계속해서 스킬을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스킬레벨이 급속도로 올라갔다.
―지형파악의 스킬레벨이 올랐습니다.

[지형파악(액티브)] LEV2
숙련도:0.9%
소모:MP200
주변의 반경 100미터의 지형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형파악의 스킬레벨이 올랐습니다.

[지형파악(액티브)] LEV3
숙련도:0.3%
소모:MP200
주변의 반경 150미터의 지형에 대한 식물의 분포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형파악 스킬이 3이 되자 맵에 표시되는 식물이 종류가 서로 다른 것들은 다른 색상과 모양으로 표시가 되었다.
―도구재료감별의 스킬레벨이 올랐습니다.

[도구재료감별(액티브)] LEV4
숙련도:0.7%
소모:MP50
병장기에 대한 재료를 좀 더 상세하게 감별할 수 있다.

기존에 3이었던 도구재료감별은 4로 올랐다.
“도구재료감별.”

[수련자의 장창:순도 낮은 주철, 삼나무]

“이제 뭐가 좀 나오기 시작하네.”
상대적으로 MP소모가 적은 도구재료감별을 더 자주 사용을 했는데 이렇게 스킬을 올리다 보니 어느새 지형파악은 레벨이 6이 되고 도구재료감별은 7레벨이 되었다.

[지형파악(액티브)] LEV6
숙련도:1.5%
소모:MP200
주변의 반경 500미터의 지형에 지질의 종류와 서식하는 식물의 종, 움직이는 생명체의 유무를 파악할 수 있다.

[도구재료감별(액티브)] LEV7
숙련도:68.2%
소모:MP50
병장기에 대한 재료의 비율을 파악할 수 있으며 모든 종류의 도구에 대한 재료를 감별할 수 있다.

스킬레벨이 꽤나 많이 올랐지만 레온은 절대로 안주하지 않고 계속 스킬레벨을 올렸다.
도구재료감별은 아직 실용성이 낮았지만 지형파악 스킬은 사냥을 할 때에 큰 도움이 되었다.
“지형파악! 음… 바울, 저쪽이다. 저쪽에 10기 정도의 생명체가 움직이고 있어.”
“이봐, 레온. 저번처럼 사슴 떼는 아니겠지? 그 지형파악이라는 스킬은 언제 생명체의 종류를 알 수 있게 되는 거야?”
“이번에는 확실한 것 같아. 저번 사슴떼보다 속도도 느린 편이고 무엇보다 개체의 숫자가 10기잖아. 이 정도로 무리를 형성하는 것은 산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좋아, 그러면 이번 작전은…….”
이처럼 사냥을 할 때 몬스터의 위치를 파악하고 사전에 작전을 짜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로인해 그들보다 레벨이 높은 몬스터도 치밀한 작전을 세워 미리 함정을 파 놓고 기다려 잡을 수가 있었다.
“캬우울!”
“덫을 밟았다! 지금이야, 바울!”
“알고 있다.”
레벨이 60에 다다르는 외눈 늑대는 시장에서 파는 덫을 사용해 다리를 묶어 버리고 합공으로 쉽게 잡아냈다.
“쳇! 이거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아. 정정당당하지 못하잖아.”
“무슨 배부른 소리를 하는 거야? 네가 외눈 늑대와 엉겨 붙어 싸우면 내가 도와주기가 힘들어 지는 건 저번 경우에서 확인했잖아. 그때 간신히 살아남은 기억을 잊은 모양이지?”
“쳇!”
레온의 말에 바울은 코를 씰룩였다.
이제 바울의 레벨이 58이 되어 레온과 합공하면 외눈 늑대를 쉽게 잡을 수 있겠지만 자신보다 레벨이 높은 외눈 늑대는 그의 힘으로도 한 번에 쳐 낼 수가 없어 서로 엉겨 붙어 육탄전을 벌일 때가 많았다.
두 마리의 늑대가 사납게 나뒹구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가진 공격 기술이라고는 창술밖에 없는 레온이 서로 땅 위에 엉겨 붙어 구르고 물고 뜯는 두 마리 늑대 중에 외눈 늑대만 골라 창을 찌르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결국 생각해 낸 방법이 레온의 지형파악 기술로 혼자 활동하는 외눈 늑대의 이동로를 예측하여 덫을 쳐 놓는 것이었다.
덫 위에는 나뭇가지로 덮어 놓고 그 옆에 멧돼지 고기를 놓아두니 지금처럼 외눈 늑대가 걸려든 것이다.
“이대로 레벨을 조금만 더 올리면 가륜 산의 상부에 있는 난폭 원숭이를 잡아도 되겠는데?”
레온의 말에 바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난폭 원숭이의 레벨이 65에서 70 사이이니까 네 레벨이 50이 넘는다면 도전해 볼 만하겠지. 그나저나 너도 참 대단하다. 직업하나 없이 창술 스킬만으로 레벨을 47까지 올리다니 말이야. 창술 스킬은 레벨이 몇인 거냐?”
―외눈 늑대에게서 검은색 늑대 가죽(1)을 습득했습니다.
“6.”
레온이 외눈 늑대에게서 나온 가죽을 주우며 대답했다.
“거참,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직업이기에 전직 전에 그렇게나 렙 업을 하는 거야? 47이라는 레벨로도 부족한 거냐?”
“…….”
사실 레온도 파라곤 산의 유적을 찾는데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레벨을 올려야 할지 몰랐다.
바울과 사냥을 하다 보니 레벨 업도 빠르고 벌어들이는 수입도 많아서 사냥을 지속하다 보니 그에 대한 판단을 미뤄 두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수준으로도 괜찮을 것 같은데… 파라곤 산에서 오우거나 트롤을 꼭 만난다는 보장은 없잖아. 그리고 지형파악 스킬도 있고 하니 수상한 생명체가 다가오면 피하면 그만이고.’
레온은 이제 유적을 찾으러 갈 때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아! 50까지만 올리고 파라곤 산으로 간다.”
바울처럼 좋은 파티원도 없었기 때문에 그와 같이 파티를 하며 레벨을 50까지는 만들기로 했다.
“다시 시작하자, 바울! 어서 50을 만들어야겠어.”
“그러지, 뭐.”
레온과 바울은 지형파악 스킬을 사용하여 근처의 몬스터를 찾아 나섰다.

―외눈 늑대에게서 검은색 늑대 가죽(1)을 습득했습니다.
“이제 렙 업이 얼마 남지 않았어. 우리가… 뭐야? 이봐, 바울!!”
레온이 외눈 늑대에게서 나온 아이템을 주우며 바울에게 고개를 돌리다 그에게서 이상한 기운을 느끼고는 소리를 질렀다.
“크르르르!!”
바울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며 송곳니가 집게손가락 길이만큼 돋아났다. 그리고 그에게서 온몸을 찌릿하게 만드는 살기가 흘러나왔다.
“바울, 무슨…….”
“크르르르르!! 레온 내게서 떨어져라.”
“뭐?!”
“어서 떨어져! 어서!!”
레온은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바울의 흉악한 기세에 뒤로 몇 발짝 물러섰다.
“아오오오오오오!!”
그때, 바울이 늑대 울음소리를 내자 그의 몸에서 붉은 칼날 같은 바람이 형성되어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핑! 핑! 핑!
―공격을 받아 HP가 108 감소합니다.
―공격을 받아 HP가 158 감소합니다.
―공격을 받아 HP가 203 감소합니다.
―공격을 받아…….
“뭐야?”
바울에게서 생성된 무형의 칼날은 사방으로 뻗어져 나가 주변의 사물에 타격을 입혔는데 거기에 레온도 예외는 아니었다.
무형의 칼날에 닿은 부위에서 피가 터지며 옷을 적셨다.
레온은 깜짝 놀라 창을 들어 붉은 기운을 맞받아치며 바울에게서 최대한 멀어졌다.
“아오오오오오!! 으으으으… 끄아악!!”
주변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붉은 칼날 속에서 바울의 몸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