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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술사 1권(22화)
09. 전직, 복원술사!(4)
“여기가… 마지막 장소인가?”
최초의 유적을 발견한 보상을 드디어 받을 수가 있었다.
―메드킨트의 유적을 최초로 발견하였습니다.
―명성이 200 오릅니다.
―고대의 복원술사 메드킨트의 기운을 받아 힘이 영구적으로 5 증가합니다.
―고대의 복원술사 메드킨트의 기운을 받아 체력이 영구적으로 5 증가합니다.
―고대의 복원술사 메드킨트의 기운을 받아 지혜가 영구적으로 5 증가합니다.
최초로 유적을 발견한 대가로 명성이 오르고 여러 스탯이 올랐다.
유적에 도착하기까지 자신을 방해했던 세 가지의 난간을 이겨내고 땅 위에 굳건히 몸을 일으킨 레온은 자신의 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벌렸다.
그 넓이를 알 수 없는 큰 규모의 광장.
광장 안은 아득히 내린 어둠으로 감싸여 있었다.
하지만 단 한 곳.
광장의 중앙에 자리 잡은 단상은 오연한 빛을 뿌리며 너무나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레온은 고개를 들어 빛의 출처를 바라보았다.
분명히 절벽 안에 자리 잡은 동굴 속이었는데 천정에서 햇빛이 비치고 있었다.
천정의 중간에 약 30센티의 구멍이 나 있었는데 거기에서 눈부신 햇살이 3미터 넓이의 단상을 신비하게 비추고 있었던 것이다.
단상을 제외한 광장 안의 모든 공간은 오로지 어둠뿐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레온은 망설임 없이 단상을 향해 걸어갔다.
단상 위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의 전직을 도울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레온은 걱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고생했는데 아무것도 없을 리 없지. 안토시안은 그렇게 허술한 게임이 아니야.’
그렇게 믿으며 단상 아래의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어두운 계단을 올라가 햇빛이 비추는 단상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흠칫.
레온은 한걸음 내딛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자신의 맞은편의 어둠 속에서 단상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 누군가의 다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레온이 걸음을 멈추자 맞은편의 인물은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한 발짝을 걸어 단상 위에 레온의 모습이 완전히 드러났다.
그리고 맞은편에 있던 사람도 모습을 드러내었다.
“놀랐다면 미안하군, 자네가 복원술사로 정해진 인물인가?”
레온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노년의 남자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 사방으로 삐쳐 나온 새하얀 머리카락과 턱수염, 인자해 보이는 작은 눈.
그리고 그의 검은색 눈동자는 왠지 라돈 영감을 보는 것 같았다.
‘하나도 닮지 않은 듯 보이지만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야. 그렇다면 이 노인이 메드킨트인가? 하지만 메드킨트는 고대의 인물이라 들었는데…….’
백발의 노인, 메드킨트가 인자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입을 열었다.
“나는 메드킨트, 지금 자네가 보고 있는 것은 내가 남긴 사념이라네.”
레온의 의문을 눈치챘는지 메드킨트가 의문을 풀어 주었다.
“다시 묻겠네. 자네가 복원술사로 정해진 인물인가?”
메드킨트의 질문에 레온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발짝 내디뎠다.
“그렇습니다. 제가 당신의 유지를 이을 것이며 오래 전에 끊어져 버린 복원술사의 역사를 계승할 것입니다.”
메드킨트도 레온을 따라 한 발짝 내디뎠다.
“자네의 이름은 무엇인가?”
그의 물음에 레온은 힘차게 대답했다.
“카드리안! 제 이름은 레온 팔랑크스 카드리안입니다! 제가 당신의 뜻을 계승할 것입니다!!”
드넓은 광장 안에 레온의 목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다.
“좋다! 카드리안이여. 복원술사의 길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자네에게 그 길이 정해져 있었고 자네의 의지가 이렇게 확고하니 자네에게 복원술사의 계보를 물려주나니, 자네는 선택을 해야 할 것이야!”
레온은 메드킨트의 중저음의 목소리를 듣고는 물었다.
“어떤 선택입니까?”
메드킨트가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말했다.
“복원술사의 시작은 두 갈래로 그 길이 나눠지게 된다네. 물체를 복원하여 인간의 의지를 구현하는 물체 복원술사와 신체를 복원하여 인간의 삶을 구원하는 신체 복원술사가 그것이지. 자, 자네는 어느 길로 갈 것인가?”
‘뭔 소리야? 이 영감탱이가.’
레온은 폼 나게 전직을 하기 위해 메드킨트의 말에 멋들어지게 대답하며 그의 물음에 답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니?
복원술사라는 직업으로 바로 전직 하는 게 아니란 말인가?
‘복원술사가 두 가지로 나뉘다니, 이거 예상외인데? 가만, 메드킨트의 후손들은 대대로 대장장이의 길을 걸었고 현세대의 메드킨트가의 수장인 라돈 역시 대장장이의 길을 걷고 있다. 신체 복원술사라는 말에서는 어딘가 힐러 계열의 냄새가 풍겨. 물체 복원술사가 제조기술을 가진 복원술사일 거야.’
레온이 생각하기에는 여기에서 전직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라돈에게 퀘스트 완료 보고를 할 때 자신이 어떤 종류의 복원술사를 선택했느냐에 따라서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 같았다.
‘그리고 힐러 계열보다는 제조 계열이 훨씬 돈이 되지.’
레온은 생각을 끝냈다.
“저는 물체 복원술사의 길을 걷겠습니다.”
“확실히 결정한 것인가?”
재차 물어 오는 메드킨트에게 레온은 단호하게 대답했다.
“저의 결정은 확실합니다. 저는 물체 복원술사의 길을 걷겠습니다.”
“좋다! 나에게로 다가와 내 손을 잡게나.”
레온이 메드킨트에세 다가가자 그도 레온에게로 마주 다가왔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메드킨트의 환영도 움직일 수가 없는 모양이군.’
그렇게 추측한 레온은 메드킨트와의 거리를 한 걸음을 남기고 멈춰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메드킨트가 레온의 손을 맞잡으며 눈을 감고 힘 있게 말했다.
“이로써 복원술사의 의지는 여기 이 레온 팔랑크스 카드리안에게 이어짐을 선포한다!!”
순간 뚫려 있는 천장에서 내리쬐던 햇빛이 사라지더니 주변이 어둠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맞잡은 손에서 푸르른 빛이 피어나더니 사방을 하늘빛으로 바꾸어 놓았다.
―인간은 항상 정해진 길로만 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그렇게 다양한 문명을 꽃피우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결국 완전하지 않기에 아름다운 것이고 완벽하지 않기에 더욱 발전하는 것이다. 여기, 태초부터 정해진 인간의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시발점에 놓여 있는 자. 모든 것의 시작점이 되어지는 자,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길로 인도하는 자. 복원술사로 불리는 자가 결정되었다!
―복원술사(물체)로 전직하였습니다.
―스킬 복원술(물체)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 무형방어술을 습득하셨습니다.
―스킬 수리를 습득하셨습니다.
―기존의 수리 스킬인 ‘수리(패시브)’가 수리(액티브)와 합쳐져 그 효과가 상승합니다.
―스탯 행운이 생성되었습니다.
―전직의 효과로 직업의 특성이 발생합니다.
―지력이 30 상승합니다.
―지혜가 30 상승합니다.
―매력이 30 상승합니다.
―행운이 30 상승합니다.
―방어력이 영구적으로 100 증가합니다.
―대장장이들에게 직업을 공개했을 시 그들의 질시를 받게 됩니다.
―현자, 학자, 마법사들이 당신을 존중합니다.
―귀족들이 당신에게 호감을 갖게 됩니다.
―특정 직업에서 당신을 적으로 간주합니다.
―특정한 조건을 만족할 시에 과거의 복원술사의 기억의 일부가 살아나며 스킬이 자동으로 복원됩니다.
―스킬 록펠러 창술이 복원되었습니다.
―기존의 창술 스킬인 ‘창술’이 록펠러의 창술과 합쳐져 그 효과가 상승합니다.
록펠러 창술 복원 조건
레벨 50 이상, 민첩 50 이상, 지력 50 이상, 창술 스킬레벨 5 이상
―메드킨트에게서 하지즈의 푸른 창을 습득했습니다.
“……!”
레온은 연이어 뜨는 메시지에 아무 말 없이 전직의 감동을 느끼고 있었다.
‘진정으로 대박이구나! 역시 내 예상은 틀리지 않았어!’
그가 감동에 젖어 있을 때, 서서히 광장을 하늘색으로 물들던 빛이 사그라지고 다시 천장에서 새어 나오는 햇살이 그들을 비추었다.
당장 스킬창을 열어 어떤 스킬이 생성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지만 레온은 전직의 순간을 좀 더 느끼고 싶어서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스킬, 복원술만은 확인을 했다.
그렇게나 애를 먹이면서 전직한 복원술사의 메인 스킬인 복원술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복원술―물체(액티브)] LEV1
숙련도:0%
소모:HP500, MP2,000
파손된 도구 및 근접무기를 복원할 수 있다.(단, 한 번 복원한 아이템을 다시 복원할 수 없다.)
내구도가 0이 되어 파손된 도구에 대한 원형복원이 가능하다.(노멀 아이템에 한정)
내구도가 50% 하락한 근접무기에 대한 원형복원이 가능하다.(노멀 아이템에 한정)
해체 스킬과 연계하여 복원술의 사용이 가능하다.(노멀 아이템에 한정)
해체된 기본 도구 복원 시 재료의 잠재력을 10% 끌어낼 수 있으며 복원장소, 재료의 종류, 유저의 스탯에 따라 임의의 스탯 한 가지가 13 이하로 랜덤하게 부여된다.
해체된 기본 도구, 근접 무기 복원 시에 복원 후의 특성, 복원 장소, 재료의 종류, 유저의 스탯에 따라 아이템명이 결정된다.
해체된 기본 도구, 근접 무기 복원 시 공격력, 내구도, 사용 제한, 옵션은 재료의 특성과 스킬의 레벨, 행운 스탯의 영향을 받아 랜덤으로 적용된다.
해체된 근접 무기 복원 시 재료의 잠재력을 5% 끌어낼 수 있다.
복원 시에 수리 스킬의 영향을 받는다.
“…….”
레온은 메드킨트의 손을 놓고 복원술이라는 스탯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다.
‘완전히 파손된 고철을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는 말인가? 지금은 기본 도구만 가능하고 노멀 아이템에만 적용되지만 스킬레벨이 올라가면 병장기도 복원이 가능하게 될 거야. 그리고 완전히 파손된 매직 아이템 이상의 복원이 가능하다면 고철을 보물로 변신시킬 수가 있다!’
레온은 해체와 관련된 부분도 활용도를 찾아보았다.
‘무기나 도구를 해체한 후에 각자의 재료로 돌아간 상태에서 복원술을 사용하면 기존의 공격력, 내구도, 옵션, 제한 등이 초기화 되면서 새로 부여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경우에 따라서 말도 안 되는 대박 아이템이 뜰 수도 있다는 말!’
레온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몸을 파르르 떨었다.
‘완전히 마이더스의 손 같은 스킬이잖아! 이제 이 스킬의 레벨만 높아지면 돈 걱정은 안 해도 돼!’
“이제 자네의 손에 의해 많은 것들이 바뀌게 될 거야. 부디 복원술사의 의지를 이어가게나.”
메드킨트는 그 말을 끝으로 오른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단상 위의 허공으로 무수히 많은 돌가루 들이 모여들었다.
‘아니 이 영감이 이런 감격스런 순간에 왜 흙을 뿌리는 거야?’
레온의 의문도 잠시 곧 메드킨트가 중저음의 목소리로 나직이 말하자 돌가루들이 변형되기 시작했다.
“복원!”
이리저리 날리던 돌가루들이 속속들이 결합하여 허공에 123개의 계단을 만들어 내었다.
메드킨트의 복원술로 만들어진 돌계단들은 지지대 없이 둥그렇게 나선형으로 허공에 떠 있었다.
계단의 끝은 햇빛이 쏟아지고 있는 천장의 구멍으로 통하고 있었다.
“이제 여기를 나가 복원술사의 길을 걸어가게나. 잊지 말게 모든 것은 복원술사의 손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레온은 메드킨트의 알 수 없는 말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다.
이제 전직을 했는데 더 이상 이 유적에 남아 잡담을 나눌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제가 모든 것의 시작이 되겠습니다.”
그 말을 남기고 레온은 123개의 계단에 첫발을 내밀었다.
쏟아지는 햇살을 받으면서 허공에서 자신을 받치는 돌계단을 걸으며 레온은 희망에 가득 찼다.
‘복원술사! 과연 오랫동안 기다리고 고생한 보람이 있다.’
이제 복원술사로 게임을 다시 시작할 레온의 몸에는 한껏 힘이 들어가 있었다.
‘떼돈을 벌어 주마!’
그런 결연한 각오를 다지며 123개째 계단의 끝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이제는 거리가 멀어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메드킨트가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레온도 마주 미소 지어 보이고는 구멍을 통해 밖으로 나갔다.
“카드리안이여! 자네의 존재가 세상을 변하게 할 것이야…….”
그 말을 뒤로 남기며 메드킨트의 사념은 뒤돌아 햇빛 찬란한 단상을 내려가 그 모습을 감추었다.
“상태!”
이름:레온 P.카드리안 성향:선 직업:복원술사(물체)
직위:없음 작위:없음 평판:75 명성:231
레벨:60 HP:8,950 MP:8,150
힘:83 민첩:67(+3) 체력:89 지력:70 지혜:81
매력:69 행운:81(+50)
공격력:336―347 방어력:243
밖으로 나오자마자 상태창을 확인한 레온은 너무 강해진 공격력과 방어력에 의문이 들어 연이어서 새로 얻은 스킬들도 확인해 보았다.
[무형방어술(패시브)] LEV1
숙련도:0%
원거리 공격으로 인한 데미지를 10% 감소시킨다.
원거리 공격을 10% 확률로 무력화 시킨다.
원거리 공격을 1% 확률로 2배의 데미지로 돌려준다.
원거리 공격에는 모든 마법공격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