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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 1권(4화)
2장 몸이 왜 이러지?(1)


윤재는 며칠 동안 집에 있으면서 자신의 몸이 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유를 도무지 모르고 있었다.
“도대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고 있는 거야?”
윤재가 몸의 이상을 느낀 것은 바로 종혁에게 운전을 배우면서부터였다.
신기하게도 자신의 몸에 대한 감각을 모든 부분에서 느낄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전보다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윤재가 그냥 평소대로 힘을 주었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힘과는 다른 괴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한참을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하던 윤재는 화첩을 사서 돌아오고 나서부터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 화첩의 노인이 사라지고 나서는 이상하게 몸이 변한 것 같은데 말이야…….”
윤재는 신기한 일이 자신의 몸에 일어나서 한편으로는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했다.
갑자기 몸이 좋아졌다가 나중에 혹시 부작용이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래도 힘이 강해지다 보니 솔직히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었다.
윤재는 어려서부터 고아라는 이유 때문에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마다 싸움을 하곤 했다.
그럴수록 윤재는 강한 힘을 원하게 되었고, 일을 하면서도 나름대로 열심히 운동을 하며 몸을 키웠다.
정식으로 배운 것은 없지만 책으로 합기도를 익히며 혼자 기술을 연마하였고, 덕분에 그 후로는 남과 싸워도 두들겨 맞지 않을 정도의 실력은 되었다.
윤재가 혼자만의 고민에 빠져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드드드.
“여보세요?”
―오늘은 핸드폰도 잘 받네.
“예, 이제 열심히 일을 해야 하니 받아야지요.”
―그래, 잘 생각했다. 그럼 내일 출발하니까 미리 준비를 해 두거라.
윤재는 내일부터 한옥을 지으러 간다는 성재의 말에 바로 대답을 했다.
“준비는 이미 해 두었는데 어디로 가는 겁니까?”
―어, 이번에는 경주로 간다. 아마도 이번에는 제법 시간이 걸릴 거다. 한 채가 아니라 여러 채를 짓는다고 하니까 말이다.
“아, 잘되었네요. 그럼 내일 어디로 가면 되나요?”
―너는 그냥 집에 있어라. 내가 내일 데리러 갈 테니 말이다.
윤재가 차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성재였다.
하여 연장을 가지고 가려면 자신이 데리러 와야 했다.
다른 목수보다 많은 연장을 가지고 있는 윤재다 보니 함께 팀을 짜면 연장 때문에 애를 먹을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했고 말이다.
“알겠습니다. 그럼, 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래, 내일 보자.
성재가 전화를 끊자 윤재는 자신의 몸에 대한 생각을 다음으로 미루고는 구석이 놔두었던 연장통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목수들이 사용하는 연장은 제법 종류가 많았다.
한데 아직 정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참에 정리를 해 두려는 윤재였다.
한참 동안 그렇게 연장통을 정리한 윤재는 가벼운 마음으로 잠자리를 들 수가 있었다.

다음 날.
성재와 함께 경주에 도착한 윤재는 현장을 보고는 제법 시간이 걸리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기는 제법 시간이 걸리겠는데요?”
“그래. 한동안 일거리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 정도는 되니 여기까지 온 거다.”
성재도 실력은 대단하지만,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일거리가 없으면 놀아야 하는 일이라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다.
다른 노가다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여러 사람과 친분을 가지고 있어야 놀지 않고 일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윤재도 한동안 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어서 좋았기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성재는 윤재와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누군가를 찾았다.
한참을 주변을 살피던 성재가 누구를 발견하였는지 눈빛이 빛났다.
“저기 있으니 가자.”
“예, 형님.”
윤재와 성우는 한쪽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걸어갔다.
“어이, 이 목수. 나 왔어.”
성재의 말에 이 목수라 불린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아, 어서 오게. 옆에 있는 녀석이 자네가 말한 친구인가?”
“응. 일을 잘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그래, 실력이 좋으면 되지. 내가 숙소를 안내해 줄 테니 일단 짐을 풀고 이따가 목수 오야지하고 인사나 하게.”
“고맙네, 이 목수.”
“서로 도와 가며 살아야지. 나중에 자네가 큰 현장에서 일하게 되면 그때 연락을 해 주면 되지 않겠나.”
둘은 제법 친분이 있는지 웃으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성재도 목수들을 알고 있지만 이 목수라 불린 사람처럼 많은 인맥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다만 그동안 성재가 워낙 열심히 일을 하고 실력도 어느 정도 갖춰 함께 일을 했던 다른 목수들이 일거리가 생기면 자동으로 연락을 하곤 했다.
그리고 성재를 통해 윤재 역시 계속 일을 할 수가 있던 것이었다.
윤재와 성재는 이 목수의 안내로 목수들이 생활하는 숙소로 향했다.
“여기에서 식사를 하면 되고 잠은 저기서 자면 되네.”
이 목수가 가리킨 곳은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을 하는 곳이었다.
윤재도 이런 생활에는 익숙하기 때문에 불만은 없었다.
“내려와서 바로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려니 조금 그러네요.”
“하하하, 다른 곳에서는 바로 일을 하는데 여기는 그렇지 않은 것을 보니 그리 일이 바쁘지는 않는 것 같다.”
성재도 많은 현장을 다녔기 때문에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제법 여유가 있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형님, 그런데 여기 인건비는 잘 나와요?”
“아직 받은 사람이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 목수가 자금이 충분한 사람이라고 하니 인건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노가다를 하고 인건비를 받지 못하는 사고가 종종 생기는 탓에 묻는 말이었다.
윤재도 그렇지만, 성재도 그런 경험이 많았다.
힘들게 일을 하고 돈을 받지 못하면 그동안 헛고생만 한 셈이 되기 때문이었다.
물론 나중에 주겠다고 말은 하지만, 어느 세월에 그 돈을 받으러 다니겠는가 말이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돈을 떼이게 되기 때문에 일을 마치면 바로 돈을 받는 것이 가장 좋았다.
물론 이번처럼 공사 기간이 길면 보름에 한 번 간주를 받지만 말이다.
사실 두 사람은 이곳도 보름마다 간주를 받는 것으로 알고 오게 된 것이었다.
윤재는 성재와 함께 우선은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주변을 돌아다녔다.
이제 막 시작하는 현장이라 그런지, 많은 자재들이 곳곳에 가득 쌓여 있었다.
자재를 보니 제법 자금 능력이 있는 사람이 이곳 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자금이 부족한 현장에는 항상 자재 때문에 애를 먹기 때문이었다.
“형님, 이제 식사를 하러 가지요? 저기 보이는 사람들도 밥 먹으러 가는 것 같으니 말입니다.”
“그래, 가자.”
현장의 식사 시간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시간이기도 했다.
밥을 먹고 나서는 한잠을 잘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자는 잠이 꿀맛이라는 사실을 윤재도 공감하고 있었다.
숙소는 컨테이너 박스를 이용한 곳이지만 여름에는 문제가 없이 이용할 수가 있었다.
조금 덥기는 하지만 말이다.
윤재와 성우가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며 있으니 이 목수라는 분이 찾아왔다.
“어이, 한 목수. 안에 있나?”
“어, 나 여기 있어.”
“오야지가 좀 보자고 하니 가 보세.”
윤재와 성재는 이 목수를 따라 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현장에서 일을 하려면 일단 목수 오야지와 인사를 나눠 두어야 했다.
누군지도 모르면서 일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다 인사를 해야 나중에 일당을 받는 문제도 해결되기 때문이었다.
“여기 내가 말한 한 목수이고, 저기는 함께 일을 하는 친구요.”
“반갑습니다. 정태민이라고 합니다.”
“예, 반갑습니다. 한성재라고 합니다.”
“이윤재라고 합니다.”
윤재가 인사를 하자 태민은 크게 웃었다.
“하하하! 이거, 젊은 사람이 이런 일을 하는 기술자라고 하니 조금 놀랐네.”
사실 목수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는 기술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 시간에 인맥도 만들지만 말이다.
“제가 어려서부터 일을 배워서 그렇습니다.”
“하하하, 이 친구가 목수일을 한 지가 벌써 십 년째라 실력은 충분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윤재를 보고 십 년의 경험이 있는 기술자라고 하니 태민은 약간 놀라는 얼굴을 하였다.
자신이 눈으로 보기에는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이지는 않았는데, 그 정도의 시간이라면 나이도 제법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윤재는 목수일을 열일곱 때부터 시작하였다.
고아인 탓에 비록 군대는 면제를 받았지만, 그 덕분에 열심히 노력해 기술을 배울 수가 있었기에 지금의 대접을 받을 수가 있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렇게 태민과 인사를 나눈 윤재와 성재는 기분 좋게 대화를 이어 가며 술도 한잔 걸치게 되었다.
“내일부터는 두 사람이 같이 일을 하면 되겠네.”
어느 사이에 태민과 성재는 형님과 동생이 되어 있었고, 윤재는 당연히 동생이 되었다.
“예, 그렇게 하지요.”
성우는 아직 태민과 찬하지 않았기에 완전 존칭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도 절로 변할 것이었다.
노가다를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변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윤재와 성재는 그렇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