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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 1권(14화)
5장 소매치기 집단과의 인연(3)


윤재는 자물통이 이야기해 주는 대로 운전하여 구로의 한 장소에 도착하였다.
허름하고 작은 빌딩의 앞에 도착한 윤재는 자물통을 보며 물었다.
“여기가 너희들의 아지트냐?”
“예, 지하에 사무실이 있습니다.”
“전화를 걸어라. 내가 도착했다고 말이다.”
자물통은 바로 전화기를 꺼내 윤재가 도착을 하였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전화를 끊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한 남자가 건물 밖으로 나왔다.
윤재는 그가 아마도 자신과 통화를 한 남자라고 느껴졌다.
남자 역시 윤재를 보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나이도 어려 보이지만 그 실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여겼는지 일단은 말부터 하고 있었다.
“약속을 잘 지키는군그래.”
“나는 원래 입으로 한 약속을 잘 지키지. 차에 있는 놈을 누가 데리고 갈 거지? 아직도 기절을 해서 일어나지를 않는데 말이야.”
윤재의 말에 남자는 왼손을 살짝 들어 보였고, 그 신호에 건물에서 한 무리의 남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선 차에 있는 애들을 안으로 옮겨라.”
남자의 지시에 다른 조직원들은 윤재의 차에서 기절해 있는 놈과 다리가 부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놈을 부축하여 건물 속으로 들어갔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지. 나를 미행하는 이유가 날치기놈들 때문이야?”
윤재의 말에 남자는 화가 나지만 아직은 참을 수 있는지 눈빛만 사납게 변하고 있었다.
“그래. 그냥 지나갔으면 서로 좋을 일을 너처럼 이상하게 영웅이 되려는 놈들이 많아서 요즘은 정말 골치가 아파. 주제를 모르고 말이지.”
윤재는 남자가 하는 말이 솔직히 웃기기만 했다.
자신들이 무슨 대단한 조직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소매치기 조직은 상당히 많았고, 이들은 그중 하나일 뿐이었다.
“내가 다른 것은 모르겠는데, 그런 짓을 보게 되면 그냥 있지를 못해. 그래서 놈들을 잡은 거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도 나를 찾아올 것인지만 말해 줘. 나도 시간이 마냥 많지 않으니 말이야.”
윤재의 말에 남자는 이놈이 오늘 아주 작정을 하고 왔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남자는 지금 속으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놈이 무슨 배짱으로 혼자 온 것일까? 정말 실력에 자신이 있어 온 것이라면 우리 애들만 가지고는 힘들 것 같은데 말이야.’
소매치기를 하는 조직원들도 기본적인 싸움은 할 줄 알지만 건달 조직의 조직원처럼 전문적인 싸움 실력에서는 솔직히 조금 딸리는 것이 사실이었다.
남자는 문득 놈이 건달 조직에 속해 있는 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는 어느 조직에 속해 있냐?”
“조직? 나, 그런 거 모른다. 그냥 혼자 다니니 독고다이라고 해야 하나?”
윤재는 남자를 보며 독고다이라고 해 주었다.
윤재도 고이로 태어나서 많은 일들을 겪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건달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한때는 그런 건달과 싸움을 벌인 경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윤재와 이야기를 나누는 남자는 면도날의 동생으로, 김종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종현은 윤재가 하도 강하게 나오니 아직도 정리가 되지 않는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건물 안에서 한 중년남자가 나왔다.
바로 이 조직의 보스인 면도날이었다.
면도날은 소매치기였지만 한때는 제법 싸움 실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잘나가던 남자였다.
“무슨 일인데 아직도 그러고 있는 거야?”
면도날은 나오자 바로 고함을 쳤다.
윤재가 온다는 이야기에 애들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결국 자신이 나오게 되자 기분이 그리 좋지 않은 상태였다.
면도날이 고함치는 모습에 윤재는 저자가 두목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호오, 이제 두목이 나왔네.”
이미 윤재가 하는 소리를 모두 듣고 있었기에 종현은 버럭 화를 냈다.
“야, 이 싸가지없는 놈아. 너는 어른도 몰라보냐?”
비록 소매치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면도날의 나이가 사십대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하는 소리였다.
자신이 보기에 윤재는 아무리 많이 쳐 줘도 이제 겨우 삼십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나, 원래 싸가지가 없어. 특히 너희 같은 놈들에게는 더 하지.”
“이런 미친놈이…….”
종현은 어이없다는 듯 말을 내뱉으며 면도날을 돌아보았다.
면도날은 윤재가 하는 소리를 모두 듣고 있었기에 조금은 더 관찰을 하게 되었고, 제법 실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조직원들이 나오게 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단 쪽수로 밀어붙이면 절대 밀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면도날의 판단이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결국 쪽수에는 밀리기 때문이었다.
“거, 젊은것이 정말 싸가지가 없구나. 그러다가 병신이 되고 말지.”
면도날의 의미있는 말에 윤재는 내심 결심을 하게 되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놈들을 모두 박살 내 주어야겠다는 결심을 말이다.
그렇게 해야 자신이 편해질 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말을 하는 사람도 병신이 되는 것을 종종 보았는데 말이야.”
윤재의 대답에 면도날은 더는 참을 수 없을 만큼 열을 받았다.
“이 개새끼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씨부리고 있는 거야! 당장 애들 나오라고 해!”
면도날의 말에 한 조직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고, 잠시 후에 안에 있는 모든 조직원들이 쏟아져 나왔다.
자물통의 말과는 약간 다르게 이십 명이 넘어 보였다.
대강 눈으로 보기에도 한 삼십여 명 정도 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윤재는 빠르게 몸에 내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윤재는 맨몸으로도 이 정도의 인물들은 충분히 제압을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시간이 걸리고, 또 나중에 다시 복수를 하려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예 복수라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도록 독하게 마음먹고 내기를 운기하는 것이었다.
내기를 운기하니 온몸에 활력이 넘치며 주체할 수 없는 힘이 무한대로 생겨났다.
“시간 없으니 빨리 끝내자. 덤벼!”
윤재가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덤비라고 조롱하자 면도날의 이성은 그대로 하늘로 출장을 가고 말았다.
인간의 모습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얼굴이 정말 사납게 변해 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개새끼가 정말 죽고 싶어 환장을 했구나! 애들아, 죽지 않을 정도만 두들겨 패라!”
면도날의 지시에 뒤에 있던 조직원들이 한꺼번에 윤재를 향해 달려들었다.
윤재는 선수 필승이라는 생각에 빠르게 몸에 신속을 걸고는 놈들에게 마주 달려갔다.
휘이익!
퍽! 빠각! 꽈지직!
“으악!”
“크아악!”
“아아악!”
조직원들은 갑자기 윤재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르기로 동료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놀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면도날과 종현의 놀라움은 그 차이가 달랐다.
놈의 실력이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했기 때문이다.
“정신들 차리고 놈을 공격해라!”
면도날의 차가운 목소리에 조직원들은 다시금 정신을 차리고 윤재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하지만 윤재는 그런 공격을 허용할 정도로 호락호락하게 몸을 단련하지는 않았다.
일부는 그냥 흘리면서 처리하고 나머지는 피하면서 한 번에 두세 명씩 박살을 내는 윤재였다.
빠각!
꽈지직!
“크악!”
“아악!”
윤재가 움직일 때마다 조직원들은 쓰려졌고,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두 발로 서 있는 조직원들은 아무도 없게 되었다.
면도날과 종현은 그런 윤재의 실력을 보고는 정말 놀라고 말았다.
한때는 주먹으로 살려고 생각하였을 정도의 실력을 가진 면도날마저도 저런 실력이라면 전국구 주먹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너…… 의 정체가 무엇이냐?”
면도날은 정말 놀라 정체를 물었지만, 윤재는 알려 주고 싶은 생각은 눈꼽만치도 없었기에 아무런 대답 없이 천천히 면도날에게로 걸어갔다.
면도날은 갑자기 품에서 작은 칼을 꺼내고는 다시 고함을 질렀다.
“그냥 돌아간다면 오늘의 일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
면도날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면도날은 칼을 아주 잘 쓰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윤재는 그런 면도날의 모습을 보며 코웃음만 쳤다.
“그렇게 작은 칼로 지금 나를 위협하는 거냐?”
윤재가 그렇게 말을 하며 다가가자 면도날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종현은 지금 면도날도 그렇지만 자신도 상당히 긴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몸을 느낄 수 있었다.
종현은 면도날의 옆에 서서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더 이상 소란을 피우지 않겠다면 우리도 더 이상 너를 건드리지 않겠다. 이 말은 진짜로 믿어도 된다.”
윤재는 종현이 하는 말을 들었지만 이미 마음속으로 이들에게 공포감을 주려고 작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냥 가게 되면 아마도 놈들은 실력이 있는 놈들을 포섭하여 다시 자신을 공격하려고 할 것이 눈에 빤히 보였기 때문이다.
“그냥 여기서 병신을 만들고 가면 되는 일을 귀찮게 왜 그래야 하지?”
윤재가 병신을 만들고 간다고 말하자 면도날과 종현은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놈이 실력이라면 정말로 가능해 보였기 때문이다.
면도날이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삼십 명을 상대로 저렇게 싸울 수는 없었다.
종현은 진짜로 그렇게 마음을 먹고 있다는 것을 윤재의 눈빛을 보고는 알 수가 있었다.
“지, 진짜로 그냥 가면 더 이상 너를 건드리지 않겠다. 그리고 보상도 해 주겠다.”
종현은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보상도 해 주겠다고 하였지만, 윤재에게는 다르게 들렸다.
조금만 더 협박하면 놈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얻을 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호오, 이거 봐라? 잘하면 제법 많은 자금이 그냥 생기겠는데?’
윤재는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선해 보이던 얼굴을 차갑게 변하게 하고 있었다.
“내가 왜 너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나를 이곳으로 오게 만든 것은 내가 아니라 너희였다.”
윤재의 목소리는 냉정하면서 아주 차가웠다.
그 안에는 윤재가 익힌 살기를 약간 가미하였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진심으로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고 믿게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