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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8화)
제3장 세상에 나가다 (4)
카이론은 촌장의 성격을 파악하고는 일단 이곳에서 어느 정도는 지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곳에 있는 동안 대륙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마음을 정하였다.
하이디가 걸리기는 했지만 하이디 정도는 자신이 충분히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
카이론은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내일부터 어떻게 이 집에서 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 말이다.
마을 사람들이 타지인인 자신을 경계할 테니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마을 사람들에게 접근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렇지. 일단 하이디에게 접근을 하는 것으로 시작을 하도록 하자.”
카이론은 하이디의 호기심을 이용하기로 하니 금방 입가에 미소가 돌았다.
하이디의 성격을 보아 충분히 가능성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 * *
다음 날!
카이론은 일찍 일어나서 촌장 집의 마당에 있었다.
어제 저녁에 오면서 보니 아직 장작을 패지 않은 것들이 많아 보여서였다.
카이론도 스승님과 함께 있으면서 장작을 많이 패 보았기에 장작을 패는 것은 자신이 있었다.
카이론이 보니 장작이 있는 곳에 도끼도 있어서 바로 도끼를 들고 장작을 패기 시작하였다.
카이론이 장작을 패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남은 장작은 하나도 없었다.
“오랜만에 장작을 패니 기분이 좋네.”
카이론은 오랜만에 땀을 흘리니 기분이 좋았다.
이 마을에 오는 동안 몬스터와 전투만 했기에 항상 찜찜한 기분이었는데, 일을 하면서 땀을 흘려 보기는 정말 오랜만이라 기분이 상쾌했다.
“어이, 아침부터 일찍 일어났네.”
카이론은 갑자기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깜짝 놀랐다.
“엇? 일어나셨어요.”
“고맙네. 우리 집에 남자가 없어서 장작을 패기도 힘이 들었는데 말이야.”
“아닙니다. 밥값은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한 것입니다. 촌장님.”
카이론은 약간 미안한 얼굴로 대답을 하였다.
그런 카이론을 보고 있는 촌장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촌장에게는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로 보였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일을 했으니 아침을 푸짐하게 주어야겠네.”
“아…… 아닙니다. 촌장님.”
카이론이 당황하면서 대답을 하니 촌장은 기분이 좋은지 너털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허허허. 자네는 보기보다는 순진한 것 같네.”
“…….”
카이론은 촌장이 자신을 놀렸다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아직은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하는 행동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행동도 변하게 될 것이니 그리 문제는 없었지만 말이다.
카이론의 그런 모습이 촌장에게는 상당히 유쾌하게 느껴졌는지 한바탕 웃음을 짓고 안으로 들어갔다.
카이론은 그런 촌장을 보고는 바로 씻기 위해 우물이 있는 곳으로 갔다.
촌장은 안에 들어와서 자신의 손녀에게 식사를 준비하라고 하고 있었다.
“오늘은 아침을 조금 푸짐하게 준비를 해야겠다.”
“왜요?”
“오늘 아침에 손님께서 남아 있는 장작을 모두 패 주었으니 당연히 접대를 해야 하지 않겠니.”
“아, 알았어요. 그럼 제가 준비를 할게요. 할아버지.”
하이디는 아침에 장작을 모두 패 주었다는 말에 기쁜 듯이 대답을 하고 있었다.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가 장작을 패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은 그런 고민이 모두 사라졌으니 기분이 좋아졌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촌장은 그런 자신의 손녀의 마음을 알고 있기에 흐뭇한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카이론은 세면을 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침을 먹고 자신이 이 마을에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물론 오래 있지는 않을 것이지만 일단 어느 정도의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기에 촌장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카이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촌장은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자네는 우선 식사를 해야 하니 이리로 앉도록 하게.”
“예, 감사합니다. 촌장님.”
카이론은 촌장이 시키는 대로 식탁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카이론이 앉자 촌장은 다시 입을 열었다.
“자네 앞으로 어찌할 것인가? 내가 보기에는 당장에 갈 곳도 없는 것 같아 보이는데 말이야.”
촌장은 살아온 날이 많다 보니 카이론을 보고 대충 짐작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카이론도 촌장이 직접 그렇게 말을 하니 고민을 하고 있던 부분에 대하여 바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였다.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우선을 이 마을에 묵고 싶습니다. 오래 있지는 않겠지만 있는 동안 마을에 피해를 주지는 않겠습니다. 촌장님.”
카이론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이야기하니 촌장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마을의 촌장이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있는 자리였기에 혼자 결정을 할 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었다.
카이론이 하는 이야기는 촌장이 혼자 결정을 할 수가 없는 부분에 속하는 것이었고 말이다.
한참을 그렇게 말을 하지 않고 생각에 잠겨 있던 촌장이 생각이 끝났는지 카이론을 보고 입을 열었다.
“자네의 말은 모두 알아들었지만 이 문제는 내가 혼자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니 일단 마을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고 결과를 이야기해 주겠네. 나도 자네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자네가 이 마을에 살 수 있도록 마을 사람들을 설득해 보겠네.”
촌장은 카이론을 아주 좋게 보았는지 도움을 주고 싶어 하였다.
그런 촌장의 말에 카이론도 감사의 마음이 들었는지 최대한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다.
“촌장님, 일면식도 없는 저에게 이렇게 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닐세. 자네가 산속에서 살아온 것도 그만큼 능력이 있다는 소리이고, 우리 마을에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 필요해서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일세.”
사실 촌장이 말한 대로 마을은 항상 몬스터의 위협을 받고 있으니 실력이 있는 사람이 있기를 원하기도 했다.
또 촌장이 하는 말이기도 했고 말이다.
제4장 몬스터의 출현 (1)
촌장이 카이론이 사이론 마을에 기거하고 싶어 한다고 전하자 마을 사람들 중 몇 명은 거부하였다. 하지만 곧 실력 있는 젊은 사람이 머무는 것이라고 하니 모두들 찬성을 하였다.
물론 오랫동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카이론의 말을 그대로 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랜 세월을 마을을 위해 노력을 한 사람들이 새롭게 주민을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카이론이 비교적 쉽게 마을의 인원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바로 이제 본격적인 겨울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가을이 지나면 반드시 몬스터의 침입이 있기에 마을 사람들은 한 사람이라도 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촌장도 이 점을 이용하여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 것이고 말이다.
“자, 그럼 우리 마을의 새로운 인원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모두가 결정을 하였으니 모두 카이론을 환영해 주기 바라네. 이는 모두가 찬성을 한 것이니 모두 불만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만 가 보겠네.”
“들어가십시오. 촌장님.”
촌장은 카이론이 마을에 오래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지나가는 마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실력이 있는 사람이 마을에 있게 되면 그만큼 많은 마을 사람들이 살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정해진 결과였다.
남아 있는 사람들 중에 그래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을 수는 없었다.
그중에는 마을의 치안을 담당하는 삼십 대 후반의 중년의 남자인 케린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일개 여행자를 우리 마을에 남게 하는 것이 정말 마음에 안 들어.”
“케린, 자네의 말대로 그냥 여행자라면 그렇지만 이제 몬스터의 침입도 있으니 우선은 그냥 넘어가자고. 일단 몬스터 침입에 그자가 우리 마을에 도움이 되면 우리가 오히려 고마운 일이지 않겠는가.”
“산에서 살아 나왔다는 것은 경비병에게 들어 알고 있지만 아직 그자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 않습니까.”
케린은 카이론이 검사인지 마법사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 대고 마을에 남겨 두는 것이 불만이었다.
해마다 몬스터의 침입은 있었지만 마을의 사람들만으로 막아 왔기에 올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생긴 불만이었다.
“일단 촌장님이 허락을 했으니 그렇게 알고 불편하지 않게 행동을 하게.”
촌장보다는 나이가 어리지만 그래도 다음 대 촌장이 될 브리엘의 말이었기에 케린도 불만을 표현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나기에는 속이 편하지 않았기에 혼자 방법을 찾고 있었다.
‘빌어먹을. 어디서 뜨내기가 와서는 마을을 이렇게 복잡하게 만드는 거야.’
케린은 마을에 새로운 사람이 생기는 것을 극도로 꺼리고 있었다.
이는 지금 마을에 자신보다 강한 자를 원하지 않아서였다.
지금은 자신이 마을에서 가장 강자였기에 나름 대접을 받고 있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도 있어서였다.
문제는 케린이 좋아하는 여인이 이상하게도 강자를 좋아한다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니 케린이 카이론이 마을에 있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든지 떠나게 해야 하는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케린은 혼자 궁리를 해도 방법이 없자 머리를 흔들고 있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났다.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케린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고 주변에 있던 동료들은 갑자기 케린이 하는 말에 의문스러운 얼굴이 되고 있었다.
“케린 대장. 무슨 소리야?”
케린은 자신이 실수를 하였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수습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니…… 아니야. 잠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느라 그런 것이야.”
“참나. 대장도…….”
동료들은 이내 신경을 끈 얼굴이었고 케린은 속으로 안심을 하고 있었다.
‘휴우,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었군 그래.’
케린은 그렇게 안심을 하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서 사라지고 있었다.
카이론은 촌장이 마련을 해 준 작은 집에 거주하기로 하였고, 촌장의 집에서 장작을 패 주면서 하루를 시작하였다.
물론 장작을 패 주는 값으로 아침 식사를 대접받고 있어서였다.
“오빠, 식사하세요.”
“어, 알았어. 지금 갈게.”
하이디는 이제 카이론의 나이를 알고는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카이론도 오빠라는 말이 듣기 좋은지 반대를 하지 않았고 말이다.
지구에서는 동생이 없었기에 고아원에서나 오빠라는 말을 들었지 사회에 나와서는 한 번도 듣지 못한 말이었기에 하이디가 오빠라는 말을 하자 입이 헤벌쭉 벌어져 단번에 허락을 한 카이론이었다.
카이론이 이곳 나이 25세로 정했기에 하이디가 오빠라고 하게 되었다.
카이론은 도끼를 두고 씻지도 않고 안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안에는 이미 하이디가 만든 맛난 음식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고 말이다.
“캬아, 죽이는 냄새다. 역시 하이디의 솜씨가 최고야.”
하나라도 더 얻어먹으려면 아부는 기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카이론이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베에, 오빠는 먹을 때만 그런 소리를 하드라 모.”
“허허허. 이 할애비가 듣기에도 그렇구나.”
촌장과 하이디가 동시에 공격을 하니 카이론도 항복을 하는 수밖에는 없었다.
“아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촌장님까지 그러실 줄은 몰랐습니다.”
카이론이 삐친 것처럼 행동을 하니 촌장과 하이디는 터지는 웃음을 참으려고 하고 있었다.
“킥킥. 오빠는 항상 새로운 웃음을 주는 것 같아요.”
“허허허. 그렇구나.”
촌장도 카이론이 오고 나서부터 집에 웃음이 넘친다는 사실에 매우 좋아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