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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알지 못하지만, 백호 PMC의 실질적인 주인은 MS 그룹이었다.
종훈이 백호 PMC를 차릴 수 있던 배경에 이제황 회장과 이승훈 사장이 있던 것이다.
그리고 대그룹인 MS 그룹과 계약을 맺은 백호 PMC는 대규모 용병을 모집하여 MS 그룹에 대한 경비나 해외 현장에 대한 파견 근무도 원활하게 수행하였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백호 PMC는 규모를 늘리고 수시로 용병을 모집하게 된 것이었다.
더군다나 MS 그룹이 후원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 백호 PMC는 용병들에게 안정적인 직장이란 인식을 심어 주어 항상 많은 이들이 지원을 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그런 사정 탓에 승균의 대출 건에 대해서도 MS 그룹 비서실에서 압력이 와 거절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승균이 용병으로 전환함과 함께 대출을 신청한 것 때문에 종훈은 고심을 하게 되었다.
이제황 회장의 지시로 대출을 막긴 했으나 용병으로의 전환을 막기에는 딱히 명분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이제황 회장은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에 대하여 화를 내기는 하였지만, 그로서도 별다른 방도가 없었다.
백호 PMC가 MS 그룹의 영향력 아래 있기는 해도 엄연히 다른 회사이기에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결국 승균은 백호 PMC의 용병이 되어 승연을 수술을 진행할 수가 있었다.
다만 용병이 된 터라 예전 총무부에서 근무를 할 때처럼 업무 시간이 자유롭지 못하고 기본 훈련을 받아야만 하였기에 승연의 수술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그런 승균을 대신하여 태연이 승연을 챙겨 주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무사히 치러졌다.
의식을 되찾은 승연은 그간의 사정을 태연에게 들을 수 있었다.
아직 어린 나이이긴 하지만 머리가 명석한 승연은 잘 참아 내며 승균이 돌아오기를 기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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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승균이 용병 지원을 한 것 때문에 MS 그룹의 한 부서는 때 아닌 혼란에 휩싸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계획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단 말이냐!”
그동안 승균이 돌아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제황은 이번 일을 기획한 비서실에 난입하여 호통을 쳤다.
예전과 달리 요즘 민간 군사 기업의 용병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충분히 잘 알고 있는 제황이었다.
그렇기에 혹여 일이 잘못되어 승균이 위험에 처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 것이다.
비록 기대를 저버리고 자신의 품을 떠난 아들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관심을 끊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랬기에 어떻게 하면 다시 자신의 곁으로 데려올까 고심을 하던 그였기에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 일을 진행한 것이다.
애당초 승균이 뛰쳐나간 것이 수연의 영향이라 판단해 그녀를 아들의 곁에서 떨어뜨려 놓았다.
Y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사장의 계획에 동조하여 이혼을 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YM엔터테인먼트는 업계에서 소속 연예인에 대한 지독한 관리로 유명했다.
그랬기에 제황은 YM엔터테인먼트 사장 김영민과 계약을 맺어 수연을 승균에게서 떼어내는 것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일은 그의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못 이기는 척 승균과 승연을 받아들이려 하였는데 일이 틀어진 것이었다.
느닷없이 벌어진 사고.
더욱 어이없는 일은 그다음에 벌어졌다.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당연히 자신을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승균은 직원 대출을 신청했다.
다행히 제황은 백호 PMC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어 승균의 대출 신청을 막았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승균이 그에 포기하지 않고 용병 지원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었다.
이는 애초 제황의 지시에 계획을 세웠던 MS 그룹 비서실 직원들 중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반전이었다.
안 그래도 생활이 어려운 승균으로서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승균이 자존심이 강했던 것이다.
사실 그것은 이제황 회장이나 이만수 회장도 지닌 집안 내력이었다.
자존심이 강하기에 아쉬운 소리 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성격.
또 해결 방법이 있는데 굳이 다른 사람에게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금껏 승균이 원만하게 모든 일을 처리하였기에 그동안 그의 성격에 관해 비서실에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기에 벌어진 일이기도 하였다.
이제황 회장이나 이승훈 사장 같은 경우는 그 성향이 뚜렷하여 비서실 직원들이나 그룹 임원들은 그들의 성격에 대해 파악을 끝냈지만 승균에 대해서는 감을 잡지 못한 것이다.
승균이 MS엔터테인먼트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그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제황 사장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리더쉽으로 회사를 이끌었다.
그래서 그룹 비서실의 계획은 사실 실패할 가능성이 도처에 있던 셈이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겉으로 드러난 것이었다.
5. 승균의 첫 임무
승균은 백호 PMC의 정식 직원, 즉 용병으로 등록이 되었지만 즉시 현장에 투입되지는 않았다.
일단 용병으로서 테스트를 받고 기본 훈련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승균은 출퇴근을 하며 백호 PMC에서 마련한 훈련센터에서 각종 훈련을 받았다.
백호 PMC는 자체 프로그램과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고용된 용병들을 정규군 못지않은 능력을 배양시켰다.
아니, 어느 부분에서는 정규군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게 만들어 현장에 투입하였던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소화해 내기에는 무척이나 힘든 훈련이지만, 어차피 용병을 지원하는 사람들은 벼랑 끝에 놓인 처지라 끝까지 참아 내며 이수하였다.
승균 또한 그와 마찬가지 상황이라 이를 악물고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애를 쓰며 훈련을 받았다.
오늘 하루도 힘들게 훈련을 마친 승균은 집으로 들어서며 깜짝 놀랐다.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한 집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것이었다.
승연은 아직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였기에 집에는 승균 외에는 있을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즉, 지금 집 안에 있는 사람은 도둑이라는 결론이 자연스레 도출되었다.
승균은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으로 살금살금 다가갔다.
한데 인기척을 낸 사람은 의외로 덩치가 작아 보였다.
‘도둑이 의외로 좀 작군.’
승균은 문득 엉뚱한 생각을 떠올렸다.
도둑은 대담하게도 아무도 없는 자신의 집에서 샤워를 했는지 머리가 촉촉하니 젖어 있었다.
‘허참, 요즘 도둑은 침입한 집에서 샤워까지 하는군.’
일순 어이가 없어진 승균은 조심스럽게 뒤로 접근해 도둑을 덮치려 하였다.
그 순간, 도둑은 무언가 기척을 느꼈는지 뒤로 돌아보더니 승균을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꺄∼악!”
승균은 갑작스런 비명 소리에 깜짝 놀라 멈칫하였다.
가늘고 높은 목소리.
그와 동시에 승균은 어디서 들어 본 목소리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도둑을 덮쳐 가던 행동을 멈추지는 않았다.
그 때문에 승균과 도둑은 그만 한데 겹쳐졌다.
이내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
도둑은 목욕 타월만 걸치고 있다 승균과 엉키는 바람에 타월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도둑을 꼼짝 못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뒤에서 달려들어 안았기에 승균의 큼지막한 손은 목욕 타월이 떨어진 도둑의 가슴을 움켜쥘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승균은 더없이 놀랐다.
밋밋한 남자의 가슴이 아니라 복숭아마냥 봉긋 솟아 오른 말캉말캉한 여성의 가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한편, 태연 역시 지금의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승균에게 할 이야기가 있어 집에 온 터였다.
이미 승균에게서 잠금 장치의 비밀 번호를 들었기에 별 부담없이 집 안에 들어왔다.
마침 태연은 하루 동안 무척이나 많이 땀을 흘린 상태였다.
대변혁 이후 대한민국은 아열대성 기후로 바뀌게 되어 10월임에도 무척이나 후덥지근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균을 기다리던 그녀는 시간이 조금 남은 것을 확인하고 얼른 샤워를 한 것이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덮친 것이었다.
느닷없는 일이었기에 태연은 상대가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못한 채 비명을 질렀다.
그 와중에 두 사람은 한데 엉켜 바닥을 굴렀다.
그런 뒤 가슴에서 느껴지는 이상한 감각.
낯선 이의 손길이 느껴진 것이다.
이제껏 타인의 손길이 한 번도 닿지 않은 청정 지역인 자신의 가슴을 침범한 손길에 태연은 일순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하였다.
그것은 태연을 덮친 승균도 마찬가지였다.
분명 자신은 상대가 도둑인 줄 알고 무작정 덮쳤다.
한데 알고 보니 여자가 아닌가.
또 본의 아니게 젖가슴을 움켜쥐게 되어 승균은 그만 온몸이 굳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손바닥 가득 들어오는 부드러운 감촉에 그만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신체 일부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승균은 한참 피 끓는 나이에 이혼을 한 뒤 그동안 욕구를 참아 가며 일에 매진하였다.
그리고 요즘에는 고된 훈련을 받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신체가 반응을 일으켰다.
실오라기 한 올 걸치지 않은 여인과 완벽하게 밀착된 상황.
거기에 여인의 몸에서 은은한 비누향이 풍겨 승균의 본능을 더욱 자극하였다.
그런 상태에서 여인이 아무런 반항을 하지 않자 승균은 자신도 모르게 손이 움직였다.
“아∼ 음.”
태연은 자신의 몸 이곳저곳을 누비는 남자의 손길에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몸 깊은 곳에서 슬금슬금 올라오는 감각은 낯설면서도 자신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승균은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손을 움직이다 신음성이 들려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러고는 얼른 그녀에게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