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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10화)
제4장 몬스터의 출현 (3)
그래도 그동안 지내 온 시간이 있는지 경비대 중에 한 명이 카이론을 보고 이야기를 했다.
“오늘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쟁쟁한 경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냥 떠나는 것이 좋지 않겠나.”
카이론은 자신에게 말을 하는 경비대원이 누구인지를 보았다.
“테라, 당신까지 가담을 했는지는 몰랐군요. 고마운 말이지만 저는 여기를 떠나고 싶지 않군요.”
카이론은 테라라는 경비대원을 보면서 대답을 해 주었다.
“할 수 없군. 오늘 일은 모두 자네가 원해서 일어난 일이니 나를 원망하지 말게.”
테라는 말을 하고는 동료들을 보며 눈짓을 하였다.
경비대원들은 카이론을 공격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가장 전방에는 케린이 주도를 하고 있었다.
경비대장이고 가장 실력이 있기에 어느 정도는 커버를 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차앗!”
케린이 먼저 주먹을 날렸고 그다음에 경비대원들이 차례로 주먹으로 공격을 하였다.
카이론은 경비대원들의 공격을 보면서 참으로 단순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카이론은 가볍게 보법을 이용하여 경비대원들의 포위를 벗어났고 포위를 벗어나자 바로 가장 가까운 경비대원의 팔을 비틀어 버렸다.
우지직!
“크아악!”
경비대원은 비트는 힘에 그만 팔이 부러지고 말았다.
“앗? 폴!”
“폴의 팔이 부러진 것 같다.”
경비대원들은 자신의 동료가 당하자 오히려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기 시작하였다.
휘이익.
빠르게 주먹으로 공격을 하는 경비대원들을 보고 카이론은 간단하게 방어를 하면서 다시 한 명의 경비대원의 다리를 걷어찼다.
퍽! 뿌지직.
“크악!”
카이론은 시간을 끄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을 했는지 이내 다른 경비대원들을 향해 빠르게 공격을 하고 있었다.
퍽! 꽈직.
“크에엑!”
퍽! 우직.
“으아악!”
동료들의 팔이나 다리가 부러지는 것을 보고 있던 케린은 자신이 생각하던 수준의 실력자 아니라 이는 차원이 다른 실력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얼굴은 공포감으로 젖어 들기 시작하였다.
“이제 대장만 남아 있군 그래.”
“으으으. 어째서 이런 실력을 숨기고 있었느냐?”
케린은 카이론이 자신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강자라는 것을 알고는 저절로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나의 실력을 숨기려고 하지는 않았다. 다만 나의 실력을 보이고 싶지가 않아서 그냥 있었고,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 참고 있었던 것뿐이다.”
카이론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음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자신이 마을에 위해를 가하려고 하였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이었다.
순박하고 착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라는 생각에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그런 자신을 오해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째서 우리 마을에 남아 있었던 것이냐?”
“내가 아직 여행 초보자이기에 이 마을에 남아서 배워야 할 것이 있기 때문이다.”
케린은 카이론의 말을 듣고 자신이 오해를 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이론이 자신의 마을에 미련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마을에 피해를 주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도 느낄 수가 있었다.
케린은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이 모두 병신이 되었으니 앞으로 동료들의 얼굴을 어찌 볼 것인지 고민하였다. 아니, 그보다 먼저 카이론이 자신을 어찌할 것이라는 생각에 공포를 느꼈다.
“이제 나를 어찌할 생각이냐?”
“글쎄, 버릇이 없으니 버릇을 고쳐야 하지 않겠어.”
카이론은 아주 태연하게 대답을 하고 있지만 듣고 있는 케린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는지 얼굴이 저절로 찌그러지고 있었다.
“나…… 나를 용서해 주면 이번 일은 없던 것으로 하겠다.”
카이론은 아직 마을에서 얻을 것이 있기에 케린의 말에 약간 동요를 느끼고 있었다.
물론 겉으로는 그런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말이다.
‘흠, 저놈이 이제는 약삭빠르게 타협을 하려고 하네. 아직은 배울 것이 많은데 저놈이 있으면 도움이 되려나?’
카이론은 마을에서 경비대장이라는 지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고민을 하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이 마을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이기도 했다.
올해는 이 마을에서 지내기로 이미 마음을 정했기 때문이다.
“좋아. 그러면 너를 용서해 주는 것으로 너는 나에게 무엇을 줄 수가 있느냐?”
카이론은 케린이라는 남자가 무엇 때문에 자신을 싫어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고 단지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는 절대 손해 보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에 본능적으로 나타난 행동이었다.
케린도 카이론의 갑작스런 제의에 순간적으로 놀라기는 했지만 이내 자신의 목숨이 걸린 일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카이론에게 줄 수가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을 하다가 좋은 방법이 생겼는지 이내 고개를 들고 카이론을 보며 입을 열었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예전에 얻은 지도와 이상한 주머니밖에 없다. 그 주머니는 마법사들이 사용을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아직 사용을 하지 못해서 그냥 가지고 있던 것이지만 수도나 마탑에 가면 아주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들었다. 그 주머니를 주겠다.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에 대해서는 무마를 해 주는 것으로 하자.”
케린은 동료들이 다친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이 나서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는 말이었다.
실지로 산에서 사람들이 죽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 동료들이 부상을 당한 것 정도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킬 수 있었다.
나머지 동료들에게 약간의 금전적인 이득을 주어야겠지만 말이다.
“좋아. 그럼 주머니는 어디에 있지?”
카이론은 케린이 말을 듣고 아마도 공간 확장 주머니일 거라고 생각하였다.
마법사들이 많이 사용을 하는 것 중에 한 가지가 바로 공간 주머니였기에 지금도 그런 주머니를 많이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리고 케린이 공간 주머니를 열지 못하는 것을 보면 누군가 잠금장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안에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 궁금해서였다.
“주머니와 지도는 항상 가지고 다니니 지금 줄 수도 있다.”
“좋아. 그러면 그 주머니와 지도를 받는 것으로 오늘 있었던 일을 함구하지. 주머니와 지도를 지금 넘기면 나는 바로 자리를 피해 주겠다.”
카이론이 주머니를 받고 자리를 피해 주려고 하는 것은 아직 남아 있는 동료들과 케린이 마무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들도 아무런 이득 없이 오늘 여기에 나타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좋다. 약속을 지켜 주기를 바란다.”
케린은 카이론이 약속을 어기는 사람 같지는 않았기에 바로 품에서 작은 주머니와 지도를 꺼내 주었다.
카이론은 주머니를 받자 바로 자리를 피해 주기 위해 이동을 하였다.
카이론이 사라지자 케린은 허탈한 표정이 되어 쓰러진 동료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케린의 동료들은 이미 기절을 했기에 카이론과 거래를 한 것에 대해 아무도 모르고 있으니 이제 자신이 변명하는 일만 남았다.
카이론은 자리를 피해 산으로 이동을 하였고 어느 정도 이동을 하자 주변에 이상한 기척을 느끼게 되었다.
“응? 이거는 몬스터의 기운들인데?”
카이론은 주변에 몰리는 몬스터의 기운을 느끼고는 바로 몬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가 보기로 했다.
아직은 마을 사람들이 약초를 채집하고 있는 시간이라 그들이 위험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움직이고 있었다.
이동한 곳에서 카이론은 많은 몬스터들이 이동을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니, 몬스터들이 어째서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이지?”
카이론은 오크들은 작은 집단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때문에 지금처럼 대규모의 오크들이 움직인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지금 몬스터가 마치 무슨 군단을 이룬 것처럼 대규모로 움직이고 있었다.
“저놈들이 저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는데 아무래도 수상하네?”
카이론은 자신이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일단 오크들이 가는 곳을 파악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자신이라도 지금 보이는 오크들을 상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되어서였다.
백여 마리의 오크라면 어찌해 보겠지만 지금 눈에 보이는 오크만 해도 수백은 되어 보였다.
오크의 수가 너무 많아 오크들이 움직이는 방향을 한참 보고 있다가 오크들이 가는 곳이 사이론 마을인 것 같아 보여 카이론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저놈들이 가는 곳이 마을인 것 같으니 일단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
카이론은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이 들어 빠르게 이동을 하고 있었다.
카이론이 마을 사람들이 찾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한시가 급했기에 바로 촌장에게 가서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
촌장은 마을 사람들이 약초를 캐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기분을 느끼고 있었다.
“허허허. 올해는 약초가 많아 그리 힘들지 않게 살게 될 것 같구나. 기분이 좋구나.”
“촌장님, 이번에는 약초들이 모두 상급이라 가격도 비싸게 팔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 올해는 약초도 많고 품질도 우수해 보이는구나. 시간이 없으니 빨리 움직이라고 전해라. 괜히 시간을 끌다가 몬스터라도 보게 되면 오히려 마을 사람들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알았습니다. 저도 욕심이 나기는 하지만 죽는 것보다는 나으니 바로 전달할게요.”
촌장은 중년의 남자가 하는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았기에 이제는 자신이 죽기 전에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지가 않아서였다.
중년의 남자가 자신의 지시를 전달하러 간 시간에 카이론이 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헉. 헉. 촌장님, 큰일 났습니다. 지금 몬스터들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무엇이라고? 몬스터들이 몰려온다고?”
“예, 제가 저쪽에서 약초를 캐고 있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려서 가 보았더니 그곳에서 많은 몬스터의 무리가 마을을 향해 가는 것이 보았습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야 합니다.”
카이론이 다급하게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촌장은 급하게 카이론에게 말을 전하도록 하였다.
“자네는 빨리 마을 사람이 듣도록 비상 고동 소리를 불도록 하게.”
그러면서 촌장은 자신의 품에서 고동과 같이 생긴 물건을 주었다.
카이론은 자신이 모르는 물건이기는 했지만 지구에서 기본적으로 피리를 불어 보았기에 고동을 입에 대고 힘차게 불었다.
부우우웅.
고동 소리가 산을 울리며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그 소리에 산에서 약초를 캐고 있던 마을 사람들의 안색이 급하게 변하고 있었다.
“이거 위급할 때만 울리는 고동 소리가 아냐?”
“맞네. 지금 약초가 문제가 아니니 일단 촌장님이 계시는 곳으로 가도록 하세.”
“그렇게 하세.”
마을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급히 하는 행동을 멈추고 촌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하였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았다.
“이 소리는 고동 소리 아냐?”
“아니,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왜 위험신호를 보낸 것이지?”
“글쎄, 우리도 가야지 않겠어?”
“이봐, 올해처럼 이런 수확을 얻는 것이 쉬운지 알아. 내가 평생을 마을에서 약초만 캐 보았지만 올해처럼 약초를 캐 보기는 처음이라네. 나는 조금 더 약초를 캐고 돌아가겠네.”
한 사람이 욕심을 내는 모습에 다른 사람들도 동요를 하기 시작하였고 일부는 이내 고동 소리를 무시하고 약초를 다시 캐기 시작하였다.
“저도 약초를 더 캐고 내려가야겠습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청년이 결국 약초를 캐는 것으로 결정을 하자 다른 사람들도 동의를 하고 말았다.
“그래, 이번처럼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으니 우리 잠시만 더 캐다가 가기로 하자.”
“그렇게 하지.”
십여 명의 사람들이 결국 약초를 캐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고동 소리를 무시하고 약초를 캐고 있었다.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미 이들이 있는 곳으로 오크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