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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인생 1권(20화)
7장 배운 것은 사용하라고 있는 거야(4)


“이제 끝났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보다는 윤재가 고생이 많았지. 그런데 다음 현장은 어디야?”
“다음 현장도 여기서 가까워요. 당분간은 이 근방에 있는 곳에서만 일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저씨.”
“그래? 그럼 이제 현장도 마무리했으니 오랜만에 한잔하도록 하자.”
“예, 그렇게 해요. 그럼 연장만 챙기고 가요.”
목수들이 가장 아끼는 것이 바로 자신이 사용하는 연장이었기 때문에 윤재는 서둘러 연장을 트렁크에 실었다.
그런 뒤 윤재와 두 목수는 가까운 갈비집으로 가서 술과 안주를 주문하여 마시기 시작했다.
한참을 그렇게 마시다가 종혁이 먼저 말을 꺼냈다.
“윤재야, 다음 현장은 언제부터 일을 시작하냐?”
너무 오래 쉬면 곤란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었다.
현장이 잡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마냥 그 일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내일부터 시작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할까요?”
윤재의 대답에 성재는 바로 성질을 냈다.
“인마, 하나의 현장이 끝나면 이틀은 쉬고 나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상식이야.”
원래는 한 현장을 마치게 되면 하루 정도는 쉬고 나서 일을 시작하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이번에 일을 시작하면서 단 하루만 쉬고 나머지는 계속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재는 이틀을 쉬자고 한 것이다.
종혁 역시 성재의 말에 동의하는지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어찌 되었든 지금 현장의 오야는 윤재였기 때문에 그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두 사람의 눈은 모두 윤재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윤재는 두 분의 눈빛을 받으니 어색하기도 하고 이상해서인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바로 대답을 해 주었다.
“아이고, 그런 눈빛으로 보지 마세요. 그럼 이틀만 쉬면 돼요?”
“인마, 너도 장가를 가야 마누라의 무서움을 느끼게 되지. 요즘은 쉬지도 않는다고 마누라가 얼마나 바가지를 긁는지 모를 거다.”
요즘은 노가다도 일요일은 쉬는 경우가 많아서 하는 소리였다.
성재는 가정적인 가장이기 때문에 식구들에게 참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요즘은 일 때문에 일요일에도 시간을 내지 못해 아이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던 모양이다.
사실 이도 다 윤재 때문이라 할 수 있었다.
윤재가 하도 일을 빨리하니 자신들도 따라가기 바빠 엄청난 노동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집에 가기만 하면 바로 잠을 잘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나이가 있는 성재나 종혁이 계속 그렇게 일을 했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었을 정도였다.
두 사람은 윤재가 매일 그렇게 엄청난 일을 하면서도 아직 몸이 이상이 없는 것은 아마도 아직은 젊어 체력이 남아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하하, 성재 형님이 그렇게 말을 하시니 알았어요. 그러면 오늘이 목요일이니 이번 주는 푹 쉬고 월요일부터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하지요. 월요일 아침에 저희 집으로 오세요. 그때 함께 현장으로 가요.”
“응? 정말이냐?”
“에이, 제가 그럼 거짓말을 하겠어요. 이번 주는 그냥 푸욱 쉬시고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자고요.”
“허허허, 이번 주는 정말 미음 편하게 쉬고 싶었는데, 잘 생각했다, 윤재야.”
종혁은 윤재의 결정이 아주 마음에 드는지 기분 좋게 말을 했다.
사실 두 사람이 조금 무리를 하기는 했다.
나이도 있는 사람들이 최대한 빠르게 일을 하려고 하였으니 그럴 만도 한 것이다.
윤재도 그런 부분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해야 자신도 그렇고 두 분도 충분한 인건비를 받을 수가 있었다.
지금은 조금 고생이 되겠지만, 나중에는 활짝 웃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윤재는 품에서 작은 봉투를 두 개 꺼내서는 두 사람에게 건넸다.
“여기, 이번에 현장에서 일을 하신 인건비입니다. 오늘까지 계산을 한 것이니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그런데 종혁이 아저씨 말대로 하루 인건비를 조금 더 넣었습니다.”
두 사람은 윤재가 주는 봉투를 받으며 안을 확인하였다.
종혁과 성재는 하루 인건비가 하루에 십오만 원이었는데 이번에 작업이 조금 빨리 끝나는 바람에 사장과 계약한 금액이 조금 남았다.
하여 그 돈을 똑같이 분배하니 인건비가 조금 오른 것이다.
“아니, 뭐가 이렇게 많은 거냐?”
“에이, 아저씨는. 우리가 현장을 빨리 끝내니 사장과 게산한 금액이 많이 남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저하고 같이 분배를 하니 인건비가 조금 더 올랐어요. 그런데 다음 현장에서도 빨리 끝내면 좋겠지만, 일이 늦어질 수도 있으니 그럴 경우에는 인건비를 더 드릴 수가 없으니 미리 이해를 해 주세요.”
윤재가 하는 이야기에 두 목수는 솔직히 조금 감동을 받았다.
지금 세상에서 어느 오야지가 이런 생각을 하며 일을 할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비록 윤재가 자신들과 친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생각을 해 줄지는 몰랐다.
그리고 윤재가 얼마나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를 자신들이 제일 잘 알고 있었다.
가장 일을 많이 하고 빠르게 하는 사람이 바로 윤재였기 때문이다.
“고맙다, 윤재야.”
“그래. 나도 고맙게 생각한다, 윤재야.”
이들은 노가다를 평생 해 왔기 때문에 일을 끝나고 돈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지만, 오늘처럼 돈을 받으며 기쁘기는 정말 처음이었다.
“에이, 왜 그러세요. 그런 이야기는 그만하시고 오늘은 술이나 한잔하자고요. 그런데 차는 어떻게 하시게요?”
“야, 오늘 돈도 받았는데 대리 부르지 뭐.”
“형님도 그렇게 생각했습니까? 나도 대리를 부르려고 했는데 말입니다.”
성재는 오늘 술을 마시고 대리운전을 부를 생각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대리도 얼마 하지 않아서 편하게 타고 갈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러면 기분 좋게 시작하지요.”
윤재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두 사람과 그날은 늦게까지 술을 마시게 되었다.
간만에 노래방에도 가고 하니 윤재도 그동안 일만 하며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었다.


8장 헉! 대박이다(1)


윤재는 오랜만에 쉬게 되자 바로 구로동에 있는 소매치기 조직으로 향했다.
전화번호를 알지 못하니 결국 직접 찾아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윤재가 가고 있는 면도날 조직은 지금도 조직원들이 병원에서 퇴원을 하지 않은 놈들이 많아 정상적으로 조직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면도날은 사무실에 나오지도 않고 거의 집에서 보고를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사무실에는 종현만 나와 그날의 상황을 파악하여 다음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윽고 건물 입구에 윤재가 도착하여 차에서 내렸다.
그런데 면도날 조직원 중 한 명이 윤재를 발견하고는 기겁하며 바로 종현에게 보고를 올렸다.
꽝!
“헉, 헉, 형님! 헉, 그놈이…… 헉, 또 나타났습니다!”
“그놈이라니, 누구를 말하는 거냐?”
종현은 부하가 갑자기 그놈이라고 말하니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짐작하지 못하고 물었다.
“우리 조직원들을 병원으로 보낸 놈이 지금 현관에 와 있습니다.”
조직원은 한숨을 돌리게 되자 헐떡이지 않고 말을 했다.
종현은 윤재가 나타났다는 보고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미 삼억이라는 보상금을 주었기 때문에 그자가 다시 나타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조직원들은 지금 거의가 병원에 신세를 지고 있으니 윤재와 마찰이 생길 일도 없고 말이다.
“무슨 일로 온 거지?”
종현은 윤재가 온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는 일단은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혹시 면도날 형님이 무슨 사고를 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자가 다시 자신들이 있는 곳에 올 이유가 없기 때문이었다.
‘이거, 혹시 형님이 다른 놈들에게 청부를 한 거 아냐? 만약에 그렇다면 정말 골치가 아픈데.’
종현은 면도날이 아직도 윤재에게 이를 갈고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자연스레 떠오르는 생각이었다.
면도날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조직원들을 병원 신세 지게 만든 윤재가 좋게 보일 리가 없는 것이다.
때문에 면도날이 이를 가는 것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종현이었다.
자신들이 조직을 만들고 나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솔직히 종현도 몰랐다.
하지만 상대는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
그렇기에 종현은 자신도 모르게 살짝 긴장이 되고 있었다.
곧 사무실의 문이 열리면서 윤재가 안으로 들어왔다.
“여어, 오랜만이네.”
윤재가 웃는 얼굴로 가볍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자 종현은 바짝 긴장하며 대답하였다.
“당신과는 이제 만날 일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대체 무슨 일이오?”
종현은 자신도 모르게 윤재에게 존대를 하고 있었다.
지난번에 공포가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아, 긴장할 것 없어. 오늘은 내가 궁금해하는 문제가 있어서 찾아온 것이니 말이야.”
윤재의 말에 종현은 저런 놈이 갑자기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가 궁금해 찾아온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물어보고 가 주었으면 하오. 우리 조직으로서는 당신과 얼굴을 맞대는 것이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니 말이오.”
종현은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들이 먼저 시비를 걸어서 그렇게 되었지만,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잘못보다는 상대에게 죄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윤재도 종현이 말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당장 자신이 필요한 것을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에 찾아오지 않을 도리가 없기에 어쩔 수가 없었다.
“아,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우리나라에 은밀히 경매를 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혹시 당신들이 알고 있는 게 있나 해서 오게 된 거야. 그리고 그런 곳을 모르면 암거래를 하는 곳이라도 좀 알고 싶어서 말이야.”
“장물이 생겼소?”
“어이, 내가 장물이나 가지고 있을 사람으로 보여? 장물이 아니고, 조금 비싼 물건을 처분하려고 하는 거야. 법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는 물건이니 괜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도자기인데, 혹시 아는 사람이 있어?”
윤재는 자신이 도자기를 처분하려고 하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 있는지를 종현에게 물었다.
종현은 도자기라는 말에 눈빛을 빛내기 시작했다.
저놈이 말을 하는 것을 보니 제법 돈이 나가는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당연히 소매치기 업무(?)를 하는 자신들이었기에 여러 장물을 취급하는 인물들을 알고 있었다.
또 암거래를 하는 인물들도 많이 알 수밖에 없는 직업이었기에 종현도 그런 이들을 많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