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위/아래로 스크롤 하세요.




대박인생 1권(21화)
8장 헉! 대박이다(2)


“얼마나 나가는 거요?”
“글쎄, 나도 가격을 잘 몰라서 말이야. 그런데 기본적으로 십억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러니 큰손이 아니면 소개를 하지 말고. 내가 소개비는 적당하게 챙겨 줄게.”
십억이 넘는다는 소리에 종현은 솔직히 놀라고 말았다.
놈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자기가 십억을 넘으려면 상당한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 소개비는 얼마나 생각하고 계십니까?”
종현은 소개비를 준다는 윤재의 말에 얼른 물었다.
금액이 크면 클수록 많은 소개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 조직원들이 모두 병원에 있는 바람에 상황이 어려운 처지였다.
그 원인이 바로 눈앞에 있는 인물 때문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윤재에게 따질 수도 없는 문제였다.
어찌 보면 스스로 바친 것이기 때문이었다.
“흠, 보통은 소개를 하면 얼마나 주는 거냐?”
“보통은 5프로의 소개비를 준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일은 정상적인 거래가 아니니 10프로는 주셔야겠습니다.”
“금액이 크니 그냥 5프로만 받아도 충분할 거야.”
윤재가 하는 소리에 종현은 5프로만 받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십억의 5프로면 오천만인데, 윤재가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십억은 충분히 넘는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그냥 5프로로 하고, 물건이 도자기입니까? 제가 정확하게 어떤 물건인지를 알아야 그에 맞는 소개를 할 수가 있어서 하는 말입니다.”
종현은 지금 자신이 상당히 조심스럽게 윤재를 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고 있었다.
그만큼 종현이 제시한 조건이 탐이 나는 것이었다.
“도자가 맞아. 내가 알기로는 청자라 했으니, 가격도 상당할 거야. 거의 국보 급이니 말이야.”
‘헉! 국보 급이면 정말 대박이다!’
국보 급이라는 말에 종현은 속으로 대박을 외쳤다.
종현은 비록 소매치기를 하며 살고 있지만, 물건을 보는 눈도 제법 좋았다.
이들도 가끔 장물을 다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물건을 보는 눈이 생겨서였다.
한데 국보 급이라면 암거래를 해도 최소한 백억은 받을 수가 있다는 이야기였다.
지난번에 국보 급 물건이 무려 이백억이라는 금액으로 거래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그러고 보면 종현은 발도 참 넓었다.
하기는 그러니 면도날의 옆에서 참모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제가 바로 알아보고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에 그 번호로 연락을 드리면 되겠지요?”
“그래, 그런데 나도 시간이 없으니 내일 정도에 바로 만났으면 하는데, 가능할지 모르겠어.”
윤재는 부지런히 일을 해야 했기에 항상 시간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물건만 보는 것이라면 내일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었다.
물론 놈들이 자신의 수중에 그런 귀한 물건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추적할 수도 있지만, 윤재는 자신이 그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가 있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일단 연락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저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니 말입니다.”
윤재는 종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면 믿고 갈 테니 나중에 연락이나 줘.”
윤재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가 버렸다.
종현은 윤재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도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인사도 하지 못했다.
종현의 생각에 국보 급의 도자기라면 최소한 백억은 받을 수가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수수료만 해도 오억은 될 터였다.
전에 윤재에게 건넨 삼억을 제해도 이억이 남는 것이다.
한참을 그렇게 계산을 하던 종현은 정신을 차리고는 자신이 아는 인물에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가장 비싸게 파는 것이 제일 많이 남겨 먹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가장 가격을 잘 쳐 주는 인물에게 우선 연락을 하는 것이었다.

한편, 종현에게 일을 맡긴 윤재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왔다.
자신이 아는 거래처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했고 말이다.
설사 윤재가 종현에게 협박을 해서 거래처를 알아낸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과연 그 거래처에 있는 인물들이 자신과 거래를 할지는 윤재도 장담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수수료가 들더라도 이런 문제는 종현이 알아서 처리를 하게 하는 것이 윤재에게도 더 좋은 일이었다.
“이제 연락이 오기만 기다리면 되는 건가?”
윤재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농에 넣어 두었던 다섯 가지 물건을 꺼냈다.
혼자 살고 있는 집에 그냥 놔둘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여 윤재는 어디에 두는 것이 가장 안전할지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문득 은행에도 이런 물건을 보관해 주는 곳이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고는 바로 은행에 알아보았다.
VIP 고객인 윤재였기에 물건을 보관하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은행에 있는 금고에 두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니 좋구나.”
윤재는 바로 은행으로 가서 자신의 물건을 보관했다.
물론 작은 연적은 그대로 품에 가지고 다니기로 해서 금고에 넣지 않았다.
내일이라도 연락이 오면 보여 주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일이었다.
윤재는 이번 거래를 통해 자신이 모르고 있던 문제나 절차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다음 날, 윤재는 아침부터 울리는 전화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은 일을 하지 않아 오랜만에 푹 쉬려는 마음으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전화가 그를 깨운 것이었다.
“여보세요.”
―예. 어제 거래처를 알아보았는데 저쪽에서 일단 물건을 감정을 해 보자고 합니다. 감정을 해 보고 물건만 정확하다면 바로 구매하겠다고 합니다.
“어디로 가면 되지?”
―점심때 만나기로 했으니, 강남사거리에서 만나기로 하지요. 11시에 말입니다.
“그렇게 하지.”
윤재는 전화를 끊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이 9시니 일어나서 슬슬 준비를 하면 시간은 충분해 보였다.
강남역이 있는 사거리에 도착한 윤재는 시계를 보았는데, 아직 11시가 되지 않았기에 비상등을 켜고 구석에 차를 댔다.
그때,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여보세요?”
―어디 계십니까? 저도 사거리에 있는데요?
윤재는 사거리에 있다는 종현의 말에 주변을 돌아보았다.
“나는 여기 5번 출구에 비상등을 켜고 있는데.”
윤재가 자신이 있는 곳을 말해 주니 종현은 잠시 두리번거리더니 비상등을 켜고 있는 차량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 보입니다. 제가 그쪽으로 가지요.
종현은 전화를 끊고 윤재의 차로 다가왔다.
그런 뒤 종현이 운전을 하겠다고 하여 윤재는 차에서 내려 졸지에 조수석으로 옮기에 되었다.
목적지를 모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종현이 운전을 하여 간 곳은 제법 고급스럽게 지어진 주택이었다.
입구에 차를 대고 안으로 들어가니 많은 경호원이 주변을 지키고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여기가 감정을 하는 물주가 있는 곳입니다. 강남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사람입니다.”
“흠, 그렇군.”
윤재는 저택을 둘러보면서 이런 거래를 하는 놈들이 더 잘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 뒤가 구린 돈을 움직이는 놈들이 더 잘 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기는 이번에 처음이었다.
종현은 윤재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에는 날카로운 인상을 가진 오십대 남자가 종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허허허, 어서 오게.”
“안녕하십니까, 회장님.”
종현은 윤재가 인사도 하지 않고 멀뚱히 서 있자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회장에게 소개를 해 주었다.
“여기 계시는 분이 제가 말씀드린 물건의 주인입니다. 회장님.”
윤재도 종현이 이렇게까지 하니 인사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오, 오늘 나에게 아주 귀한 물건을 보여 주실 분이시군. 이거, 반갑군요.”
윤재가 인사를 하자 회장의 눈이 빛났다.
윤재가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려는 눈빛이었다.
“자, 이리로 오시오.”
오십대 남자는 강남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많은 자금을 가진 정 회장이라는 재력가였다.
부동산으로 시작해서 상당한 자금을 가지고 있는 자로,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기도 했다.
정 회장의 옆에는 이번에 감정을 하기 위해 부른 모양인지 학자와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허허허, 여기 계신 분이 오늘 물건에 대한 감정을 해 주실 분입니다. 고대의 물건에 대해서는 국내에서 그 식견이 상당한 분이지요.”
정 회장은 나름 좋게 말을 하고 있었지만, 그 내면에는 이런 놈도 자신의 말이라면 따르고 있다는 과시가 묻어 나왔다.
윤재는 그런 정 회장이 하는 꼴을 보며 물건 가격이나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가 염려되고 있었다.
하는 꼴이 하도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자, 이제 물건을 보여 주셨으면 하는데요.”
정 회장도 그렇고, 감정사도 마찬가지로 눈빛을 빛내고 있었다.
물론 종현도 마찬가지였다.
윤재는 지금 자신의 주변에 있는 놈들이 하나같이 정상적인 놈이 없다는 것에 내심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자신은 물건만 팔면 된다는 생각에 곧 품에서 연적을 꺼냈다.
연적은 고급스러운 작은 상자에 천으로 감싸여 있었다.
상자를 보고 있는 정 회장의 눈에는 탐욕의 빛이 흘렀고, 감정사도 호기심이 가득 담긴 눈빛을 하고 있었다.
대충 눈만 보고도 그 사람의 성격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였다.
“최 선생, 어서 감정을 해 보시오.”
정 회장은 물건의 주인인 윤재가 앞에 있어서인지 최대한 자제를 하며 옆에 있는 감정사에게 독촉만 했다.
최 선생이라 불린 남자는 빠르게 상자를 열어 그 안에 있는 물건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꺼냈다.
그런 뒤 천을 벗기니 그 안에는 과연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작은 연적이 들어 있었다.
“오, 정말 아름다운 빛이다.”
최 선생은 연적을 보자 품에서 무언가를 꺼냈는데, 얼핏 보니 돋보기인 듯했다.
그러고는 천천히 연적을 살펴보기 시작했는데, 제법 시간이 걸렸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감정이 끝났는지 최 선생의 입을 열었다.
“휴우, 끝났습니다. 이 물건은 진품이 확실합니다. 그리고 정말 보관 상태가 최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국내에서 이렇게 보관 상태가 깨끗한 물건은 이 물건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고 판단이 드니 말입니다.”
최 선생이 진품이라는 말을 하자 정 회장은 더욱 탐욕이 가득한 눈빛으로 연적을 바라보았다.
“그러면 가격은 어느 정도 할 것 같소?”
“이 정도의 물건이라면 최소한 삼십억은 받을 수가 있습니다. 잘만 하면 오십억 정도도 가능하겠습니다.”
최 선생의 말에 정 회장과 종현은 기겁을 하고 있었다.
종현은 잘만 하면 제법 돈 좀 만질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대박도 이런 대박이 없었다.
윤재도 사실 속으로 많이 놀라고 있기는 했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그저 담담한 태도만을 보여 주었다.
사실 정 회장은 최 선생에게 감정을 할 때 가격을 최소한으로 줄여 달라고 부탁을 해 둔 상태였다.
한데 줄인 금액이 삼십억이라면 이 물건은 최소한 이백억을 받을 수가 있다는 말이었기에 놀람을 금치 못했다.
‘삼십억을 줘도 이백억을 벌 수 있으니 엄청난 이득이겠지만, 그래도 삼십억을 그냥 주려고 하니 정말 아깝구나.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정 회장은 최대한 돈을 주지 않으려고 별별 수단을 다 떠올려 보았다.
하지만 윤재는 이미 그런 정 회장의 마음을 읽고 있었기에 속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