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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16화)
제7장 마을의 영웅 카이론 (2)


오크 대족장은 지금의 상황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사실 처음 인간의 마을을 약탈하기 위해 모인 오크의 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을 하였는데 오는 중간에 입은 피해도 막심하였고 지금도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으니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되어 상당히 기분이 나쁜 상태였다.
“취익! 대족장의 명령이다. 모두 후퇴하라.”
오크들의 족장들은 오크들이 있는 곳을 향해 고함을 쳤고 그 소리를 들은 오크들이 다시 고함을 치고 있었다.
“취익! 도망가라고 한다. 어서 도망가자.”
일반 오크들은 머리가 부족하니 후퇴라는 말보다는 도망이라는 단어가 그들에게는 더 친숙하게 남아서였다.
마을을 공격하는 오크들은 족장들의 고함 소리에 급하게 도망을 가기 시작하였다.
오크들이 후퇴를 하는 것을 보고 있던 마을 사람들은 이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아아. 오크들이 후퇴를 한다.”
“우리의 승리다.”
마을 사람들이 승리의 함성을 지르고 있을 때, 라이언 기사단도 오크 전사들이 물러나는 것을 더 이상 쫓지를 않고 있었다.
지금 오크를 따라가면 더 많은 피해를 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이들도 오늘 이렇게 많은 오크들이 침략을 할지는 몰랐던 것이었다.
라이언 기사단이 엔더슨 남작은 기사들과 병사들의 피해를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어서 피해를 파악하고 보고를 해라.”
“예, 단장님.”
“알겠습니다. 남작.”
병사들의 대장과 기사의 대답에 엔더슨 남작은 오늘 오크들의 침공에서 마을을 지킨 사이론 마을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들도 이렇게 고전을 하였는데 자신들보다 많은 오크들의 침공을 견뎌 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엔더슨 남작은 사이론 마을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정도로 대규모의 침공에 견뎌 냈다는 것은 그만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사이론 마을이 이 정도로 대단했던가?”
엔더슨 단장은 사이론 마을에 대한 평가를 전면적으로 수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동안 사이론 마을에 대한 것들이 모두 잘못 알려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엔더슨 단장이었다.
잠시 사이론 마을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을 때 전장을 정리한 기사들이 엔더슨 단장에게 보고를 하였다.
“단장님. 이번 전투에서 기사는 사망 오 명에, 중상 세 명입니다. 나머지 경상은 그리 크지 않아 바로 치료를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병사들의 피해는 어찌 되었느냐?”
병사들의 대장은 기사의 보고가 끝나자 바로 보고를 하였다,
“예, 병사들의 피해는 창병과 방패병이 피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기마병의 피해는 사망이 일곱에, 부상자가 열둘입니다. 경상자의 치료를 하고 있지만 그리 상처가 크지 않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입니다.”
엔더스 단장은 그리 큰 피해를 입지 않고 오크들을 물리쳤다는 것에 만족한 표정을 지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최소한 절반의 피해를 입었어야 하는데 오늘은 그래도 작은 피해로 오크를 무찔러서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수고하였다고 전하고, 바로 사이론 마을로 출발을 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쉬는 것은 그곳에 도착을 하고 나서 쉴 것이니 말일세.”
“예, 단장님.”
“알겠습니다. 기사단장님.”
엔더슨 단장은 전장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자 나머지는 사이론 마을 사람들과 병사들에게 일임을 하기로 하였다.
오크들의 가죽은 그래도 돈이 되는 것이라 병사들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부수입이 되기 때문이었다.
귀족들에게는 그리 많은 돈이 아니지만 평민들에게는 많은 돈이 되는 것이 바로 오크들의 가죽이었다.
“모두 준비를 마쳤습니다. 단장님.”
“그럼, 일단 마을로 가서 피해의 규모를 확인하고 병사들과 진영을 설치하도록 하라.”
“예, 단장님.”
엔더슨 단장은 오크의 대규모 침공이었으니 사이론 마을도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최소한 절반의 인원은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는 소리였다.
기사와 정예병들이 상대를 하였는데도 피해를 입었으니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 것이었다.
엔더슨 단장이 기사들과 병사들을 이끌고 마을의 입구에 도착을 하니 많은 사람들이 입구에 마중을 나와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엔더슨 단장님.”
“오랜만이네. 촌장.”
엔더슨은 촌장을 보고 가볍게 대답을 하였다.
그런데 촌장의 얼굴이 그리 어둡지는 않아 많은 피해는 입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그렇게 하세. 안에 가서 할 이야기도 있으니 말이야.”
엔더슨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촌장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카이론이 옆에 있으니 자신도 모르게 그의 얼굴을 보게 되었다.
카이론은 이미 자신이 마을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니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어느 정도 정보를 모았기에 떠나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도 들어서였다.
사이론 마을에서 필요한 정보는 거의 모았으니 이제 영주를 만나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당당하게 귀족으로 생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촌장은 카이론이 허락을 하자 기쁜 얼굴로 엔더슨 단장을 안내했다.
기사들과 촌장이 안으로 들어가자 병사들과 남아 있는 마을 사람들은 빠르게 전장을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어서 정리를 하도록 하세.”
“그래, 오크들이 또 공격을 할지도 모르니 최대한 빨리 정리를 하세.”
사람들은 오크들의 가죽을 얻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지만 그보다도 오크들의 재침공에 걱정이 되어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병사들은 오크의 가죽을 얻으면 자신들에게도 돌아오는 것이 있으니 같이 행동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마을 밖에서는 죽은 오크들을 정리하느라 바빴지만 안에 들어간 엔더슨 단장은 지금 상당히 놀라운 얼굴이 되어 있었다.
사이론 마을이 예전부터 많은 오크들의 공격을 받아 제법 실력이 있는 남자들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오늘 그리 많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놀라웠던 것이다.
촌장은 엔더슨 단장을 마을 회관이 있는 곳으로 안내하였다.
자리를 잡은 엔더슨은 자신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을 먼저 질문하였다.
“촌장, 이번 오크의 공격은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수가 왔는데 어찌 이 마을은 그리 피해가 적은 것인가?”
촌장도 그런 질문이 올 것이라고 생각을 하였는지 이내 대답을 해 주었다.
“엔더슨 단장님, 이번에 저희 마을이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마을에 오신 여행객 때문입니다.”
촌장은 그러면서 카이론이 자신의 마을에 오게 된 사연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다.
엔더슨은 촌장의 말을 들으면서 놀라운 얼굴이 되었다.
이런 시골에 익스퍼트 상급의 실력자가 있다는 말이었으니 말이다.
촌장은 놀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엔더슨 단장의 얼굴을 보고도 그저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밖에 있을 것입니다. 엔더슨 단장님.”
“어서 안으로 모시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니 말일세.”
“예, 알겠습니다. 엔더슨 단장님.”
엔더슨은 평소에 영지에서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기에 영지에 거주하는 모든 평민들이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었다.
촌장은 엔더슨이 카이론을 찾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일단 가장 궁금한 것이 바로 카이론의 신분일 거라고 생각했다.
카이론이 일반 평민이라면 아마도 기사단의 기사로 끌어들이려 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촌장은 카이론이 평민이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기에 기사단의 가입은 힘이 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고 다만 이제는 마을을 떠나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을 뿐이었다.
“카이론, 자네 잠시 시간 좀 내주게.”
“무슨 일이십니까?”
카이론은 촌장이 찾아와 갑자기 시간을 내 달라고 하니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궁금함이 어린 얼굴이 되었다.
“자네 아까 본 기사단장님이 자네를 보았으면 한다네.”
카이론도 내심 짐작을 하고 있었는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시지요. 어차피 이럴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촌장님.”
카이론은 이미 귀족으로 생활할 것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담담할 수가 있었지만 촌장과 관계가 이제는 달라진다는 것이 약간 미안하기는 했다.
꽤나 친해진 촌장의 손녀 하이디는 자신이 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아마도 배신감을 느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촌장은 카이론이 담담하게 대답을 하는 것에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고 판단하였다.
촌장과 카이론은 엔더슨 단장이 있는 곳으로 갔고 마을 회관의 입구에 도착을 하자 촌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것이 있는데 대답을 해 주겠나?”
“무엇입니까?”
“자네의 정확한 신분이 무엇인가?”
카이론은 촌장이 이렇게 직설적으로 질문을 하리라고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지만 이제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속여서 미안합니다. 저는 헤모시 제국의 귀족인 카이론 폰 게이하르라고 합니다. 이 마을에 있는 동안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카이론은 이제 귀족이라는 신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촌장에게 존대를 해 주었다.
촌장도 어설프게 짐작은 했지만 진짜로 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이제 카이론을 함부로 대할 수가 없게 되었다.
헤모시 제국이라면 대륙에서 가장 강대한 나라였고 자신의 왕국 정도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할 수가 있을 정도의 힘을 가진 그런 나라였기 때문에 왕국의 귀족들도 조심스럽게 행동을 할 정도였다.
촌장이 어리바리한 얼굴로 자리를 지키고 있자 카이론은 바로 마을 회관의 안으로 사라졌다.
촌장은 한참을 그렇게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깊은 한숨을 쉬고 말았다.
‘휴우, 하이디의 마음이 많이 상하겠구나.’
자신들의 마을에 있는 동안 카이론의 심성이 어떻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이 가서 결코 마을에 해코지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촌장은 자신의 손녀인 하이디가 카이론을 진짜 친오빠처럼 많이 따르고 있어서 카이론이 귀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속았다는 기분이 들 것이고 마음이 상할 것을 염려하고 있었다.
카이론은 당당하게 회관으로 들어갔고 안에는 엔더슨 기사단장과 일부 기사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엔더슨은 카이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절대 평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정중하게 예의를 다해 인사를 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저는 엔터 왕국의 버몬 백작님의 기사단을 책임지고 있는 엔더슨 남작이라고 합니다.”
카이론은 자신이 들어오자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엔더슨을 보고 자신도 정중하게 귀족의 품위를 지켜 인사를 하였다.
“반갑소. 나는 헤모시 제국의 카이론 폰 게이하르라고 하오.”
제국에서 후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는 게이하르 가문이라 왕국의 기사단장 정도는 무시를 해도 되는 위치에 있었기에 카이론은 적당하게 반존대로 인사를 해 주고 있었다.
카이론은 이곳에 와서 제국의 게이하르 가문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가문의 후계자가 나타날 때까지 가문은 방계의 인물들이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게이하르 가문은 작위는 가지고 있지만 아직 그 작위를 이을 후계자가 없는 그런 가문으로 대륙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힘이 막강하여 다른 귀족들이 탐을 낼 수도 없는 그런 가문이었기에 왕국 정도는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는 그런 위치의 가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