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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17화)
제7장 마을의 영웅 카이론 (3)


엔더슨 단장은 제국의 게이하르 가문의 사람이라는 소리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제국의 후작 가문의 사람이 이런 오지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서였다.
“헉! 게이하르 가문의 사람이셨습니까?”
“정확하게는 게이하르 가문의 후계자요.”
카이론은 이제 자신의 신분을 밝히기로 했기에 당당하게 자신을 내보이기로 했다.
엔더슨 단장은 상대가 대륙에서도 유명한 가문의 후계자라는 소리에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제국의 후작이라면 자신들의 왕국의 국왕과도 동급으로 취급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자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의 말을 모두 믿을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일단 상대가 귀족이라는 증표를 확인할 필요는 있었다.
“조…… 죄송합니다만. 혹시 신분을 확인해 줄 것이 있는지요?”
엔더슨 단장이 조심스럽게 말을 하고 있었고 카이론은 그런 엔더슨을 보고 꽤나 신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이론은 자신의 손에 끼어 있는 반지를 보여 주며 대답을 하였다.
“이 반지는 제국의 게이하르가의 후계자라는 신분을 알리는 반지요. 확인을 해 보시오.”
그러면서 반시를 빼서 엔더슨에게 주었다.
엔더슨은 반지를 조심스럽게 받아 세밀하게 확인을 하였다. 그리고 옆에 있는 기사가 무언가를 엔더슨에게 주었고 엔더슨은 그 물건을 이용하여 반지를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엔더슨은 게이하르 가문의 문장이 반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는 바로 반지를 돌려주었다.
기사가 준 것은 반지가 위조되었는지를 확인해 주는 물건이었고 이제 확실히 진품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상대에 대한 예우가 달라지게 생긴 것이다.
“확인이 되었습니다. 신분 확인에 협조를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작 각하.”
엔더슨은 이제 귀족이라는 사실을 확인하였기에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아직 후작이라는 신분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게이하르 가문의 사람이라는 것은 확인되었기에 본인의 말을 존중하여 후계자로 인정을 해 주고 있었다.
“고맙소. 엔더슨 단장.”
카이론은 자연스럽게 엔더슨 단장에게 편히 말을 하고 있는 중이었고, 엔더슨도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고 있었다.
아직 정확하게 후작은 아니지만 후작의 작위를 인정하는 인장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표시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사실 엄청나게 놀라고 있는 엔더슨 단장이었다.
후계자가 없어 후계자가 나타날 때까지 가문을 유지하라는 황제의 명령을 받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진 그런 가문의 정식 후계자가 지금 이 자리에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카이론은 아직 그런 사실까지는 모르고 있었지만 대강 아직 가문이 존재하고 그 힘이 대단하다는 것은 들어 알고 있었다.
엔더슨 단장은 갑자기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존재 때문에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영주님이 있는 곳으로 모셔야 하는데 아직은 여기가 정리가 되지 않아서 바로 출발을 할 수는 없는 일이고. 이거 난감하군 그래.’
엔더슨은 지금 카이론 때문에 상당히 곤란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 생각이 없이 오크들을 무찌르기 위해 왔다가 제국의 고위 귀족을 만났으니 상당히 난처한 입장이 되고 말았다.
카이론은 그런 엔더슨 단장의 입장을 이해하고는 바로 입을 열었다.
“나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네. 일단 여기 전장을 먼저 정리하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이곳의 영주님에게 인사를 하러 가세.”
어느 귀족이든지 자신이 있는 곳의 영주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 귀족들의 예의였기에 하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후작 각하.”
“아, 아직 정식으로 가문을 이은 것이 아니니 후작이라 부르지 마시오. 제국에 가서 정식으로 작위를 인정받고 그런 소리를 듣고 싶소.”
카이론은 아직 그런 호칭이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어서 하는 말이었지만 엔더슨 단장은 다르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흠, 제국에 오래된 역사를 가진 가문의 후계자라 그런지 생각하는 것이 다른 귀족들과는 다르구나.’
엔더슨 단장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카이론이 다시 이야기를 하였다.
“그리고 부탁이 있는데 여기서는 나의 신분을 알리지 마시오. 처음 이곳에 와서 이 마을 사람들에게 나의 신분을 밝히지 않아서 말이오.”
카이론은 마을을 떠나기 전까지는 자신을 숨기려고 하였다.
엔더슨도 그런 카이론의 말을 이해했는지 이내 수긍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엔더슨 카이론을 따로 부를 호칭이 마땅치 않아 대충 넘어가 버렸다.
카이론이 영주 성에 가서 백작을 만나게 되면 그때 마땅한 호칭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카이론은 엔더슨과의 만남을 마치고 바로 나갔고, 엔더슨은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얼굴이 되었다.
사이론 마을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제국의 대귀족이 영지에 와 있다는 사실을 당장이라도 버몬 백작에게 알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엔더슨은 옆에 있는 기사를 보고는 바로 지시를 내렸다.
“지금 당장 영주님에게 가서 지금의 상황을 그대로 설명을 해드리고 준비를 하시라고 전해라.”
“예, 단장님.”
기사도 제국의 귀족이 와 있다는 것에 긴장을 하였는지 이내 대답을 하고는 바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움직였다.
엔더슨 단장은 카이론에 대한 정리가 되자 바로 나갔다.
자신도 오크들의 재침공에 대해 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이론 마을의 경비대장인 케린은 지금 죽은 사람들을 모두 모으고 있었다.
“어이, 거기 뭐하나? 빨리 움직여야 우리도 준비를 할 거 아냐?”
“알았습니다. 대장.”
이번 오크의 침공에서 죽은 마을 사람은 모두 열둘이 되었다. 그 가족들은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 살았다는 것에 감격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번 오크의 침공은 마을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이었고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할 것이 걱정되었기에 모두가 기쁨과 걱정이 반반 섞인 얼굴이었다.
오크의 대대적인 침공은 앞으로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로 남게 되었다.
병사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두 협력을 하여 시체들을 옮기고 있었고 일부는 오크의 가죽을 벗기고 있었다.
내일 당장에 죽어도 이들의 일은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엔더슨 단장은 이번 오크들의 대규모 침공에 무슨 이유가 있는지에 대해 마을 주민들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이번 오크들의 침입은 정말 생각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무리가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저기 카이론이 없었다면 우리 마을은 오늘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엔더슨 기사단장님.”
“예, 맞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카이론을 칭찬하고 있었고 그 실력이 얼마나 대단하지를 말하고 있었다.
엔더슨 단장은 오크들의 침입에 대비를 하였다는 주민의 말에 초점을 맞춰 카이론을 다시 만나려고 하였다.
지금 카이론은 마을 사람들과 따로 떨어져 하이디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고 판단이 되어서였다.
‘일단 오크들의 침공을 어찌 알았는지를 먼저 확인해야겠구나.’
오크가 비록 물러가기는 했지만 다시 공격을 받게 된다면 사이론 마을이 그대로 사라질 것이 눈에 선해 보였다.
그러니 다른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에 카이론을 만나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였다.
카이론은 하이디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오빠, 그런 실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동안 나를 속였단 말이지?”
“아니야. 절대 하이디를 속이려고 한 것은 아니야.”
카이론은 등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변명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동안 하이디와 함께 있으면서 하이디의 집요함을 알고 있기에 최대한 발뺌을 하려고 하는 중이었다.
“좋아, 이번 일은 마을 사람들을 구했으니 용서해 주도록 하겠지만 다음에는 절대 용서가 없을 거야. 알았지?”
“네에.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을 것입니다. 공주님.”
카이론의 대답에 하이디는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카이론은 하이디가 계속 그런 미소를 지으면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자신은 지구에서 가족이 없이 힘들게만 살았고 이곳에서 만난 하이디는 가족 같은 느낌이어서 하이디의 표정이 영원히 남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엔더슨 단장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 카이론이 하이디를 보고 먼저 입을 열었다.
“하이디는 이제 할아버지에게 가서 일을 도와 드리도록 하고 오빠는 잠시 이야기를 할 사람이 있으니 나중에 보자.”
카이론이 하는 말에 하이디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였다.
“알았어. 오빠도 일 끝나고 일찍 와야 맛있는 저녁을 먹게 될 거야.”
“그래, 알았다. 오빠는 먼저 갈게.”
“응. 오빠.”
카이론은 엔더슨 단장에게로 다가갔다.
엔더슨은 카이론이 자신이 있는 곳으로 오는 것을 보고 이내 반가운 얼굴이 되었다.
“다시 찾아서 죄송합니다. 하지만 오크들의 침공에 대비를 하기 위해 몇 가지 질문이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카이론도 그런 사정을 모르지는 않으니 그저 담담한 시선을 주고 있었다.
“무엇이 궁금한 것이오?”
“사람들에게 듣기로는 오크들의 침공을 사전에 아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아시게 되었는지를 듣고 싶습니다.”
“내가 오크들의 침공을 하는 사실을 알게 된 이유는 아주 간단하오. 오크의 침공이 있기 전에 마을 사람들과 약초를 캐기 위해 산에 올랐고 그 산에서 오크들이 모이는 것을 우연히 목격하게 되었소. 그리고 오크들이 마을을 공격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미리 준비를 하게 하였던 것이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오크들의 대족장이 나타났다는 것이오.”
“헉! 오크 대족장이 나타났다고요?”
엔더슨 단장은 카이론의 말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오크의 대족장이라는 것은 오크들의 황제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는 오크 왕국이 건설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륙 전체의 문제가 되는 일이었다.
아직은 그 세력이 미약하여 크지는 않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면 대륙 전체에 엄청난 재앙이 오기 때문이다.
“그렇소. 내가 보기에는 오크의 대족장이 분명하오. 엔터 왕국도 미리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을 것이오. 여기는 실패를 하였지만 오크들은 이 왕국을 잊지 않을 것이니 말이오.”
“그…… 그럼, 이제 오크의 공격은 없을 것 같습니까?”
“아마도 내가 생각하기로는 더 이상 공격은 없을 것이오. 그러나 그 세력이 강대해지면 다시 공격을 할 테니 미리 준비를 하시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요.”
엔더슨 단장은 다시 공격이 없다는 소리에 안심이 되기는 했지만 이제 더 큰 고민이 생기게 되었다.
오크의 대족장이 생긴 일은 버몬 백작의 영지만 알고 있을 문제가 아니기에 속히 연락을 해서 대책을 세워야 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오크의 대족장이 탄생하였다는 것을 어찌 증명할 것인가가 고민이 되었고 말이다.
카이론은 자신이 해 줄 수 있는 말은 모두 하였기에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제 엔더슨 단장이 알아서 해야 하는 일만 남았기 때문이었다.
카이론이 사라지는 것도 보지 못하고 엔더슨 단장은 한참을 고민했다.
결국 무언가 결정을 내렸는지 고개를 들었지만 앞에 있었던 카이론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크들의 대규모 습격이 더 이상은 없다는 카이론의 이야기를 듣고 엔더슨 단장이 내린 결론은 일단 영주 성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 이상 여기서 시간을 끌 수가 없어서였다.
오크의 대족장이 탄생했다는 보고를 자신이 직접 해야 한다고 결정하고는 내린 결론이었다.
오크들의 대규모 습격과 오크 전사들의 전투력을 눈으로 확인하였기에 엔더슨 단장은 카이론의 말을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