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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22화)
제9장 대륙의 지식을 알게 되다 (3)
카이론은 버몬 백작과 안으로 들어가서 차를 마시며 오붓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카이론 공, 그런 실력을 가지고 계시면서 아직도 수련을 해야 할 정도로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이오?”
“예, 저는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선 실력을 쌓기 위해 공부를 등한시하였고 그러다 보니 많은 것을 아직 배우지 못해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이번에 백작님의 저택에 있으면서 서재를 이용하며 정말 아직도 제가 모르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카이론이 백작의 저택에 있으면서 서재에 있는 책을 보고 있으니 이에 정당한 이유를 대기 위해 하는 말이었다.
버몬 백작은 카이론의 말을 듣고 그 정도의 실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말 공부를 등한시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기사들이 지금의 실력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지를 눈으로 직접 확인을 하였기 때문에 백작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귀족으로서 필요한 소양이야 나중에 가문에 돌아가셔서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것이니 그리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카이론 공의 실력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사들을 생각하니 공은 정말 천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하하, 천재라니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모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발전이 있는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카이론이 겸손하게 말을 하니 버몬 백작은 더욱 몸이 달아 있었다.
“솔직히 묻겠습니다. 카이론 공의 실력이 어느 정도입니까?”
버몬 백작은 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많은 기사를 양성하였기 때문에 기사들의 실력을 볼 줄은 알았다. 그렇기에 묻는 것이었다.
엔더슨 단장이 상급의 실력자라는 것을 모르는 기사는 아무도 없었고 그런 상급의 기사를 여유롭게 상대할 정도라면 이는 최소한 윗줄의 실력자라는 말이었다.
버몬 백작은 혹여나 카이론이 마스터의 경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에 묻고 있었다.
카이론은 그런 버몬 백작의 눈빛이 상당히 부담되고 있었다.
“제 실력은 아직 저 자신도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얼마 전에 약간의 깨달음을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카이론은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실력은 인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나머지를 상상하기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버몬 백작은 약간의 깨달음이라는 말에 진심으로 놀란 얼굴이 되고 있었다.
“오…… 오…… 역시 정말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진정한 검의 길을 걷게 되셨습니다.”
제국의 귀족이라는 것 때문에 만났던 버몬 백작은 이제는 정말 자신에게 귀한 손님이 되어 있는 카이론을 보고 진심으로 놀랐고 축하를 해 주었다.
카이론에게도 그런 버몬 백작의 마음이 전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고맙습니다. 하지만 저의 실력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점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카이론은 번거로운 것을 피하기 위해 하는 말이었지만 버몬 백작은 제국의 정적들이 있으니 그렇게 말을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고 말았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절대 외부로 말이 새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저의 부탁을 들어주셔서요.”
카이론도 버몬 백작이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처음에 자신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생각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약간 걸리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귀족들의 사회에서 있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넘어가기로 하였다.
엔터 왕국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게 되니 카이론의 지금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되었고 자신으로 인해 왕국에서 버몬 백작의 위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카이론 님, 저희 영지에는 얼마나 계실 생각이십니까?”
버몬 백작은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질문하고 있었다.
카이론도 버몬 백작의 말에 잠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 주다가 무언가 결심을 한 표정으로 대답을 해 주었다.
“아직 제 실력이 많이 부족하고 경험이 없어서 조금은 더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불편하시다면 그만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백작님.”
카이론이 정중하게 말을 하니 버몬 백작은 자신이 말실수하였다고 생각하였다.
“아…… 아니, 그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영지에 계셔도 무방하지만 혹여 제국으로 가실 생각이 있으신지를 묻고 싶어서입니다.”
“네에, 그러시군요. 아직은 제국으로 돌아갈 생각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배우는 것도 있고 말입니다.”
카이론이 배운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버몬 백작은 자신의 서재가 너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골의 영지이다 보니 그동안 서재를 채우는 일이 없었으니 당연히 수도의 귀족들이 가지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드는 버몬 백작이었고 말이다.
“혹시 책이 더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을 해 주십시오. 바로 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작님.”
버몬 백작이 카이론에게 이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바로 왕국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오늘 카이론의 실력을 보고 앞으로 기사들의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 하는 말이었다.
자신의 기사단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번에 절실하게 느껴서였다.
기사단원들이 그동안 많은 시간을 수련하였지만 카이론도 이기지 못하고 있으니 왕국과 제국의 차이점을 깨닫게 되었다.
대륙 제일의 강국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 영지의 기사들의 실력이 카이론 경이 보기에는 어때 보였습니까?”
버몬 백작은 대놓고 도와 달라고는 하지 못하니 말을 돌려서 하고 있는 중이었다.
카이론도 버몬 백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눈치채고 있었다.
기사들의 실력이 시골 영지의 기사단치고는 상당히 좋은 실력이었지만 전체의 기사를 따져서는 그리 높은 실력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곳에 있는 동안 약간의 도움을 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지금 버몬 백작이 하는 말에 확실히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버몬 백작님이 보시기에는 기사단의 실력이 좋은 것 같습니까? 엔터 왕국의 기사들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제가 알지 못하니 기사들의 실력을 평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 아직은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아 보였습니다. 해서 제가 이 영지에 있는 동안 약간의 도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카이론은 기사들의 실력을 당장에 높이지는 못해도 장기적으로 볼 때 도움이 되는 수련을 알려 주려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었다.
그래야 자신이 지는 신세를 갚을 수가 있을 것 같아서였다.
“저…… 정말 그래 주시겠습니까?”
버몬 백작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는 말에 놀랍기도 했고 고맙기도 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나 너무 기대는 하지 마십시오. 제가 아는 것만 알려 줄 생각이니 말입니다.”
“그거야 당연한 말입니다.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니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기사라면 절대 남에게 알려 줄 수 없는 비기를 한 가지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그런 비기는 남에게 알려 줄 수가 없다는 것 정도는 버몬 백작도 알고 있기에 하는 대답이었다.
“알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을 기사들에게 알려 주어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카이론이 알려 주려고 하는 것은 이 대륙에 있는 검술이었고, 이미 자신이 배운 것으로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카이론이 아직 대륙에 대해 모르고 있어서 그렇지 카이론이 배운 검술들은 이미 오래전에 실전이 되어 버린 검술들이었다. 그 이유는 드래곤들이 자신들을 위협할 수가 있는 검술을 모두 자신들이 가지고 갔기 때문에 대륙에 남아 있는 검술서들 중 뛰어난 것들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지금 가장 강하다는 제국도 카이론이 배운 검술과는 많은 차이를 보일 정도이니 말이다.
즉, 카이론이 자신이 배운 검술 중에 가장 적당한 것을 골라 기사들에게 새롭게 알려 주려고 하고 있지만 그런 검술도 지금은 상당히 뛰어난 검술이라는 것이다.
물론 일부 뛰어난 검술 중에는 지금 카이론이 알려 주려고 하는 검술보다 좋은 것도 있지만 그것은 뛰어난 가문에 남아 있지 일반적인 기사들에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럼, 카이론 경만 믿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말씀을 하시면 오히려 부담이 됩니다.”
카이론은 버몬 백작에게 웃으면서 대답을 하였고, 버몬 백작은 진심으로 감사를 하고 있었다.
지금 엔터 왕국의 기사들 중에는 제국으로 가서 검술을 배우려고 하는 기사들이 줄을 설 정도로 많았다. 그런데 마침 기회가 자신들에게 찾아왔으니 이는 절대로 놓칠 수가 없었다.
“아닙니다. 경이 우리 기사들에게 새로운 검술을 알려 주시는 것만도 우리에게는 감당하지 못할 은혜입니다.”
버몬 백작은 자신의 마음을 속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 주고 있었다.
카이론은 그런 백작을 보며 귀족이라고 해도 결국은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귀족이라서 권력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결국 귀족들도 사람이기는 마찬가지구나.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는 알 것 같구나.’
카이론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백작님께서 저를 너무 높게 평가해 주시니 이거 잘못했다가는 큰일이 나겠습니다. 하하하.”
카이론이 하는 말에 버몬 백작도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농담을 받아주었다.
“그렇지요. 제가 기대를 하는 만큼 기사들도 많은 기대를 하고 있을 것이니 아마도 제대로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허허허.”
버몬 백작의 농담 같은 진담에 카이론은 쓴웃음을 짓고 말았다.
기사들이 얼마나 새로운 검술에 기대를 하고 있는지를 카이론도 느끼고 있어서였다.
제국과는 다르게 왕국의 기사들이 약한 이유가 정확히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뛰어난 검술 때문만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아무리 뛰어난 검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개인의 자질이 부족하면 그 검술은 약한 검술보다도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였다.
제10장 수련의 마무리 (1)
카이론이 버몬 백작의 서재를 이용하는 대가로 기사들에게 새로운 검술을 알려 주게 되었고 기사들은 카이론에게 배우는 새로운 검술이 얼마나 실용적인지를 몸소 체험을 하게 되면서 이들의 검술이 새롭게 변하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기사들에게는 카이론의 검술이 그동안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워 주는 아주 중요한 것들이어서 죽자 살자 검을 수련하게 되었고 결국 개인적인 성취를 높이는 결과를 가지고 오게 되었다.
엔더슨 단장도 카이론에게 새롭게 배운 검술을 자신의 검술과 합치게 되면서 깨달음을 얻어 최상급의 실력자가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버몬 백작의 놀라움은 말을 하지 못할 정도였다.
이렇게 영지의 기사들의 실력을 짧은 시간에 발전시킬 수 있다고는 생각도 하지 못하였는데 지금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니…… 어떻게 저렇게 실력이 좋아질 수가 있는 것인가?”
“영주님 카이론 님이 새롭게 알려 주신 검법을 배우면서 기사들과 엔더슨 단장도 실력이 늘어났습니다.”
“정말 할 말이 없게 만드는구나.”
버몬 백작도 카이론이 기사들을 가르친다고 했을 때만 하여도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제국의 기사이기도 하고 귀족인 카이론이니 기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여 부탁을 한 것인데 지금은 정말 자신이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버몬 백작이었다.
“모두가 영주님의 탁월한 선택이셨습니다.”
“우리 영지에는 정말 귀한 손님이시니 잘 모시도록 하게, 혹여 불편해하시는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처리를 해드리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말을 하지 않아도 영지의 귀빈으로 모시고 있습니다.”
카이론은 지금 버몬 백작의 영지에서 가장 귀한 손님으로 대접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이는 기사들의 행동에서도 나타나고 있었고 엔더슨 단장도 마찬가지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기사들을 보고는 스스로 알아서 카이론을 모시고 있었다.
“그래, 영지에 있는 동안은 신경을 쓰도록 하게. 조금도 불편함이 없도록 하게.”
“예, 영주님.”
버몬 백작은 지금 모든 신경이 카이론에게만 쓰였다.
영지의 기사가 강해져서 그런 이유도 있지만 카이론과 같은 사람과는 무조건 친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왕국에서 자신의 입장도 있지만 말이다.
“백작님, 이번에 수도로 가실 일이 있지 않으십니까?”
“그래, 나도 알고 있네. 왕세자님의 생일이시니 가야겠지.”
차기 국왕이 될 왕세자의 생일이니 수도로 가기는 해야 했지만 걱정이 먼저 되는 버몬 백작이었다.
지금 왕세자는 국왕파 중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피터슨 공작의 사위였기 때문이었다.
헤밀톤 공작은 왕국의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는 인물이었고 국왕과도 사이가 좋지 않은 그런 귀족이라 버몬 백작도 매우 안 좋게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