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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론 전기 1권 (24화)
제10장 수련의 마무리 (3)
‘이거,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거 아냐?’
버몬 백작은 카이론으로 인해 수도로 입성을 하여 좋은 점수를 따려고 하였는데 혹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피터슨 후작의 입이 열리면서 자신의 생각과는 반대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약에 그 사람이 진정으로 게이하르 후작가의 후계자라면 자네는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네. 게이하르 후작가가 지금은 비록 정계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그 휘하에 있는 귀족들도 무시를 하지 못할 정도의 힘을 가진 가문이라네. 그런 가문의 후계자와 친분을 쌓을 수만 있다면 우리 왕국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도움이 되는 일이니 최선을 다해 모시도록 하게.”
피터슨 후작도 버몬 백작이 데리고 오는 인물이 게이하르 후작가의 후계자가 맞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게이하르 후작가의 진정한 후계자가 없어 지금은 잠자고 있는 가문이지만 진정한 후계자가 나타나면 그 가문의 저력이 깨어나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 게이하르 후작이 직접 정계에 나설 때에는 제국의 누구도 감히 후작에게 대항하는 귀족이 없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의 귀족들만 알고 있는 이야기였지만 말이다.
드래곤이 만든 작위였기에 귀족들이 감히 드래곤에게 대항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그래서 소문도 그렇게 난 것이었다.
이는 제국의 황제와 공작들만 아는 이야기였고, 귀족들은 공작들도 후작에게 설설 기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몸을 사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귀족들의 모습에 이상하게 소문이 퍼진 것이다.
이는 황제도 그렇고 공작들도 상대가 드래곤이라는 말을 다른 귀족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기도 했다.
버몬 백작은 피터슨 후작의 말에 자신이 그동안 혹여 실수를 한 것이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혹시 무슨 실수를 한 것이 없나?’
버몬 백작은 피터슨 후작이 직접 중요한 사람이라는 말을 할 정도라면 이는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 속으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이 자신이 실수를 한 것이 없는 지였다.
“거……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최선을 다해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후작 각하.”
“자네만 믿겠네. 수도로 오는 길에 불편함이 있으면 미리 통신을 하게 그러면 내가 최대한 지원을 해 주겠네. 우리에게는 아주 중요한 손님이라는 것을 명심하게.”
“예, 알겠습니다, 후작 각하.”
버몬 백작의 대답에 피터슨 후작은 안심이 되는 얼굴이 되었다.
처음부터 인연을 버몬 백작이 맺었으니 그 마무리도 버몬 백작이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제국의 후작가의 후계자라는 자리는 그만큼 중요한 자리였고 특히 게이하르 후작가라면 더욱 중요한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혹여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를 하고 있는 피터슨 후작의 입장도 사실 불안하기는 했다.
혹여 실수를 하면 그의 노여움을 감당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제국의 후작가가 그 정도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통신을 마친 버몬 백작은 이번 수도행에 마법사의 필요성을 느꼈다.
사실 영지에 마법사도 부족하였지만 실지로 실력이 있는 마법사가 없었는데 이번에 잘하면 마법사의 지원을 받아 수도로 가는 길이 편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작 각하께 말만 하면 마법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어찌해야 하는가?’
버몬 백작은 고민이 되었지만 작은 도움에 목숨을 거는 그런 인물은 아니었다.
“일단 영지의 기사들을 모두 데리고 가야겠다. 가는 동안 조금이라도 위험이 생기는 일은 미연에 방지를 하는 것이 좋겠지.”
버몬 백작은 피터슨 후작의 말을 듣고 카이론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게 되었기에 사실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했다.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왕국의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니 우리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이겠지. 내가 보기에 우리의 사정을 알면 도움을 줄 사람 같아 보였으니 말이야.”
버몬 백작은 그렇게 생각을 하니 오히려 카이론이 반드시 필요한 사람 같았다.
사실 지금 왕국의 수도가 심각한 상황이 되어 가고 있는지라 버몬 백작의 입장에서는 카이론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했다.
엔터 왕국은 대대로 귀족들의 힘이 국왕의 힘보다 강해 국왕이 자신의 뜻대로 정치를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귀족들이 더욱 국왕을 다그치고 있어 국왕파에 속해 있는 귀족들이 심하게 반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왕파의 귀족들이 아직은 힘이 약해 귀족파의 귀족들에게 대항을 하지 못하고 있는 입장이었기에 이번에 카이론과 같은 제국의 귀족이 자신들을 도와주면 자신들에게는 엄청난 힘이 생기게 되는 일이었다.
엔터 왕국의 귀족들도 제국의 힘을 알고 있었고 그런 제국의 그것도 후작가의 후계자라고 하면 절대 무시를 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반드시 카이론 경의 도움을 받아야 국왕파의 귀족들이 활개를 필 수가 있을 것이다.”
버몬 백작은 아무리 생각을 해도 카이론의 도움을 반드시 얻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카이론의 도움이 있어야 자신들이 생각하는 일이 성사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카이론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기에 자신의 방에 도착을 하여 조용히 창문 밖을 보고 있었다.
삼 층의 방이라 한눈에 기사들이 수련하는 수련장과 정원이 보이는 곳이었다.
창문이 열려 있어 그런지 아직은 싸늘한 밤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카이론에게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내가 이 세계에 와서 알게 된 것은 이곳이 지구의 중세 시대와 흡사하다는 것이다. 과연 내가 이 세상에 적응을 하며 살 수가 있을까?’
카이론은 이 세계에 살겠다고 마음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마음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 이유는 이들의 생활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달라서였다.
아직은 정착을 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적응을 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들은 그런 자신을 이용하려고만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카이론은 이 세계에 와서도 자신을 이용하려고 하는 버몬 백작을 보고 사실 많이 실망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엔터 왕국의 사정을 모르는 카이론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만, 그들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는 것은 생각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카이론이 세상의 모든 일을 다 아는 것이 아니기에 일어나는 일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상대를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제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세계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되었으니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이곳에 적응을 하도록 하자. 나에게 손해를 끼치는 사람에게는 그만한 보복하고 나에게 은혜를 주는 사람에게는 그에 따르는 대가를 주면 되지 않겠는가.”
카이론의 마음에 결심이 서게 되었고 지금 하는 결심이 추후에 카이론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을 지금은 모르고 있었다.
카이론은 창밖을 보며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다가 아직도 수련을 하고 있는 기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니, 저기 저 기사는 아직도 수련을 하고 있네?”
카이론은 기사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수련장에서 지금 수련을 하고 있는 기사는 기사단에서 가장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찰리였다.
평민은 아니지만 귀족의 사생아라 기사들 사이에서도 그리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존재였다.
카이론은 아직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어 그저 열심히 수련을 하는 기사로만 보였다.
“흠, 아직 검을 수련하는 것을 보니 기사들 중에서 가장 열심히 노력을 하는 사람 같구나.”
카이론의 생각대로 찰리는 자신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부지런히 잠도 줄여 가며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챠앗!”
바람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검을 휘두르는 찰리는 신중하게 한 검 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기본기에 의한 수련이었지만 아직 기본기도 마음에 들지 않는 찰리였기에 지금도 기본적인 검술을 수련하고 있었다.
찰리도 아카데미를 졸업하였기에 그 당시 교관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었다.
기본을 무시하면 나중에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높은 경지에 오르지는 못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충격을 먹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였다.
“반드시 이번에 수도로 가는 길에 나도 가야 한다. 수도로 가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서라도 수련을 방법밖에는 없으니 어쩔 수 없다.”
찰리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수도에 가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찰리였기에 자신의 실력으로는 수도로 가는 기사단에 뽑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잠을 자지 않고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찰리는 그렇게 열심히 수련하는 모습을 카이론이 보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말이다.
카이론은 찰리가 수련하는 것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자신도 저렇게 열심히 수련을 하였던 시절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동굴에 있는 사 년이라는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였는지가 떠올라서였다.
“대단하군, 저렇게 기본적인 검술을 수련하는 것을 보니 누군지 모르지만 저 사람에게 기본기에 대한 중요성을 알려 준 것 같구나.”
카이론은 기사가 수련하는 것이 검의 기본기에 해당하는 것임을 보고는 기사가 기본기에 대한 것을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항상 부족한 것이 바로 기본기였지만 대부분의 기사들이 기본기에 대한 연습은 게을리하고 있는 것을 보고는 사실 약간 실망을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들만의 생각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 이해를 하려고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지금 눈에 보이는 기사가 다른 기사들과 매우 다른 모습을 보여 주어 카이론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고 있었다.
사실 카이론은 모르고 있지만 찰리에게는 수도로 갈 사연이 있었다.
찰리의 가족은 수도에 있는 귀족이었고 그에게는 귀여운 여동생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 여동생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가족들은 찰리가 오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기에 연락도 하지 않았지만 찰리의 친구가 연락을 해 주어 알게 되었다.
찰리가 가족들 중에 유일하게 챙겨 주는 동생이었고 친하게 지낸 사이였기에 축하를 해 주고 싶어 가려고 하였지만 영지의 기사이기에 개인의 사정으로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일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이번 수도행에 따라가려면 밤을 새워 수련을 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찰리는 그동안 검을 수련하여 기사가 되었지만 늘 부족하게 느껴지는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카이론에게 새로운 검술을 배우면서 자신도 열심히 수련을 하면 충분히 강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그 후로는 이렇게 죽어라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본인도 수련을 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정도였으니 카이론의 말이 틀리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말이다.
찰리는 밤이 지나도록 수련을 하고 있었고, 카이론은 그런 찰리를 묵묵히 지켜보고만 있었다.
버몬 백작은 아침이 되자 가장 먼저 카이론을 찾았다.
“카이론 경은 아직 내려오지 않았는가?”
“시녀가 올라갔으니 바로 내려오실 것입니다. 영주님.”
엔더슨 단장이 바로 대답을 하였다.
엔더슨 단장도 카이론의 신분과 그 실력을 알고 나서는 깍듯이 대우를 하고 있었다.
그만큼 이곳에서는 마스터라는 실력이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물론 엔더슨 단장도 딸리는 실력은 아니었지만 마스터는 엔더슨이 가장 되고 싶은 검의 경지였다.
그러니 당연히 카이론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엔더슨 단장, 피터슨 후작 각하께서 직접 지시를 하셨는데 카이론 경을 최대한 편하게 모시도록 하라고 하셨네. 그러니 카이론 경에게 실수를 하는 기사가 없도록 단속을 잘하게.”
엔더슨은 카이론의 신분이 제국의 후작가의 후계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가문이 그 정도로 대단한 가문일지는 몰랐는지 얼굴에 놀란 표정을 보였다.
“카이론 경의 신분이 그렇게 대단한 것입니까?”
“나도 몰랐는데 이번에 피터슨 후작 각하와 연락을 하면서 알게 되었네. 그러니 최선을 다해 실수가 없도록 하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기사들은 카이론 경이 우상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엔더슨 단장도 기사들이 카이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알고 하는 말이었다.
실지로 제국의 귀족이고 그 실력도 마스터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기사들이 스스로 숙여 가며 배움을 얻으려고 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카이론이 이번에 새로운 검술이라고 알려 준 것이 엔더슨 단장도 놀랄 정도로 대단한 검술이었기에 기사들에게 카이론은 우상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