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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포유여향 1권(17화)
7장 후계자 인증하기(2)


“십 년이 다 되었습니다.”
“십 년이라…… 벌써 그렇게 되었구나.”
고개를 끄덕이던 현허는 마시던 찻잔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간 정말로 아둔하기 이를 데 없는 제자 녀석을 가르치기 위해 힘들게 살아온 날이었지. 십 년 동안 제대로 쉬어 본 기억도 없구나.”
‘쓰파…….’
듣고 있던 백천성은 눈알을 내리깐 채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힘든 건 자신이었다.
‘뭐 빠지게 힘들다는 말을 몸소 체험한 나날들이었지. 제자만 아니었다면…… 아니, 중압술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진작에 튀어 버렸을 거다.’
갑자기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불길이 솟구쳐 올랐다.
그가 기억하는 한 십 년 동안 사부가 한 일이라곤 모옥 안에서나 밖의 평상에서나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누워 있는 것뿐이었다.
그러고는 ‘뭐뭐 해라.’ 등의 명령을 내렸는데, 그 명령을 제대로 이행하면 순전히 사부의 탁월한 가르침 덕분이었고, 못할 때엔 무능한 자신 때문이라고 했다.
‘단순히 욕만이 아니었지. 그런 다음엔 반드시 체벌이 따랐으니까.’
체벌이 때리는 것에 비해 훨씬 교육적이면서도 인격을 존중하는 가르침이라고 하지만, 그의 입장에선 차라리 몇 대 맞는 편이 편했다.
체벌 때문에 하루도 편히 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천성아, 너 혹시 사부인 나에 대해 혹시 불만이라도 있는 거냐?”
그를 노려보는 현허의 눈빛이 심상치 않은 빛을 띠었다.
백천성은 찔끔 놀랐으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불만이라니요? 지난 십 년 동안 사부님의 하해와 같은 사랑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올라서 그러는 것입니다.”
“암 그래야지.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인간도 아닌 거다. 아무튼 지금까지 넌 사부의 탁월한 가르침 덕분에 무당법문의 후계자로서 배워야 할 건 모두 배웠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더 이상 배울 게 없다는 말씀이로군요.”
“그렇다고 할 수 있지. 조화일심태극결도 이미 광명부동심 단계를 끝냈고, 마지막인 조화혼만이 남았을 뿐…… 게다가 천고에 다시없는 무당법문의 부적술까지 모두 연성하였으니 법술로써 널 능가할 자는 이 하늘 아래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물론 사부님이 유일하게 절 능가하시는 분이시겠지요.”
백천성은 추임새를 넣듯이 아부 한마디를 추가했다.
현허는 입가에 흡족한 웃음을 떠올렸다.
“그거야 당연한 거지. 아무리 네가 무당법문의 법술을 완벽하게 연성했다고 해도 사부인 나와 비교하자면 새똥과 개똥의 차이라고 할까?”
“표현…… 죽이십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네가 무당법문의 모든 법술을 끝냈다는 것에 대한 인증을 해야 할 것 같구나.”
“인증……?”
인증이란 사전적으론 어떤 문서나 행위가 정당한 절차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공식 기관에서 증명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무당법문이 관부도 아니며, 사부가 인허가를 받은 교육기관의 교사도 아닌데 인증이라니 도무지 알 수 없는 말이었다.
백천성은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인증이라니요? 뭘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현허는 별거 아니라는 투로 말했다.
“그러니까 지난 십 년 동안 네가 내게서 제대로 배웠다는 걸 공식적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거다.”
“공식적으로 표현……?”
“이것은 우리 무당법문의 아주 오래된 전통이자 최후의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터…… 호랑이를 잡아 오거라.”
자다가 난데없이 귀신에게 이단 옆차기로 까이는 말이었다.
호랑이라니, 호랑이를 잡아 오라니…….
“호랑이를 잡는 게 인증이라는 건가요? 그건 별로 인증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백천성이 다소 떨떠름하게 말하자, 현허는 고개를 다시 한 번 저었다.
“언젠가부터 이 무당산에 식인 호랑이가 나타났다고 하더구나. 귀호라고 부른다지 아마.”
귀호.
무당산에 산다는 식인 호랑이를 가리켜 사람들은 이렇게 불렀다.
귀신같은 호랑이라는 말처럼 그놈에게 당한 사냥꾼만 해도 벌써 열 명을 넘었고, 일반인들은 그보다 몇 배는 많았다.
관에서도 귀호란 식인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현상금까지 걸고 있으나, 그 어떤 사냥꾼도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건 귀호란 호랑이가 일반 호랑이에 비해 두 배는 더 크고, 더 흉맹하며, 교활하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귀호는 무당산에서 가장 공포스런 존재라고 할 수 있는 식인 호랑이였다.
“그러니까 인증을 위해 귀호라 불리는 식인 호랑이를 절 보고 잡으라는 겁니까?”
백천성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따져 물었다.
“사부님, 지난 십 년 동안 제가 배운 건 부적술과 무당 푸닥거리와 비슷한 것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무공도 모르는 제가 무슨 수로 호랑이를 잡습니까?”
“넌 무공 배운 녀석들도 때릴 수 있잖아.”
“그…… 그거야 그렇지만…….”
“더군다나 무공을 배운 녀석들보다 빨리 달릴 수도 있고, 잽싸게 도망칠 수도 있지.”
“…….”
“게다가 이 사부가 널 위해 이미 그 귀호란 놈이 있는 소굴을 알아냈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성공해야 돼. 안 그러면 중압술을 추가로 한 방 놔줄 테니까.”
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부의 가장 큰 무기는 중압술 한 방이었다.
‘중압술은 무슨 개뿔…… 쓰파……!’
백천성은 속으로 연신 욕설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야 했는데, 그것은 뒤이어 흘러나온 사부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서둘러야 할 게다. 그 인증은 오늘뿐이니까.”
팽!
백천성이 한 줄기 벼락이 되어 모옥 밖으로 뛰쳐나갔다.

* * *

도관.
무당산의 이름 없는 봉우리의 으슥한 곳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낡은 도관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주위에 아무렇게나 자란 잡초들과 어우러져 음산한 귀기가 느껴지는 폐허가 된 도관이었다.
그 도관의 깊숙한 곳.
“크흐흐……. 이제 앞으로 두 명만 더 잡아들이면 된다.”
사방이 단단한 석벽으로 막혀 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한 괴인이 음침한 괴소를 흘리며 앉아 있었다.
앙상한 갈비뼈를 그대로 드러낸 채 동굴 중앙에 앉아 있는 괴인.
흡사 무덤에서 막 꺼낸 시체와도 같은 몰골인데, 파리하게 질려 있는 입술 양쪽으로 두 개의 송곳니가 삐쭉하게 튀어나와 있어 인간이라기보다는 한 마리 맹수에 가까워 보였다.
“이제 곧 나 만수혈마는 혈정마공을 완벽하게 대성하여 천하를 군림하게 될 것이다.”
만수혈마.
이 땅에 존재하는 모든 짐승들을 수족처럼 부린다는 마도의 거마인 그가 무당산의 깊은 동굴 안에 이렇게 숨어서 지난 오 년 동안을 보낸 것은 우연히 한 권의 마경을 얻게 되면서부터였다.
마경 속에는 혈정마공이라는 고대의 마공이 수록되어 있었는데, 이 마공을 연성하기 위해선 일백 명에 달하는 남녀들의 순혈을 뽑아 흡수해야만 했다.
그는 지난 오 년 동안 무당산의 다 허물어진 도관 안에서 혈정마공을 연성하기 위해 아흔여덟 명의 피를 흡수하였고, 지금은 대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
“오늘이 지나면 천하는 내 발아래 무릎을 꿇게 될 터……. 귀호…….”
만수혈마가 앞으로 주시하며 나직한 음성으로 외쳤다.
크르릉…….
어둠 속에서 맹수가 낮게 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 왔는데, 자세히 보자 일반 호랑이의 두 배쯤 되어 보이는 거대한 호랑이가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었다.
“이제 두 명의 피만 흡혈하면 나 만수혈마가 혈정마공을 완성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네놈도 귀호가 아닌 혈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무당산에서 공포의 존재로 불리는 식인 호랑이 귀호.
어둠 속 귀호의 두 눈에서 푸른 녹광이 귀화처럼 번쩍였다.
“흐흐……. 가라! 반드시 두 놈을 끌고 와야 할 것이다! 나 만수혈마와 너를 위해……!”
크와아앙……!
귀호는 크게 울부짖으며 순식간에 도관 밖으로 뛰쳐나갔다.
“크흐흐흐……. 오늘만 지나면 만수혈마는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그리고 혈마군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크카카카카……!”
날카로운 괴소성이 도관을 크게 흔들었다.
진저리쳐지도록 사악한 웃음이었다.

* * *

길게 드리워진 나뭇가지 아래 서 있는 잘생긴 백의 청년은 문득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아무래도 사부님에게 무언가 일이 있는 것 같다.”
그는 바로 남운룡이었다.
그와 나란히 서 있는 운여청은 아미를 살짝 찌푸렸다.
“무슨 일이라니요?”
“그것은 모르겠지만…… 장문인께서 사부님이 기거하시는 방에 모두 출입을 말도록 금하지 않았느냐?”
“그거야 사부님께서 새로운 무공을 깨닫기 위한 중이라고 일체 방해하지 말라고 하셨잖아요.”
“그거야 그렇긴 하지만…….”
남운룡은 여전히 눈썹을 찌푸린 채였다.
사부인 무검자를 오랫동안 봉행해 왔지만 어쩐지 심상치 않은 기분이 들었다.
운여청은 그런 그를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하여간 사형은 사부님의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니까요. 사형이 무조건적으로 사부님의 말씀만 따르지 않았다면 그날도 찻잎을 따러 나가진 않았을 거고, 또 그놈도 만나지 않았을 거예요.”
말해 놓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는 교구를 가늘게 떨었다.
그것은 남운룡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머릿속에 이틀 전 나뭇가지로 자신들을 무차별하게 두들겨 패던 정체불명의 그놈이 흡사 악마처럼 떠올랐다.
‘생각만 해도 살 떨려. 두 번 다시 놈을 보고 싶지 않다.’
더군다나 그녀는 야광주 한 알까지 빼앗기지 않았는가?
물론 그의 말대로 그들이 남의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찻잎들을 무단으로 딴 대가라고는 하지만(솔직히 말하자면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정상적으로 보자면 삥 뜯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삥치고는 아주 큰 거지. 야광주 한 알이면 몇 년은 놀고먹을 수 있으니까.’
생각만 해도 이가 바득바득 갈릴 정도로 아까운 운여청이었다.
만약 그녀가 생각만으로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면 그놈은 진작 능지처참시켰을 것이다.
“사매, 미안하다.”
그때 남운룡의 힘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내가 조금만 더 강했다면 그날 사매가 그러한 수치를 당하지 않는 것인데…….”
그는 자책 어린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떨구었다.
아름다운 사매를 지키기 못한 건 사형으로서도, 남자로서도 실격이라고 할 수 있었다.
“괜찮아요.”
그런 그를 보며 운여청은 다소 안쓰럽다는 눈빛을 했다.
사형인 남운룡은 조금 우유부단하다는 점만 빼면 부족한 게 없는 남자였다. 잘생긴 외모에 온화한 마음씨 등, 여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런 유형의 남자였고, 그가 자신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그녀였다.
“그건 사형이 잘못한 게 아니잖아요. 억지로 차를 따 가지고 오라고 시키신 분은 사부님이시니까요.”
“제자로서 어찌 사부님을 원망할 수 있겠느냐? 다만 내 미욱한 능력을 탓할 수밖에…….”
남운룡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씁쓰레한 얼굴을 했다.
사실 그들은 오랜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조금 전에도 말한 것처럼 남운룡은 괜찮은 남자인지라 그녀도 우연하게 찾아온 둘만의 산책길에 은근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고백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조금은 낭만적인 말이라도 해 주면 좋잖아. 그런데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으니…….’
정말로 한숨을 내쉴 건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는 입술을 삐죽이며 그에게 시선을 돌렸다.
“사형, 이제 그런 얘기는 그만하고…….”
갑자기 그녀의 음성이 끊어졌다.
고개를 돌린 그녀의 눈 속으로 두 개의 횃불이 쏘아져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두 개의 횃불.
그것은 집채만 한 크기의 호랑이가 수풀 속에 웅크리고 앉은 채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는 한 쌍의 눈이었다.
“호…… 호…….”
그녀가 일순 창백한 얼굴을 한 채 말을 더듬었다.
“사매, 뭘 보고 그러는 거야?”
남운룡은 의아한 듯 그녀가 바라보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크아아앙!
수풀 속에 있던 거대한 호랑이가 포효성과 함께 두 사람에게로 날아든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귀호.
무당산의 식인 호랑이인 귀호가 번개 같은 속도로 두 사람 앞으로 달려들더니 이내 앞발을 들어 그대로 후려치는 것이었다.
퍽! 퍽!
거대한 망치로 머리를 강타당했다고나 할까.
피하고 말고 할 틈도 없이 귀호의 앞발에 머리를 강타당한 두 사람은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져 기절하고야 말았다.
귀호는 바닥에 쓰러진 두 사람의 뒷덜미를 물더니 이내 한쪽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후다다닥…….

쿵! 쿠쿵!
남운룡과 운여청은 바닥에 내팽개쳐진 충격에 나직한 신음을 흘렸다.
“으윽…….”
“사…… 사형…….”
두 사람은 잠시 멍한 듯 서로의 얼굴을 보더니 이내 화들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
크르르…….
귀호는 그들의 앞에 우뚝 서 있다가 그들이 움직이자 이를 드러낸 채 나직이 으르렁거렸다.
운여청의 옥용은 창백하게 질렸다.
“허억……. 귀…… 귀호…….”
머리카락이 쭈뼛 곤두설 정도로 놀란 그녀였다.
그것은 남운룡도 마찬가지였으나, 그는 창백하다 못해 파리한 안색을 한 채로 그녀를 감싸 안으며 앞을 가로막았다.
“저…… 정신 차려라……. 귀…… 귀호가 식인 호랑이기는 하지만…… 당장 우리를 해칠 것 같지는…… 않다…….”
한 마디 하는 동안 입의 위아래 턱이 연달아 마주치며 따다닥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만큼 식인 호랑이인 귀호의 존재에 심한 공포심을 느낀 것이었다.
더군다나 조금 전 놈이 휘두른 일격을 당하지 못하고 기절했던 그들이 아닌가?
“흐흐…… 오랜만에 보는 싱싱한 놈들이로구나.”
그때, 그들의 등 뒤에서부터 극히 사이한 괴소성이 들려왔다.
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며 황급히 몸을 돌렸다.
“귀…… 귀신…….”
“헉…….”
그들은 다시 한 번 바람 빠진 풍선과 같은 신음성을 내뱉었다.
그들과 조금 거리를 두고 바닥에 앉아 있는 괴인의 모습이 귀신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뼈에다 살을 발라 놓은 듯한 앙상한 몰골과 퀭한 두 눈, 게다가 입술 양쪽으로 나 있는 송곳니까지…….
만수혈마는 두 눈에서 혈광을 번뜩였다.
“괜찮은 놈들이로군. 근골도 좋고, 복장을 보니 무당파의 제자들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정심한 내공을 오랫동안 연성했겠지. 마지막의 순간에 맞게 되는 최고의 선물이로군. 크크…….”
그는 누런 송곳니를 드러낸 채 어깨를 들썩이며 웃음을 날렸다.
운여청은 온몸의 소름이 쭉 끼쳤다.
“다…… 당신은 누구예요? 우린 무당파의 제자예요…… 만약 우리를 해친다면 본 파에서 결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크크……. 지금 이 자리에서 너희 연놈들은 모두 죽을 텐데, 누가 어찌 알겠느냐?”
“당신은 누구십니까?”
남운룡은 비교적 침착함을 되찾은 모습을 하며 물었다.
만수혈마의 시선이 그에게 고정되었다.
“이제 잠시 후면 혈마군이라고 불릴 분이시다. 과거엔 만수혈마로 불렸지만…….”
“만수혈마…….”
남운룡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만수혈마는 단지 모든 짐승을 제 마음대로 조정한다는 이유만으로 대마두로 불린 건 아니었다. 그의 무공 역시 매우 뛰어났는데, 만수혈룡조라 불리는 그의 절학은 실로 괴이하면서도 매우 흉포한 조법이었다.